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게임을 하기에 앞서, ‘나나이모’라는 게 무슨 뜻일까에 대해 굉장히 궁금해 했다. 이모? 고모도 아니고, 이모라고? 어떤 게임이든 흔히 고대 신화나 웅장한 뜻이 내포되어 있는 이름을 따오기 마련인데, 이 게임의 이름은 정말로 독특하다 아니,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독특하다.
그래서 검색해 보니, 나나이모는 북미에 있는 캐나다의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고 있는 지역의 이름이라고 한다. 어학연수, 유학을 위해 가는 학생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한인 동포들이 많이 가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현지 한인 교회 사이트도 링크가 걸려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 이곳이 바로 캐나다의 나나이모 강이라고 한다
실제 지역 이름을 토대로 만든 슈팅게임인 나나이모. 신생 개발사인 탑픽이 만들고 캐주얼 게임의 지존이라고 할 수 있는 넥슨이 퍼블리싱을 하고 있는 나나이모는 횡스크롤 비행 슈팅 게임의 게임 방식을 취하고 있으면서도 RPG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선언한 게임이기도 하다.
이미지를 봐도, 왜 넥슨이 퍼블리싱을 하려 했는지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을 정도로 상당한 캐주얼성을 띄고 있는 게임이다. 아기자기한 배경과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앙증맞은 2등신 캐릭터, 그리고 횡스크롤 슈팅 게임의 재미. 겉으로나 안으로나, 꽤 흥미로운 요소를 담고 있는 게임임에 틀림이 없다.
귀여운 게임을 좋아하는 여성들이나 캐주얼 게임의 재미를 좋아하는 유저들에게 안성맞춤인 게임, 나나이모를 들여다보자.
나나이모의 장르는 ‘횡스크롤 슈팅 롤플레잉 게임’. 상당히 긴 장르인데다가 국내에서는 상당히 생소한 이름이다. 하지만 외국 게임에서는 몇 번 등장했었던 장르로, ‘온라인’이라는 요소만 뺀다면 현재 20대 초반에서 20대 중후반까지의 게임 유저들은 익히 해 봤던 게임이 생각날 것이다. 그렇다. 바로 일본 게임 제작사 사이쿄에서 만든 솔 디바이드라는 게임이 횡스크롤 슈팅 게임과 RPG의 재미를 모두 담고 있었던 아케이드 슈팅 게임이었다.
△ 액션과 슈팅을 함께 할 수 있었던 솔 디바이드
하지만 그런 게임들과 나나이모가 다른 점은, RPG적인 요소를 충분히 플레이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분명히 게임을 하면서 레벨도 오르고 아이템을 획득하여 다양한 효과를 내는 아이템을 사용하는 등 게임의 복합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었지만, 캐릭터를 전투 이외에 것으로 육성한다든가 아바타를 꾸미는 등의 재미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일단 나나이모를 하는 유저들은 튜토리얼을 끝낸 뒤 마치 만화 스머프 마을에서나 나올 법한 마을로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서 유저들은 아이템도 사고, 커뮤니티를 할 수 있다. 이를테면 광장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나나이모의 진짜 재미는 마을에 펴져 있는 던전으로 들어가게 되면 느낄 수 있다. 그 안에 들어가면 횡스크롤 슈팅 게임이 시작되는데, 나나이모는 이 슈팅 게임의 재미를 상당히, 그리고 충분히 잘 살리고 있다. 이런 전투를 통해 캐릭터는 레벨 업을 하게 되고, 거기에서 나나이모의 첫 번째 RPG와 슈팅게임의 접합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 보스인 그레이트 롤리폴리의 모습
나나이모의 슈팅 모드는 여타 슈팅 게임들과 비교해도 될 만큼 충분한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 게이지를 채워서 한 번에 사용할 수 있는 파워 샷(이를테면) 모드도 있고, 적들의 공격도 충분히 위협적으로 다가와 슈팅게임 특유의 스릴감을 맛볼 수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유저들의 플레이가 키보드로 강요된다는 점이랄까. 물론 조이스틱이나 패드가 있다면 재미있게 플레이 할 수 있겠지만, 반대급부로 그것이 없다면 8방향, 아니 16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적들이 쏴대는 총알을 피해야 하는 슈팅 게임의 재미를 모두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케이드 게임장, 즉 오락실이 없어진 지금 횡스크롤 슈팅 게임을 하면서 느낄 수 이는 재미는 충분히 있다. 게다가 나나이모에는 억지로 적들과 써우면서 일일이 아이템을 확인하고, 경험치가 얼마나 쌓여 있는지를 계산해서 싸워야 할 이유가 없다. 그 이유는 슈팅 게임을 하다 보면 경험치가 쌓이기 때문이다.
△ 탄막을~ 해치며~~
일반적인 온라인 게임과 달리 나나이모는 슈팅 게임이 플레이의 주가 된다. 즉 클릭을 한 다음에 간간히 스킬이나 쓰면서 경험치를 획득하게 하는 MMORPG들과는 확연히 다른 차이를 보인다는 이야기. 슈팅게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재미를 느끼고 눈 깜짝할 사이에 리듬을 탄다. 그렇다면 캐릭터 육성도 부가적인 재미로 따라오게 된다는 뜻이다. 즉, RPG와 슈팅게임의 결합이 상당히 잘 어울리는 결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던전 안에서 슈팅게임을 즐기고 그 던전을 클리어 하면 경험치만 모아지느냐? 아니다. 게임에서는 보상으로 매우 정겨운 이름인 ‘딱지’를 준다. 종이를 접어서 사용하는 딱지가 아니라 옛날 문방구에서 팔던 동그란 딱지와 비슷한 종류다.
그런데 이 딱지를 애 주느냐? 나나이모의 아이템과 캐릭터 육성은 딱지와 귀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딱지들은 다양한 성능을 담고 있는데, 사냥을 마치고 난 뒤 유저는 딱지를 획득해서 딱지북이라는 곳에 저장하게 된다. 여기서 플레이어가 필요한 딱지를 소환하는 방식으로 아이템을 사용하는 것이다.
△ 요렇게 획득하는 것이 바로 딱지
게임을 진행하다가 사용하는 딱지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딱지를 조합시켜서 새로운 스킬과 캐릭터 업그레이드를 도모할 수 있고, 이 딱지를 통해 수집의 재미도 느낄 수 있다. 펫 소환 딱지는 나나이모 유저들에게 인기 만점인 딱지로, 딱지북을 가득 매운 그 수집의 재미도 나름대로 쏠쏠하다. 물론 나나이모에도 통상적인 아이템은 존재한다. 하지만 1회용 아이템들은 단순히 아이템들일 뿐. 다양한 효과들을 지니고 있는 딱지와는 차이를 달리하는 것이다.
또한 나나이모는 유저들간의 PvP를 지원하고 있다. 슈팅게임에서의 PvP라고 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단순하게 생각해서 상대방을 격추시켜 버리면 그만이다. 그렇게 해서 경험치나 획득물을 얻게 되면 PvP의 목적은 달성되는 셈이다.
그러나 나나이모의 PvP는 상당히 건전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순히 상대방과의 경쟁을 특화시킨 것으로, 상대방과 함께 슈팅 게임을 하면서 별을 누가 많이 획득하느냐에 따라 그 승패가 달라지도록 구성되어져 있다. 기존에 피튀기고 죽고 살리는 그런 하드코어한 PvP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재미라고 할 수 있다.
△ 참고로, 동료끼리 락 온은 가능하다(씨익)
PvP를 통해서 자신의 캐릭터 경험치를 쌓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추후 도입예정인 캐릭터 성장 시스템과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에 나나이모에서 게이머들은 다른 게이머와 PvP도 즐기고 자신의 캐릭터를 육성시킬 수도 있다.
게이머들의 성향을 보면, 캐주얼 게임이나 아기자기한 게임을 하는 사람들을 보고 ‘이상한 사람’을 취급하는 부류가 있다. 무게감 있는 게임들을 하면서 어른스러운 게임을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으며, 이러한 분위기를 내는 게임들을 보고도 은연중에 피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 커서 애들 하는 게임들이나 해서 되겠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미취학 아동들이 할 만한 게임의 분위기를 내는 게임도 그 만한 재미를 가지고 있다. 아니, 의외로 그런 게임들이 복잡다단하고 어려운 게임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게임들보다 더한 재미를 담고 있는 경우들도 있다.
나나이모는 충분히 그럴 만한 재미가 있다. 게다가 의외로 상쾌한 기분을 내는 게임이며, 이후 하우징 시스템이나 캐릭터 육성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많은 유저들과 파티를 하며 게임을 즐기게 된다면 굳이 분위기 따질 필요 없이 경쾌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오랜만에 횡스크롤 슈팅 게임을 온라인으로 해 보면 어떨까. 남의 눈치 볼 것 없이 말이다.
게임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