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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e스포츠 만평] KeSPA 컵 부실 운영, ‘누구를 위하여 대회는 열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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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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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0-01-03 오전 12:05: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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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e스포츠협회(이하 협회)가 주최하는 ‘2019 리그 오브 레전드 KeSPA Cup ULSAN(이하 2019 KeSPA 컵)’이 경기 지연(Pause, 퍼즈)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20시에 시작해야 할 경기가 22시가 되도록 시작하지 못했고 현장 관람객을 모두 내보낸 후 이튿날 0시가 되어야 시작, 새벽 2시가 넘어서야 끝났다.
경기 지연은 총상금 1억5천8백만 원, 우승 상금 4천만 원 규모로 2019년 12월 23일 개막한 ‘2019 KeSPA 컵’에서 일어났다. 12월 30일 서울 넥슨 아레나에서 진행한 8강 C조 2라운드 2경기 한화생명 e스포츠, 아프리카 프릭스 간 대결에서 벌어진 일이다.
같은 날 17시부터 운영한 샌드박스 게이밍과 그리핀 간 경기에서는 문제가 없었으나 20시 시작 예정인 해당 경기에서 일이 났다. 선수들은 서로 음성 채팅으로 의사소통을 하는데, 오디오 장비에 문제가 생겨 일부 선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주최 측은 장비를 교체, 문제를 해결하려 했으나 22시까지 실패했다. 2시간 이상 경기가 지연돼 사실상 경기 취소였고, 현장 관람객은 모두 돌려보냈다. 넥슨 아레나에 마련된 좌석은 총 386석으로, 모든 자리가 매진된 티켓은 관람 위치에 따라 골드 7천 원, 실버 5천 원, 브론즈 2천 원에 판매됐다.
관람객이 모두 나간 후에도 경기는 시작하지 못했다. 23시가 지나자 무관중 경기 공지가 나왔고 24시가 되자 경기가 시작됐다. 4시간 동안 지체되고 겨우 시작한 경기는 2분 37초 만에 다시 멈췄다. 이번에는 조명 문제였고 곧 경기를 재개, 아프리카 프릭스가 2:1로 이길 때까지 진행됐다.
이에 대해 협회는 사과문을 통해 “연말에 귀한 시간을 내어 선수들을 응원하러 경기장을 찾아주신 많은 관람객분께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지 못하고, 오랫동안 기다리게 해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라며 “경기를 못 보시고 돌아간 분들께 티켓 환급은 물론, 서울에서 결승전을 관람하실 수 있도록 이원중계를 마련하겠다”라고 전했다.
경기 중계를 맡은 라우드커뮤니케이션즈도 사과문을 통해 “’선수 부스용 오디오 시스템’ 이상 현상으로 경기를 원활히 진행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라며 “해당 장비는 신규 장비로 교체 후 테스트를 완료했고 재발 방지를 위해 관련 장비 점검을 더욱 철저히 하겠다”라고 발표했다.
‘KeSPA 컵’은 e스포츠 종목 활성화와 아마추어 저변 확대를 위해 2005년부터 협회가 운영 중인 프로-아마추어 통합 e스포츠 대회다. 2015년 ‘리그 오브 레전드’를 종목으로 선정한 후부터 LCK(국내 정규 리그)와 챌린저스 코리아(2부 리그) 개막을 앞두고 소속 팀이 벌이는 전초전 역할을 하게 됐다.
한 해 대한민국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동향을 미리 살펴볼 수 있는 대회라 국내외 관심이 적지 않은 대회이기도 하다. 그런데 올해는 대회 시작 전 영어 중계 부재로 유저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됐으나 T1과 젠지 e스포츠 지원을 통해 영어 중계를 재개하기로 했다.
시작 전부터 영어 중계 문제로 유저 커뮤니티에서 입방아에 오른 ‘2019 KeSPA 컵’은 이번 경기 지연 사태로 다시 한번 뭇매를 맞게 됐다. 유저들은 경기를 보기 위해 티켓을 구매하고 2시간 이상 기다린 관람객을 돌려보낸 후 날짜가 바뀐 0시가 되어서야 ‘무관중 경기’를 치른 점을 비난하고 있다.
유저 커뮤니티에서는 “e스포츠는 정통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종목을 지지하는 유저가 없이는 성립할 수 없는데, 티켓을 구매하면서까지 경기를 보러 간 관람객을 모두 내보내고 경기를 치른 점을 이해할 수 없다”라며 “해당 경기와 전혀 관련 없는 결승전 이원중계로 어물쩍 넘어가려는 거 같다”라는 의견이 나왔다.
경기를 직접 치르는 선수와 팀 관계자, 경기를 중계하는 해설진에 대한 배려가 없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선수와 팀 관계자들은 20시부터 경기가 끝난 새벽 2시 30분경까지 약 6시간 동안 4강 진출을 두고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해설진도 2시간 이상을 의미 없는 대화로 보내야 했다. 특히 3명 있던 한국어 중계진과 달리 영어 중계진은 1명뿐이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KeSPA 컵’은 출전한 프로팀이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아마추어팀은 프로 선수와 교류를 통해 실력을 점검하는 좋은 취지로 열렸다”라며 “그러나 관람객, 선수, 해설진 등 대회 실무자 모두를 힘들게 만든 부실한 운영으로 유저들로부터 ‘누구를 위하여 대회는 열리나’라는 의문이 제기되게 했다”라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겜툰 박해수 기자(caostra@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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