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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1, PC 버전 리뷰

작성자 :	등록일 : 2023-05-04 오전 10:31:38

소니 인터렉티브 엔터테인먼트(이하 SIE)는 너티 독이 개발하고 자사가 유통하는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1' PC 버전을 3월 29일 정식 출시했다. PC 이식은 아이언 갤럭시가 담당했다. 플랫폼은 스팀과 에픽게임즈 스토어로, 게임 클리어시 구매한 스토어에 따라 전용 캐릭터 스킨을 제공한다.

PC 버전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1'은 역사가 꽤 복잡한 게임이다. 원본 게임은 2013년 6월 14일 소니 플레이스테이션(PS) 3 독점 게임으로 출시된 '더 라스트 오브 어스'다. 2014년 7월 29일에는 해당 작품을 일부 개선한 '더 라스트 오브 어스 리마스터드'가 PS4 독점으로 출시됐다.

리마스터 버전을 기준으로 후속작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엔진을 활용해 PS5 독점으로 리메이크한 작품이 2022년 9월 2일 출시된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1'이며, 이번 PC 이식은 바로 이 PS5 버전을 기반으로 이뤄졌다. 첫 출시 후 10년도 채 되지 않은 시간 동안 리마스터, 리메이크, 타 기종 이식을 거친 드문 게임인 셈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개선점은 그래픽이다. 원작도 뛰어난 그래픽을 선보인 게임이었지만, 리메이크 과정에서 전반적인 그래픽 완성도가 크게 올랐다. 오브젝트 완성도가 높고 반사 효과도 사실적으로 구현됐다. 콘솔 버전과 달리 PC 버전은 와이드 화면 비율도 지원하기 때문에 해당 화면 비율을 지원하는 장비가 있는 유저라면 게임을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캐릭터 모델링이 일부 변경되기도 했다. 캐릭터 모델링을 순수 그래픽으로 처리한 '라스트 오브 어스'와 달리 페이스 캡쳐 기술을 활용한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를 계승했기 때문이다. 캐릭터 연기나 표정 변화 등이 더 생생하게 변했고, 그래픽 옵션을 높게 설정했다면 적을 암살할 때 적이 경악하는 표정까지 확인할 수 있다. 게임을 한층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요소다.

'라스트 오브 어스'가 2013년 각종 시상식을 섭렵하게 해준 게임성은 리메이크 버전에서도 그대로다. 폐허를 탐험하며 재료를 모으고, 장비를 강화하고, 적과 전투하고, 때로는 숨어서 적을 기만하는 잠입 플레이도 즐길 수 있다.

'그대로'라는 점이 아쉽긴 하다. 리마스터가 아닌 리메이크임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게임 플레이가 크게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는 액션성과 오브젝트 상호작용 면에서 '라스트 오브 어스' 보다 개선된 부분이 많은 작품인데,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1'은 리메이크 과정에서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그래픽을 활용했으면서도 게임 플레이는 '라스트 오브 어스'를 계승했다.

스토리 전개 자체가 바뀌지는 않았지만, 원작 '라스트 오브 어스'와 비교해 번역 완성도가 향상되며 플레이가 더 쾌적해졌다. 비속어 표현도 제대로 번역됐다. 거칠기 그지없는 멸망 이후의 삶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후속작이 존재하는 게임을 리마스터 했다는 점에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라스트 오브 어스'는 스토리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던 게임이지만, 후속작이 출시되고 주인공들이 맞이하는 결말이 정해져 버렸기 때문이다. 리메이크 작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결국 후속작 스토리가 정해져 있는 이상, 이전 이야기를 다시 보는 일은 스토리를 감상하는 재미를 부분적으로 감소시킨다.

SIE가 PC 버전으로 출시한 게임 중에는 컨트롤러 지원이 가장 다양한 작품이다. 듀얼센스와 듀얼 쇼크 4, 엑스박스 게임패드, 스위치 프로 컨트롤러, 스팀 컨트롤러, 엑스박스 어댑티브 컨트롤러 등을 지원한다.

플레이스테이션 퍼스트 파티 게임이 으레 그렇듯 가장 완벽한 게임 플레이를 제공하는 컨트롤러는 듀얼 센스지만, 듀얼 센스 사용을 위한 사전 작업을 해두지 않을 경우 게임이 듀얼 센스를 기본 음향 출력 장치로 인식해 게임 소리가 사라지는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총기 활용이 중요한 게임인 만큼 PC 버전 전유물인 키보드-마우스로도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1'은 고난도로 갈수록 탄약 한발 한발이 소중한 게임이고, 마우스를 사용한 정밀한 조준은 탄약을 절약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낮은 난도에서는 마우스를 활용한 조준이 되레 방해되기도 했다. 조준 보정 기능이 조준점을 머리가 아닌 몸쪽으로 유도하기 때문이다. 머리를 조준하려다가 조준 보정 기능에 의해 조준점이 틀어지며 총알이 빗나가는 경우가 있었다. 컨트롤러 설정과 무관하게 난도에 따라 변하는 옵션이기 때문에, 조준 보정이 필요 없을경우 직접 해제해야 했다.

게임성 외의 문제로는 PC 최적화를 꼽을 수 있다. 출시 직후부터 게임이 정상적으로 실행되지 않아 스팀에서 '부정적' 평가를 기록했다. 개발사 역시 최적화 문제를 인지하고 꾸준히 최적화 패치를 제공 중이지만, 4월 29일 적용된 최신 패치인 1.0.4.1 버전에서도 간헐적으로 게임이 강제 종료되곤 했다.

그래픽 카드 업데이트를 할 때마다 셰이더를 다시 구축한다는 점도 게임 경험을 부정적으로 만드는 요인 중 하나였다. 셰이더 구축에는 2~3시간가량이 소요됐으며, 메인 화면에 머무른 채 셰이더만 구축할 때도 게임이 강제 종료되곤 했다.

그동안 SIE가 PC로 이식한 '마블스 스파이더 맨'이나 '언차티드 레거시 오브 시브즈 컬렉션' 등이 하나같이 뛰어난 최적화를 선보였던 점을 고려하면, 유독 최적화 문제가 심한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1'은 꽤 특이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꾸준히 패치를 거듭한다면 언젠가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1'도 다른 게임들처럼 뛰어난 최적화를 자랑할 날이 오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아니다.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1'에 대한 평가를 현 시점에서 내리기에는 다소 늦은 감이 있다. 원작, 리마스터, 리메이크를 거치며 세 번이나 검증된 작품인 만큼 믿고 구매할 수 있는 게임으로 정평이 나 있기 때문이다.

PC 이식 버전에서도 검증된 게임성은 그대로다. 아직 '라스트 오브 어스', 혹은 그 리마스터나 리메이크 버전을 플레이하지 않은 유저라면 구매해도 후회하지 않을 작품이다. 이미 콘솔 버전을 즐겨 봤으나 패드 조작에 익숙지 않아 고난도 도전을 포기했던 유저 역시 구매를 고려해볼만 하다. 다만, 게임 최적화 문제에 민감한 유저라면 조금 더 기다렸다가 구매하기를 추천한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