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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갓 오브 워, PC로 돌아온 전쟁의 신

작성자 :	등록일 : 2022-01-13 오전 8:46:27

산타 모니카 스튜디오가 개발하고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가 유통하는 '갓 오브 워'가 PC로 돌아왔다. 2018년 4월 플레이스테이션 4 독점으로 출시된 뒤 약 4년 만이다.

이미지 출처: 더 게임 어워드 2018

2018년 최다 GOTY(Game of the Year)를 수상한 작품을 두고 이제 와서 게임성에 대해 논의하는 건 난센스다. 게임성에 대한 논의는 그동안 수많은 이들에 의해 이뤄졌고, 이에 대해 더 논의하는 건 지면 낭비에 가깝다.

결국 이번 플랫폼 이식 버전에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얼마나 이식이 잘 되었는지, 원작과 얼마나 많은 차이가 있는지, 그리고 조작감은 어떤지 같은 부분이다.

이미지 출처: 산타 모니카 스튜디오 공식 홈페이지

이식 버전이 지닌 의의 중 하나는 퍼포먼스 향상이다. PS4는 명작 게이밍 콘솔이지만, 출시된 지 8년이 넘은 제품이기도 하다. 그 사이에 게이밍 PC는 월등한 발전을 이뤘다. PC 버전은 이 점을 간과하지 않았다. 단순 이식이 아니라 변화한 게이밍 환경에 맞게 업그레이드됐다.

가장 크게 체감되는 부분은 4k 해상도 지원과 프레임 제한 해제다. 이외에도 그림자 해상도 향상, 스크린 스페이스 리플렉션, 엔비디아 리플렉스 등 PC 플랫폼에서 가능한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시각적 게이밍 경험이 극적으로 향상된다.

다만 이를 구동할 수 있는 PC가 있을 때 이야기다. 그래픽카드 품귀 현상이 장기화하며 고성능 PC를 보유한 유저가 많지 않다. 특히 압도적인 그래픽 경험을 위해 울트라 옵션으로 구동하기 위해선 RTX 3080 그래픽 카드가 필요한데, 현 오픈마켓에서 모델에 따라 최소 200만 원, 최대 300만 원 가까이 호가하는 제품이다.

키보드·마우스로 이식된 조작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최대한 환경에 맞게 합리적으로 키를 배치했고, 유저가 키 설정을 수정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게임 패드 조작을 상정하고 개발된 게임인 만큼 조작이 다소 어색한 부분이 있다. 특히 전투와 퍼즐 양면에서 자주 쓰이는 원거리 공격 조작이 그렇다.

Ctrl 키를 누른 상태로 마우스로 적을 조준해 좌클릭으로 던지고, R 키를 눌러 도끼를 회수해야 한다. 일반적인 액션 게임에서 원거리 공격을 할 때와는 다른 방식이기 때문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무의식적으로 PC게임에서 으레 그렇듯 우클릭으로 적을 조준하려다가 강공격이 나가는 상황을 자주 마주할 수 있다.

그러나 마우스 조작 특성상 일단 익숙해진 뒤에는 게임 진행이 더욱 용이해진다. 특히 빠르게 원거리 공격을 명중해 적 패턴을 끊거나 도끼 투척 퍼즐을 풀 때 큰 도움이 된다. 다리나 머리를 노리기도 한층 편하다.

또한 많은 유저를 분노하게 만든 '오딘의 까마귀' 전부 처치 업적에 도전할 때도 한결 뛰어난 투척 편의성으로 게임 패드보다 한층 편하게 업적을 획득할 수 있다. 도끼 대신 다른 무기를 주력으로 사용할 경우에는 체감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

업적 수집 역시 게임이 제공하는 콘텐츠인 만큼, 도전 의식보단 짜증을 불러일으키기로 유명하던 업적을 달성하기 쉬워진 점은 긍정적이다.

게임 패드를 지원하기 때문에 게임 패드를 보유한 유저라면 키보드·마우스 대신 게임 패드를 활용할 수 있다. 진동도 제공된다. 이 경우 개발자들이 의도한 게이밍 경험을 게이밍 콘솔보다 높은 사양으로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PS4에서 지원되지 않는 게임 패드도 이용할 수 있다. '갓 오브 워'를 패드로 즐기기 위해 굳이 듀얼 쇼크 컨트롤러를 구매할 필요 없이 이미 손에 익은 장비를 활용하면 된다. PC 게이밍 환경에서 듀얼 쇼크 점유율이 높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긍정적인 요소다.

이번이 최초 출시도 아니고 이식 작인 만큼, 결국 이 게임을 구매하려는 유저들은 보편적인 유저들이 아닌 일부 유저층으로 정해져 있다.

플레이스테이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나 액션 RPG를 좋아한다면, '갓 오브 워'는 유저를 만족시키고도 남는다. 이미 콘솔로 게임을 즐겼으나 고성능 게이밍 PC로 더 유려한 그래픽을 즐기고 싶다면, 부드러운 프레임과 높은 해상도를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PS5를 가지고 있으나 '갓 오브 워'를 해본 적 없는 유저에게도 이식 버전은 충분히 강점을 지닌다. PC 버전이 제공하는 최고 퍼포먼스가 PS5 하위 호환 버전으로 구동하는 '갓 오브 워' 보다 높기 때문이다. PC로 '갓 오브 워'를 즐기고 PS5로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를 즐겨도 좋다.

어떤 경우든, '갓 오브 워' PC 버전은 게임 장르만 취향에 맞는다면 유저가 원하는 바를 훌륭하게 충족시킬 수 있는 작품이다. 그리고 1월 15일 정식 출시된 후에는, 훌륭한 게임을 훌륭하게 이식한 모범 사례로 길이 기억될 것이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