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게임을 하는 유저들에게 있어서 몰입도가 중요하지 않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게임을 만드는 개발자들도 마찬가지이다. 게임에 빠진다는 것. 그것은 상당히 중요한 일임에 틀림이 없다. 나쁘게 말하자면 중독성이랄까. 그것이 없다면 해당 게임에 대한 매력은 그 만큼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몰입도와 중독성이 있는 게임이라면 유저들의 충성도도 상당히 높은 편이 된다. 게임을 계속 하고 싶은 욕구를 유저들에게 꾸준히 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모든 게임들이 몰입도에 대한 비중을 크게 두면 인기를 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결론이 나온다. 정답이다. 어떤 게임이든지 간에 높은 몰입도를 줄 수 있다면 게임의 흥행은 성공적이 될 것이다. 조금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몰입도가 게임의 가치를 결정하는 데 아주 중요한 잣대가 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는 일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 EZ2DJ, 온라인으로 부활하다
하지만 몰입도에 대한 차이는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 그것을 게임에 잘 가미시키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만은 아니다. 게임의 장르적인 특성에 따라 그것이 심하게 갈라지는 경우가 있다. 긴 플레이 시간을 가지고 있는 게임들인 MMORPG라는 장르의 경우 지속적으로 몰입도를 유저들에게 주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FPS나 레이싱 게임의 경우 플레잉 타임이 상대적으로 짧을지 모르지만 한 순간에 주는 몰입도는 다른 게임들에 비해 좋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극상의 몰입도를 자랑하는 게임 장르들에 대한 분류를 나눠 보자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레이싱 게임이나 FPS, 그리고 훌륭한 게임 밸런스를 갖추고 있는 전략 시뮬레이션 등이 있을 수 있지만, 그 중에서 단연 최고는-어디까지나 본인의 생각이지만-리듬액션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음악을 연주하는 듯한 재미와 노트를 맞추기 위해 게임 진행 내내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하는 장르의 특성은 단연 극상의 몰입도를 선사한다.
그리고 여기, 예전 아케이드 게임장에서 체감형 리듬액션 게임의 붐을 일으킨 EZ2DJ의 온라인판인 EZ2ON이 오픈베타 서비스를 실시했다. 아케이드 게임장, 즉 오락실의 마지막 시대를 풍미하며 다수의 마니아들을 양산했던 이 게임이 온라인으로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을까.
EZ2ON은 EZ2DJ의 온라인판 리메이크라고 할 수 있다. 옛날 혼두라나 수왕기 등을 제작사 코나미가 최신 그래픽으로 다시 만들어 내 놓는, ‘추억 마케팅’의 일환으로 다시 내 놓는 것처럼 EZ2ON은 분명히 예전 아케이드판의 리메이크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전 게임들을 리메이크해서 다시 만들어져 최근 등장하는 게임들이 단순히 리메이크에 그치지 않고 추억과 새로움을 한꺼번에 주고 있다는 것을 감안해 본다면 EZ2ON이 가지고 있어야 할 덕목은 예전 그 EZ2DJ의 재미와 온라인판의 재미를 얼마나 주고 있느냐에 따라 게임의 가치가 달라진다고 볼 수 있겠다.
이전 리뷰로 작성되었던 루미네스 온라인도 마찬가지지만, 퍼즐 게임이나 리듬액션 게임이 갖춰야 할 비주얼에 대한 가치 평가 부분은 상대적으로 덜한 것이 사실이다. 솔직히 말해서 테트리스형 퍼즐 게임이나 리듬액션 게임을 하는 데에 있어서 엄청나게 눈에 거슬리거나 혹은 알아보지 못할 정도, 또한 귀찮음을 불러일으키는, 편리성을 방해하는 것이 있지 않은 이상은 그다지 따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 ……뒤의 미소녀가 눈에 띄어서 찍은 스샷이 아니다. 정말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리듬액션 게임의 경우 세련된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면 유저들에게 어느 정도 어필을 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EZ2ON이 EZ2DJ라는 ‘모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감안해 본다면 또 한 가지 더 봐야 할 것은 EZ2DJ의 느낌을 느끼기 위해 EZ2ON을 찾는 유저들을 얼마나 흡입력 있게 끌어들일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EZ2ON은 EZ2DJ를 알고 또 과거에 재미있게 게임을 플레이 했던 유저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상당수 보인다. EZ2DJ를 했던 유저들이 EZ2ON에서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것은 게임에 대한 재미가 아니라 비주얼에서 느낄 수 있는 ‘추억’, 그리고 당시 했던 재미를 또 다시 기대해도 된다는 기대감인 것이다.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EZ2DJ를 할 때 목격할 수 있었던 귀여운 미소녀들이 유저들을 반긴다. 완벽한 재현이라고 해야할까. 게임에서 사용하는 아이디를 만든 뒤 게임을 접속해 보면 또한 EZ2DJ에서 봤던 모습들을 게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루비믹스, 스트리트믹스, 클럽믹스를 선택할 때 나오는 화면에서부터 게임 여러 면에서 예전의 추억이 되살아날 것이다. 물론 온라인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조금의 인터페이스의 변화 등이 있는 것 이외에는 EZ2DJ의 추억과 기억을 물씬 살릴 수 있는 모습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겠다.
또 온라인으로 바뀌면서 게임의 주요 화면이라고 할 수 있는 노트 화면이 약간 수정되었다. 이는 아케이드 기판의 키를 그대로 온라인판에서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한데, 전체적으로 조금 구형화(?)된 듯한 느낌과 경쾌하지 못한 노트의 타격 비주얼 효과 등이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무난한 편이라고 할 수 있었다. 아케이드 판의 비주얼을 그대로 가져오기를 바라는 유저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말이다.
△ 솔직히 아직도 상당히 어렵다
그러나 그 반대로 아쉬운 면은 분명히 있다. 원작이라고 할 수 있는 EZ2DJ의 비주얼에 상당히 충실한 편이기는 하지만 EZ2ON의 특성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이다. 루미네스 온라인과 마찬가지로, 물론 원작에 충실한 것은 좋지만 온라인판으로 바뀐 것에서 뭔가 달라진 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는 것을 보면 유저들에게 실망감을 줄 것은 어느 정도 예견할 수 있다.
사실 전체적으로 게임을 하는 것에 대해서 그다지 불편함은 없다. 그렇다고 크게 거슬리는 것이 있는 것도 또한 아니다. 그러나 온라인으로 변신한 EZ2DJ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한 유저들이 실망감을 언급하는 것 또한 무리는 아닐 것이다.
EZ2DJ는 그 모태라고 할 수 있는(표절이라는 말은 하지 않겠다) 코나미의 비트매니아보다 국내 유저들에게 더 크게 어필하는 음악들을 선보여 왔다. EZ2DJ의 주제곡이라고 할 수 있는 Theme of EZ2DJ부터 시작해서 STAY, MINUS1 등등 한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노래들을 충분히 삽입해 유저들을 매혹시켰다. 계속해서 시리즈가 더해가면서 다양한 리믹스 버전 등이 추가되면서 인기를 더했기 때문에 그 인기도는 아케이드의 마지막 시대를 풍미하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그것은 비주얼적인 면에서부터 EZ2DJ를 확실히 계승한 것을 보인 EZ2ON에서 보이고 있다. 게임은 여러 면에서 유저들에게 재미와 만족을 주어야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리듬액션의 경우 당연히 BGM과 음악이 좋아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이미 EZ2DJ에서 검증을 받은 음악들이 있기 때문에 EZ2ON이 가지고 있는 음악성이나 BGM의 질 등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EZ2ON이 가지고 있는 음악적인 훌륭함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다.
△ 음악이야 상당히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면 EZ2ON이 ‘DJ``에서 ’ON``으로 바뀌면서 갖춰야 할 게임적인 덕목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온라인으로 컨버전이 되면서 갖춰야 할 장점들, 그리고 EZ2DJ의 재미를 얼마나 온라인에서 발휘시킬 수 있었는가에 대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먼저 음악의 구현도는 앞서 언급했던것처럼 아케이드에서 보여 준 것과 별반 다를 바가 없을 정도로 준수한 편이다. 온라인 버전으로 오면서 추가된 음악들도 눈에 띄며, 아케이드 게임장에서 했던 음악들도 선택 가능하니, 종류나 질적인 면이나, 만족도 모두 유저들의 기대를 충족시킨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EZ2DJ특유의 타격감을 얼마나 게임에서 잘 살렸느냐 하는 것이다. 아케이드 기판과 EZ2DJ의 거대한 게임기에서 느낄 수 있는 타격감을 단순히 컴퓨터 키보드로 구현해 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터. 그리고 그것을 EZ2ON은 여실히 드러내 보이고 있다. EZ2ON에서는 아케이드판에서와는 달리 루비믹스를 4키, 스트리트 믹스를 6키, 클럽믹스를 8키로 나누었는데 아케이드 기판과 배치부터가 다르다보니 기본적인 타격감 자체가 다르다. 아니, EZ2ON에서는 이전에 느꼈던 그 타격감을 아예 느낄 수가 없다.
가장 큰 문제는 경쾌하게 음악을 타면서 큰 버튼을 타격했던 것과는 달리, 하드웨어적인 문제로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는 조작법을 할 수 밖에 없다보니 그 경쾌한 느낌은 확실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케이드판에서 느꼈던 ‘추억의 재미’를 느끼기 위해 EZ2ON을 하는 유저들이라면 확실히 실망을 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 모두다 레디를.. GOGO EZZON속으로
하드웨어적인 문제는 생각보다 여러 면에서 이 게임의 재미를 반감시키고 있다. 키의 종류와 분배 자체가 오리지널인 EZ2DJ와 달라지다보니 음악은 같지만 노트는 다른 현상이 일어났다. 물론 이렇게 바뀌고 난 다음에 EZ2ON만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면 상관없겠지만 문제는 ‘전혀’재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키가 일렬로 나열되어 있기 때문에 복잡함만 더 가중시킬 뿐. 타격감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단점을 안고 있는데다가 복잡함을 주고 있다니. 재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한 가지 더 아쉬운 점은 타격감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는 싱크의 효율마저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건반을 맞출 때 마다 그래픽 효과로 싱크의 타격감을 더해줄 수 있기도 하지만 EZ2ON에서는 그런 부분도 없었다. 마지막으로 배속 조절을 아이템 구매를 통해서만 할 수 있다는 점도 유저들의 반발을 크게 일으키는 부분이었다. 벌써부터 부분유료화에 대한 노골적인 암시를 풍기고 있는 것 같았고, ‘부분유료화 아이템을 이용하지 않는 유저들은 2배속으로만 게임을 하라는 것인가’에 대한 불만을 지울 수 없었다.
사실 리듬액션이라는 게임 장르는 해당 게임 장르가 가지고 있는 특성 상 유저들의 진입 장벽이 상당히 높을 수밖에 없다. 쉴 새 없이 떨어지는 건반들을 타이밍에 맞춰서 연주해야 한다는 것은 전혀 단순한 일이 아니다. 이미 많은 리듬액션 게임들이 시장에 나와 있지만 댄스 액션 게임들과는 달리 소수 마니아들에게만 사랑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 진입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나름 네임밸류를 가지고 있던 EZ2DJ의 온라인판인 EZ2ON이 해 주기를 바라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기대는 이제는 바라기 힘들어졌다. 무엇보다 EZ2ON이 가지고 있는 장점 자체는 일반 유저들에게 어필하기에는 조금 모자라 보이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EZ2DJ를 온라인판으로 가져오면서 필연적으로 겪어야 하는 다운 그레이드의 모습이랄까. 그것을 뛰어넘기 위해 뭔가 추가적인 것이 있어야 했는데 그것이 없다는 것이 상당한 아쉬움으로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다. 장점이 있다면 500원, 700원을 넣고 아케이드 게임장에서 EZ2DJ를 했던 것을 온라인판으로, 공짜로 할 수 있다는 것 정도?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EZ2ON은 이미 상당한 다수의 마니아(결코 소수가 아니다)를 갖추고 있었던 게임을 모태로 한 온라인판이다. 만약 그것을 온라인으로 옮기면서 그 다수의 마니아들을 그대로 흡수하려 했다면, 아니 그것으로만 만족하려 한다면 더 이상의 발전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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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니
[09-05-21]
5키가 뭔데요?
쇼스타퍼
[09-05-30]
이런 리듬 노트 게임을 처음으로 맛보게 된건 동네 오락실에서의 EZ2DJ...(벌써 10년 가까이 되다니...) 하지만 안타깝게도 코나미와의 소송에서 패소 이후로는 더이상의 EZ2DJ는 나오지 않는다(다행히도 7th TraX의 업그레이드는 지속)
이런 상황에서 EZ2ON의 등장은 나를 비롯한 모든 EZ2DJ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 충분하죠. 특히 EZ2DJ의 노래들을 맛볼수 있다는 건 그 어느것보다도 큰 기쁨!(저같은 경우는 MP3에 EZ2DJ 노래를 넣어서 듣고 다니기도 합니다.)
아쉽게도 이제 곡 횟수 제한이 걸려버렸지만, 오락실에서 한판에 200원씩 넣어서 하던걸 기억하면 이정도야 감사한 수준.
이제 남은건 리듬 컨트롤러(일명 비트콘)뿐. 이왕 내줄거면 스크래치랑 발판까지 풀 옵션으로 부탁드려요~
게임소개
태니
쇼스타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