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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아쉬움 남는 팬게임, 인피니티 스트랏슈 다이의 대모험

작성자 :	등록일 : 2023-10-12 오후 5:38:23

반다이 남코 엔터테인먼트 코리아는 스퀘어 에닉스와 협력해 게임 스튜디오와 카이 그래픽스가 합작으로 개발한 '인피니티 스트랏슈 드래곤 퀘스트 다이의 대모험(이하 인피니티 스트랏슈)'을 9월 28일 국내 정식 출시했다.

'인피니티 스트랏슈'는 '드래곤 퀘스트 다이의 대모험' 게임화 프로젝트 1탄으로 기획된 게임이다. 애니메이션 '드래곤 퀘스트 다이의 대모험'을 다시 게임으로 구현하는 프로젝트다. 2021년 중 발매가 예정돼 있었으나, 트레일러 공개 후 유저들에게 부정적인 반응을 얻어 처음부터 다시 개발된 후 2023년 출시됐다.

IP 활용 과정이 조금 독특한 편이다. 기존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를 기반으로 제작된 만화 '드래곤 퀘스트 다이의 대모험'이 1989년 연재됐고, 원작 37권 중 10권까지 내용을 담은 애니메이션 '다이의 대모험'이 1991년 방영됐다. 이후 2020년 원작 내용을 전부 담은 리메이크 애니메이션인 '드래곤 퀘스트 다이의 대모험'이 제작됐다. '인피니티 스트랏슈'는 이 중 2020년 방영된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한다.

'인피니티 스트랏슈'에서, 유저는 용사 다이와 동료들이 마왕군을 무찌르기 위해 떠나는 여정을 함께 하게 된다. 처음부터 완성된 용사가 아닌, 위험한 순간에는 동료들을 버린 채 도망쳐 버리기도 하던 미성숙한 용사가 진정한 용사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렸다.

원작 스토리 전체를 다루지는 않고, 2020년 출시된 리메이크 애니메이션 100화 중 42화에 해당하는 부분까지 다룬다. 스퀘어 에닉스 카사이 타쿠미 프로듀서는 원작 스토리가 너무 방대해 중간에 끊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한 바 있으나, 온전한 스토리를 즐기고 싶은 유저들에게는 조금 아쉬울 수 있다.

스토리가 중요한 팬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스토리 전개 방식이 다소 아쉬운 편이다. 거의 모든 중요 스토리를 스틸컷 나열로 진행하기 때문이다. 성우들이 열연을 펼침에도 불구하고 스토리에 몰입하기가 쉽지 않다.

드물게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컷신은 완성도가 높지만, 그리 자주 등장하지 않아 볼 기회가 적다. 오히려 완성도가 높기에 '이 장면도 애니메이션 컷신으로 구현됐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게임 몰입을 방해하기도 했다.

전통적인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와 달리 턴제 전투가 아닌 액션 RPG 형식을 띠고 있다. 그렇다고 '드래곤 퀘스트 트레저즈 푸른 눈동자와 하늘의 나침반'처럼 넓은 필드를 원하는 대로 누비며 액션을 즐기는 방식은 아니며, 짧은 전투 스테이지가 스토리 진행에 따라 제공된다.

주인공 일행은 용사 다이, 마도사 포프, 전사 흉켈, 승려 마암으로 총 네 명이다. 전투 중 어떤 캐릭터를 조작할지 필요에 따라 변경할 수 있다. 이 중 흉켈과 마암은 다른 장비로 교체할 수 있어 실질 플레이할 수 있는 캐릭터는 총 여섯 명이라고 할 수 있다. 메인 스토리에서는 스토리 전개에 따라 파티가 자동으로 정해지며, 서브 미션이나 기타 콘텐츠에서는 유저가 자유롭게 파티를 구성할 수 있다.

각 캐릭터가 보유한 스킬이나 연출이 잘 고증돼 있다. 마암의 마탄총 장전 모습 등 원작에서 보여준 바 있는 특유의 움직임이나 버릇 같은 부분을 잘 구현했다. 특히 크로코다인이나 바란 등 중요 캐릭터와 이벤트 전투도 애니메이션을 그대로 옮겨둔 듯한 느낌으로 진행된다.

전투는 화려한 기술 연출과 빠른 속도감이 곁들여져 나쁘지 않은 플레이 감각을 제공한다. 특히 일반 몬스터 다수가 등장할 때는 여러 기술을 활용해 호쾌한 전투가 가능했다.

그러나 플레이타임이 그리 길지는 않다. 메인 스토리 진행 외에 즐길만한 콘텐츠가 딱히 없기 때문이다. 메인 스토리 클리어 후에도 계속 게임을 플레이해 재화를 수집하고 캐릭터를 강화시킬 수 있으나, 그렇게 캐릭터를 강화해 도전해야 할 강적 같은 요소가 없어 큰 의미는 없다.

특기할 만한 콘텐츠는 기억의 신전이 있다. 일종의 로그라이크 콘텐츠로, 1레벨부터 시작해 능력을 선택하고 인연 카드를 모아가며 끝없는 던전을 탐험할 수 있다. 맵 구조를 알지 못하고 성장도 부족한 상황에서 유저보다 강력한 적과 싸워야 하는 만큼 박진감 넘치는 전투를 즐길 수 있다.

보상으로는 캐릭터 경험치나 각종 재화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보상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고, 굳이 추가적인 보상을 수집하지 않아도 메인 스토리 진행 중 얻는 재화로 게임을 끝까지 풀어나갈 수 있어 재미 외에 플레이할 당위성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인피니티 스트랏슈 드래곤 퀘스트 다이의 대모험'은 기묘한 평형을 이룬 게임이다. 액션 게임으로서 기본 이상을 갖췄고, 캐릭터를 육성하는 재미도 있다. 그러나 그 전투를 뒷받침해 줄 스토리 부분이 그리 만족스럽지 않다. 독립된 작품이 아닌 팬 게임이라는 점에서 더 아쉬운 부분이다.

게임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만 즐겨온 유저에게는 권하기 어렵지만, '드래곤 퀘스트 다이의 대모험' 만화책 혹은 애니메이션 팬이라면 한번 즐겨볼 만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SANJO RIKU, INADA KOJI/ SHUEISHA, The Adventure of Dai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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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