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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이유 있는 리메이크, 하늘의 궤적 the 1st

작성자 :	등록일 : 2025-09-17 오후 11:54:21

클라우드 레오파드 엔터테인먼트 코리아(CLEK)는 니혼 팔콤이 개발한 신작 '하늘의 궤적 the 1st'를 9월 19일 국내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플랫폼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5, 닌텐도 스위치, 윈도우 PC(스팀)이다. 정식 한국어 자막을 지원하며, 국내 심의기관으로부터 15세 이상 이용가능 등급을 부여받았다.

'하늘의 궤적 the 1st'는 2004년 출시된 '영웅전설 VI: 하늘의 궤적 FC(이하 하늘의 궤적 FC)'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궤적' 시리즈 첫 작품으로, 리메이크 버전에서는 '영웅전설' 이라는 명칭을 제거한 대신 기존 부제인 'FC'를 'the 1st'로 교체하며 '궤적'시리즈 첫 작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동안 '궤적' 시리즈를 즐겨오던 유저들에게 '영웅전설 계의 궤적 -Farewell, O Zemuria(이하 계의 궤적)'으로 시리즈 종반부에 들어선 시점에서 시리즈 첫 작품을 리메이크 한 점은 다소 당혹스러운 일일 수 있다. 2004년부터 지금까지 21년동안 '궤적' 시리즈를 플레이 해왔는데 이제와서 시리즈를 처음부터 다시 리메이크 한다면, 앞으로 20년 동안 또 다시 '궤적' 시리즈를 플레이 하라는 말 아닌가.

다만 새로 '궤적' 시리즈에 입문하는 유저들에게는 이야기가 다르다. '궤적' 시리즈 중 '하늘의 궤적' 3부작, 즉 '영웅전설 하늘의 궤적 FC'와 '영웅전설 하늘의 궤적 SC', '영웅전설 하늘의 궤적 the 3rd'는 모두 현세대 기종으로 리메이크·리마스터 이식된 적 없기 때문이다.

PC 버전이 판매되고 있기는 하나 리마스터 버전이 아닌 오리지널 버전 그대로고, 당연히 키 입력이나 그래픽, 최신 PC 시스템 호환성 등 측면에서 아쉬움이 많은 버전이다. 또한 영어와 일본어만 지원하기 때문에 국내 유저들에게는 다소 아쉬운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시리즈 첫 작품인 '영웅전설 하늘의 궤적 FC'가 리마스터도 아닌 리메이크로, 최신 '궤적' 시리즈에서 개선된 게임성과 그래픽으로 무장한 채 돌아왔다는 점은 신규 유저들에게 큰 의미가 있는 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하늘의 궤적 the 1st'에서 특기할만 한 부분은 전투 시스템이다. '하늘의 궤적 FC'는 특정 능력치로 행동 순서가 정해지는 단순 턴제 RPG였지만, '하늘의 궤적 the 1st'에는 '영웅전설 여의 궤적'부터 도입된 퀵 배틀 - 커맨드 배틀 이중 체제가 도입됐다. 간단한 전투 커맨드로 실시간 전투를 수행하다가 특정 커맨드를 통해 턴제 전투로 진입하는 방식이다.

약한 적은 퀵 배틀로 손쉽게 처치할 수 있고, 강적은 커맨드 배틀을 사용해 전략적으로 상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턴제 RPG는 후반에 약한 적을 상대해야 할 경우에도 일일히 턴제 전투를 수행해야 해 게임 플레이가 늘어진다는 점이 단점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있는데, '하늘의 궤적 the 1st'는 그런 부분을 영리하게 해결했다고 할 수 있다.

오리지널 '하늘의 궤적 FC'를 플레이해 본 올드 팬이라면 그래픽 발전도 눈여겨 볼만 하다. 원작으로부터 20년 뒤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그래픽인 만큼 완성도가 크게 높아지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자유로운 화면 회전이 가능해지며 옛 추억을 더 자세히, 다양한 각도에서 다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은 감동적인 요소일 수 있다.

직전 작품인 '계의 궤적'과 비교해도 비주얼 측면에서 개선이 이뤄졌다. 그래픽 완성도 자체는 큰 변화가 없지만, 컷신 진행 중 조명 처리나 캐릭터 일러스트를 3D 모델링으로 옮기는 능력이 향상됐음을 느낄 수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컷신 연출이 뛰어나다는 점은 스토리 전개 완성도가 높아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스토리 자체는 오리지널 버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나, 같은 장면이 일러스트로 표현될 때와 3D로 표현될 때 감동은 서로 다를 수 밖에 없다.

PC 버전으로도 출시된 게임이지만, 스위치 2의 마우스 기능을 사용할 수는 없다. 정식 출시 후 스위치 2 에디션 업그레이드 판매가 예정되어있긴 하나 안내문을 고려하면 업그레이드 후에도 마우스 기능을 제공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키보드가 없는 스위치 2 환경을 고려해 키보드-마우스 조작을 배제한 듯 하지만, 인벤토리 관리나 설정 조작 등 일부 환경에서는 마우스 기능이 더 편리할 때가 있는 만큼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하늘의 궤적 the 1st'는 기념비적인 '궤적' 시리즈 첫 작품에 최신 작품의 그래픽과 시스템을 더하고, 20여년 간 한 시리즈를 개발해온 발자취를 담은 작품이다. 기존 팬들에게도, 최근 입문한 팬들에게도 모두 좋은 선물이 될만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고무적인 사실은 니혼 팔콤에서 '하늘의 궤적' 3부작을 이루는 나머지 두 작품인 '영웅전설 하늘의 궤적 SC'와 '영웅전설 하늘의 궤적 the 3rd'도 동일한 방식으로 리메이크 한다고 발표했다는 점이다.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꿰어낸 만큼, 앞으로 찾아올 또 다른 '하늘의 궤적' 리메이크 작품들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게 됐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