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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오버워치 2, 다시 신뢰 얻을 수 있을까

작성자 :	등록일 : 2022-07-06 오후 11:45:49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10월 5일 출시를 앞둔 '오버워치 2' 2차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6월 28일 돌입했다. 테스트 목표는 정식 서비스를 위한 서버 안정성 검증과 PvP 밸런스 확인이다.

4월 말 진행된 1차 클로즈 베타 테스트에서 도입된 5v5 시스템과 신규 모드에 더해 신규 영웅 정커퀸, 신규 전장 파레이소 등이 추가됐다.

유저들이 체감하기에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는 5v5 시스템은 생각보다 훨씬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일단 돌격군 인원이 한 명 감소한 점이 유효했다.

기존 '오버워치' 플레이에서는 방어에 치중한 돌격군 한 명과 공격에 치중한 돌격군 한 명을 동시에 운용하거나 방벽형 돌격군 둘을 동시에 투입해 전선을 교착시키는 플레이가 성행했다.

5v5에서는 그런 운용이 쉽지 않았다. 방벽형 사령관이 혼자 투입되는 만큼 방벽이 소진되는 속도도 빨라졌다. 메이나 브리기테를 임시 돌격군으로 활용하고 공격형 돌격군을 함께 운용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지원 능력이나 화력 감소로 이어져 큰 효용을 보지 못했다.

자유 모드에서도 5v5가 가지는 의미는 컸다. 6v6보다 게임이 빠르게 전개되는 경향이 생겼는데, 특히 D.Va 등 기동성 좋고 오래 버틸 수 있는 영웅을 축차 투입해 시간을 끄는 플레이가 어려워지며 추가 시간을 무한히 연장해 게임이 늘어지는 현상이 많이 줄어들었다.

'오버워치 1'에서도 그랬지만, '오버워치 2'에서도 역할 고정 모드와 자유 모드에서 벌어지는 게임 양상 차이가 도드라졌다. 오히려 5v5 개편으로 인해 '오버워치 1'보다 심해졌다. 유저 선호도 역시 자유 모드가 더 높았다.

개발진 역시 이를 인지하고 역할 자유 경쟁 모드 도입을 고려 중이라고 밝힌 적 있는데, 체험해본 소감으론 역할 자유 경쟁이 도입되기를 희망한다. 역할 고정 모드보다 훨씬 난잡하고 정신없는 전장이 펼쳐지지만, 또 그렇기에 더 재밌는 경우도 있는 법이다.

실제로 베타 단계에서는 역할 고정 모드를 체험하기가 쉽지 않았다. 베타에 참여한 유저 중 상당수가 리워크되거나 새로 추가된 영웅들, 신규 전장 등을 체험하기 위해 자유 모드나 커스텀 게임을 플레이했기 때문이다. 역할 고정 모드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는 '오버워치 2'가 정식 출시된 뒤에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번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앞두고 공개된 신규 캐릭터 정커퀸은 '오버워치 1'에서 정석으로 여겨지던 전술을 무너뜨리는 영웅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적진에 뛰어 들어가 자신에게 화력을 집중시키고 진형을 무너뜨려 교착 상태를 강제로 끝내는 영웅이다.

돌격군 치고는 상당히 이질적인 영웅이기도 하다. 특히 유지력이 낮은 편인데, 흡혈과 지휘의 외침으로 순간적인 방호는 가능해도, 집중포화를 받는 상황에서 버티는 능력은 크게 떨어졌다. 적극적으로 적진을 유린하고 적을 사살해 아군 피해를 줄이는 플레이가 요구됐다.

초심자가 운용하기에 그리 적합하지 않은 캐릭터로 보였는데, 각 상황에 맞는 스킬 다수를 보유한 반면 재사용 대기시간 문제로 한 상황에 오래 대처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진입 순간과 퇴각 순간을 적절하게 따져야 하고, 재사용 대기시간 계산도 능숙해야만 정커퀸을 제대로 운용할 수 있었다.

지난 클로즈베타에서 추가된 소전과 정반대인 캐릭터라는 점은 흥미롭다. 소전은 솔저 76과 유사한 전통적 FPS 형 캐릭터를 추구했는데, 무난하게 높은 화력과 빠른 전선 복귀로 초심자가 다루기는 쉬워도 상황을 뒤집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정커퀸은 반대로 다루기는 어려워도 잘 다룬다면 전황을 한 번에 반전시킬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점령 모드가 삭제된 점도 눈에 띈다. 전반적으로 공격이 수비보다 유리한 '오버워치 1'에서도 유독 공격 진영이 유리한 모드로 악명높았는데, 이번 패치에서는 완전히 삭제됐다.

모드 자체가 사라진 만큼 관련된 경험도 사라졌지만, 전반적인 게임 경험이 쾌적해졌음은 부정하기 어렵다. 어쨌든 잘못 걸리면 스트레스만 받다가 끝나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존 점령 전장이 어떻게 활용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점령 모드 평가와 별개로 맵 디자인 면에서 호평받은 전장이 많았던 만큼, 향후 다른 모드로 리워크 되거나 PvE 등에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기존 캐릭터 중 일부도 리워크됐는데, 농성 능력이 공격적인 능력으로 대체되는 경향이 있다. 점령전이 삭제되며 한 장소에서 농성할 필요가 많이 사라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가장 눈에 띄게 변한 영웅인 오리사는 방벽 설치 능력을 잃었으며 광역 군중 제어 능력 대신 단일 대상을 벽에 꽂아버릴 수 있는 투창 스킬을 얻었다. 또한 시그마처럼 적 투사체를 지워버릴 수 있게 되며 적진에 돌입할 때 유리한 캐릭터가 됐다.

그러나 공격적인 능력을 얻은 대신 방어적인 능력을 많이 잃은 덕에 한 자리뿐인 돌격군에 오리사를 채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공격적인 능력을 주로 활용하자면 더 활용하기 좋은 영웅이 이미 있기 때문이다.

자유 역할 모드에서는 이 단점을 다른 돌격군 영웅이 채워주며 자주 채용됐는데, 특히 적진으로 진입할 때 막강한 활용도를 보였다. 교착 상태에서는 라인하르트나 시그마가 전면에 나서고, 돌입할 때는 오리사가 선봉에 서는 식이다.

한편 바스티온은 캐릭터를 상징하는 기술인 설정: 경계 대신 일정 시간 동안 전차 차체에 벌컨포가 달린 형태로 변신하는 설정: 강습 스킬이 생겼고, 수리 능력이 전술 수류탄으로 대체되며 온전한 공격형 영웅으로 재탄생했다. 설정: 수색 상태에서 적을 견제하다가 설정: 강습을 통해 막강한 화력을 투사하며 아군을 엄호하는 식이다.

설정: 전차가 자주포처럼 포격하는 설정: 포격으로 바뀐 점도 눈에 띄는데, 설정: 전차를 발동한 바스티온이 자리야 방벽을 달고 적진에 난입해 모두 도륙 내버리는 참사가 사라진 대신 적 진형을 무너뜨려 아군이 진입하기 쉽게 해주는 역할을 하게 됐다.

이런 변화는 기존에도 그리 느리지 않았던 게임 템포를 한층 빠르게 만들고, 교착상태가 일어나더라도 빠르게 해소할 수 있게 해줬다. 각 게임이 진행되는 시간이 짧아지는 대신 그 안에서 벌어지는 교전은 더 치열하고 농밀해진 셈이다. 짧은 시간 안에 더 격렬하고 많은 게임을 즐기고 싶어 하는 유저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한편 이런 변화로 리워크가 이뤄지지 않은 기존 영웅들도 영향을 받은 점이 눈에 띄었다.

대표적으로 이득을 본 캐릭터로는 메르시가 있다. 전투 인원이 5v5로 줄어들며 상대 지원군 영웅 제거를 위해 암살자처럼 운용할 TO가 하나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2-2-2 체제에서 라인하르트와 시그마 등 방벽 류 영웅 둘로 전선 교착을 유도하고 공격군 자리 중 하나에 겐지나 트레이서, 둠피스트, 위도우메이커 등을 투입해 암살조를 운용했다.

2-1-2 체제에서는 이런 운용이 어려워졌다. 돌격군이 전선을 오래 유지하기 어려워졌고, 둠피스트가 돌격군으로 변경되며 둠피스트를 암살자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전선을 포기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후방을 노릴만한 기회가 많이 찾아오지 않고, 그런 만큼 후방 지원에 치중된 메르시의 생존력이 크게 올랐다.

2-2-2 체제에서 종종 활용되던 소위 '돌진 조합'을 활용하기 더 어려워졌다는 점도 한몫한다. 기동성이 높은 영웅 구성으로 적진에 난입해 지원군 영웅을 빠르게 제거하는 전략인데, 이 조합에서 유지력을 책임지던 윈스턴과 D.Va중 하나만 사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돌진 조합 전략을 위해 디자인된 정커퀸이 그 역할을 대신 할 수 있지만, 정커퀸이 아군에게 유지력을 제공할 수 있는 시간이 한정되다 보니 난입하고 나서 큰 피해를 주지 못하는 경우가 생겼다. 결과적으로 메르시를 비롯한 지원군 영웅들이 생존할 가능성이 더 커진 셈이다.

신규 모드인 '밀기'는 양 팀 목표가 동일하게 화물 밀기라는 점에서 기존 호위 모드와 차별성을 뒀다. 사라진 점령 모드와 비교하면 훨씬 더 공정하고 흥미진진한 모드이기도 했다.

호위 모드는 공격팀이 무조건 화물 주위에 몰려있어야 했고, 따라서 적 공격에 일망타진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상위 랭크일수록 화물을 끝까지 밀어서 승리하기보단 누가 더 많이 밀었느냐를 두고 승패가 정해지는 경향도 있었다.

공격과 수비가 한 라운드 내에서 빈번하게 전환된다는 점도 인상 깊었다. 기존 호위 모드에선 한 번 적을 전멸시킨 뒤 화물 주변에 엄폐하고 다음 적을 기다리는 플레이가 반복됐는데, 밀기에서는 적을 전멸시키는 즉시 공수가 교대되기 때문이다.

로봇이 벽을 밀고 간다는 특성은 가뜩이나 빠른 공세 역전을 더 빠르게 하는 효과로 이어졌다. 벽을 밀고 갈 때는 힘겹게 밀지만, 공수 전환이 일어나면 반대편 벽까지 매우 빠르게 이동한다. 역전할 수 있는 여지가 더 커졌고, 끝까지 방심할 수 없게 하는 요소가 된다.

재미있냐 재미없냐를 따진다면, '오버워치 2' 베타 테스트 경험은 재밌었다. 플레이 경험도 상당히 개선됐다. 다만 클로즈 베타 테스트에서 제공된 콘텐츠는 오랜 시간을 기다린 만큼 충실하지 못했다는 느낌이다. 이 정도 콘텐츠로 만족하기에 유저들은 너무나 오래 기다렸다.

'오버워치 2' 개발 기간이 오래 걸린 이유는 게임 엔진 교체 때문이다. 개발진에 따르면 전장 데이터를 모듈화해 플레이 중간에 날씨나 시간 변화 효과를 구현할 수 있게 했고, PvE 콘텐츠 개발에도 훨씬 용이해졌다.

그러나 클로즈 베타 환경에 새로운 엔진을 체감할만한 요소는 없다. PvE도 없고, 새로운 맵에도 날씨나 시간 변화 요소가 적용된 맵도 추가되지 않았다. 접속 안정성과 밸런스 조정을 위한 클로즈 베타 테스트인 만큼 꼭 해당 콘텐츠가 제공될 필요는 없지만, 그 점과 별개로 유저들이 '고작 이거 하려고 그 긴 시간 동안 업데이트가 없었나' 하고 비판하기엔 충분하기도 하다.

유저들이 '오버워치'를 '망겜'이라고 비하했던 이유는 게임 흥행이나 점유율과 별개로 제대로 된 콘텐츠 업데이트가 끊겼었기 때문이다. 뚜렷한 업데이트가 없다면 망한 게임과 진배없다는 인식이었고, '오버워치 2' 개발 기간 동안 업데이트가 끊겼던 '오버워치 1'은 그런 인식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게임이었다.

개발진은 로드맵을 통해 정기적인 업데이트를 약속했지만, 2년여에 걸친 기다림에 지쳐버린 유저들은 아직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은 상태다. 결국 출시 후 새로운 엔진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콘텐츠와 주기적인 업데이트가 제공되고 나서야 '조금 규모가 큰 패치에 거창하게 '2' 씩이나 달았다'라는 조롱에서 벗어나 진짜 후속작, 제대로 된 '오버워치 2'로 인정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오버워치 2'가 개발진이 호언장담한 대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유저들에게 인정받을지, 아니면 목소리만 크고 또다시 유저들을 실망하게 할지는 결국 정식 출시 후 게임 운영에 달린 셈이다. 과연 '오버워치 2'가 '오버워치' 출시 당시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