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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진보한 제다이 액션, 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

작성자 :	등록일 : 2023-05-10 오후 1:08:53

게임피아는 일렉트로닉 아츠(이하 EA) 산하 리스폰 스튜디오가 개발한 '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 게이밍 콘솔 버전을 4월 28일 국내 정식 출시했다. PC 버전 유통은 EA가 직접 담당했으며, 플랫폼과 무관하게 한국어 자막이 제공된다.

인기 SF 시리즈인 '스타워즈' 지식재산권(IP) 기반 게임으로, 전작 '스타워즈 제다이: 오더의 몰락'이 좋은 평가를 받으며 게임 개발이 시작됐다는 소식이 처음 나왔을 때부터 관심을 끌던 작품이기도 하다. 실제로 4월이 끝나가는 28일에 출시됐음에도 소니 인터렉티브 엔터테인먼트 추산 북미·유럽 플레이스테이션 5 4월 다운로드 랭킹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에서, 유저는 지령 66호에서 생존한 제다이 기사 칼 케스티스가 되어 은하 제국에 저항하고 마지막 남은 제다이로서 사명을 다해야 한다. 전작 '스타워즈 제다이: 오더의 몰락'이 제다이 수련생인 파다완으로서 수련을 쌓는 내용이었다면, 전작 결말에서 5년이 지난 '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는 완연한 기사가 되어 세계관을 더 깊이 파고든다.

게임을 처음 시작할 때는 전작을 플레이하지 않은 유저들을 위해 전작 스토리를 요약한 영상이 재생된다. 짧지만 핵심 내용은 잘 정리된 덕에 전작을 플레이하지 않았더라도 '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를 즐기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다.

원작을 아예 모르는 유저라면 이야기가 다를 수 있다. 고유명사와 생소한 세계관 설정이 쏟아지고, 일부 설정은 설명을 생략하기도 한다. 예컨대 원작을 아는 유저라면 '주인공이 지령 66호에서 생존한 파다완이다' 라는 문장만으로 모든 상황을 이해할 수 있지만, 원작을 모르는 유저는 게임을 진행하며 지나가는 대사로 상황을 유추하기 전까지는 해당 문장을 이해할 수 없다.

게임을 실행한 유저를 처음 맞이하는 건 시각적 충격이다. 장엄한 코러산트의 전경부터 삼림이 우거진 행성 코보의 매력적인 모습 등 다양한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거점인 그리즈의 술집은 녹슬고 낡았다는 점에서 '스타워즈: 에피소드 IV - 새로운 희망'이나 '스타워즈: 에피소드 I - 보이지 않는 위험'에 등장한 타투인 행성 장면을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시각 요소 향상과 더불어 꾸미기 요소도 늘었다. 파트너인 BD-1은 거의 모든 부품을 갈아 끼울 수 있으며, 주인공이 사용하는 라이트세이버와 블라스터도 다양한 부품과 색상 조합을 통해 유저 취향에 맞게 직접 디자인할 수 있다. 전작에선 겉에 두른 판초 색이 바뀔 뿐이었던 주인공 의상도 다양해져 마침내 '꾸미는 맛'이 생겼다.

근접 전투 기술은 전작과 유사한 방식으로 분류된다. 사용하는 라이트세이버 형태에 따라 스탠스를 구분하는 식이다. 전작에 등장했던 '광선검'과 '더블 블레이드 광선검' 스탠스는 각각 '싱글 블레이드', '더블 블레이드'로 개명됐으며, '광선검 분할' 스킬은 별도 검식인 '듀얼 윌드'로 분리됐다. 또한 신규 스탠스 '블라스터'와 '크로스가드'가 추가됐다.

'듀얼 윌드'는 양손에 싱글 블레이드를 하나씩 들고 싸우는 쌍검술이다. 공격 속도가 매우 빠르고 기동성도 높으나 방어 성능은 모든 검식 중 가장 낮다. 적 소수를 빠르게 몰아치거나 방어보다 회피가 중요한 보스 전투에서 유용하다.

'블라스터'는 한 손에 광선검을, 반대 손에 블라스터를 들고 싸우는 전투 방식이다. '스타워즈: 클론 전쟁'이나 '만달로리안'에 등장한 액션과 유사하다. 블라스터를 사용하는 만큼 사거리가 늘어나지만, 광선검 공격 범위가 줄어들어 근거리 전투가 어려워진다.

'크로스가드'는 말 그대로 크로스가드가 부착된 라이트세이버를 사용한 전투 방식이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VII-깨어난 포스'에서 카일로 렌이 사용하던 라이트 세이버와 유사하다. '싱글 블레이드'와 비교해 피해량이 늘어나고 공격 속도가 느려진다. 캐릭터 움직임도 한층 묵직해져 마치 판타지 액션 게임에서 대검류 무기를 다루듯 사용할 수 있다.

전투 중에는 다섯 가지 스탠스 중 두 가지를 미리 설정해 놓고 상황에 따라 전환할 수 있다. '더블 블레이드'로 적 다수를 상대하다가 보스 전투에서 '듀얼 윌드'나 '크로스가드'로 전환하거나, 평소에는 다른 검식을 사용하다가 가까이 접근하기 어려운 적을 상대할 때 '블라스터' 검식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포스 능력은 염동력이 주를 이루며, 여기에 정신제어 기능과 감속이 더해진다. 스토리 진행 중에는 사이코메트리를 통해 기억을 읽거나 마인드 트릭으로 적을 완전히 조종하기도 한다.

전투 중 염동력을 사용하면 적을 밀치거나 당겨 위치를 강제로 조정할 수 있다. 단순히 끌어오거나 밀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적을 낙사 시키거나 잡아당겨 방패로 쓸 수도 있다. 정신 제어 기능을 활용하면 적끼리 싸우게 해 적에게 피해를 주는 동시에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다.

근접 전투 난도가 높은 편에 속하는 게임이지만, 포스 기술들이 상당히 강력한 기술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전투 중 자연스럽게 포스 기술을 연계할 수 있을 정도로 게임에 익숙해지면 전투 난도가 눈에 띄게 줄어들곤 했다.

다른 '스타워즈' 관련 매체에서 등장한 바 있는 포스 라이트닝이나 알터 엔바이런먼트 같은 시각적으로 화려한 포스 능력을 다루지 못하는 점은 아쉽다. 그러나 스토리 전개 중 주인공이 새로운 포스 능력을 익힐 가능성을 제시한 만큼, DLC나 차기작에서는 한층 다양한 포스 연출을 보게 될 가능성도 있다.

제국으로부터 도망치기 바빴던 전작과 달리 거점을 기반으로 행동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거점과 관련된 콘텐츠도 생겼다. 그리즈의 술집에서는 자신만의 정원이나 어항을 가꿀 수 있으며, 탐험을 통해 정원에서 가꿀 수 있는 새로운 씨앗, 어항을 꾸밀 수 있는 새로운 요소 등을 획득할 수 있다.

전작과 비교해 탐험 편의성도 늘었다. 명상 장소에서 다른 명상 장소로 빠른 이동이 가능해졌고, 지도 시스템도 개편돼 길 찾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포스 기술을 활용해 야생 동물을 탈것 삼아 빠르게 이동할 수도 있다.

탐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요소가 대부분 꾸미기나 정원·어항 콘텐츠에 쓰인다는 점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각종 퍼즐이나 뛰어난 그래픽 등 탐험에 재미를 더해줄 요소가 많긴 한데, 탐험을 통해 성장하는 요소가 적다는 점은 탐험 욕구를 떨어트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반대로 탐험에는 크게 관심 없고 메인 스토리와 액션을 즐기고자 하는 유저라면 이런 부분이 오히려 장점이 될 수도 있다. 강화를 위해 탐험을 강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부가 요소를 즐기지 않는다고 해서 플레이 타임이 크게 줄어들지도 않는다. '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가 부가 요소를 전혀 즐기지 않고 메인 스토리만 직선으로 진행해도 20시간에 가까운 플레이 타임을 제공한다.

키보드-마우스 조작이 그리 쾌적하지는 않은 편이다. 액션이 중요한 게임인데 스킬 사용이 Ctrl+Z로 돼 있어 이동키인 WASD와 동시에 누르기 어렵고, 메뉴 조작 중에도 마우스를 사용하지 않아 키보드로만 조작해야 한다. 다행히 키 설정을 변경할 수 있다.

원거리 공격 수단이 매우 제한적이라 키보드-마우스 조작이 지닌 강점인 빠른 조준과 시야 이동도 큰 이점이 되지 못했다. 총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블라스터 스탠스를 사용해도 유저가 능동적으로 적을 조준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가까이 있는 적이나 목표로 지정한 적에게 자동으로 발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게임 패드 조작과 키보드-마우스 조작이 큰 차이가 없었다.

게임 최적화가 아주 뛰어난 편은 아니다. 콘솔 버전도 초당 30프레임을 보장하지 못하는 순간이 있으며, PC 버전 최적화에도 문제가 있다. 꾸준히 최적화 작업이 진행 중이기는 하지만, 최신 패치인 5월 9일자 패치노트에서도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일부 문제 해결을 추후 패치로 연기한 만큼 최적화가 완료되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전망이다.

최적화가 문제인 이유 중 하나는 '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가 속도감을 강조하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평소 3D 멀미를 거의 느끼지 않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벽타기 구간이나 동물에 탑승해 빠르게 이동하는 구간에서 프레임레이트 저하가 발생할때는 멀미를 느끼곤 했다.

최적화 문제를 제외한다면 '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는 액션 게임으로서도, 팬 게임으로서도 뛰어난 작품이다. 스토리와 액션 모두 완성도가 높으며, 무엇보다 현존하는 '스타워즈' 게임 중 한 게임에서 라이트세이버 액션을 이렇게 다양하고 다채롭게 체험할 수 있는 게임은 '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가 유일하다.

단점도 개선됐다. 네비게이션 기능이 강화돼 길을 잃고 헤맬 일이 줄었고, 반대로 탐험할 요소는 강화돼 크게 스트레스받지 않고 행성을 탐험할 수 있다. 고난도로 갈수록 어렵다기보다는 비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전작과 비교해 레벨 다지안이나 난도 구분도 합리적으로 변했다.

다만 '스타워즈' IP에 대해 잘 모르는 유저가 액션성만 보고 구매하기에는 다소 꺼려지는 작품임은 사실이다. 단순히 세계관이나 스토리뿐만 아니라 각종 게임 시스템에도 '스타워즈' 설정이 녹아들어 있는데, 원작 팬들에게는 감동할 만한 요소지만 원작을 모르는 유저에게는 새로운 진입 장벽일 뿐이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