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툰-카툰으로 보는 재미있는 게임이야기

PWD

	게임 리뷰/프리뷰

	만화로 보는 게임리뷰

	죽이는 캐릭터 인터뷰

	추억의 게임::이겜 아시나요

	게임기행

리뷰/프리뷰

HOME > 리뷰/프리뷰> 리뷰/프리뷰

제 목 : 현존 최고 '쏘는 맛',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

작성자 :	등록일 : 2023-06-02 오전 10:41:34

스마일게이트가 개발 중인 VR FPS 게임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가 롯데백화점 부산 본점 내 플레이스테이션(이하 PS) 팝업 스토어에서 국내 유저 대상으로 최초 시연 기회를 제공한다.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는 스마일게이트가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FPS '크로스파이어'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개발된 VR 게임으로, 출시 시점에서 플랫폼은 PS VR2다.

팝업스토어 개장에 앞서 사전 시연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시연은 경기도 성남시 판교 스마일게이트 사옥에서 진행됐으며, 팝업스토어에서 제공되는 버전과 동일한 체험이 가능한 빌드로 진행됐다.

게임에서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쏘는 맛'이었다. PS5 전용 기술인 어댑티브 트리거는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되지만, 방아쇠압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총을 쏘는 장면이 나올 때 뛰어난 손맛을 제공한다. 이 손맛은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에서도 유지된다. 권총 손잡이를 잡듯이 쥐는 VR 컨트롤러 특성상 실제 총을 쏘는듯한 감각이 더 극대화되기도 한다.

VR 시야가 주는 몰입감과 실제로 방아쇠를 당기는 듯한 감각이 더해지는 순간 유저는 게임 캐릭터와 진정한 의미로 한 몸이 될 수 있다. 몸으로 느껴지는 반동이나 총 무게가 없고 방아쇠압도 현실보다는 약한 만큼 실제 사격과 완전히 같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다른 VR FPS와 비교하면 엄청난 몰입감을 제공하는 요소였다.

VR 게임이기에 가능한 다양한 컨트롤도 재미있었다. 기본적으로는 실제로 소총을 잡듯 양손으로 파지하고 사격하는 방식이었지만, 필요하다면 양손에 총을 하나씩 들고 사격하는 아킴보도 가능했다.

왼손에 방패를 착용하고 오른손에 권총을 들어 적을 제압하거나, 양손에 소총을 하나씩 쥐고 근거리 적에게 화력을 집중적으로 투사할수도 있었다. 일반적인 FPS에서는 불가능한, VR FPS이기에 체험할 수 있는 재미였다.

현 빌드에서는 극히 일부 총기를 제외하면 아킴보 중 재장전이 불가능하다는 제한이 있지만, 개발진은 게임성을 위해 추후 아킴보 중 재장전이 가능한 총기 종류를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건스미스도 흥미로운 요소였다. 유저가 직접 총기 부품을 선택해 부착할 수 있는 기능으로, 총기 부품에 따라 총기 외형과 능력치가 변한다. 일반적인 FPS라면 부품 조합을 통해 견착 속도나 조준 안정성 같은 능력치가 올라가지만,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는 이런 요소들이 유저 조작에 따라 좌우되는 VR 게임인 만큼 총기 부품이 공격력 같은 비교적 직관적인 능력치에 영향을 주는 방식이다.

일부 특전에는 적 사살시 체력 회복 같은 비현실적인 요소도 있었지만, 게임 편의성을 위해 허용할 수 있는 수준에 가까웠다. 누구나 한 번쯤은 FPS 플레이 중 사방으로 총을 난사하며 람보가 된 기분을 느끼고 싶어 할 테니까 말이다.

그래픽 완성도는 뛰어난 편이다. 게임 플레이 스크린샷을 PC 화면에서 보면 현세대 최신 FPS와 비교해 뒤떨어져 보일 수 있지만,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가 VR 게임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VR 게임은 그 특성상 눈 바로 앞에서 영상이 재생된다. 모니터로 출력되는 일반적인 비디오 게임보다 해상도가 높을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양안 시야를 구현하기 위해 두 영상을 따로 랜더링해야 하는 만큼 연산량 차이도 크다. VR 게임 그래픽을 현세대 게임처럼 고화질로 만들 수는 있지만, 그렇게 할 경우 일반적인 게이밍 기기에서도 정상적인 구동이 힘든 고사양 게임이 되어버린다.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는 'VR계의 AAA급 게임'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높은 그래픽 완성도를 보여준다. 기본적으로 몰입감이 높은 VR 장르에서 뛰어난 그래픽은 항상 환영할 만한 요소다.

멀미가 적다는 점이 특징이었다. VR 게임은 그래픽 완성도가 높을수록 시야-감각 간 괴리감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이 괴리감은 그대로 VR 멀미로 이어지곤 한다.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 역시 GDC 2023 출품 당시에만 해도 VR 멀미를 지적받곤 했다.

그러나 시연 현장에서 만난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는 VR 멀미가 크게 줄어든 상태였다. 게임을 처음 조작하는 순간에는 약간 멀미가 느껴지기도 했으나, 조금 적응된 뒤부터는 멀미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시야각과 카메라 흔들림을 통해 멀미를 완화한 듯한데, VR 게임에 흥미는 있어도 멀미 문제로 꺼리던 유저들도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는 한번 도전해 볼 가치가 있어 보였다.

스토리도 나쁘지 않았다. 모든 스토리를 체험해 보지는 못했지만, 최소한 유치하거나 게임 플레이에 방해가 된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더빙이 제공된다는 점도 좋았다. 숨 가쁘게 진행되는 전투 속에서 시야 아래에 출력되는 자막을 읽는 게 버거운 순간이 있고, 유저 시력이 나쁜 경우 안경과 HMD 간격 문제로 초점이 잘 맞지 않아 자막이 흐릿하게 보이는 경우도 있다.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는 완성도 높은 더빙을 제공해 자막을 보지 않고도 상황을 이해하고 몰입할 수 있게 해준다.

추후 확장이 기대되는 게임이기도 하다.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는 그 자체로 완성도 있는 게임이지만, 여기에 추가 에셋이나 모드를 도입해 더 훌륭한 게임이 될 가능성이 있어 보였다. 예컨대, 기존 게임에 추가 스토리와 에셋을 도입해 좀비 모드를 추가하는 일은 비단 VR 게임만이 아니라 일반적인 FPS에서도 자주 시도되는 일 중 하나다.

현장 QnA에서는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가 현실성을 추구하는 FPS인 만큼 판타지적 요소인 좀비는 추가하기 어렵다는 답변이 나왔지만, 원작 '크로스파이어'에서도 나노 모드라는 이름으로 좀비와 유사한 개념을 도입한 바 있는 만큼 핍진성을 해치지 않고도 비슷한 개념을 넣을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스마일게이트가 아닌 블랙버드 인터렉티브가 개발한 게임 이기는 하지만, 만약 '크로스파이어: 리전' 설정이 정식 설정으로 인정된다면 뉴 호라이즌 진영을 위시한 각종 SF적인 설정도 추가할 수 있다. 스마일게이트가 '로스트아크' 등 글로벌 인기 IP를 보유한 게임사임을 고려하면 스마일게이트 내 타 IP와 협업도 가능성 없는 일은 아니다.

중요한 건 상술한 컬레버레이션이 실제로 도입되느냐가 아니다. 그런 일들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가 확장성과 가능성을 갖춘 게임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아이디어만 놓고 보자면 스마일게이트 자체 IP 컬레버레이션 외에도 정말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또 논의되고 있다"라며, "그러나 현재는 게임 완성 및 출시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아직 게임 확장성에 대해 논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PS VR2로 개발된 덕에 얻은 이점이 많으나 PS VR2라는 기기가 지닌 한계도 있다. 특히 PS VR2가 무선 연결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이 아쉬울 때가 많았다. 장르 특성상 시야를 180도 전환해야 할 일이 종종 발생하는데, VR인 만큼 컨트롤러 조작보다는 직접 몸을 움직여 조준하는 게 빠를 때가 많기 때문이다. 본능적으로 몸이 먼저 움직이게 되는 상황이 있었다.

이 상황에서 선이 꼬이거나 심한 경우 신체에 선이 엉키며 커넥터가 빠지기도 했다. 현장에서는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들이 선을 풀어주거나 다시 연결해 줬지만, 주로 혼자 플레이하는 일반 유저들은 번거로울 수 있어 보였다.

다행히 2024년 초 메타 퀘스트 런칭이 진행되는 만큼, 이 부분이 신경 쓰이는 유저라면 메타 퀘스트 버전 출시를 기다려도 좋을 전망이다. 다만 메타 퀘스트에서는 어댑티브 트리거 기능이 제공되지 않는 만큼 게임성에서는 어느 정도 손해 보는 선택이 될 수 있다.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는 현존 VR FPS 게임을 모두 통틀어 최고의 '쏘는 맛'을 지닌 게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반적인 스토리와 게임성을 모두 따졌을 때는 유저 성향에 따라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보다 뛰어난 VR 게임도 있을 수 있지만, 최소한 쏘는 맛 하나만큼은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를 따라갈 게임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완전히 새로운 FPS 경험을 만끽하고 싶은 유저라면,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는 쏘는 맛 하나만 보고 구매해도 후회하지 않을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