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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화려한 마법과 답답한 시야각, 이모탈스 오브 아베움
작성자 : 등록일 : 2023-09-11 오후 5:27:52


게임피아는 어센던트 스튜디오가 개발하고 일렉트로닉 아츠(EA)가 글로벌 유통하는 '이모탈스 오브 아베움' 플레이스테이션 5 버전을 8월 22일 국내 정식 출시했다. 한국어 자막이 제공되며, 국내 심의에서는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을 부여받았다.

개발사인 어센던트 스튜디오는 '콜 오브 듀티' 시리즈 개발진 중 일부와 '데드 스페이스' 시리즈 제작진 중 일부가 모여 설립한 개발사다. '콜 오브 듀티'는 현실적인 FPS 게임 모델을 제시한 게임 시리즈 중 하나이고 공포 게임인 '데드 스페이스'는 다양한 도구와 무장을 활용해 적을 제압하는 슈팅 게임으로도 유명한 작품인데, 두 게임 개발자들이 모여 만든 '이모탈스 오브 아베움'은 두 게임이 지닌 장점 중 일부를 각각 계승한 면모를 지닌 작품이다.





'이모탈스 오브 아베움'에서, 유저는 판타지 세계인 아베움에서 고아로 자라다가 강력한 마법 재능을 각성한 주인공 잭이 되어 국가와 동료들을 구하기 위해 싸워야 한다. 더 나아가 세계를 구하기 위한 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

아베움은 마법 원천인 레이라인을 둘러싸고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온 세계 대전인 영원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곳이다. 게임 초반부에 주인공 스승인 커칸이 언급한 바에 따르면 마법을 통제할 수 있는 힘 앞에서는 정치, 영토, 이념 등은 부차적인 이유로 전락할 수밖에 없으며, 그 덕에 마지막 승자가 나오기 전에는 끝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영원 전쟁이라 불리고 있다.

뛰어난 그래픽과 잘 짜여진 컷신 구도 등을 통해 스토리에 더 쉽게 몰입할 수 있었지만, 영원 전쟁으로 인해 피폐해진 세계와 전반적으로 가벼운 편인 스토리 간 괴리가 조금 이질적으로 느껴지곤 했다. 특히 상관에게 지나치게 경박하게 구는 주인공 태도나 분위기에 맞지 않는 유머 등이 등장할 때 마다 이질감이 들었다.




게임 핵심 요소는 3색 마법이다. 설정상 아베움에는 청마법, 적마법, 녹마법 세 종류 마법이 있다. 일반적인 마법사들은 세 마법 중 한 가지를 다룰 수 있으나 주인공은 세 가지 색을 모두 다룰 수 있는 트라이아크 마그누스로, 세 가지 마법을 모두 적절히 활용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청마법에는 직접적으로 물리력을 행사하는 주문이 많다. 일반 공격은 현대전 FPS와 비교하면 반자동 소총과 유사한 형식이다. 보호막을 형성해 적 공격을 막거나 채찍으로 적을 끌어당길 수 있고, 이외에도 중력을 조작해 비행하거나 적을 교란할 수 있다.

적마법은 적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가하는 주문이 주를 이룬다. 일반 공격은 현대전 FPS와 비교하면 산탄총과 유사한 형식이다. 적색 주문은 대부분 사거리가 짧고, 적을 밀쳐내거나 반대로 적에게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 일부 주문은 적을 기절시키는 등 군중 제어 효과를 지니기도 한다.

녹마법은 생명과 죽음의 힘을 통해 적을 견제하는 주문이 대부분이다. 일반 공격은 현대전 FPS와 비교하면 기관단총과 유사한 형식이다. 적을 속박하거나 현혹할 수 있고, 적이 발동한 치유 주문을 방해할 수도 있다. 작중 묘사에 따르면 생명과 관련된 능력이지만, 전쟁을 거치며 공격적으로 발달했다고 한다.



마법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그 마법에 맞는 '시질'을 장착해야 한다. 일반적인 FPS에서 총과 같은 역할을 하는데, 장착한 시질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전투 중에는 당장 필요한 주문을 발동하기 위해 꾸준히 시질을 교체해야 했다.

이외에도 제한된 자원을 소모하는 대신 한 번에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막강한 주문인 퓨리, 적 주문을 방어하는 실드, 방향키 입력 방향으로 짧게 순간이동 해 적 공격을 피하는 블링크 등 다양한 주문을 활용해야 한다. 덕분에 게임 초반부터 익혀야 할 게 많은 게임인데, 튜토리얼이 꼼꼼하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짜여져 있어 어렵지 않게 익힐 수 있었다.





다양한 주문을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더블 점프나 블링크를 활용해 전장을 활보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시야 전환이 매우 잦아진다. 문제는 시야각 조절 기능이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본 시야각이 조금 좁은 편이기 때문에 3D 멀미가 있는 유저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을 듯 했다.

시야각 조절 기능이 없다는 점은 스토리 진행 구간에서도 종종 아쉬울 때가 있다. 아베움은 상당히 매력적인 세계이고, 배경 묘사에 충실한 편이기 때문에 게임 플레이 중 풍경을 둘러보고 싶은 순간이 있다. 그러나 시야각이 좁아 화면에 담기는 풍경도 좁은데, 시야각 조절 기능이나 사진 모드가 없는 점은 조금 안타까웠다.





메인 스토리 라인만 쫓아갈 경우 플레이타임은 약 10시간에서 12시간가량으로, 오픈월드 까지는 아니지만 맵 곳곳에 숨겨진 요소를 찾아 탐험하거나 다양한 퍼즐을 해결하는 콘텐츠를 모두 즐긴다면 더 오랜 시간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특히 희귀 장비들은 단순히 능력치만 상승하는 게 아니라 투사체 속도 같은 눈에 띄는 요소를 강화해 줘 장비를 수집하고 잭을 성장시키는 재미가 느껴졌다.

마법 때문에 수천년간 전쟁을 벌이는 세계라서 그런 건지 곳곳에서 등장하는 마법을 사용한 퍼즐 풀이도 흥미로웠다. 녹마법을 통해 각종 물체를 살아 움직이게 만들어 길을 만들거나 렌즈에 적마법 광선을 투사해 굴절시켜 푸는 퍼즐 등이 등장하는데, 퍼즐 풀이 과정도 재미있지만 시각적으로도 꽤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

다만 탐험 게임 특유의 '나중에' 요소가 불편함을 줄 때도 있었다. 게임 중후반부에 얻는 능력으로 해결해야 하는 퍼즐이 게임 초반부터 등장하는 상황은 탐험 요소가 있는 게임에서 흔한 일이지만, '이모탈스 오브 아베움'은 그저 퍼즐 해결법을 찾지 못했을 뿐인지 혹은 나중에 다른 기술을 얻고 다시 도전해야 하는 퍼즐인지 알려주지 않는다. 당장 해결할 수 없는 퍼즐에 긴 시간 매달려 있다 보면 탐험 콘텐츠에 대한 흥미가 식을 수도 있다.



게임 패드로는 조작이 조금 어려웠다. 조준 보정 기능이 있지만 보정 수준이 그리 강하지는 않기 때문인데, 방사형인 적마법 일반 공격을 제외한 나머지 두 일반 공격은 익숙해지기 전까지 적을 맞추기 쉽지 않았다.

FPS라고는 하나 총기를 쓰는 게 아니라 마법으로 적을 공격하는 만큼 적을 빗맞춘다고 해서 총알을 낭비하는 일은 없지만, 그래도 적을 정확히 맞추지 못할 때는 조금 짜증이 나기도 했다.

PS5 버전임에도 듀얼 센스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점도 조금은 아쉬웠다. 특히 적응형 트리거가 사용되지 않았다는 점이 아쉬웠는데, 주인공 손에서 발동되는 강력한 마법들을 트리거를 통해 직접 느낄 수 있었다면 액션이 한층 더 재미있었을 수 있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려웠다.






'이모탈스 오브 아베움'이 호불호 없이 모든 유저에게 만족스러울 만한 작품은 아니다. 안정적이지만 정형화된 영웅 서사를 채택한 탓에 전투보다는 서사에 집중하고 싶은 유저라면 조금 불만족스러울 수 있다. 또한 서브 콘텐츠를 선호하지 않는 유저라면 플레이타임이 짧다고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완성도 높은 3D 그래픽과 마법에서 비롯한 화려한 광원 효과가 시각적인 만족을 주고, 마법사라고는 해도 일반적인 RPG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정 포대 같은 느낌이 아니라 전장을 활보하며 적 사이를 헤집는 형식이기 때문에 액션성도 낮지 않다.

만약 화려한 마법 연출과 영웅 서사를 좋아하는 유저라면, 혹은 스킬 투자나 장비 획득을 통한 캐릭터 성장에서 재미를 느끼는 유형의 RPG 마니아라면 '이모탈스 오브 아베움'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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