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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크래프톤 칼리스토 프로토콜, ‘익숙한 스플래터 범벅’

작성자 :	등록일 : 2022-10-27 오후 5:06:39

크래프톤 산하 개발 스튜디오 스트라이킹 디스턴스(Striking Distance)가 만든 생존 공포 신작 ‘칼리스토 프로토콜(The Callisto Protocol)’이 12월 2일 글로벌 동시 발매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 10월 18일 크래프톤 사옥에서 플레이스테이션5(PS5) 버전 비공개 시연회가 진행됐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SF 생존 공포 TPS ‘데드 스페이스(Dead Space)’ 시리즈와 FPS ‘콜 오브 듀티(Call of Duty)’ 개발을 주도한 글렌 스코필드(Glen Schofield) 디렉터를 중심으로 개발 중인 게임이다. 이 때문에 2020년 12월 첫 공개 후부터 ‘데드 스페이스 정신적 후속작’이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2320년 목성 위성 칼리스토에 있는 감옥 ‘블랙 아이언 교도소’를 배경으로 만든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수감자인 주인공 ‘제이콥 리(Jacob Lee)’가 겪는 여러 가지 일을 그렸다. 긴장감, 절망감, 분위기, 인간적인 면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조합한 ‘호러 엔지니어링(Horror Engineering)’으로 디자인해 유저에게 공포를 선사하려는 작품이기도 하다.

시연은 게임 중반 부분인 Habitat(서식지)에서 시작했다. 무릎까지 차오르는 오수를 온몸에 묻히고 돌아다녀야 하는 곳이었다. 오수 덕에 움직임은 다소 굼뜰 수밖에 없는데, 여기저기서 괴물들이 튀어나와 주인공을 위협했다. 게임 전체적인 특성인지 지역적 특성인지는 몰라도 광원이 제한적이면서 굉장히 어둡고 음산한 분위기가 지속됐다.

가장 눈에 띈 부분은 UI다. 일반적으로 게임 내 정보는 오로지 ‘제이콥 리’ 목뒤에 붙은 게이지 표시가 전부다. 초록색->노란색->빨간색 순으로 현 상태를 나타낸다. 보유한 탄 수는 총 자체에 표시되고 아이템은 얻을 때 무엇인지 잠시 표시된 후 사라진다. 이런 단순한 UI는 ‘데드 스페이스’ 때 선보여 호평받은 UI를 계승한 부분으로 보인다.

또한, 무기 강화나 생산 등을 하는 지점이 안전하지 않은 점도 확인됐다. 일반적인 공포 게임에서 세이브 포인트 같은 특정 장소는 안전한 곳으로 유저가 안심하고 있을 수 있으나 ‘데드 스페이스’는 저장이나 강화 등 여러 활동을 할 때도 게임 시간이 흐르고 공격받을 수 있어 긴장감을 놓지 못했다. ‘칼리스토 프로토콜’도 마찬가지였다.

한술 더 떠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괴물들이 유저가 있는 곳을 찾아오기도 한다. 시연 동안 괴물을 발견 후 문을 닫고 숨어봤으나 괴물들은 환풍구나 통로 등을 활용해 캐릭터가 있는 곳을 찾아왔다. 심지어 괴물들이 이동하는 소리, 발소리 등이 들려 어느 지점에서 등장할지 파악할 수도 있었다.

단순한 UI와 수준 높은 괴물 인공지능 등은 몰입감을 높이는 요소다. 괴물과 합을 주고받는 전투도 마찬가지다. 생각 없이 때리고 쏘는 방식으로는 ‘칼리스토 프로토콜’에서 살아남을 수 없었다. 괴물이 어떻게 공격하는지 보고 피해야 했고 심지어는 괴물이 촉수를 통해 변신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했다. 공격 후 나타난 조준점에 ‘퀵 샷’을 하면 쉽게 처치할 수 있었고 생명을 위협하는 QTE도 계속됐다.

전투를 위한 조작은 단순하지만, 깊이가 있었다. 회피는 아날로그 스틱+버튼으로 회피하는 여느 게임과 달리 공격받을 때 원하는 방향으로 아날로그 스틱을 움직이면 그 방향으로 캐릭터가 피했다. 방어는 아날로그 스틱을 아래로 내리기만 하면 됐다. 익숙해지면 공격을 모두 피하거나 막고 괴물을 농락할 수 있을 듯 보였다.

하지만 다른 괴물이 이를 두고 보지 않았다. 한 마리를 상대하는 동안 다른 괴물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다가 몸통 박치기를 하거나 원거리 공격을 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괴물을 상대할 때는 전략이 필요했고 어떤 전략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같은 구간, 같은 괴물 수라도 양상이 완전히 바뀌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공포 게임은 익숙해질수록 무섭지 않은데, ‘칼리스토 프로토콜’도 마찬가지였다. ‘데드 스페이스’와 마찬가지로 팔·다리 등에 ‘전략적인 공격’을 해 절단하고 괴물을 농락하는 수준으로 플레이할 수도 있었다. 장비 강화 시스템을 통해 이를 극대화할 수도 있어 보였다.

그러나 괴물들이 반응하는 방식이 다른 부분이 있었다. 예를 들면 첫 조우 때는 두 마리가 동시에 달려들었다면, 두 번째는 한 마리가 먼저 오고 다른 한 마리는 뒤에서 눈치를 보는 식이다. 괴물이 등장하는 장소는 같으나 소소하게 다른 경험을 제공했다.

‘제이콥 리’가 사용하는 장비는 진압봉·권총·GRP(중력 제어 무기) 등이다. 이중 GRP는 ‘데드 스페이스’ 시리즈에 등장한 ‘키네시스 모듈’과 유사했다. 차이점은 사용처다. ‘키네시스 모듈’은 사물에만 사용하고 살아있는 생명체·괴물에겐 사용할 수 없지만, GRP는 괴물에게도 사용할 수 있다. 그래서 괴물을 잡고 던지거나 잡은 채로 적 원거리 공격을 막는 등 여러 가지로 활용하면서 창의적인 전투가 가능했다.

다만 조작감이 다소 답답한 부분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공포 게임은 액션 게임과 다르게 공포감 극대화를 위해 조작이 빠릿빠릿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데, ‘칼리스토 프로토콜’도 마찬가지였다. 굼뜬 움직임과 액션 공포 게임 중 일부가 도입한 ‘퀵 턴(버튼 조작으로 캐릭터가 바로 뒤돌아보게 만듦)’이 없는 등 일부러 다소 답답하게 조작하도록 해 공포감을 극대화하려 한 모습이 보였다.

최적화는 아쉬웠다. PS5 4K 환경에서 프레임 드랍이 종종 있었다. 오브젝트가 많은 구간에선 체감상 10프레임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시연 버전이라 모자란 부분이 있으나 10월 22일 골드 행(타이틀 제작 원본 완성)을 선언한 만큼, 정식 출시 때는 나은 모습을 기대한다.

비록 짧은 시연이었지만,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전체적인 구성에서 ‘데드 스페이스’와 비슷한 느낌을 줬다. 점프 스케어도 적당히 배치됐고 스산한 분위기와 적절한 조명 활용 등이 두려운 분위기를 조성했다. 공포 게임에 익숙지 못한 유저라면 극도로 무서운 감정을 느낄 수 있고 익숙한 유저라면 준수한 액션과 피와 살점이 난무하는 ‘스플래터 범벅’으로 사골국같이 진득한 재미를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겜툰 박해수 기자 caostra@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