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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게임 만평] 수년간 EA 괴롭힌 ‘할인 저주’, 신작 앤섬도 피하지 못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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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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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9-03-06 오전 7:24: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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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로닉 아츠(Electronic Arts, 이하 EA)가 유통하고 바이오웨어 에드먼턴(Bioware Edmonton) 스튜디오가 개발한 SF 오픈 월드 TPS ‘앤섬(Anthem)’이 발매 한 달도 안 돼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세계 최대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에서 정가 59.99 달러(약 67,548 원)였던 ‘앤섬’은 3월 5일 기준 15% 할인된 50.99 달러(약 57,440 원)으로 판매 중이다.
‘앤섬’은 EA PC 게임 플랫폼 오리진(Origin)에서 매달 유료 결제하면 신작을 미리 즐길 수 있는 오리진 액세스와 Xbox One 기반 EA 액세스를 통해 2019년 2월 15일 선행 출시된 후 2월 22일 정식 발매됐다. 그런데 발매 한 달도 지나지 않은 3월 5일부터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 중이라 과거 EA를 타격한 ‘할인 저주’가 또다시 나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A는 2016년 10월 21일 발매된 ‘배틀필드 1’과 10월 28일 나온 ‘타이탄폴 2’부터 ‘할인 저주’에 시달렸다. 제1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제작된 FPS ‘배틀필드 1’은 실제 전장을 그대로 구현한 듯한 압도적인 분위기와 연출이 부른 몰입감 등으로 호평을 받았지만, 전작 ‘배틀필드 4’와 비교해 병과, 맵 밸런스는 엉망이었다.
‘배틀필드 1’은 출시 초반에는 유저 평가가 높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핵(불법 프로그램) 사용 유저가 늘어났으나 이를 제재하지 못하는 운영으로 평가가 나빠졌다. 이 과정에서 유저가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이를 위한 타개책인지 EA는 블랙 프라이데이(11월 마지막 금요일) 세일을 통해 40% 할인을 적용했다.
거대 로봇과 함께하는 전투를 그린 FPS ‘타이탄폴 2’는 유저 의견이 잘 반영된 게임 시스템, 타이탄(거대 로봇)이 등장하는 깊이 있는 전투, 획기적인 이동 시스템 등을 보여주면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렇지만 ‘배틀필드 1’이 발매된 지 일주일 만에 나와 흥행이 우려되는 작품이었다.
당시 EA는 연속적인 타이틀 발매를 통해 동반 상승을 꾀했다. ‘배틀필드 1’에 대해서는 최소 1,500만 장, ‘타이탄폴 2’에 대해서는 최소 9백만 장~1천만 장 판매를 노리고 있었고, 판매량을 서로 잡아먹지 않으리라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자금이 한정된 유저가 ‘배틀필드 1’과 ‘타이탄폴 2’ 사이에서 고민하고, 둘 중 하나를 구매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타이탄폴 2’도 ‘배틀필드 1’과 마찬가지로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을 통해 40% 할인이 적용됐다.
그러자 유저 사이에서 적지 않은 논란이 일었다. 문제는 할인이 적용된 시점이었다. ‘배틀필드 1’과 ‘타이탄폴 2’는 각각 10월 21일, 28일 나왔는데, 불과 한 달밖에 지나지 않은 11월 23일에 오리진에서 할인을 적용해 정가에서 40%나 싸게 게임을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기존 유저 불만이 커졌다.
다만 이때 처음 게임을 구매한 유저에게는 좋은 평가가 나왔는데, 할인하기 전 게임 하나를 살 돈에 조금만 보태면 두 게임을 모두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11월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 이후 한 달 만인 12월 말 시작된 연말 세일에서 50% 할인이 적용되자 잠깐 반짝인 평가도 오래가지 못했다.
제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제작된 FPS ‘배틀필드 5’는 이보다 더했다. 2018년 11월 9일 오리진 액세스 선행 발매, 11월 20일 정식 출시된 ‘배틀필드 5’는 극단적인 PC(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 성향 영상으로 출시 전부터 뭇매를 맞았다.
여기에 당시 ‘배틀필드’ 시리즈 개발 총괄인 패트릭 소덜룬드(Patrick Söderlund)가 SNS를 통해 유저들에게 “제2차 세계 대전은 여성들이 참전했고 중요한 역할도 했는데, 이를 비판하는 유저는 교육받지 못한(uneducated) 사람들이다 “라며 “여성이 나온 ‘배틀필드 5’를 인정하기 싫으면 게임을 사지 마라”라고 언급해 논란을 키웠다.
PC 성향, 개발자 망언, 부족한 콘텐츠 등으로 빠르게 인기를 잃은 ‘배틀필드 5’는 발매 1주일 만에 미국 소매점에서 5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됐다. 소니 PS4, 마이크로소프트 Xbox One에서도 출시 2주째인 12월 5일부터 50% 할인이 적용됐다.
이처럼 EA는 ‘배틀필드 1’, ‘타이탄폴 2’, ‘배틀필드 5’까지 최근 2년 동안 출시한 대작 타이틀을 발매 한 달 만에 4~50% 할인해 판매하는 ‘할인 저주’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 ‘앤섬’은 이를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았지만, 발매 한 달도 안돼 아마존에서 15% 할인이 적용되면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앤섬’은 2012년부터 약 7년 동안 개발된 게임이지만, 게임 내 콘텐츠가 부족하고 불편한 UI와 시스템, 잦은 로딩과 최적화 문제로 혹평받았다. ‘재블린 엑소슈트(Javelin Exosuit)’를 타고 벌이는 공중 전투는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그 외 부분은 평가가 좋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콘솔 게임기용 다운로드 버전에서 게임 자체 문제로 기기가 꺼지거나 아예 고장 나는 사건도 발생해 할인 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EA는 ‘배틀필드 1’ 이후 ‘타이탄폴 2’, ‘배틀필드 5’까지 발매 한 달 사이에 게임값이 절반가량 떨어지는 ‘할인 저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라며 “‘발더스 게이트’, ‘네버윈터 나이츠’, ‘매스 이펙트’ 시리즈를 개발한 명가 바이오웨어가 오랜 기간 준비한 ‘앤섬’은 이를 벗어날 가능성이 있었지만, 이마저도 아마존에서 할인이 적용되면서 EA는 다시 한번 ‘할인 저주’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겜툰 박해수 기자(caostra@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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