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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KGMA] 엔픽셀 고정환 본부장 “블록체인 게임 티 낼 필요 없다”

작성자 :	등록일 : 2023-06-27 오후 3:32:42

한국게임미디어협회(KGMA)가 주최하고 지디넷코리아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NFT/블록체인 게임 콘퍼런스'가 6월 27일 경기도 성남시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국제대회의장에서 개최됐다. ‘대한민국 게임사가 여는 새로운 세상’을 주제로 업계 전문가들이 진행하는 9개 강연이 마련됐다.

엔픽셀 고정환 메타본부장은 자사 게임 '그랑사가 언리미티드' 사례에 기반해 '웹(Web)3이 어떻게 게이밍 경험을 향상시키는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고정환 본부장은 넥슨 '메이플스토리'와 네오플 '던전앤파이터'에서 팀장을 맡은 바 있는 베테랑 개발자다.

고정환 본부장은 '웹3 게임이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로 강연을 시작했다. 사례로 언급된 '그랑사가 언리미티드'는 게임 내 모든 요소가 웹3 위에서 작동하게 만들어져 있는 '풀리 온-체인 웹3 MMORPG'지만, 겉보기만으로는 웹3 게임인지 웹2 게임인지를 알 수 없다.

강연에 따르면 엔픽셀은 실제로 웹3 게임과 웹2 게임을 크게 구분하지 않는다. 웹3 기술을 통해 기존 게임을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해당 기술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개발한다.

'그랑사가 언리미티드'가 보유한 대표적 웹3 기술 중 하나는 게임 개발자나 인플루언서가 특정한 역할을 지니고 게임 속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게임 속에서 유저들과 소통하거나 상호작용하는 게 아니라 명확한 역할을 지니고 특정 콘텐츠에서 핵심 요소로 활동할 수 있다.

고정환 본부장이 생각하는 웹3 게임이란 블록버스터에 의존하지 않는 게임이다. 기존 게임 시장은 블록버스터에 의존했기에 기대감을 높이기 위해 게임 개발 과정 등을 숨기고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나 엔픽셀은 게임 개발 과정과 테스트도 콘텐츠가 될 수 있는 시대이며, 웹3 기술을 통해 구현할 수 있다고 믿는다.

실제로 최근 테스트를 진행한 '그랑사가 언리미티드'는 그 테스트 내용 역시 콘텐츠로 활용했다. 각종 콘텐츠나 플레이 경험을 통해 500명 규모 테스트에서 트위터에서만 4,000건 이상 언급됐다.

'그랑사가 언리미티드'가 지닌 웹3 요소 중 하나는 인게임 아이템 획득이 온체인으로 동작하고, 모든 유저에게 공개된다는 점이다. 아이템 희귀도와 획득 확률 등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기술에 대한 신뢰가 그대로 게임에 대한 신뢰로 이어진다.

고정환 본부장은 NFT를 재화 개념으로 바라보지는 않는다. NFT가 거래되는 게임은 비쌀 경우 NFT 하나가 수천만 원에 거래되곤 하는데, 모든 유저가 그런 NFT를 거래할 수 있는 재력을 보유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블록체인과 NFT라는 기술만을 게임에 도입했다. 고정환 본부장은 "코인과 NFT가 웹3 게임에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라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더욱 가치 있는 일들을 해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게임머니를 코인으로 판매하거나 게임 출시 전 NFT를 판매하는 등 코인과 NFT가 단순히 게임과 결합하기만 한 건 진짜 '웹3' 게임이 아니라는 뜻이다. 고정환 본부장은 웹3 게임을 사용자와 기업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개방된 비전이라고 정의했다.

고정환 본부장은 웹3 게임 강점 중 하나로 유저와 소통을 꼽았다. 게임 개발 및 게임 서비스 과정에서 유저와 꾸준히 소통하고 콘텐츠나 운영 방식에 반영할 수 있다. 바로 이 부분이 기존 블록버스터 게임과 웹3 게임 간 차이이며, 기존 블록버스터 게임 시장 자체는 유지될지언정 이들과 경쟁할 수 있는 웹3 게임도 다수 등장할 수 있다는 게 고정환 본부장 의견이다.

실제로 엔픽셀은 '그랑사가 언리미티드' 테스트 과정에서 웹3 기술을 통해 이를 높은 유저 로열티를 확보했다. 테스트 첫날 잔존율 81%, 평균 플레이 타임 7시간 등 긍정적인 지표를 확보하며 많은 유저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웹3 기술을 통해 IP 유니버스가 형성될 수도 있다. 같은 IP 기반으로 개발된 게임들이 아이템이나 재화를 공유하고, 속편이 다수 개발된 시리즈 작품이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엔픽셀은 자사 3D 게임 IP를 활용해 2D 게임을 만들고, 그 안에서 유저들이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 활동하는 방식을 테스트하고 있다.

고정환 본부장은 이에 대해 "한 IP가 죽지 않고 오랫동안 서비스될 수 있는 시대가 웹3 시대를 통해 도래했다"라고 평가했다.

고정환 본부장이 생각하는 게임 본질은 '재미'다. 재미있는 게임 플레이 경험은 게임에 대한 2차 창작이나 새로운 수요를 형성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수명이 긴 게임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강연 내용에 따르면 이러한 변화는 개발사 이익 증가도 불러올 수 있다. 오늘날 국내 게임사 중 적지 않은 수가 부분 유료화 모델을 채택하고 있는데, 이들은 매출을 위해 유저를 모객한 뒤 인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해 기존 유저 구매력을 확대하고, 그 과정에서 유저간 부의 양극화가 일어나며 신규 유저가 감소해 인플레이션이 가속된다는 악순환을 거듭하게 된다.

웹3 기술은 추가적인 유료 상품을 출시해 유저 구매력을 늘리는 대신 반대로 유료 상품을 제한하고 신규 유저 모객을 촉진시키는 전략을 활용한다. 대신 유저간 2차 거래를 공인하고 수수료를 받는 전략을 활용한다.

'그랑사가 언리미티드'는 이 전략을 위해 게임머니 발행량을 제한한다. 게임 전체에서 발행되는 골드 수를 제한하고, 유저가 골드를 얻기 위해 타 유저와 거래에 의존하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수수료를 확보하고, 추후 필요에 따라 골드를 추가 발행하는 식이다.

'그랑사가 언리미티드'에 존재하는 모든 함수는 비트코인과 유사하게 해시 함수로 구현됐다. 유저들이 실시간으로 함수 구동을 확인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고정환 본부장은 이를 'Proof of Play'라고 칭했다. 플레이가 곧 증명이 된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랑사가 언리미티드'는 코인을 발행하지 않는다. 그동안 탈중앙화 웹3 게임들이 보인 모습과는 반대되는 행보다. 고정환 본부장은 "코인을 발행해 거기에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고 이를 재원으로 삼아 원동력을 제공해 작동했던 게 기존 탈중앙화 참여조직, 'DAO'다"라며, "그러나 재원 유지에 한계가 있고 타인이 그 가치를 인정해 주지 않을 위험이 있기 때문에 자체적인 코인 발행을 재원으로 삼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엔픽셀은 코인이라는 개념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글로벌 단일 통화라는 점에서 글로벌 참여자에게 인센티브를 정산하고 지급하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장점을 사용하기 위해 자체 코인을 발행할 필요는 없고, 대신 이미 신뢰성을 지닌 비트코인 등 외부 코인을 활용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이런 개념을 구현하고 실제 이익에 비례한 인센티브 추적/정산을 위해 엔픽셀은 자체 플랫폼인 메타픽셀을 만들었다. 자사 게임 및 레이어 1 체인과 연동돼 인게임 혹은 커뮤니티 활동을 온체인 상에 기록하는 시스템이다. 메타픽셀은 다시 디스코드 등 커뮤니티와 연결돼 이익이 발생할 경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정산할 수 있다.

메타픽셀을 통해 구현할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는 커뮤니티 중심 게임 시장이다. 과거에는 게임을 새로 시작하는 동기로 지인 추천이 꼽혔으나, 오늘날에는 스마트폰을 위시한 뉴미디어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엔픽셀은 뉴미디어를 통해 형성된 관계를 유저 모객에 활용한다. 예컨대 스트리머 등 인플루언서가 시청자나 구독자를 게임에 합류시킬 경우, 어떤 인플루언서를 통해 유입됐는지를 추적해 해당 인플루언서에게 인센티브를 정산해 주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마케팅 투자 비용을 절약하고 모객 과정도 비교적 효율적으로 개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