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필자는 NC소프트의 이미지 변신에 대한 기사를 작성한 적이 있다. 본인뿐만 아니라 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공감하는 ‘게임계의 삼성’NC소프트의 이미지 변신은 필수 불가결한 일이라는 것이 그 기사의 골자였고, 또 김택진 대표이사를 비롯한 NC소프트 전체가 ‘NC소프트=리니지’로 통하고 있는 것이 큰 문제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업계의 선구자적인 입장도 NC소프트의 변신을 촉구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자신들의 변신의 필요성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NC소프트가 2007년을 그 변신의 적기로 보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시작했다. 물론 차기 주력작으로 타뷸라 라사나 아이온 등 블록버스터 MMORPG들의 꾸준한 개발과 그에 맞춘 비즈니스 활동 역시 그에 맞춰져 있지만, NC소프트는 지금까지 눈길을 돌리지 않았던 분야의 적극 도입으로 이미지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 NC소프트의 새로운 캐주얼 게임이 왔다!
그런 이미지 변신의 일환으로, NC소프트는 최근 자사의 게임포털인 플레이NC의 포맷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블록버스터 MMORPG를 주력으로 하고 현금거래, 명의도용 등 좋지 않은 일들로만 최근 유저들에게 NC소프트의 이름을 알려왔기 때문에 의욕적으로 자신들의 이미지를 바꾸려는 시도를 시작한 것이다.
디자인 개편과 함께 도입시킨 플래시 게임 등의 서비스로 인한 가시적인 성과는 아직까지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변화의 의지는 충분히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NC소프트의 변화의 일환으로 최근 오픈베타를 시작한 것이 바로 캐주얼 게임 에이트릭스이다.
에이트릭스는 갤럭시게이트가 개발하고 NC소프트가 퍼블리싱하는 캐주얼 대전액션 게임이다. 오픈베타는 지난 6월 5일 시작했는데, NC소프트가 최근 캐주얼 게임들과 자사의 이미지 쇄신을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의 일환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 이 에이트릭스이기 때문에 어떤 게임인지 사뭇 궁금해진다.
‘살아있는 대전액션’이라는 캐치프레이를 앞세워 서비스를 시작한 에이트릭스. 과연 어떤 게임일까.
캐주얼 게임의 가장 큰 미덕은 역시 하기 쉽고 편해야 한다는 것이 있다. 아무리 비주얼이 귀엽고 깜찍해도 얼마나 쉽게 플레이 할 수 있느냐에 따라 캐주얼 게임으로써 잘 어울리는가, 아닌가가 달라진다. 그런 면에서 에이트릭스는 캐주얼 게임이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덕목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 퀘스트의 구현도나, 튜토리얼은 상당히 안정되어 있다
일단 에이트릭스의 튜토리얼모드는 상당히 충실한 수준이다. 단계별로 나누어져 있는 이 튜토리얼은 기본적인 조작부터 이후 마법 스킬이나 게임 전반적인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데, 듣지 않아도 되는 설명이나 혹은 이미 알고 있다면 탭키를 눌러서 스킵을 할 수도 있다.
게임 설명이 전반적으로 잘 되어 있는 튜토리얼 자체가 게임 진행에 큰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물론 쓸데없는 설명을 하기도 한다), 초반에 유용하게 사용되는 게임머니와 경험치를 획득할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도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된다.
튜토리얼을 하게 되면 유저들은 이 게임이 방향키와 Z, X, C, S만을 사용하여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격투게임을 간편하게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강점 중 하나다. 실제로 에이트릭스 자체가 그렇게 빠른 게임전개를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간편한 조작 체계 자체가 게임의 박진감을 더해주고 있다. 캐주얼 게임으로써는 더할 나위 없는 형태다.
게임 모드 역시 가벼운 마음으로 다른 유저들과 즐길 수 있는 콘텐츠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꾸준히 게임에 몰입할 수 있는 모드 역시 존재하고 있다.
에이트릭스가 지원하고 있는 게임 모드는 대전 모드와 퀘스트 모드다. 대전모드로는 어드벤처 모드와 아레나 모드가 있는데, 아레나 모드는 일반적인 난투형 대전 게임과 같이 사바이벌 방식으로 상대 팀 유저들을 상대하면서 자신이 죽으면 아군의 전투를 지켜보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또한 어드벤처 모드는 계속해서 변경되는 맵에서 다른 유저들과의 격투를 즐길 수 있는 모드이다. 특히 어드벤처 모드는 계속해서 변화하는 맵 내에 있는 트랩들의 위치 등을 가늠해 가면서 전투를 즐기기 때문에 상당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 RPG적인 느낌을 다수 담고 잇는 것도 고무적이다
하지만 이런 가벼움을 느낄 수 있는 모드들과 함께 장시간 게임에 몰입할 수 있는 모드 역시 존재하고 있다. 퀘스트 모드는 RPG적인 요소를 담고 있는 모드인데, 스토리 중심형 퀘스트를 계속 클리어 해 나가면서 캐릭터 레벨과 아바타의 아이템들을 갖추어 나가면서 캐릭터 육성을 꾀할 수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유저들의 호응도가 캐릭터의 능력을 올릴 수 있는 지도조각 아이템을 얻기 위해, 그리고 다른 보상치들이 전체적으로 높은 어드벤처 모드로 편중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이후 퀘스트 모드 등의 추가 콘텐츠가 있어야 이런 편중 현상이 사라질 것으로 보이는데, 만약 다른 모드들이 유명무실해 진다면 유저들의 게임 몰입도를 저해하는 요소가 될 것이다.
에이트릭스의 게임 장르는 격투 게임이다. 쉬운 예를 하나 들자면 젬파이터와 같이 근접 격투를 주로 하는 난투형 액션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게임들이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얼마나 게임 내에서 액션성을 살리고 있는가이다. 귀여운 캐릭터들이 나와서 싸우는 게임이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액션 게임이기 때문에 게임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를 제외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기존에 이런 게임들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한다면 바로 게임 전개가 상당히 빠르다는 점, 즉 서로 치고받는 액션의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었다. 전투에서 느낄 수 있는 유저들의 몰입도를 최대한 끌어올려서 게임의 재미를 충실히 전달해 주기 위한 게임 개발자들의 취지가 숨어 있다.
△ 반격기를 쓰지 못하면 게임에서 이길 수 없다!
그런데 에이트릭스의 액션은 다른 게임들보다 조금 느리다. 타 캐주얼 액션게임에서 빠른 공격 속도를 즐겼던 유저들이라면 조금은 쌩뚱맞게 느린 게임 전개에 의문이 갈 것이다.
하지만 아바타들의 이런 느린 공격 속도는 에이트릭스만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기 위한 복선이다. 에이트릭스에는 반격기와 콤보 등 연계기 중간에 파고들어가 공격을 끊는, 밀고 당기는 심리전의 재미가 상당하다. 상대방의 허를 노리고 자신의 공격을 시전하는 타이밍 재기 등이 에이트릭스 격투의 묘미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에이트릭스 전투의 재미를 주는 것이 바로 반격기의 존재다. 공격의 속도가 느린 편이라서 찰나의 순간에 반격기를 쓸 수 있다. 다른 대전격투 게임들처럼 파상공세를 받는 도중을 노려 한 순간에 상대의 예봉을 꺾고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는 반격기는 에이트릭스의 격투를 논하면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반격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의 격투 스타일도 그에 맞춰서 변형된다. 계속해서 끊임없이 공격을 한다기보다는 상대가 반격기를 쓸 타이밍을 미리 계산해서 공격을 미리미리 끊어주는 스타일의 격투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게임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그 안에서 넘치는 스릴감과 심리전은 상당한 재미를 자랑하고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타격감이 그리 좋지 않다는 사실. 캐주얼 게임이기 때문에 엄청나게 높은 타격 수준을 바라는 것은 아니었지만 에이트릭스의 타격감은 ‘헐렁헐렁’한 수준이라고나 할까. ‘조금 더 타격감이 강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은 분명히 남는다.
△ 타격감에 대한 일말의 아쉬움은 지울 수 없다
에이트릭스는 캐릭터를 육성해 나가면서 자신에게 맞는 스테이터스를 자신이 직접 분배해 나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또한 RPG적인 요소로 캐릭터에 알맞은 장비를 구입할 수 있는데, 장비의 가격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 대중적이지는 못하다는 점이 상당한 아쉬움으로 남았다. 물론 이후 부분유료화가 되면서 이런 아바타 업그레이드에 대한 부분이 생기겠지만, 장비가 보편화되지 않은 시점에서 유료 아이템들이 게임의 밸런스를 해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는 부분도 있다.
또 카메라 앵글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특히 이런 부분은 맵의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어드벤처 모드에서 두드러졌는데, 카메라 앵글이 배경에 맞춰져 있어서 전체적인 부분을 보기에는 상당히 좋았지만 캐릭터 본인의 모습을 잡기가 상당하 어려워서 불편함을 겪은 적이 많았다.
전체적으로 에이트릭스는 무난하면서도 캐주얼 게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격투 액션에서의 심리전 등을 갖추고 있는 게임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상당히 가볍지만, 막상 게임에 들어가 보면 좀 더 심오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이랄까. 서버에 대한 문제나 렉의 문제가 없는 등 게임 환경 역시 상당히 쾌적한 부분도 박수를 보낼 만 하다.
NC소프트는 최근 이런 캐주얼 게임들을 필두로 해서 자신들의 이미지 변신을 계속해서 구체화시키고 있다. 에이트릭스가 그 필두에 서서 유저들에게 재미를 어필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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