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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한국어 해설로 몰입감 10배 증가, EA 스포츠 FC 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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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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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4-10-25 오후 3:19: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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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피아는 일렉트로닉 아츠(EA)가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온라인 축구 게임 'EA 스포츠 FC' 시리즈 최신작인 'EA 스포츠 FC 25' 플레이스테이션 5 버전을 9월 27일 국내 정식 출시했다. 공식 한국어 자막과 함께 일부 콘텐츠에서 한국어 더빙을 지원한다. 국내 심의기관으로부터 전체 이용가 등급을 부여받았다.
선수 커리어 모드에는 오리진 스토리라는 시스템이 추가됐다. 기존처럼 막연하게 '최고의 선수'를 육성하는 게 아니라 축구 선수 부모 밑에서 태어난 유망주, 다시 한번 영광을 맞이하고 싶은 시니어 등 다양한 배경을 선택할 수 있다. 물론 기존처럼 백지상태의 완전 신인 선수로 시작할 수도 있으며, 시작 조건을 자기가 직접 선택할 수 있어 '데뷔 직후 중견급 실력을 뽐내는 괴물 루키' 같은 설정도 가능하다.
전설적인 축구 선수의 삶을 체험할 수 있는 '아이콘 모드'가 추가됐다. 티에리 앙리, 디디에 드로그바, 펠레, 호나우두, 지네딘 지단 등 전설적인 선수를 직접 조작해 커리어를 이어 나갈 수 있다. 특정 선수를 보며 '이 선수는 이 부분만 보완되면 더 좋을 텐데' 같은 생각을 해본 적 있는 유저라면 좋아할만한 모드다. 이미 성공한 선수를 기반으로 자산을 관리하는 플레이도 꽤 흥미로웠다.
감독 커리어 모드에는 신규 시스템인 'FC IQ'가 도입됐다. 전술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시스템으로, 대표적인 기능으로는 선수별 포지션을 여러 세부 포지션으로 나누어 지정할 수 있다는 점이 있다. 같은 공격수라도 골에만 집중하는 공격수와 직접 골을 넣지는 않는 대신 골을 위한 빌드업에 집중하는 포지션을 분리하는 식이다. 기존에는 선수에 따라 세부 지침을 하나씩 설정해 줘야 했는데, 이제는 '역할: 공격, 초점: 빌드업' 같은 식으로만 설정해 줘도 된다는 의미다.
다만 선수 위치 수동 지정 기능이 사라지며 프리셋 포메이션 외에 변칙적인 포메이션을 사용할 수 없고, 능력치에 맞는 세부 포지션에 세웠을 때 추가 능력치를 얻는 시스템이 생기며 공격수를 임시로 수비수 위치에 세우는 등 변칙적인 선수 운용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점은 마이너스 요소로 느껴졌다.
유망주 육성과 관련해서는 신규 모드인 러쉬 모드와 연계된 콘텐츠가 추가됐다. 유망주들만 참여하는 러쉬 모드 경기를 통해 유망주를 빠르게 성장시키고, 유망주 간 스토리가 자연스럽게 형성되기도 했다.
한국어 해설이 'FIFA 2007' 이후 처음으로 돌아온 작품이기도 하다. 완성도는 '왜 이제야 돌아왔냐'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뛰어났다. 그동안 조금씩 발전해 온 다른 언어 해설과 달리 부족한 점이 있으리라 생각했으나, 미흡한 부분을 전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해설 능력을 선보였다.
물론 기존 영어 해설도 상황에 따라 뛰어난 몰입감을 제공해 주기는 했다. 그러나 영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할 수 있는 유저가 아닌 이상에야 게임에 집중하면서 영어 청해까지 신경 쓰기는 쉽지 않았고 사소한 해설은 놓치는 경우도 많았다. 한국어 해설은 그런 우려 없이 귀에 쏙쏙 들어와 박혔다.
팀이 기록한 현재 경기 성적, 현재 출전 중인 선수들의 개인 커리어, 리그 전반을 분석해 현 경기가 리그 흐름에 미칠 영향 등을 모두 언급하고 이 경기가 왜 중요한지 강조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세세한 경기 흐름 하나하나에 대응해 해설해 주는데, '공이 골 포스트에 맞고 튕겨 나와 골키퍼에 부딪혀 자책골로 기록됐다' 같은 부분까지 한국어로 들리는 순간에는 감동이 느껴지기도 했다.
아쉬운 점은 신규 게임 모드인 러시 모드에서 한국어 해설이 지원되지 않는다는 부분이다. 한국어만 빠진 것은 아니고 극히 일부 언어를 제외하면 해설이 제공되지 않았는데, 신규 모드인 만큼 새로운 해설 데이터를 쌓아야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추후 시리즈에서는 러시 모드에서도 한국어 해설이 제공되기를 기대해 본다.
다만 용량 문제 때문인지 기본 언어팩을 제외한 나머지 언어팩은 스토어에서 추가 다운로드 받도록 되어있으며, 별도로 음성 설정을 하지 않으면 영어 해설이 출력된다. 게임을 실행한 뒤 가장 먼저 한국어 해설 음성팩을 다운로드 받을 필요가 있었다.
풋살 모드인 '볼타 풋볼'은 사라지고 대신 5:5 축구인 '러시 모드'가 도입됐다. 골키퍼 1명과 필드 플레이어 4명으로 구성되는 경기로, 기본적으로는 풋살과 유사하게 비교적 좁은 경기장에서 진행된다. 다만 축구와 비교해 여러 규정이 변경된 오리지널 풋살이라기 보다는 소규모 인원으로 플레이 할 수 있게 규칙을 개정한 축구에 가깝다.
기존 볼타 풋볼과 달리 별도 모드가 마련돼 있지 않고, 메뉴 곳곳에 숨어있는 게임 모드이기도 하다. 예컨대 일반 경기를 즐길 수 있는 '킥오프' 메뉴나 '얼티밋 팀' 메뉴, '커리어' 모드에서 러시 모드 경기를 찾아볼 수 있다.
이번 작품에서도 전작 'EA FC 24'에 이어 혼성 얼티메이트 팀이 적용된 만큼 '현실적인' 축구는 포기하는 게 좋다. 커리어 모드에서는 남성 선수는 남성 리그만, 여성 선수는 여성 리그만 진출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축구 게임에서 성별은 단순한 평등이나 차별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축구 게임, 그것도 '현실적인 축구'를 추구하는 축구 게임에서 선수 현실 성적을 기반으로 한 능력치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선수들 역시 게임에 구현된 본인의 능력치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실제로 10월 19~20일 진행된 넥슨 '아이콘 매치'에 참가한 티에리 앙리 선수와 리오 퍼디난드 선수 역시 본인 능력치가 마음에 든 적이 없었다고 인터뷰한 바 있다.
그러나 'FC 24'와 'FC 25'는 혼성팀 구성을 위해 여성 선수 능력치를 부분적으로 상향했으며, 일부 선수는 능력치 전반이 향상된 경우도 있다. 선수 능력치와 무관하게 원하는 선수만으로 팀을 짤 수 있는 판타지 올스타 축구 게임이라면 모르겠지만, 현실에 기반한 능력치를 강점으로 내세우는 'EA 스포츠 FC' 시리즈에서는 그리 어울리지 않는 요소다.
비주얼 적으로는 전작과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퇴보한 부분이 있다. 하이퍼모션 시스템에 볼류메트릭 캡처 기능을 더한 하이퍼모션 V는 건재하지만, 일부 의상이나 플랜카드, 깃발 등이 과장되게 흔들리는 등 오히려 그래픽이 조잡해 보이는 순간이 발생했다. 한편, 실제 얼굴을 스캔한 기성 선수들이 아니라 3D 그래픽으로 구현된 유망주 선수들은 얼굴 그래픽이 기괴한 방식으로 일그러지곤 해 게임 몰입감을 방해하기도 했다.
전작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UI를 개편하며 오히려 시인성이 조금 떨어진 부분이 있다. 원하는 메뉴를 찾기 어렵고, 메뉴 대분류를 좌우로 옮기다가 특정 메뉴에서는 상하로 옮기는 등 조작이 통일돼 있지 않아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실수가 잦다. 메뉴를 이동할 때마다 온라인 접속을 새로고침 하는 얼티메이트 팀 메뉴에서는 한 번 메뉴에 잘못 들어가면 짧게는 수 초에서 길게는 수십 초에 이르는 로딩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불쾌감이 쌓이기도 했다.
UI 문제는 커리어 모드에서도 적용된다. UI가 지나치게 간소화되는 바람에 눌러야 하는 버튼이 많고, 원하는 기능을 찾기도 어렵다. 전작은 UI 완성도가 높아 튜토리얼이 비교적 부실해도 괜찮았으나, UI 완성도가 퇴화한 반면 부실한 튜토리얼은 유지되는 바람에 게임에 적응하기 힘들 수 있다.
현실 스포츠에 맞춰 매년 새로운 버전을 출시하는 스포츠 게임 특성상 버전마다 혁신이 일어나기는 쉽지 않다. 'EA 스포츠 FC' 시리즈 역시 마찬가지이며, 이번 버전이 바로 그런 버전이라고 보면 틀리지 않을 것이다. 물론 한국 유저들 입장에서는 한국어 해설 하나만으로도 엄청난 게이밍 경험 혁신이 될 수 있지만, 타 국가 유저나 타 언어 해설을 선호하는 유저들에게는 그리 마음에 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EA 스포츠 FIFA' 시리즈부터 'EA 스포츠 FC'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EA 축구 게임을 꾸준히 즐겨온 유저라면 이번 작품 역시 무난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이번 버전으로 축구 게임에 처음 입문하고자 하는 유저라면, 그리 큰 감흥을 느끼기는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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