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피아는 캡콤이 개발한 생존 공포 게임 ‘바이오하자드 빌리지(Biohazard Village, 북미명 Resident Evil Village, 이하 빌리지)’ 추가 콘텐츠 DLC인 '윈터즈 익스팬션(Winter's Expansion) 및 본편과 DLC 합본판인 '바이오하자드 빌리지 골드 에디션(이하 골드 에디션)'을 10월 28일 국내 정식 발매했다.
'윈터즈 익스팬션'에는 본편 이후 이야기를 담은 외전 '섀도우스 오브 로즈(Shadows of Rose)'와 본편 및 '섀도우스 오브 로즈'를 삼인칭으로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추가 시점 모드, 그리고 생존 미니게임 '더 머셔너리즈(The Mercenaries)' 추가 캐릭터 및 스테이지를 제공하는 '더 머셔너리즈 어디셔널 오더즈(Additional Orders)'가 포함되어 있다.
'골드 에디션'을 구매한 유저는 '윈터즈 익스팬션' 외에 특전 무기와 스킨 등이 포함된 '트라우마 팩' DLC를 함께 얻을 수 있으며, 온라인 전용 외전 타이틀인 '바이오하자드 리:버스(Biohazard Re:Verse)'를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다.
확장 콘텐츠인 만큼 본편 경험은 원본과 큰 차이가 없다. 에반 윈터스가 되어 기괴한 마을과 저택, 성을 탐험하고 딸을 찾아 해매며 부성애를 통해 시련을 이겨내는 서사를 고스란히 즐길 수 있다.
삼인칭 시점은 그 과정을 색다른 시각으로 즐길 수 있게 해줬다. 시리즈 전통의 삼인칭 시점을 더 선호하거나 3D 멀미 문제로 일인칭 시점 게임을 즐길 수 없던 유저들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카메라 무빙 같은
다만 최초 개발부터 삼인칭 시점을 고려한 작품은 아니다 보니 약간 어색한 부분이 존재한다. 아무래도 일인칭 시점에 맞춰 만들어진 지형이다 보니 삼인칭 시점으로 전환할 경우 시야에 비해 공간이 좁은 편이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시점 변경을 제공하는 다른 게임들에서 종종 일어나는 카메라 무빙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좁은 실내를 돌아다닐 일이 많은 게임인 만큼 지형에 부딪히거나 어딘가에 걸리는 일이 많았다.
화면 중앙을 캐릭터가 메우는데다가 지형에 부딪힐 일이 많아지다보니 협소한 지역을 헤맨다는 점이 가져다주는 공포감은 늘었다. 반면 캐릭터 등 뒤를 볼 수 있고 무엇보다 시점 변화로 인해 주인공에 대한 몰입감이 떨어지는 만큼 전체적인 공포감은 떨어지는 효과가 생겼다.
삼인칭 설정 상태에서도 일부 컷인은 그대로 일인칭인 점은 아쉬웠다. 예컨대 극 초반부에서 라이칸에게 물어뜯겨 왼손을 크게 다치는 장면은 주인공에 몰입해있던 유저들이 큰 충격을 받는 구간 중 하나로 유명한데, 삼인칭 시점이었다면 충격을 덜 수 있었겠으나 일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탓에 충격이 줄어드는 일은 없었다.
'섀도우스 오브 로즈'는 원래도 완성도 있던 '빌리지' 서사를 완성하는 에필로그 같은 시나리오였다. 어린 모습만 나오다가 본편 엔딩 시점에서 훌쩍 큰 모습으로 등장해 유저들에게 궁금증을 일으켰던 로즈마리 윈터스, 즉 로즈가 자신에게 깃든 변종사상균을 없앨 수 있는 수정의 위치를 알아내기 위해 마더 미란다의 기억으로 들어간다는 스토리다.
기억 속 세계를 다루는 만큼 본편에 등장했던 맵을 다시 탐험하지만, 맵 해석이나 기믹이 달라져 재탕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또한 전투 훈련을 받은 적 없다는 캐릭터 특성 때문인지 총기를 사용한 직접적인 전투는 상당히 제한되는 편이지만, 대신 로즈가 지닌 힘을 통해 퍼즐을 풀어나가는 등 본편과는 다른 재미가 있었다.
서사 측면에서도 인상적이었지만, 공포 연출도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현실이 아니라는 설정에 충실한 덕분에 본편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각종 공포 연출이 등장했으며, 덕분에 새로운 형태의 공포를 즐길 수 있었다.
'빌리지' 본편은 전작과 비교해 공포 비중을 줄이고 액션 비중을 늘려 균형을 맞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공포 게임 마니아들에게는 아쉽다는 평가를 듣기도 한 작품이다. 그런 유저들은 '섀도우스 오브 로즈'를 통해 만족감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결과적으로 '섀도우스 오브 로즈'는 본편에서 미처 해소하지 못한 복선을 해결한 좋은 스토리였다. 또한 균근으로 인해 남들과 다른 삶을 살아야 했던 로즈의 트라우마와 힘들었던 과거를 조명해 인물 개인에 대한 서사를 탄탄하게 채우기도 했다.
재미에 비해 플레이타임이 약 3~4시간으로 짧은 편인 점은 아쉬웠는데, 더 길어지면 DLC가 아니라 아예 스탠드얼론 작품이 하나 나올 판국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짧은 DLC 플레이만을 위해 새로 플레이어블 캐릭터 시스템을 만들기는 어려웠는지 본편 주인공인 에단과 같은 베이스에 스킨만 바뀐 듯 한데, 그렇게 추측하는 근거는 로즈가 삼인칭 시점에서 얼굴을 보여주지 않기 때문이다.
에단은 절대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 몇 안 되는 인물이며, 본편을 삼인칭 모드로 플레이할 때도 카메라를 돌려 에단 얼굴을 보려고 하면 얼굴을 볼 수 없는 각도로 몸을 돌려버린다. 로즈 역시 마찬가지인데, 이미 여러 매체를 통해 얼굴이 드러난 만큼 굳이 로즈로 플레이할 때마저 얼굴을 안 보여줄 필요가 있나 싶다.
일반적인 게임 플레이에서는 신경 쓸 일이 없었지만, 포토모드에서는 다소 불편했다. 로즈 얼굴이 나오는 스크린샷을 도저히 찍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로즈와 똑같이 생긴 캐릭터가 잔뜩 나온다는 점도 딱히 위안이 되지는 않았다.
'더 머서너리즈 어디셔널 오더즈'는 확실히 새로운 재미를 제공했다. 새로운 스테이지에 더해 신규 캐릭터 크리스 레드필드와 칼 하이젠베르크, 알치나 드미트리스쿠를 플레이할 수 있는데, 새로운 게임 플레이라는 점 외에 보스 캐릭터를 조작한다는 감성적인 재미도 느낄 수 있었다.
칼 하이젠베르크는 모든 지역을 노말 난이도 A 랭크로 클리어하면 해금되는 캐릭터로, 충전 공격이 가능한 망치를 사용한 액션을 선보인다. 또한 자기력을 다루는 능력자답게 톱날이나 쇳조각을 투척해 원거리 공격을 사용할 수 있다.
본편 행적과 무기만 봐서는 상당히 호쾌한 플레이가 가능할 듯했지만, 생각 외로 크리스보다는 느긋한 액션을 제공했다. 대신 소환수인 졸다트 제트와 슈트름을 적재적소에서 사용하는 전략적인 재미를 제공했다.
알치나 드미트리스쿠는 DLC로 추가된 신규 맵인 '피투성이 강'을 S랭크 이상으로 클리어하면 플레이할 수 있으며, 흥분도라는 고유한 게이지를 사용한다.
드미트리스쿠 자매 소환을 통한 안정적인 전투나 본편에서 보여줬던 막강한 화력도 강점이지만, 결국 플레이 후에 기억에 남는 부분은 일종의 필살기인 화장대 던지기였다. 알치나 드미트리스쿠 하면 생각나는 그 장면을 오마주 한 듯 한데, 단번에 보스급 적을 해치울 수 있는 화력보다도 기술 자체가 꽤 인상적이었다. 사실, 한창 싸우다가 어디에선가 화장대를 꺼내서 집어 던지는 기술이 인상적이지 않기도 힘들다.
두 보스에 가려져서 크게 조명받지는 않았지만, 크리스 레드필드도 흥미로운 캐릭터였다. 각종 격투능력을 통해 적을 빠르게 타격할 수 있었고 뭉쳐있는 적에게 표적 탐지기를 사용해 폭격을 요청하는 쾌감도 있었다. 보스 캐릭터와 다르게 해금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좋았다.
그러나 방어가 불가능하고 체력 회복 수단이 없어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적과 거리 재기에 익숙한 고수 유저가 아이템 집는 시간도 아까운 스피드런을 즐길 때 쓸만한 캐릭터였다고 해야 할까.
한편 '더 머셔너리즈'에서는 삼인칭 시점을 지원하지 않는다. 기술적인 문제 같지는 않고 게임 특성 문제로 보이는데, 색적이 중요한 '더 머셔너리즈'인 만큼 시야 측면에서 이점을 주는 삼인칭 옵션을 사용할 수 없게 한 듯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크게 문제 될 일이 아니지만, 3D 멀미로 인해 일인칭 게임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유저들에게는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이다.
'바이오하자드 빌리지 골드 에디션'은 꽤 수수한 확장판이다. 추가된 콘텐츠를 겉에서만 보자면 사실상 3~4시간짜리 짧은 추가 스토리와 미니게임 추가 캐릭터, 그리고 시점 변경 기능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찬 확장판이기도 하다. 추가된 요소 하나하나가 모두 '바이오하자드 빌리지' 출시 직후부터 유저들이 오랜 시간 동안 요청해오던 것들이고, 그 완성도도 낮지 않다.
이미 게임을 모두 즐기고 새로운 자극을 찾던 기존 유저와 이번 기회에 '바이오하자드 빌리지'를 구매하려는 유저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좋은 확장판의 견본 같은 작품이라고 할만하다.
리뷰/프리뷰
수수하지만 알찬 바이오하자드 빌리지 골드 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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