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트라게임즈는 1월 13일 킹 아트 게임즈가 개발한 RTS '아이언 하베스트 1920+ 컴플리트 에디션(이하 '아이언 하베스트')' 정식 한국어 버전을 PS5 및 엑스박스 시리즈 X 플랫폼으로 국내 출시했다. DLC '러스비에트 혁명'과 '작전명 독수리'가 포함됐다.
'아이언 하베스트'는 보드게임 '사이쓰(Scythe)'를 기반으로 한 비디오 게임이다. 2020년 9월 PC로 처음 출시됐고, 이번에 컴플리트 에디션이 플레이스테이션 5 및 엑스박스 시리즈 엑스 버전으로 국내 출시됐다.
RTS 장르 마니아라면 한번쯤 들어봤을법한 작품이다. 워낙에 신작이 드문 장르기도 하지만, 독특한 세계관과 아트워크로 입소문을 타 크라우드 펀딩을 빠르게 성공한 전적이 있기 때문이다.
게임은 1차 세계대전 직후 전간기를 모티브로 한 가상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니콜라 테슬라 박사가 개발한 보행 병기인 메크와 비행선이 전차를 대체한 세계관으로, 신병기가 지닌 막강한 화력때문에 실제 전쟁보다 더 참혹한 결과가 발생한 상황이다.
등장 국가는 모두 가상의 국가지만, 공산주의 혁명이 일어난 '러스비에트',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뒤 굴욕적인 강화 조약을 맺은 '작센 제국' 등 현실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각 진영이 어떤 국가를 모티브로 했는지 알아보기 쉽게 설정돼 있다.
게임성만 따지자면 '나쁘지 않은 RTS'라고 요약할 수 있다.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게임을 해본 유저라면 세계관과 배경을 받아들이기 쉽고, 각 유닛이 지닌 능력과 유닛간 상성 관계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전투 과정에서 방어 유형이나 크기 분류를 따지지 않고 보이는 대로 유닛을 운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소총은 철판을 두른 메크에 유효 피해를 입히기 어렵고, 대구경 포탄은 장갑에는 효과적이나 연사 속도가 느려 대 보병 전투에서는 비효율적이다.
게임 경험이 거의 없는 유저라면 이해하기 어려운 게임 문법일 수 있으나, '스타크래프트'에서 유닛별 공격유형을 외워가며 플레이 하던 RTS 유저들에게는 암기할 필요조차 없이 바로 적응할 수 있다.
자원 채취는 철광이나 석유 설비 등 특정 지점을 점령하면 주기적으로 해당 자원이 주어지는 방식이다. 일꾼 관리를 따로 할 필요가 없지만, 그만큼 기습적인 사보타주에 취약하다. 병력 배치와 공방에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게임 내내 전투에 집중해야 하는 만큼 이런 방식은 피로도를 줄여주는 요인이 된다. 특히 게임에 익숙해지기 전에 체감되는데, 적 유닛 하나 하나 클릭해서 정보를 확인하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전투에 돌입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게임 컨셉과 아트워크 때문에 적지 않은 유저들이 메크에 집중하지만, 부대 기반이 되는 건 보병이다. 메크보다 저렴한 가격에 무장에 따라 메크에도 유효한 피해를 입힐 수 있으며, 장비 노획 시스템을 통해 적 보병을 사살하고 즉석에서 병과를 전환할 수도 있다.
'컴패니 오브 히어로즈'시리즈와 유사한 분대 개념을 채택했으며, '커맨드 앤 컨커' 시리즈 처럼 각 유닛이 행동에 따라 숙련도를 얻고 능력치가 증가하기 때문에 최대한 병력을 온존하는 플레이가 요구된다.
또한 적 보병이 떨어트리는 장비를 노획해 현장에서 필요한 병과로 전환할 수 있고, 야포나 중기관총 같은 무기 시스템이나 민간 가옥을 점령해 거점 수비에서 중추를 맡기도 한다.
전투 기반을 담당하는 게 보병이라면, 메크는 화력적 우위를 점하게 해준다. 적 화력을 받아내는 메크인 이제그림과 야포형 메크인 에를쾨니히가 조합되고 보병이 뒷받침하는 작센 제국 병력을 상대하다 보면 왜 보병이 중요한지 싫어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게임성만 따졌을 대는 전반적으로 '무난한 RTS'라는 느낌이다. 플레이 방식 자체는 기존 RTS 작품, 특히 렐릭 사가 개발한 '컴패니 오브 히어로즈'나 '던 오브 워'가 보여준 성공 공식을 벤처마킹 했으나 컨셉과 설정적 독창성으로 이를 보완했다.
유저가 적어서 멀티플레이 매칭이 쉽지 않고 싱글플레이만 보고 구매하기에는 가격이 다소 부담되는 작품이긴 하나, 정말 오랜만에 나온 RTS 수작인 만큼 장르 마니아라면 꼭 한번쯤 플레이하기를 권한다.
문제는 조작이다. 콘솔과 RTS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는 사실을, '아이언 하베스트'는 또다시 증명해냈다.
성공적인 사례도 있긴 하다. 마이크로소프트 '헤일로 워즈'는 처음부터 콘솔을 상정하고 제작한 조작 체계를 통해 콘솔로도 나쁘지 않은 RTS 경험을 제공했다. 그러나 '아이언 하베스트'는 PC를 기반으로 제작된 작품이고, 이를 이식한 콘솔판 조작은 유저에게 꾸준히 스트레스를 준다.
플레이스테이션 듀얼센스 컨트롤러 기준으로, 우선 정밀한 조작이 쉽지 않다. 좌측 스틱 기울기에 따른 커서 속도 조정 정도는 있지만, 상황이 급박하게 흘러가는 전장에서 커서를 천천히 조정해 원하는 위치에 놓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유닛 선택도 어렵다. 익숙해지면 좀 나을 테지만, 익숙해지기 자체가 쉽지 않다. 보병 등 크기가 작은 유닛은 커서로 선택하기도 어렵고, R1·R2 키로 전체 유닛 리스트에서 원하는 유닛을 선택하자니 맵 전체에 있는 동종 유닛 중 내가 어떤 유닛을 선택했는지 명확히 알기가 어렵다.
이 문제는 특히 대 메크 전투에서 드러난다. 상대해야 하는 메크 중 상당수가 후면이 약한 만큼, 척탄병이나 대전차병을 적 메크 후방으로 이동해 타격해야 한다.
그러나 원하는 유닛을 정확히 골라 원하는 곳으로 이동시키고 다시 스킬을 원하는 지점에 발동하는 미세한 조작을 게임 패드로 수행하기란 정말로 쉽지 않다.
화면 이동도 불편하다. PC였다면 미니맵을 클릭해 바로 이동할 수 있을테지만 콘솔에서는 화면을 스크롤해 이동해야 한다. 듀얼센스 터치패드를 통해 스크롤 속도를 매우 빠르게 할 수는 있지만, 이 경우 미세한 조작이 어려워 아차 하는 새에 목표로 한 화면을 지나치게 된다.
멀티플레이 환경에서는 서로가 게임 패드를 통해 조작하는 만큼 하향 평준화가 되리라고 여겨지나, 멀티플레이 매칭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테스트 할 수 없었다.
'아이언 하베스트'는 수작 RTS다. 명작 반열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장르 팬이 아니더라도 육중한 보행병기가 전장을 휩쓰는 장면을 보고 가슴이 뛰는 유저라면 한번쯤은 구입해서 플레이 할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구매에 앞서 자신이 굳이 이 게임을 게이밍 콘솔로 플레이 해야 할 이유가 있는지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세상에는 게임패드로 더 나은 게이밍 경험을 얻을 수 있는 작품들이 있지만, 최소한 '아이언 하베스트'는 거기에 속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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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하베스트 CE, RTS는 PC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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