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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영웅전설 여의 궤적 Ⅱ, 한정판 언박싱·프리뷰

작성자 :	등록일 : 2022-10-24 오후 4:58:50

클라우디드 레오파드 엔터테인먼트 코리아(이하 CLEK)는 팔콤이 개발한 '영웅전설 여의 궤적Ⅱ(이하 '여의 궤적Ⅱ')' PS5 버전 통상판 및 한정 패키지를 10월 27일 국내 정식 출시한다. 정식 출시 전 한정판 패키지를 미리 확인해볼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한정판 패키지를 감싼 슬리브 케이스는 트레일러에서부터 강렬한 존재감을 뽐냈던 붉은 그렌델을 의식한 듯 검붉은색으로 꾸며져 있다. 내부에 실물 굿즈가 담긴 속 상자와 게임 패키지가 동봉돼 있으며, 속 상자는 겉면과 상반되는 깔끔한 하얀색에 붉은색 포인트로 디자인 됐다.

도력기(오브먼트)를 형상화한 상자를 활용했던 전작 한정판보다는 좀 더 단순한 디자인이지만, 내부 구성이 전작보다 충실해 소장 가치는 늘어났다. 한편 띠지는 분리해 별도 전시할 수 있게 되어있다.

게임 패키지는 일반적인 PS5 게임 패키지와 동일하지만, 초회 한정 부록인 특별 코스튬과 할로우 코어 보이스를 입수할 수 있는 코드와 함께 게임 해설서가 제공된다. 고유명사가 난무하는 게임 특성상 해설서의 존재는 꽤 반갑다.

속 상자를 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BGM 세트 코드다. '여의 궤적 Ⅱ'에서는 특정 장소에 BGM을 바꿀 수 있는데, 시리즈 인기작 중 하나인 '하늘의 궤적' BGM을 사용할 수 있다. 이외에 2022-2023 캘린더와 미니 OST CD, 극세사 패브릭이 제공된다.

캘린더는 스프링으로 고정해 넘기는 방식이 아니라 얇은 아크릴 스탠드에 카드 형태로 된 달력을 교체하는 식이었다. 또한 달력 뒷면에는 지금까지 출시된 '궤적' 시리즈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어 시간이 지나 달력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되어도 액자로 활용할 수 있어 전시용 굿즈로서 완성도가 높다.

전작 일러스트에는 해당 작품이 진행 중일 때 '여의 궤적' 시리즈 주인공인 반 아크라이드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알려주는 문구가 곁들여져 있는데, 인게임에서 다소 두루뭉술하게 묘사한 과거를 알 수 있는 만큼 '궤적' 시리즈 특유의 방대하고 섬세한 설정을 파고드는 걸 즐기는 유저라면 좋아할 만한 구성품이다.

극세사 패브릭은 일반적인 극세사 패브릭처럼 안경닦이로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작중 배경인 칼바드 공화국 전도가 그려져 있어 장식용으로도 좋다. 게임 지도를 액자나 족자 형식으로 벽에 걸어두는 로망을 충족시켜주는 멋진 물건이다. 종이 재질이 아니라 쉽게 상하지도 않고 접힌 흔적도 보이지 않아 더더욱 가치가 높다.

전작에 이어 '여의 궤적Ⅱ'에서도 유저는 뒷세계 해결사 반 아스트리드를 주인공 삼아 모험을 펼쳐가게 된다. 전작에서 보여준 캐릭터 성은 유지하되, 동료들과 처음 만나고 합류하는 과정이 전작에서 이미 이뤄진 만큼 초반 전개가 다소 빨라졌다.

동료 합류가 빨라진 만큼 동료들과 유대를 쌓는 장면도 보강되었다. 특히 특정 캐릭터와 더 친밀해질 수 있는 커넥트 이벤트는 1:1 만남에서 탈피해 두 캐릭터와 함께 만나는 등 새로운 요소가 도입됐다.

동료들과 함께하는 각종 연출도 완성도가 크게 올랐다. '영웅전설 여의 궤적' PS5 리메이크 버전이 이미 최신 그래픽 기술을 활용해 개발된 만큼 리마스터와 비교해 '여의 궤적Ⅱ'에 괄목할만한 그래픽 발전은 없었지만, 대신 이벤트나 S크래프트 연출이 더 섬세하고 화려해졌다.

반 아스트리드가 주체가 되어 동료 전원이 함께 이동하던 전작과 달리 '여의 궤적Ⅱ'에서는 인물들이 여러 일행으로 나뉘어 따로 행동한다. 최종적으로는 모든 챕터를 확인해야 하지만, 어떤 챕터를 먼저 선택하느냐에 따라 다른 분기에 소소한 변화가 생기는 등 신경 써야 할 점이 있다.

해당 챕터를 주도하는 인물에 따라 플레이 양상도 조금 달라진다. 예컨대 반은 메어를 조작해 잠겨있는 상자 등을 해킹해 열 수 있으며, 암살자 출신인 스윈은 적을 미행하는 미니 게임 콘텐츠가 있다.

분기 시스템에 의해 특정 캐릭터만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플레이가 조금 어려워졌지만, 캐릭터 성장을 보조해줄 만한 여러 요소가 추가되어 육성에 허덕이는 일은 없었다.

스토리 측면에서 전작과 가장 큰 차이는 시간 역행이라는 설정이다. 주연 캐릭터가 사망하는 등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하면 시간을 되돌린 뒤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요소다.

겉으로 보기에는 루트 분기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일직선 진행에 가깝다는 점은 마이너스 요소다. 배드엔딩 수집 요소가 있는 작품은 대부분 유저가 잘못된 선택을 했을 때 게임 진행을 되돌리곤 하는데, '여의 궤적Ⅱ'는 우선 잘못된 선택을 진행한 뒤 시간을 되돌려 추가 선택지를 제공하는 식이다.

시간 역행 요소를 제외한다면 시나리오 분량이 많은 편은 아니다. 초반보다는 후반부에 스토리가 격화하는 RPG 장르 특성상 게임이 진행될수록 시간을 역행하는 스토리가 자주 발생하는데, 시간이 되돌아갈 때마다 이미 본 장면 중 일부를 어쩔 수 없이 다시 봐야 하는 만큼 다소 지루해지는 부분이 있다.

전작에서 호평받았던 필드 전투 부분은 한층 강화된 모습으로 돌아왔다. 적의 공격을 타이밍 맞춰 회피한 뒤 다른 아군과 교환해 더 강한 공격을 발동하는 크로스 차지 공격을 할 수 있으며, 필드 전투에서도 간단한 아츠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필드에서도 아츠를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은 전투 난도를 매우 높게 설정한 유저에게 단비 같은 기능이다. 첫 동료가 아니에스가 아니라 일레인으로 바뀐 덕에 아니에스가 합류하기 전까지는 치유 대신 반과 일레인을 통한 고화력으로 상황을 풀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공격을 주고받아야 하는 턴제 배틀보다는 필드 전투를 통해 적 공격을 되도록 모두 회피하며 플레이해야 할 때가 있다.

물론 필요할 때는 턴제 전투에 돌입해야 한다. 주요 전투가 자동으로 턴제 전투로 전환돼 익숙해져야 할 필요도 있고, 아예 피격당하지 않는다면 모르되 그게 쉽지 않은 만큼 때로는 턴제 전투에서 피해를 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턴제 전투에서는 사실상 행동 순서를 모른 채 플레이 해야 했던 AT 바가 개선돼 행동 순서를 명확하게 알 수 있게 됐다. 또한 플레이어블 캐릭터의 전유물이던 S크래프트를 보스도 사용하기 때문에 전투 난도도 크게 올랐다. 고난도에서는 정말 아차 하는 새 전멸할 수 있다.

새로 도입된 전투 콘텐츠인 메르헨 가르텐은 게임 편의성을 대폭 늘려준다. 사실상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전투 콘텐츠라는 점에서 캐릭터 육성에 큰 도움을 주며, 상점을 일일이 찾지 않고도 크래프트 조정이나 아이템 획득, 쿼츠 제어 등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의성도 높다.

또한 메르헨 가르텐을 플레이하며 얻는 재화를 통해 미스틱 큐브라는 뽑기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캐릭터 육성에 필요한 다양한 아이템을 랜덤하게 제공하며, 전작에서 판매했던 의상이나 BGM DLC를 미스틱 큐브를 통해 무료로 제공해 매우 뛰어난 팬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편 탈취된 가상현실 시스템을 회수하고 테스트한다는 설정에 따라 메르헨 가르텐 역시 최종 돌파 시 고유 스토리를 제공하는데, 단순히 편의 요소로 넣었어도 될 콘텐츠를 세계관에 녹아들게 해 게임 몰입감을 해치지 않는다.

미니 게임 콘텐츠로 낚시와 카드 게임, 풍선 모으기 같은 콘텐츠도 제공된다. 이중 완성도가 높은 콘텐츠는 낚시로, 낚시 미니게임이 꽤 빠르고 긴박하게 진행되는 데다가 다양한 어종을 최고 크기로 수집하는 등 틈틈이 즐기게 되는 콘텐츠였다.

전작에서 '새로운 궤적 시리즈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라고 말했지만, 본격적으로 다른 '궤적' 시리즈와 엮이기 시작하며 진입장벽이 대폭 늘었다. 특히 '제로의 궤적'과 '시작의 궤적'과 관련된 요소가 적지 않게 포함되어 있는데,

개발사도 진입 장벽 문제를 의식한 듯 매 장이 끝날 때 세계관이나 전작 스토리를 설명해주는 영상들을 넣어놨지만, 플레이 중에 맥을 끊고 여러 영상을 확인해야 한다는 건 꽤 지겨운 일이다.

기존 시리즈와 엮인 만큼 스토리 완성도는 높아졌다. 밀도 있는 스토리를 위해 어쩔 수 없는 판단을 내렸다고도 볼 수 있는데, 시리즈 팬들에게는 긍정적인 요소로, 전작으로 처음 '궤적' 시리즈에 입문한 유저들에게는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어 보인다.

정식 출시 전 공식 인터뷰에 따르면 '궤적' 시리즈는 '영웅전설 여의 궤적 Ⅱ'를 통해 비로소 칠부능선에 올랐다고 한다. 비유적 표현이 아니라, 정말로 스토리 중 70% 정도가 진행됐다는 뜻이다.

'여의 궤적 Ⅱ'는 70%라는 진척도에 딱 맞는 작품이다. '여의 궤적' 시리즈에 얽힌 여러 이야깃거리를 풀어내면서도 다음 편에 대한 예고를 잊지 않았고, 공화국 편을 마무리 짓고 '궤적' 시리즈 전체를 완결 내러 가는 길목에서 시리즈 완성도를 한층 더 끌어 올렸다.

상술한 진입 장벽 문제가 있긴 하지만, 게임 자체가 재밌는 만큼 전작 '여의 궤적'으로 입문한 팬이라면 '궤적' 시리즈라는 거대한 흐름을 받아들이기 전 준비 운동이 될 수 있는 작품이다. 일종의 진입 관문쯤이라고나 할까. 물론 기존 '궤적' 시리즈 팬들에게도 의미 있는 작품임은 분명하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