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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뒤틀린 공산주의 낙원 탐험, 아토믹 하트
작성자 : 등록일 : 2023-03-03 오후 11:50:40


먼드피시가 개발하고 플레이어원이 국내 유통하는 FPS 신작 '아토믹 하트(Artomic Heart)'가 2월 21일 출시됐다. 플레이스테이션 4·5 버전 국내 출시는 3월 23일 이뤄질 예정이다.

'아토믹 하트'는 독특한 세계관과 디자인으로 출시 전부터 팬덤을 구축한 게임이며, 동시에 출시 전부터 유저들의 애간장을 녹이던 게임이기도 하다. 2017년 개발사 설립 이후 2018년 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을 시작했으나, 4번에 걸쳐 발매 시기를 연기하고 결국 5년여만에 출시에 성공했다. 출시가 연기되는 과정에서 주기적으로 개발 중 영상을 올려 유저들 사이에서 회자되던 개발 중단에 대한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었다.



'아토믹 하트'에서, 유저는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소속 세르게이 네차예프 소령이 되어 작전 수행을 돕는 인공 지능 장갑인 찰스와 함께 사고로 봉쇄된 연구기관 3826을 탐험해야 한다.

게임 배경은 과거인 1955년이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소련이 신기술을 개발해 노동력을 첨단 기계로 대체하며 급격히 성장한 가상 세계를 다루고 있다. SF에 관심 있는 유저라면 20년대 중반에 그려진 미래 시대 상상도를 떠올리면 '아토믹 하트'가 어떤 느낌인지 감이 올 것이다.

이런 독특한 세계관은 게임 플레이에도 영향을 줬다. 예컨대 플레이 중 높은 곳까지 이어져 있는 물기둥(정확히는 물기둥과 비슷한 물질)을 통해 위층으로 헤엄쳐 올라가는 경험 등을 해볼 수 있는데, 별것 아닌 거 같으면서도 '기묘한 세계를 탐험한다'는 만족감을 느끼게 해줬다.






뛰어난 그래픽 완성도는 이 기묘한 세계관을 더 잘 즐길 수 있게 해준다. 또한 각종 오브젝트 디자인이 독특해 '아토믹 하트'만의 디자인 철학을 선보인다. 다른 사람에게 그 사람이 본 적 없는 게임을 설명할 때 유사한 디자인이나 시스템을 가진 다른 게임을 예시로 들곤 하는데, '아토믹 하트'는 다른 부분은 몰라도 디자인 요소는 그런 식으로 설명할 수 없다.

단순한 조형뿐만 아니라 움직임도 정성 들여 만들어졌다. 정확히는, 정성 들여서 불쾌하게 만들었다. 플류시나 광대 로봇, 각종 돌연변이, 노라의 촉수 등 고의로 이질감을 느끼게 만들어둔 듯한 움직임이 상술한 기묘한 디자인과 결합해 형용하기 어려운 느낌을 전달한다. 유혈사태나 묘하게 생긴 벌레 같은 연출 없이 징그럽다고 느끼게 하기는 어려운데, '아토믹 하트'는 해냈다.

이런 디자인 철학은 '아토믹 하트'가 지닌 강점인 동시에 호불호 요소이기도 하다. 새롭거나 특이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유저라면 '아토믹 하트'에서 볼 수 있는 디자인 요소들을 즐길 수 있을 테지만, 그렇지 않다면 게임을 견디기조차 어려울 수 있다.




독특한 세계관을 전면에 내세운 점과 반대로 서사는 평범한 편이다. 물론 상상조차 하지 못한 오브젝트나 각종 설정을 마주할 때 느껴지는 충격은 항상 신선했지만, 그 신선함 사이를 이어줘야 할 스토리는 예측할 수 있는 범주에 있었다. 오픈월드 콘텐츠가 제공되는데 스토리가 사실상 일직선 진행이라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더빙으로 제공되는 러시아어나 영어를 듣는 즉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서사를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대사 자막 크기가 굉장히 작은 편인데, 주인공 대사 같은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특정 위치에 고정적으로 출력되는 게 아니라 그 대사를 하는 NPC나 오브젝트 근처에 자막이 출력되기 때문에 자막을 읽기 힘든 수준이었다.






전투 완성도는 낮지 않았다. 다양한 능력을 활용해 적을 제어하고 취향에 맞게 개조한 무기를 휘두를 수 있는 등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전투를 풀어나갈 수 있었다. 대신 피격감이 조금 부족했는데, 총을 쏘거나 무거운 무기를 휘둘러도 효과음이 부실하거나 적이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아 제대로 적중했는데도 헛손질을 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부족한 타격감은 대신 흥을 돋우는 OST로 어느 정도 무마할 수 있었다. 사실 전투 상황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OST 완성도가 모두 높은 편이었다. 다만 퍼즐로 인해 긴 시간 헤메야 하는 구조에서 단조롭고 낮은 베이스음이 반복해서 들리는 OST가 출력돼 노이로제를 유발하는 등 일부 OST는 완성도와 별개로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레벨 디자인은 아쉽다. 게임 진행을 위해 반드시 진행해야 하는 퍼즐이 많은데, 동일한 기믹을 사용하는 잠금장치 퍼즐이 반복해서 등장해 도전보다는 귀찮은 일이 또 생겼다는 느낌이 든다. 물건을 찾아오는 퀘스트가 있다면 해당 물건이 있는 장소가 아니라 물건을 집어넣을 곳이 강조되는 등 퀘스트 마커 시스템도 어색한 부분이 있다

조작감은 좁은 시야각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으나 정밀한 퍼즐을 풀 때 불편한 부분이 있었다. 예컨대 보일러를 식히는 퍼즐은 이리저리 꼬인 파이프를 따라 냉각 장치를 유도해 보일러에 넣어야 하는데, 냉각 장치가 잘 움직이지 않거나 조작이 풀리며 짜증을 일으킬 때가 있었다.





플레이 중 느낄 수 있는 아쉬움 중 대부분은 '능력은 있으나 현실적인 문제로 이루지 못한' 요소들로 인해 생긴 듯하다. 시간과 예산이 조금만 더 있었다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을 만한 부분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예컨대 특정 보스는 전투 없이 기믹으로만 해결하는데, 출시 전 트레일러에서는 전투 장면이 있었던 걸 생각해 보면 내부 사정으로 전투 요소가 취소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단점이 치명적이지는 않다. '아토믹 하트'가 먼드피시의 첫 작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 호불호는 다소 갈릴 수 있으나 독특한 세계관과 디자인 등을 통해 충분히 자신의 매력을 뽐내고 있으며, FPS나 대체 역사를 좋아하는 유저라면 주저 없이 구매할만한 작품이 됐다.

즉 '아토믹 하트'는 먼드피시라는 게임사가 첫 작품에 이 정도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증명인 셈이다. '아토믹 하트'를 통해 시간과 예산 중 적어도 예산을 얻게 된 먼드피시가 차기작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주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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