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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게임 만평] 위메이드 ‘와룡(臥龍)이 승천(昇天)하면’

작성자 :	등록일 : 2019-11-19 오전 9:39:13

위메이드가 PC 온라인 게임 ‘미르의 전설’ IP(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신작 ‘미르 4’, ‘미르W’, ‘미르M’ 등 ‘미르 트릴로지(MIR TRILOGY)’에 집중하려는 뜻을 표명했다. 2020년 상반기부터 ‘미르 4’, ‘미르W’, ‘미르M’ 순으로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

국내 게임 시장에서 PC 온라인 게임이 인기를 끌고 판타지 세계관 MMORPG가 주류이던 2000년대 초, 위메이드는 동양적인 색채와 이야기로 무장한 2D 무협 MMORPG ‘미르의 전설 2’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2001년 서비스를 시작한 ‘미르의 전설 2’는 활과 함정을 사용하는 궁수, 각종 버프/디버프와 치유가 가능한 도사, 원거리에서 마법을 쓰는 술사, 빠른 근접 공격을 지닌 자객, 강력한 근접 공격과 높은 HP를 보유한 전사 등 다섯 가지 직업군을 바탕으로 무협 세계에서 일어난 사건을 풀어냈다.

몬스터를 반복해서 사냥하고 경험치를 얻어 캐릭터를 강화하는 데 집중한 당시 기존 PC MMORPG와 달리 ‘미르의 전설 2’는 유저 간 경쟁, 동맹, 협력, 협상 등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해 신선한 재미를 줬다.

차기작으로 2003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미르의 전설 3’는 256 컬러로 게임 화면을 표현한 ‘미르의 전설 2’에서 한 단계 발전해 6만여 색을 표현하는 16비트 컬러로 게임 화면을 구성, 화려한 색채와 느낌을 표현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에서 적지 않은 인기를 끈 ‘미르의 전설 2’와 ‘미르의 전설 3’는 각각 2001년, 2003년 중국에서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특히 2001년 6월 출시한 ‘미르의 전설 2(중국명 전기, 传奇)’는 상용화 1개월 만에 동시 접속자 수 10만 명, 약 1년 만에 60만 명을 넘기면서 중국 게임 순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2011년 출시 10주년 당시 글로벌 매출 2조 원을 넘긴 ‘미르의 전설 2’는 한국 단일 게임 사상 전 세계 누적 최대 매출을 달성할 정도로 인기 IP로 성장했다. 하지만 위메이드는 ‘미르의 전설 2’ IP를 무단으로 도용한 ‘짝퉁’ 게임이 7천 개 이상 나올 정도로 손해를 입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는 “2016년 즈음부터 중국에서 일어나는 불법적인 계약 위반에 대해 파악하고 바로잡는 작업을 시작했다”라며 “그 결과 한국, 중국, 싱가포르에서 진행한 여러 가지 소송 결과가 올해 안 혹은 내년 초에 나오게 됐고, 이제야 ‘IP 분쟁 시즌 1’을 마친 느낌이다”라고 술회했다.

이어 장현국 대표는 “중국 내 ‘미르의 전설’ IP를 한데 모아 개발사는 라이선스 비용을 내고, 유저는 관련 게임을 자유롭게 이용하는 플랫폼 ‘전기상점’도 마련할 계획이다”라며 “중국에서 ‘미르의 전설’ IP 매출이 250억 위안(약 4조 원) 정도인데, 현재는 수익이 여기서 10% 정도고 ‘전기상점’으로 3천억 원 정도 추가 수익을 기대한다”라고 역설했다.

이어 장현국 대표는 “이제 위메이드는 우리가 가진 IP를 최대한 활용한 ‘미르 트릴로지’에 집중하려 한다”라며 “세 작품 모두 개발 막바지에 이르렀고, 내년부터 담금질, 테스트를 진행해 2020년 상반기 ‘미르 4’를 시작으로 ‘미르W’, ‘미르M’ 순으로 내놓지 않을까 한다”라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나올 예정인 ‘미르 4’는 ‘미르의 전설’ 시리즈 정식 번호를 부여받은 MMORPG다. 선(線)을 주제로, 처음부터 몰입감을 끝없이 제공하는 줄거리(스토리라인, storyline, 線), 동양 무술을 표현한 동선(動線), 개인과 집단 간 상호작용에서 발생하는 관계인 보이지 않는 선(線) 등과 미학적인 부분을 계승해 게임을 단순한 플레이 대상이 아닌 커다란 이야기 안에 유저를 흡수하는 세계로 동작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미르W’는 ‘미르의 전설’ IP를 전략 게임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전 세계 출시를 목표로 전략 게임에 익숙한 서양 유저에게 위화감 없이 동양 세계관과 전투 방식을 선보이면서 ‘미르의 전설’ IP 고유 특징을 표현하기 위해 서양이 바라본 동양이라는 콘셉트인 EFW(East from West)를 추구했다. 역대 최대 실시간 대규모 전투를 구현을 목표로 게임 시스템을 설계했다.

‘미르M’은 ‘미르의 전설 2’를 완벽하기 복원하는 게 목적인 작품이다. 2001년 출시 후 18년 동안 서비스 중인 게임을 복원하는 만큼, 처음 봤을 때는 완전히 새로운 화면이나 플레이하면서 ‘미르의 전설 2’ 향수를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를 위해 8방향 이동과 전투를 구현했고, 구/신세대 유저 모두에게 적합하도록 ‘뉴트로(Newtro,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경향)’ 감성을 담았다.

지난 2017년 위메이드는 ‘미르의 전설’ IP에 대한 다양한 협력 기회 대응과 사업 강화를 위해 사업 부문을 분리해 전기아이피(ChuanQi IP)를 설립했다. 이어서 ‘미르의 전설’ 라이선스 분쟁에서 잇따라 승소하면서 IP 사업 기반을 확고히 다졌고 이를 토대로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미르의 전설’ IP 활용 신작을 내놓으려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 PC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활약하다 2010년대에 이르러 각종 저작권 침해로 속을 앓던 ‘미르의 전설’ IP는 2020년 들어 전 세계 게임 시장을 무대로 날아오르려 한다”라며 “위메이드 품에서 잠시 쉬고 있던 세 마리 ‘와룡(臥龍)’이 승천(昇天)한 후 게임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라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겜툰 박해수 기자(caostra@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