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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원신과 함께 하는 곁들임 메뉴, 붕괴: 스타레일
작성자 : 등록일 : 2023-05-16 오후 9:45:30


호요버스는 자사가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온라인 RPG '붕괴: 스타레일'을 4월 26일 글로벌 공식 출시했다. 플랫폼은 모바일(안드로이드, iOS) 및 PC이며, 추후 플레이스테이션 버전 출시 예정이다. 음성 및 자막 한글화를 공식 지원한다.

'붕괴: 스타레일'은 '붕괴' 시리즈 다섯 번째 작품이다. '원신'이나 '미해결사건부' 등 정식 서비스 중인 호요버스 게임이 모두 그랬듯 다른 호요버스 게임과 일부 설정을 공유하는 평행 세계 개념으로, '붕괴 3rd'와 일부 세계관을 공유하나 게임을 이해하기 위해 전작을 플레이할 필요는 없다.


'붕괴: 스타레일' UI


'원신' UI

호요버스가 서비스하는 자매 게임인 '원신'을 플레이해본 유저라면 '붕괴: 스타레일'에 적응하기 쉬울 수 있다. '원신'에서 정립된 UI와 시스템을 거의 고스란히 가져왔기 때문이다. 같은 기능을 하는 요소를 이름만 바꿔서 들여온 사례가 많다. 행동력 개념인 레진은 개척력으로, 장비인 성유물은 유물과 차원장신구로 바뀌는 식이다. 뽑기 시스템도 거의 동일하다. '원신'을 해본 유저라면 튜토리얼이 없어도 자연스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미 검증된 시스템이라서, 혹은 다른 시스템을 개발하기 번거로워서 기존 시스템을 채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호요버스가 개발 중인 신작 '젠레스 존 제로'는 '원신'과 다른 시스템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시스템을 그대로 채택한 이유가 따로 있다고 추측하는 편이 더 합리적이다.

공식 발표가 없는 이상 추측의 영역에 그칠 수밖에 없지만, '원신' 유저들이 게임에 적응하기 쉽도록 고의로 유사한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붕괴: 스타레일' 맵


'원신' 맵

'원신'과 다른 점 중 하나는 맵 규모다. 일부 특수 지역을 제외하면 심리스 오픈 월드로 구성된 '원신'과 달리 '붕괴: 스타레일'은 분리된 맵을 오가는 방식이고, 곳곳에 흩어져 있는 상자 같은 수집 요소들도 그리 많지 않다. 탐험을 통해 수집해야 하는 요소도 서적과 상자, 차원 저금통 정도로 적고, 퍼즐 기믹도 그리 많지는 않다.

대신 소소한 기믹이 많다. 야릴로-VI 행성 퀘스트 허브인 벨로보그와 볼더 타운은 맵에 있는 쓰레기통과 우체통 대다수에 고유한 상호작용 대사가 있고, 선주 나부에는 기계새나 택배 상자 같은 오브젝트가 비슷한 역할을 한다. 벨로보그에 있는 호텔 건물에서는 모든 객실에 상호작용하면 공포 소설 '샤이닝'을 패러디 한 장면이 나오는 등 각종 패러디 요소도 있다.

맵이 작아지며 최적화도 향상됐다. 전반적인 그래픽 완성도가 '원신'보다 높지만 로딩은 더 빠르고 프레임레이트 저하도 비교적 심각하지 않다. '원신'이 종종 모바일 환경에서 플레이하기 버겁다는 평가를 받으며 스마트폰 성능 검증용 게임으로 불리는 점과는 다르다.


'붕괴: 스타레일' 전투


'원신' 전투


'붕괴: 스타레일'과 '원신'이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전투 방식이다. '원신'은 액션 RPG지만, '붕괴: 스타레일'은 심볼 인카운터형 턴제 전투를 채택했다. 아틀라스 '페르소나' 시리즈를 즐겨본 유저라면 쉽게 연상할 수 있는 방식이다. 실제로 일본에서 진행된 특별 방송에서는 '붕괴: 스타레일' 개발진이 직접 '페르소나' 시리즈와 니혼 팔콤 '궤적' 시리즈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전략성 측면에서는 깊이가 떨어진다. 가장 큰 이유는 캐릭터마다 지닌 스킬 종류가 적기 때문이다. '페르소나 3' 이후 '페르소나' 시리즈가 캐릭터마다 최대 8개에 달하는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점과 달리, '붕괴: 스타레일'은 기본 공격을 제외하면 캐릭터마다 기술 하나, 궁극기 하나만을 보유한다. 전투 중 변수가 발생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따라서 '붕괴: 스타레일' 전투는 기존 턴제 전략 게임처럼 깊이 있는 전략적 고찰을 요구하는 대신, 파티 조합 당시 구상한 전략을 전투에서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수준에 그친다. 유저에 따라서는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여기까지만 보면 단점으로 보일만한 요소이지만, 자동 전투 시스템이 있다는 점이 이 문제를 보완한다. 이 경우 기술 수가 적어 전략이 단순하다는 점은 자동 전투에서 AI가 이상한 기술을 사용하는 바람에 패배할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뜻이 된다.

간단한 턴제 시스템은 진입장벽을 낮추는 역할도 수행한다. 턴제 전략 게임은 유저가 행동하기 전에 적이 대응하지 않아 고민할 시간이 많고, 그렇기에 고난도에서는 묘수풀이하듯이 행동 하나하나를 까다롭게 고민해 가며 결정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턴제 장르에 처음 입문하는 유저에게는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요소인데, '붕괴: 스타레일'은 고의로 전략성을 낮춰 이 문제를 해결했다.

또한 자동으로 진행할 수 있는 턴제 전투라는 개념은 모바일 환경에서 더 쉽게 플레이할 수 있게 해준다. 복잡한 조작이 필요하지 않아 수동 전투도 무난하게 즐길 수 있고, 급한 일이 있으면 휴대전화 등으로 자동 전투를 시작한 뒤 자리를 비울 수도 있다.


'붕괴: 스타레일' 장비


'원신' 장비

캐릭터 육성에는 '원신' 보다 더 긴 시간을 소모하도록 설계됐다. 특히 장비 수집이 어렵다. '원신'에서 장비 아이템 개념인 성유물이 다섯 부위 중 네 부위만으로 세트 효과를 발생시키는 점과 달리, '붕괴: 스타레일'은 네 부위로 구성되는 장비인 유물과 두 부위로 구성되는 장비인 차원 장신구로 나뉘기 때문이다.

수집해야 하는 장비가 한 부위 더 많다는 점은 장비 획득 난도가 오른다는 점을 의미한다. '붕괴: 스타레일'은 '원신'과 마찬가지로 장비 옵션이 무작위로 결정되는 시스템을 채택했다. 원하는 옵션이 부여된 장비를 확보할 때까지 기약 없이 장비 획득 콘텐츠를 반복해야 한다는 뜻이다. '원신'은 네 부위만 확보해도 세트 효과가 발동돼 한 부위는 예전에 수집해 둔 다른 세트 장비를 활용해 채울 수 있지만, 여분 장비 슬롯이 없는 '붕괴: 스타레일'에서는 불가능하다.

'원신' 유저들은 캐릭터 성장 과정에서 항상 같은 문제에 봉착한다. 캐릭터 성능을 극한으로 올릴 수 있는 장비를 확보할 때까지 기약 없이 비경(던전)을 반복 플레이 하느냐, 혹은 일부 옵션을 타협하고 적당한 순간에 장비 수집을 중단하느냐는 문제다. 이 문제는 '붕괴: 스타레일'에도 발생한다. '원신'과 비교해 장비 획득 난도가 높은 게임 특성상 오히려 더 심각한 수준이다.

자동 전투를 지원해 전반적인 플레이타임이 짧은 대신, 캐릭터 하나에 드는 육성 기간은 더 긴 게임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붕괴: 스타레일'이 '원신'과 다른 점을 하나씩 확인해 보면, 적지 않은 요소들이 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차별화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적응하기 쉽게, 게임 플레이 타임은 더 짧게 만드는 방향성이다. 소위 말하는 '분재 게임'으로 디자인한 흔적도 엿보인다. '분재 게임'이란 모바일 게임 유저 사이에서 쓰이는 은어로, 게임 플레이에 긴 시간을 쓰지 않고 분재 화분에 물을 주듯 플레이하는 게임을 뜻한다.

실제로 '붕괴: 스타레일'은 분재 게임에 어울리는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플레이 하는데 부담이 적다. 턴제 전투를 채택해 모바일 환경에서 플레이하기 용이하고, '원신'과 비교해 최적화가 잘 돼 있어 플레이 도중 다른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거나 화면을 꺼도 큰 부담이 없다. 게임 플레이에 집중해야 하는 시간이 짧아 출퇴근 등 여유 시간을 쪼개 플레이하기도 좋다.





이런 게임성은 '붕괴: 스타레일'을 '원신'이나 '붕괴 3rd' 등 기존 호요버스 게임과 함께 즐길 때 빛을 발한다. '붕괴: 스타레일'은 개발 과정이나 클로즈 베타 테스트 당시 자기잠식(카니발라이제이션) 우려가 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원신'을 하던 유저가 '붕괴: 스타레일'로 옮겨가거나, 혹은 두 게임을 같이 하더라도 둘 중 한 게임에만 집중하고 다른 한 게임에는 소홀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출시된 '붕괴: 스타레일'은 그런 우려를 종식 시킬 수 있는 게임성을 갖추고 나타났다. 단독으로는 조금 아쉬울 수 있지만, 다른 게임을 즐기다가 틈틈이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는 적합한 게임으로 탄생했다. '원신'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그러면서도 '붕괴: 스타레일'을 즐기기 위해 '원신'을 그만두거나 '원신' 플레이 타임을 줄일 필요는 없는 게임 말이다.

식당에서 한 메뉴만 먹기 아쉽다는 유저들을 위해 곁들임 메뉴를 출시한 셈인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분석 서비스 센서타워 기준 2023년 4월 서브컬쳐 게임 순위에서 5위를 차지한 점을 고려하면(그리고 '원신' 매출이 크게 하락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까지는 그 노림수가 잘 통하고 있는듯 하다.

과연 이 노림수가 젠레스 존 제로', 그리고 또 다른 자사 신작이나 타사에서 개발한 서브컬쳐 경쟁작이 출시된 이후에도 통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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