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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게임 INSIDE 44화- 길드워2 디아블로3와는 다르다

작성자 :	등록일 : 2012-09-07 오전 10:30:50

해외 게임 시장에서 활약하는 국내산 게임들의 활약상은 익히 알려지고 있지만, 대부분 중국이나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지역에 한정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엄청난 로열티는 대부분 엄청난 동시접속자 숫자와 콘텐츠 구매력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 게임 시장에서 나온다.

이런 면에서 볼 때, 국내 게임 시장이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말은 어쩌면 ‘어떤 면에서는 맞는 말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틀린’말이라고 할 수 있다. 아시아 시장은, 여전히 일본을 제외하고는 마이너 시장으로 인식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국 게임 시장 또한 구매력은 있을지언정, 유저들의 인식 수준은 그리 높지 못해 세계 메이저 게임사들에게는 유저들의 인식 수준이 낮은 시장으로 분류가 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게임 시장의 중심이자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북미와 유럽의 대세가 온라인 게임으로 기울어지지 않은 것도 크게 한 몫을 한다고 할 수 있다(왜 북미와 유럽이 글로벌 게임 시장의 핵심이라고 정의내리는가는, 소화되는 판매량과 유수의 역사, 그리고 역사 동안 콘텐츠를 뒷받침했던 게임사들의 존재로 설명이 가능하다 하겠다).

국내서 단일 게임사로 매출 1조원을 최초로 넘어서며 일본 증시 상장에 성공한 넥슨이나 엔씨소프트 등, 국내 유수의 메이저 게임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가 떨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 와중에, 실로 오랜만에, 아니 어쩌면 국내에 게임 시장이라는 것이 창궐한 이래에 최초로, 유럽과 북미에서 ‘대박’을 친 국내산 게임이 등장했다. 엔씨소프트의 길드워2다. 마치 국내에서 올해 초 디아블로3가 등장해 ‘태풍과 같았던 2달’을 보냈던 것처럼, 길드워2 또한 현재 서비스를 사전에 실시한 북미와 유럽 게임 시장에서 엄청난 흥행을 하며 그야말로 유저들을 ‘들었다 놓고’있다.

자연스럽게, 디아블로3가 국내에서 범 사회적인 인기를 누린 뒤 급격하게 추락한 것 또한, 오버랩되고 있다.

길드워2는 5년이라는 개발 기간 동안 꾸준히 해외 게임 시장을 통해 주목을 받았다. 전작인 길드워가 누적판매량 700만 장을 넘긴 인기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었다. 국내 게임 시장에서야 문제를 드러냈지,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의 활약도는 국내 게임들 중 그야말로 군계일학임에 틀림이 없었다.

그런 후광을 받아 길드워2 또한 개발 기간 동안 해외 언론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주목을 받았다. 특히 게임스컴 등 게임쇼 등을 통해 부각된 길드워2의 이름은 매년 화제의 중심이 될 정도로 대단했다.

그 결과가 바로 현재의 인기다. 북미 유럽 시장에서 한국시간 29일 정식 서비스를 실시한 길드워2는 4월부터 시작된 사전 예약 판매량 100만장을 기본으로 최고 동시접속자 숫자 40만 명을 기록했다. 중국 게임을 제외한 세계 게임 시장에서의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아직까지 엔씨소프트는 길드워2의 판매량을 정식으로 집계하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정확히 얼마나 시장에서 소진되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25개 서버가 연일 포화상태에 이르며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외신은 디지털 다운로드판매와 오프라인 패키지 판매를 더하면 2012년 내에 길드워2가 1000만 장을 판매할 것이라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

이와 같은 기록은 전작은 물론, 블리자드의 대표적인 글로벌 브랜드인 디아블로 시리즈의 최신작, 디아블로3의 기록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디아블로3는 사전 판매량 200만장과 출시 첫 날에 150만장, 그리고 1개월 630만장, 2개월 1000만 장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동시접속자 숫자는 30만 명으로 출발, 아시아 서버 65만 명이 최고 기록이다.

△ 길드워2는 디지털 다운로드 판매 방식을 현재 제한하고 있다. 유저들이 지속적으로 몰려드는 것을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되었기 때문이다. 빠른 속도로 문제에 대한 해결과 대처를 하고 있기에, 길드워2에 대한 유저들의 지지는 계속되고 있다.

길드워2의 사전 판매량은 50%수준이지만 동시접속자 숫자는 더 높고, 올해 안에 누적 판매량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디아블로3의 판매량이 급속도로 감소하고 있지만 길드워2는 급속도로 상승하고 있는 것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판도를 정해주는 포인트다.

이 과정에서 이미 북미와 유럽 유저들의 민심은 디아블로3에서 길드워2로 옮겨 가 있는 모양새다. 디아블로3라는 게임의 콘텐츠 소모에 대한 우려는 이미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 또한 마찬가지이기 때문. 여런 뿐만 아니라 유저들은 전체적으로 길드워2의 게임성과 콘텐츠의 방대함에 놀라고 있는 분위기다.

길드워2의 예상을 뒤엎는 활약으로 증권가에서는 엔씨소프트의 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차기 주력작인 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앤소)가 등장하고 흥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그리 긍정적인 반응을 얻지 못했다. 시장에서 회사의 장래에 대해 불안함이 꾸준하게 지적되었기 때문. 그러나 길드워2가 국내 게임 시장에서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수준의,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의 압도적인 성과를 올리는 ‘스타트’를 끊음으로써 다소간 부각되어져 있던 불안요소가 없어졌다고 할 수 있다. 덕분에 엔씨소프트는 국내에서 주식 30만원대 회복을 바라보고 있다.

길드워2는 중국 시장 진출도 최고 수준의 개런티를 받으며 이미 진출한 상태다. 하지만 범아시아 지역에서의 인기는 블앤소가 더 앞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중국 시장과 범아시아 지역에서 블앤소가,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는 길드워2가 인기를 쌍끌이한다면, 명실상부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엔씨소프트의 콘텐츠가 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여기서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오버랩되는 것이 바로 디아블로3의 압도적인 성공과 2개월 후의 급속도로 시작된 몰락이다.

국내 업계를 완전히 뒤흔든 디아블로3와 길드워2가 비교되는 것은 자명하다. 디아블로3의 인기는 다수 상쇄되었지만 여전히 글로벌 시장에서의 인기는 상당하고, 또 올해 등장한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한 게임들 중 최고 성적을 올릴 게임으로 유력하기 때문이다(그 정도로 디아블로3의 판매량은 엄청났다). 이는 글로벌 게임 시장의 코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길드워2와 상당부분 비슷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길드워2 또한 급속도로 유저들이 몰라면서 국내 시장에서 디아블로3가 처했던 상황을 맞이했다. 운영상의 문제가 시작과 동시에 불거진 것.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 길드워2는 몰려드는 유저들이 폭발적으로 급증함에 따라 서버 불안 문제에 시달려야 했고, 등록한 이메일이 인증이 되지 않아 게임을 구매하고 플레이를 할 수 없는 버그가 등장했다. 또, 길드워2의 폭발적 인기에 자연스럽게 따라오듯 계정 정보를 노리는 해커들의 극성을 직면해야만 했다.

사람이 몰림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운영적 문제를 노출한 것. 폭발적인 인기몰이와 함께 사람들이 다수 몰리는 이유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에 직면한 것은 디아블로3가 맞이했던 ‘루트’와 비슷했다. 익히 많은 유저들이 알고 있다시피, 디아블로3는 이런 유저들의 불만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고, 대항마들의 등장에 급격한 하락세를 탔다.

△ 디아블로3와 사뭇 다른 방식의 접근을 하고 있는 길드워2. 만약 길드워2가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큰 성공을 이룬다면, 국내 게임 콘텐츠에 대한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의 재고는 더욱 빠르게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나 길드워2의 대응은 사뭇 다른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 엔씨소프트의 게임답게 즉각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일단, 더 많은 유저들이 서버에 몰리면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생길 우려가 있다는 판단 속에 엔씨소프트는 길드워2의 디지털 다운로드 판매를 중지했다. 비록 재고가 있는 소매상에서의 패키지 판매는 지속되고 있지만, 서버의 안정과 더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서버를 구축하기 전까지 디지털 판매는 중지한다는 입장이다. ‘무조건 판매가 목적’이라는 것보다 브랜드 가치와 네임벨류를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현지 시장 신뢰도를 얻는다는 것이 최종 목적인만큼, 엔씨소프트의 대처 또한 빠르고 신속하다.

이미 이메일 인증이 되지 않는 문제는 해결되었으며, 해커들의 공격 또한 비밀번호 변경에 대한 고지를 내리는 등 상당히 신속한 피드백이 이루어지고 있다. SNS를 통해 유저들과 소통하는 것 또한 운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게임 판매를 중단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매우 호의적이고 빠른 판단을 지지하고 있다. 한 번 패키지 판매를 하면 영구적으로 게임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인 만큼, 운영에 대한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대처는 디아블로3의 그것과 사뭇 다르다. 자연스럽게 롱런의 기미가 보이는 대목이다.

길드워2는 현재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강력하게 디아블로3에 대항할 수 있는 콘텐츠로 초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다. 재빠른 운영에 대한 묘를 발휘하는 부분은, 늦장 대처에 불만을 가져 왔던 현지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브랜드 네임이 확연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두 게임의 확실한 기량 차이는, 역시 한 발 미래를 내다보는 운영의 묘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경쟁자와는 다른 접근방식, 그리고 시장의 호응과지지. 길드워2가 이 기세를 몰아 전무후무한 국내 게임업체의 새로운 기록을 쌓아나갈 수 있을지, 즐거운 마음으로 지켜보자.

겜툰 송경민 기자
songkm77@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