‘풍림화산’이란 중국의 대표적인 병법서인 손자병법에서 유래된 말이다. 바람처럼 빠르게(風), 숲처럼 고요하게(林), 불길처럼 맹렬하게(火), 산처럼 묵직하게(山)라는 뜻으로, 적을 속여 세우고 이익에 따라 움직이며, 병력을 나누기도 하고 합치기도 함으로써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말이다.
손자병법에는 ‘군사를 움직일 때는 질풍처럼 날쌔게 하고, 나아가지 않을 때는 숲처럼 고요하게 있고, 적을 치고 빼앗을 때는 불이 번지듯이 맹렬하게 하고, 적의 공격으로부터 지킬 때는 산처럼 묵직하게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라는 구절이 있으며, 그 말의 화두를 꼽아 표현해 낸 것이 ‘풍림화산’이다. 일본 전국시대의 명장 다케다 신겐은 이 ‘풍림화산’이라는 전법을 가장 즐겨 사용했고, 풍림화산이라는 글자를 새긴 군기를 만들어서 다녀서 나중에는 다케다 신겐의 군대를 대표하는 글자가 되었다고 한다.
△ 풍림화산의 홈페이지 첫 타이틀 화면.
사실 엠게임이 만든다는 새로운 무협 MMORPG인 풍림화산의 이름을 들었을 때부터, 필자는 스트리트 파이터의 류와 켄, 고우키를 생각했다. 그 유명한 격투가들의 문파 이름이 바로 풍림화산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스트리트 파이터에서 그들의 스테이지에 새겨져 있는 ‘풍림화산’이라는 간판이 생생하게 떠오르는 듯하다. 그런 연유로 이 게임에는 캡콤의 인기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필자의 이런 엉뚱한 상상은 개인적인 바람이었고, 풍림화산에 류와 켄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엠게임의 풍림화산의 첫 인상, 첫 번째 이미지는 ‘게임이 아니라 애니메이션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깔끔한 것이었다. 아니, 이대로 이 캐릭터들을 그대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도 될 만한 수준의 이미지들이었다. 때문에 게임의 내용이 너무나 궁금했던 게임이기도 했다.
그런 풍림화산이 12월의 첫 번째 날인 1일부터 7일까지 두 번째 클로즈베타 테스트를 실시했다. 기존에 등장했던 도계열 캐릭터와 조계열 캐릭터의 추가를 밝힌 풍림화산의 두 번째 클로즈베타. 어떤 모습들로 채워져 있을지 플레이 해 보았다.
앞서도 언급했었지만, 보도자료나 풍림화산 홈페이지에 보면 ‘게임인가 애니메이션인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대표적 이미지를 풍림화산은 가지고 있었다. 여느 게임이든 마찬가지겠지만-게임뿐만 아니라 어떤 사물이든 마찬가지겠지만-첫인상이란 너무나 중요한 것이다. 물론 게임 시스템도 꼼꼼히 뜯어보고 매료되는 경우도 많겠지만, 첫인상에 ‘홀딱’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그런 의미에서 풍림화산의 첫인상은 필자 개인적인 입장에서라도 굉장히 훌륭했다. 개인적으로 3D보다 2D를 굉장히 좋아하는 취향이기도 했지만, 캐릭터 디자인이나 분위기 등이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의 퀄리티를 자랑하고 있었다. 캐릭터들의 매력은 게임에 중요한 것임에 틀림이 없는 만큼, 풍림화산의 첫인상은 충분히 훌륭한 것이었다.
△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도 되겠다……
그러나 아쉽게도 게임 내 비주얼은 첫인상에 버금갈 만큼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첫 인상이 너무 강렬해서일까, 아직 미완성이라는 점이 있기는 하나, 비주얼적인 면에서는 처음 본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일단 전체적인 색감이 너무 단조로운 ‘단색’이 난무를 하고 있다. 캐릭터들이 입고 있는 복장도 그렇고, 머리색이나 스테이터스 창의 백그라운드에 쓰인 색도 촌스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색 분별이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보고 있으면 눈인 아플 정도이니, 그래픽에 대한 세밀함이 떨어진다.
색 분별과 함께 그래픽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지는 것은 전체적인 디자인이다. 원래 카툰랜더링 기법을 사용했을 거라는 정보와는 달리 현재로써는 단순한 3D로 그래픽이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이후 랜더링 기법이 들어갈 것으로 생각됨을 감안해 봐도 풍림화산의 캐릭터 디자인은 단색의 어우러짐(?)과 함께 아쉬움을 금할 길이 없다.
△ 저기……누구세요?
풍림화산은 여느 게임들처럼 게임에 접속하여 서버를 선택하고 캐릭터를 만들게 된다. 4종류의 캐릭터를 만들 때 ‘당연히’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을 할 수 있는데, 아직 클로즈베타 중이라서 그런지 캐릭터의 커스터마이징 항목은 부족하다. 그런데 여기서 한 눈에 볼 수 있는 캐릭터들의 모습이 기대 이하다. 색상의 분별은 따로 생각한다손 치더라도 캐릭터의 얼굴이나 장비들의 모습은 캐릭터 선택란 오른쪽에 그려져 있는 모습과는 너무나도 다르다.
현재 풍림화산이 내세운 그래픽 엔진 기법은 툰 리얼 랜더링이라고 하는 기법이라고 한다. 사전에 발표된 ‘완성형 스크린 샷’이나 보도자료 등에도 카툰랜더링, 혹은 그와 비슷한 기법을 낸다고 하니 현재 3D로 이루어져 있는 것 때문에 유저들에게 선사하는 그래픽의 어색함이나 캐릭터 디자인의 촌스러움은 이후 테스트를 거듭해 나가면서 순화될 것으로 보인다.
△ 좀……색이 튀네?
현재의 풍림화산은 2차 클로즈베타였기 때문에 아직 전체적으로 게임의 전체적인 골격을 파악해 내기에는 많은 무리가 따랐다. 2차 클로즈베타에서 풍림화산이 중점적으로 도입한 것은 기존의 도계열 캐릭터인 민우와 조(크로우)계열 캐릭터인 유사하 외에 선(부채)계열 캐릭터이자 주술사인 미유키, 창계열 캐릭터이자 탱커 역할을 하게 되는 세츠겔의 도입이다.
또한 새로운 필드인 산적 존과 마왕 존을 오픈했으며, 유저간 거래와 창고 기능이 새롭게 도입되었다. 이로 인해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 ‘말’을 의원 NPC를 통해 구입할 수 있게 되는 등 전체적으로 기본적인 시스템과 중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는 캐릭터들이 추가됨으로써 그 모습을 천천히 갖추어져 나가는 모습이다.
전체적으로 풍림화산을 플레이 해 본 느낌은 무난한 MMORPG가 취하고 있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캐릭터의 스킬의 쓰임새나 성장에 대한 특출한 시스템, 풍림화산만의 특징은 아직까지는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사전에 밝혀진 정보에 따르면 풍림화산은 인스턴트 던전 시스템을 전체적인 게임의 골격으로 갖추고 있다고 한다. 때문에 이 인스턴트 던전에 맞물려 풍림화산이 내세우고 있는 캐치프레이인 ‘오리엔탈 로드무비 MMORPG’가 성립이 되는 것이다.
아직 정확하게 그 의미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오리엔탈 로드무비 MMORPG라는 것은 무협 게임인 풍림화산이 이벤트의 흐름과 스토리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인스턴트 던전들과 그에 준하는 전체적인 게임 흐름을 뜻하는 말로 받아들일 수 있다. 풍림화산의 시스템적인 특징이 인스턴트 던전 시스템과 해당 스토리를 진행했는가 진행하지 않았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던전들, 그리고 파티 구성원, 레벨에 따라서 또 다시 달라지는 던전들에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풍림화산의 게임 전개 스타일은 상당히 흥미로워 질 것이 분명하다. 이미지대로 한 편의 애니메이션에서 등장하는 주인공을 자신이 직접 움직이면서 그에 따라 변화하는 게임을 체험해 보는 것은 익히 디아블로 시리즈 등에서도 느껴 본 재미들이다. 과연 얼마나 짜임새 있는 모습을 보여 줄 것인가가 관건이 될 것이다.
일단 전체적으로 현재의 풍림화산은 가지고 있는 매력을 모두 다 표현해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비주얼적인 면의 그래픽은 전체적으로 더욱 완성도를 높여 랜더링 기법을 완성시켜야 할 것으로 보이며, 인스턴트 던전들의 변화가 어떤 식으로 적용되는가에 따라 게임의 재미가 크게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은 풍림화산, 그러나 그 진가를 아직 드러내 보이지 않았기에, 다음 테스트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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