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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NDC2018] 넥슨 강임성 디자이너, "게임은 다양한 '초반 플레이'의 조합"

작성자 :	등록일 : 2018-04-27 오전 8:46:56

"어쩌면 게임은 다양한 '초반 플레이'들의 조합일지도 모릅니다"

넥슨은 4월 24일부터 26일까지 성남 판교 넥슨 사옥 및 인근 강연장에서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exon Developers Conference, 이하 NDC)'를 진행한다. 26일 넥슨 사옥 1층 발표장에서 넥슨코리아 왓스튜디오 강임성 리드 게임 디자이너가 '낯선 게임인데 익숙해야 하고, 알려줄 게 많은데 재미있어야 한다고요? - '야생의 땅: 듀랑고(이하 듀랑고)' 초반 플레이 변천사'를 주제로 게임 '초반 플레이'에 대해 강연했다.

강임성 디자이너는 '초반 플레이'를 '게임 플레이를 처음 시작해서 무슨 게임인지 파악할 때까지의 경험'이라고 정의했다. 단순한 게임이라면 수십 초, 볼륨이 큰 게임이라면 시작한 이후 수십 분의 플레이에 해당한다.

'초반 플레이'의 범위는 튜토리얼까지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강임성 디자이너는 튜토리얼과 더불어 레벨 디자인, 게임의 완급, 스토리, 사용성 UI/UX, 학습 커브, 핵심 플레이가 모두 '초반 플레이'라고 봤다. 이를 앱 쪽에서는 '온보딩'이라는 용어로 설명하기도 한다.

게임 초반은 중요하지만 잘 만들기 어렵다. 게임의 규칙과 조작법이 어떻게 되는지 배우면서 이야기 또는 게임의 핵심 플레이에 흥미를 느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강임성 디자이너는 이를 "공부하는 게 재미있어서 계속 공부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강임성 디자이너는 '초반 플레이'를 크게 두 개의 축으로 구분했다. 이용자의 자유도와 스토리 관련도 두 가지다. 달리 말하면 이용자가 자유롭게 행동하려고 할 때 행동을 제한하는 것과 자유롭게 두는 것, 스토리와 관련이 적은 것과 스토리와 밀접한 것이다. 이용자가 자유롭게 행동하려고 할 때 행동을 제한하는 것은 극단적으로 제한된 선택권에서 개발자가 디자인한 흐름을 따라 진행하며 필요한 것을 익힐 수 있다. 이는 기존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가 많은 소셜 게임에서 '실패의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게임을 충분히 배울 수 있게 한다. 하지만 잘못 만들면 옴짝달싹 못 하는 기분에 오히려 좌절하게 할 수 있다.

이용자가 자유롭게 행동하려고 할 때 자유롭게 두는 것은 자유롭게 탐색할 수 있지만 실패를 통해 게임에서 어떤 행동이 바람직한지 깨우칠 수 있다. 이런 방식은 전통적인 게임에서 많이 사용됐고, 게임에서 도전을 찾는 사람들에게 여전히 잘 동작한다. 하지만 잘못 만들면 실패에서 좌절을 겪고 그만두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스토리와 관련이 적은 방식은 세계관이나 스토리 진행보다는 조작 방법이나 게임 규칙 설명에 충실하다. 스토리나 세계관에 몰입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고, 설명할 규칙이 많은 게임에서 주로 사용된다. 스토리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방식은 게임 규칙을 설명하기보다 초반 연출을 통해 이용자를 게임 속 세계에 몰입하도록 돕는다. 이러한 방식은 게임의 특성이나 목표 이용자층에 따라 달라진다. 한 게임 안에서도 구간별로 다를 수 있다.

'듀랑고'는 생존, 탐험, 개척, 협동, 경쟁을 하나의 영속적인 세계에서 하는 모바일 MMORPG다. 강임성 디자이너는 듀랑고를 개발할 당시 샌드박스 MMORPG를 추구해 이용자가 재미있는 길을 찾을 수 있도록 NPC나 퀘스트를 지양했고, 어떤 직업이나 기술을 선택해도 '꽝'이 없도록 길고 다양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강임성 디자이너는 "하지만 만들고 테스트하다 보니 '듀랑고'가 너무 낯설고 익힐 게 많은 게임이 되어버렸다"며 "그래서 개선 작업을 하다 보니 최초 의도와는 다르게 실제로 만든 것은 넓은 스펙트럼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듀랑고'는 개발 초기에 캐릭터를 조작하다가 특정 상황에 놓였을 때 설명해주는 '반응형 가이드'와 '오프닝 화면', '장기 가이드'만 존재했다. 하지만 '반응형 가이드'만으로는 게임에 들어가게 되면 너무 헤매게 되고, 캐릭터가 어디에서 처음으로 등장하는지에 따라 이후 게임 이해도가 다른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게임을 시작할 때 '순서대로 할 만한 일'을 주기 위해 '단기 가이드'가 추가됐다. '단기 가이드'를 통해 이용자가 게임에 익숙해지기 전에 해야 할 일을 차례대로 알려주고, 행동에 개연성을 부여했다.

강임성 디자이너는 "꽤 나아졌다고 생각했지만, 포커스 그룹 테스트 결과 이용자들은 '초반 가이드가 너무 짧다', '튜토리얼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퀘스트 설명이 없었다', '정보가 너무 없어 불친절한 느낌이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과일을 채집하라'는 퀘스트가 주어졌을 때, 과일이 있는 식물을 찾지 못하거나 찾더라도 다른 이용자가 이미 채집해버린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의도를 갖고 동선을 디자인하고 자연물을 배치한 '튜토리얼 섬' 앙코라를 추가했다. '튜토리얼 섬'에 맞는 단기 가이드 역시 추가했다. 강임성 디자이너는 '튜토리얼 섬'을 통해 튜토리얼의 기차에서 워프된 세계가 어떤 곳인지 설명하고, 게임을 설명하는 '케이'와 유대감을 갖는 상태로 게임의 기본 시스템을 배우고, 공룡 게임인 만큼 덩치 큰 공룡도 볼 수 있고, 채집과 제작을 익힐 수 있도록 고갈되지 않는 자연물과 멀티플레이 게임의 매력을 살릴 수 있게 모든 내용을 시간 순서대로 배치해 하나의 타임라인으로 만들었다.

팀에서 피드백을 받으며 '튜토리얼 섬'을 완성했지만, 1차 리미티드 베타 결과 구간별 이탈율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강임성 디자이너는 이용자 이탈을 줄이기 위해 불필요한 동선을 줄이고, 생각 못 했던 부분이나 오류를 수정했다.

또, 의도했던 것과 다르게 익명의 멀티플레이 게임에서 협동하는 로망을 담아 뗏목 재료를 공동 조달하게 하고, 같은 뗏목으로 탈출한 사람을 자동으로 친구가 되게 했더니 공동 조달이 아니라 '누군가 재료를 조달할 때까지 행동하지 않는 눈치 게임'이 됐고, 뗏목 자동 친구는 이후 사유지에서 아이템을 가져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의도와 다르게 동작한 곳은 걷어냈다.

그랬더니 최종 목적지인 '대륙'에서 문제가 드러났다. 사유지와 귀한 자원이 혼재한 상태로, '대륙'이 너무 커서 모바일 패턴에 맞지 않았다. 그래서 정착할 수 있는 '마을섬'과 모험할 수 있는 '불안정섬'으로 분리했다. 강임성 디자이너는 '불안정섬'에만 있는 요소를 단기 가이드를 통해 알려주되 '케이'가 계속 알려주는 것은 지루하다고 생각해 '케이'와 대립하는 듯한 인물을 만들고 '마을섬' 가이드에 그 인물이 등장하게 했다.

하지만 다른 문제가 발견됐다. 리미티드 베타 결과 '불안정섬'에서 전투다운 전투, 모험을 하기까지 한 시간 정도가 소요됐고, 그 전에 지쳐서 게임을 그만두는 사람이 생겼다. 강임성 디자이너는 튜토리얼 섬 앙코라와 마을섬 사이에 '미니 불안정섬' 부트캠프를 만들어 불안정섬에서 할 수 있는 모험 플레이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마을섬이 아니니 건설도 할 수 있도록, 동선은 엄격하게 제한하지 않는 방식으로 추가했다.

중반 플레이를 점검해보니 불안정섬에 도달한 이후 더 이상의 가이드가 제공되지 않아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생겼다. 강임성 디자이너는 이용자가 샌드박스 MMORPG 특성에 따라 자유롭게 플레이하길 원했고, 더 이상의 가이드를 추가하는 것은 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래서 막막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섬에 출입구를 한 곳만 남기고, 가이드에서 했던 것처럼 인물과 단체를 다양하게 해서 임무 시스템을 추가했다.

글로벌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고 나니 앙코라에서 부트캠프로 넘어갈 때, 부트캠프에서 마을섬으로 넘어갈 때, 마을섬에서 불안정섬으로 넘어갈 때 문제가 발견됐다.

그래서 강임성 디자이너는 안전가옥섬을 만들고 그곳에서 임무 시스템을 익힐 수 있도록 캠프를 넣고, NPC 수를 줄여 '케이'와의 정서적 유대감을 추구할 수 있도록 했다. 안전가옥섬에서는 게임 후반에 접할 수 있는 사유지 시스템, 멋진 옷이나 도구, 건물 등 '듀랑고'의 매력을 미리 체험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마을섬에 도착할 때 다른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도 있고, 멋진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열기구'로 이동하게 했다.

여러 번의 초반 플레이 개선을 통해 이용자는 게임을 강렬하게 시작해 잘 다듬어진 공간에서 필수 정보를 얻게 된다. 이어서 게임 시스템을 복습하고 게임 후반 콘텐츠를 체험한다. 이후 마을섬으로 이동하며 다른 사람들을 보고 플레이 계획을 세우고, 장기적인 성장 목표를 정해 자연스럽게 플레이할 수 있게 된다.

강임성 디자이너는 "인구 밀도 조절이 계획대로 동작하지 않아 초반 플레이가 의도한 대로 쾌적하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개선작업을 통해 '아버지, 언니와 같이 게임을 하는 사람', '어머니가 추천해서 시작한 사람', '아들과 재미있게 하는 사람' 등 다양한 연령과 성별을 가진 사람들이 게임을 즐기는 것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서 "보통은 게임 초반에 끌리지 않아 핵심 재미를 알 수 없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익힐 수 없으면 게임을 그만둔다"며 "게임의 초반 플레이를 통해 기억에 남을 순간이 있도록, 소화할 수 있게 정보를 한 번에 몰아주지 말고 조금씩 제공하고 같은 행동을 단조롭게 반복하며 지루해하지 않도록 여러 행동을 섞어 리듬을 만들어서 조금씩, 하나씩 차분히 익숙해질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