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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게임 만평] ‘유저 의견 최우선’ 한 소울워커, 봇물 터지듯 맞이한 전성기

작성자 :	등록일 : 2018-04-06 오전 9:17:37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이하 스마일게이트)가 서비스하고 라이언게임즈가 개발한 PC MORPG ‘소울워커’가 전성기를 맞이했다. 지난 3월 26일부터 유저 수가 급증하기 시작해 신규 서버를 열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150위권이었던 PC방 점유율 순위도 10위권까지 역주행했다.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한 ‘소울워커’는 일주일 사이에 게임 사용 시간 700% 증가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렇게 유저가 급증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게임 커뮤니티에서 유저들은 입을 모아 ‘유저 의견’을 최우선으로 둔 운영 정책을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

‘소울워커’는 3월 23일 만 해도 150위권에 머물던 게임이었다. 그런데 모바일, PC를 막론하고 몇몇 게임에 발생한 ‘삽화 논란’이 고스란히 옮겨왔고, 스마일게이트가 ‘유저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한 공지를 발표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스마일게이트는 3월 26일 공지사항을 통해 “현재 문제가 되는 삽화는 과거 비용을 내고 제작된 외주 삽화로, 많은 유저 의견에 따라 해당 삽화를 새롭게 제작해 교체하기로 했다”며 “이와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내부 사전 검수를 철저히 진행하겠다”라고 발표했다.

‘소울워커’에서 ‘삽화 논란’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한 후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유저 의견’을 잘 반영한 조치”라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여기에 신규/복귀 유저 환영 이벤트가 진행되면서 PC방 사용량이 175%나 증가했다. 게다가 기존 게임 유저들이 신규/복귀 유저들에게 자발적으로 각종 아이템을 지원하거나 여러 가지 팁을 알려주면서 유저 수가 봇물 터지듯 늘었다.

이렇게 유저 유입이 늘어가는 동안 스마일게이트는 SNS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유저와 소통을 이어갔다. ‘소울워커’ 공식 SNS에서는 분해, 브로치 등 게임 시스템을 설명하는 글과 NPC 위치를 알려주는 팁이 올라왔다. 이뿐만 아니라 게시글에 댓글을 단 유저 200명에게 선착순으로 게임 관련 선물을 보내주는 이벤트도 진행했는데, 하루 만에 15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려 빠르게 종료됐다.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새벽 시간임에도 운영진이 유저 문의에 일일이 답변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부 유저가 잠도 자고 좀 쉬라는 의견을 내놓았지만, 운영진은 “아직 쾌적하지 못한 환경으로 이용에 불편을 겪고 계신 유저 분들이 많다”며 “쉬는 건 쾌적한 환경을 조성한 이후가 되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운영진이 이처럼 열의를 불태우는 모습에 유저들도 팔 걷고 나섰다. 유저들은 스마일게이트, 라이언게임즈 사무실에 치킨, 바나나, 귤, 과자, 에너지 음료 등 다양한 선물을 보냈다. ‘소울워커’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운영진이 유저로부터 선물 받은 치킨을 먹는 장면을 인증하기도 했다.

‘소울워커’는 2011년 설립된 라이언게임즈가 개발한 첫 작품이다. 공개 당시 애니메이션을 연상케 하는 깔끔한 카툰 렌더링 그래픽과 세기말 느낌을 살린 스토리로 주목받았다. 이후 4년이 지난 2015년, 세가퍼블리싱코리아와 국내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해 한국 서비스 계획을 세웠으나 2016년 세가퍼블리싱코리아가 실적 부진을 이유로 퍼블리싱 사업을 정리하면서 국내 출시가 무산됐다.

하지만 같은 해 4월 NHN플레이아트를 통해 일본에 출시된 ‘소울워커’는 10월까지 일본 내 한게임 서비스 중인 게임들 중 동시 접속자 수와 매출에서 1위를 차지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를 염두에 둔 스마일게이트는 한국, 동남아시아, 남아메리카 지역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해 1월 18일 ‘소울워커’를 국내 정식 출시했다.

우여곡절 끝에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소울워커’지만,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오픈 첫날부터 서버 문제로 각종 점검을 진행했고, 게임 내 프레임이 급상승하면서 그래픽 카드에 과부하가 발생하게 만드는 ‘그래픽 카드 태우는 게임’이라는 악명도 받았다. 급기야 다양한 능력치를 제공하거나 특수한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아카식 레코드’ 뽑기 확률 논란까지 발생하면서 평가는 곤두박질쳤다.

이후 ‘소울워커’는 PC방 인기 순위 150위권 밖에서 꾸준한 업데이트로 콘텐츠를 쌓으며 이러구러 서비스 1주년을 맞이했다. 초창기 유저들로부터 문제점으로 지적받은 부분도 대다수 수정했다. 그런데도 유저 수는 좀처럼 늘지 않았다. 유저 사이에서 ‘소울워커’는 여전히 관심받는 게임이 되지 못했다.

그러던 중 ‘삽화 논란’을 대처하는 과정에서 기회가 찾아왔다. 오래도록 기다렸던 유저 관심이었으므로, ‘유저 의견’을 최우선 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3월 30일 발생한 게임 정보 유출 사건에도 ‘유저 의견’을 최우선 하며 빠르게 대처했다. 이에 따라 ‘소울워커’는 출시 후 처음으로 전성기를 맞이했다. 유저를 먼저 생각한 운영 방침이 빛을 봤다.

이와 관련해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최근 ‘소울워커’에 보여주고 계신 많은 관심에 감사하는 마음을 전한다”며 “모든 유저 분들께서 쾌적하게 게임을 즐기실 수 있도록 현재 진행 중인 환영 이벤트 외에도 신규 특별 이벤트를 계획 중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정식 론칭 이후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콘텐츠 질과 양이 초창기 대비 확실히 늘어난 만큼 이제 운영 면에서도 좋은 경험을 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출시부터 지금까지 ‘소울워커’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상태에서 앞으로도 유저 분들 의견에 항상 귀 기울이고 각 의견이 게임 콘텐츠 및 운영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소울워커’가 ‘삽화 논란’에 대처한 과정은 소비자와 판매자 간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한 과정으로 볼 수 있다. 특정 콘텐츠 소비자인 게임 유저가 해당 콘텐츠에 불만을 표시했고, 판매자인 게임사는 소비자 의견을 수렴해 즉각 콘텐츠를 수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과정은 상품 구매, 교환, 환급 같은 ‘상식적인 거래 절차’다. 게임 정보 유출 사건도 마찬가지다. 사내 관련자를 징계하고 관련 유저를 영구 제재하는 ‘상식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유저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울워커’는 1년 동안 국내 서비스를 이어왔지만,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유저들에게 잊힌 게임이었다”며 “그러나 ‘상식적인 대응’으로 유저들에게 믿음을 얻었고 봇물 터지듯 전성기를 맞이하면서 이를 이어 나갈 발걸음을 힘차게 딛고 있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겜툰 박해수 기자(caostra@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