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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게임 만평] 국내 매출 수백억 중국 게임사, ‘돈만 벌면 그만’

작성자 :	등록일 : 2019-07-04 오전 10:04:11

국내 게임 시장에서 수백억 원을 벌어들이는 중국 게임사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선정적인 광고와 국내외 게임 IP(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권) 무단 도용, 국내법을 준수하지 않는 운영 정책 등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중국 게임이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과거 기존 게임을 그대로 모방해 만들었다는 평가로 ‘짝퉁 게임’이라는 오명이 붙었던 중국 게임은 한 층 발전한 모습으로 국내 게임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16년 7월 한국과 미국이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공식화한 후 보복 조치로 한국에서 제작한 콘텐츠를 중국 내에서 금지하는 ‘한한령(限韓令)’을 걸었다. 이후 중국 정부가 게임 서비스 허가권인 판호(版號, 유통허가)를 발급해주지 않아 한국 게임은 중국 시장에 출시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문화부는 2017년 11월 ‘모바일 게임 시장 집중 단속’ 성명을 발표하고 중국 내 서비스 중인 모바일 게임을 무작위로 선별해 선정성, 사행성, 폭력성 등 위법 사항을 단속했고 이와 함께 중국 내 게임, 인터넷 검열이 강화되면서 중국 게임사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한국 시장에 눈을 돌렸다.

2017년부터 ‘소녀전선’, ‘벽람항로’, ‘붕괴3rd’ 등 미소녀 게임과 ‘오크: 전쟁의 서막’, ‘신명’, ‘대항해의길’, ‘이터널 라이트’, ‘반지’ 같은 MMORPG, ‘마피아 시티’, ‘총기시대’, ‘라스트 쉘터’, ‘왕이되는자’ 등 전략 장르까지 중국 게임사는 우리나라 게임 시장에 꾸준히 신작을 출시하면서 나쁘지 않은 성과를 냈다.

이 과정에서 중국 게임사는 우리나라 퍼블리셔를 통해 한국 게임 시장에 진출하던 예전과 달리 직접 우리 게임 시장에 뛰어들었고 좋은 성과를 낼 때가 종종 생겼다. 그런데 성과를 낸 게임사 중 일부는 선정성이 지나치게 높거나 게임 내 콘텐츠와 전혀 다른 내용을 보이는 허위 광고, 국내법과 맞지 않는 운영 정책 등을 내놓기도 했다.

선정성 및 허위 광고로 유저 사이에서 평가가 좋지 않은 게임은 중국 개발사 포유망락과기유한공사(泡游網絡科技有限公司)가 개발하고 홍콩 창혹호동자신기술유한공사(創酷互動資訊技術有限公司, 추앙쿨 엔터테인먼트, Chuang Cool Entertainment)가 유통한 SRPG ‘왕이되는자’가 대표적이다.

‘왕이되는자’는 청나라를 배경으로 가난한 주인공(유저)가 벼슬에 올라 출세하는 내용을 그렸다. ‘극품지마관(极品芝麻官)’이라는 이름으로 중국에 출시한 ‘왕이되는자’는 게임 내용 중 유저가 고문당하거나 희생자를 고문하는 등 사회적 도덕을 위반한 콘텐츠를 담고 있어 중국 문화부로부터 과태료 부과 행정 처분과 시정 명령을 받았다.

정부 제재를 받고 ‘규아관로야(叫我官老爺)’라는 이름으로 재출시 후 국내에 들어오게 된 ‘왕이되는자’는 ‘바보 아이를 낳은 죄’로 여성을 감옥에 가두고 매질하거나 여성을 벗긴 후 알몸인 채로 피가 나게 만드는 묘사를 하고, 여성이 ‘아버지를 위해 몸을 판다’라는 팻말을 들고 있는 등 여성을 성(性) 상품화하는 음란 광고를 내보냈다. 여기에 청나라 배경 게임임에도 조선 시대인 마냥 적절하지 않은 삽화를 쓰기도 했다.

자극적인 광고와 콘텐츠로 인기를 얻은 ‘왕이되는자’는 2018년 4월 1일 국내 출시 후 구글 최고 매출 6위, 애플과 원스토어 매출 1위를 달성했고 2019년 7월까지 1년 넘게 매출 10~20위 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자극적인 광고와 콘텐츠로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파악한 중국 게임사는 날이 갈수록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광고를 하게 됐다.

37게임즈가 2018년 1월 24일 출시한 RPG ‘운명: 무신의 후예는’ 일본 애니메이션 ‘세일러 문’ 음원을 도용한 광고에서 여성 캐릭터가 엉덩이를 흔들면서 공격하고, 터치를 통해 여성 캐릭터 하의를 모두 벗기는 과정을 보여주거나 실제 여성 모델이 등장해 얼굴, 가슴, 다리를 조정하는 모습을 내보냈다.

지니어스게임이 2018년 9월 20일 출시한 시뮬레이션 ‘상류사회’는 유사 성행위를 묘사하는 광고로 논란이 됐고 프랜드타임스가 2019년 1월 15일 출시한 여성향 MMORPG ‘궁정계’는 남성 황제가 남성 관료와 성관계를 통해 임신한다는 내용을 담아 문제가 됐다.

기프티드 테크놀로지가 2019년 5월 14일 출시한 RPG ‘프로듀스판타지’는 게임 배경, 캐릭터 생김새, 플레이 스타일 등 여러 부분에서 넥슨 ‘메이플스토리 2’를 표절 의혹을 받았고 유엘유게임즈가 2019년 5월 21일 국내 출시한 MMORPG ‘아르카’는 펄어비스 ‘검은사막’,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 삽화를 무단으로 도용했다.

2017년 6월부터 ‘소녀전선’, ‘벽람항로’ 등 미소녀 게임을 서비스한 X.D. 글로벌 리미티드(이하 X.D. 글로벌)는 중국 게임사 넷이즈 제작 ‘제5인격’, ‘라이프애프터’, ‘얼티밋 스쿨’, 자체 개발작 ‘에란트: 헌터의 각성’ 내놨고 2019년 6월 중국 지롱게임즈(Zlongames가 개발 ‘랑그릿사 모바일’로 국내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2위,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1위를 기록하면서 꾸준히 매출을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매출 수백억 원을 벌어들인 X.D. 글로벌은 2017년 4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심동 네트워크 주식회사 자회사 대외투자에 대한 공고’를 올렸다. 공고에는 10만 달러(약 1억1천만 원) 규모로 한국 지사 설립을 준비 중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약 1년 후인 2018년 3월 “한국 지사 설립을 추진 중이고 대외로 공표할 수 있는 시점에 분명히 알려드릴 수 있다”는 발표를 했고 같은 해 11월 ‘지스타 2018’에 100 부스 규모로 참가해서는 “한국 지사 설립 내부 절차는 마쳤다”는 내용을 언급했지만, 2019년 7월까지 한국 지사는 설립하지 않고 있다.

또한, X.D. 글로벌은 운영 정책에 ‘개발 및 GM 활동 지원을 해외에서 하고 있어 전화 상담, 대면 상담이 원칙적으로 불가하다’는 조항을 넣었다. 여기에 ‘구매 후 2일 이내 청약 철회(구매취소) 가능’도 명시했는데, 이는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상거래법)’에 명시된 7일 이내 청약 철회 조항을 위반한 내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 없는 국내 게임사와 달리 한국 게임 시장에 자유롭게 진출한 중국 게임사는 한국 시장에서 매출 수백억 원을 벌어들이고 있다”며 “이들 중 일부는 선정적인 광고와 콘텐츠, 타사 게임 IP 무단 도용, 전자상거래법 위반 등 ‘돈만 벌면 그만’이라는 모습으로 활개 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겜툰 박해수 기자(caostra@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