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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플레이스테이션에 다시 명품 플랫포머가 생겼다! 아스트로봇

작성자 :	등록일 : 2024-10-31 오후 5:50:34

소니 인터렉티브 엔터테인먼트(SIE)는 산하 팀 아소비가 개발한 신작 '아스트로봇'을 9월 6일 글로벌 정식 출시했다. 플레이스테이션 5 독점 게임으로, 정식 한국어 자막을 지원한다. 국내 심의기관으로부터 전체이용가 등급을 부여받았다.

'아스트로봇'은 플레이스테이션 계열 게이밍 콘솔 사용법을 알려주는 데모 게임 시리즈 최신작이자 첫 독립 게임으로, 이전 시리즈 중에서도 특히 플레이스테이션 5 및 전용 컨트롤러(듀얼센스) 활용법을 알려주기 위해 제작된 '아스트로 플레이 룸'을 정식 계승한 게임이다.

'아스트로봇'에서, 유저는 우주 함선 선장인 캡틴 아스트로가 되어 우주 전역으로 흩어진 '봇'들을 찾고, 우주 함선을 불시착시키고 함선 CPU를 탈취해 간 대악당 네뷸릭스를 처단해 함선을 수리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행성을 돌아다니고 각종 퍼즐을 해결하며 수많은 수집품을 확보하게 된다.

유저가 우주를 떠돌아다니며 수집해야 하는 봇들은 대부분 캡틴 아스트로와 비슷하게 생긴 로봇들이지만, 종종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출시된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로 분장한 봇들이 등장한다. 플레이스테이션 5 초반 인기를 견인한 '라쳇 & 클링크: 리프트 어파트' 주인공들인 라쳇과 리벳부터 시작해 '잭 & 덱스터', '파라파 더 래퍼' 같은 플레이스테이션 ~ 플레이스테이션 2 작품들, 그리고 최신 게임인 시프트업 '스텔라 블레이드'까지 다양한 작품들의 발자취를 느껴볼 수 있다.

플레이스테이션 5처럼 생긴 함선 외견에서부터 알 수 있듯 '아스트로봇'은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 게이밍 콘솔에 대한 헌사를 담은 작품이다. 플레이스테이션을 빛낸 작품부터 각종 주변기기가 등장하기 때문에, 어린 시절을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 콘솔과 함께 지낸 유저라면 추억을 회상할 일이 많을지도 모른다.

추억을 자극하는 요소는 뽑기 기계를 얻은 뒤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동안 구조한 봇에 맞는 수집품을 무작위로 획득할 수 있는데, 그 수집품들이 하나같이 게임 내용이나 게임 관련 밈을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사이코 맨티스' 봇과 관련된 수집품은 TV에 연결된 플레이스테이션과 듀얼쇼크인데, '누군가 컨트롤러를 조종하고 있는 것 같지 않으냐'라는 설명문이 제시된다. '메탈기어 솔리드'를 플레이해 본 유저라면 작중 사이코 맨티스가 유저의 게임패드를 조종하는 장면을 떠올리며 웃을 수밖에 없다.

때로는 스테이지 하나를 통째로 특정 게임 헌사에 사용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초반에 플레이할 수 있는 '삐뽀사루 겟츄!' 헌정 행성이 있는다. 도망 다니는 삐뽀사루 봇들을 모두 포획하면 되는 스테이지다. '삐뽀사루 겟츄' 특유의 게임성 구현했기 때문에 게임 속 게임 느낌으로 즐길 수 있다.

봇 외에도 거점 행성에 뽑기 기계나 탈의실 등 기능을 해제해 주는 재화인 퍼즐 조각, 보너스 스테이지를 열어주는 잃어버린 은하 같은 수집품들이 있다. 찾기 어려운 편은 아니다. 대부분 '이 쯤에 있을 것 같은데' 싶은 장소에 놓여져 있고, 수집품 근처로 이동하면 작은 소리로 알려주기도 한다. 한 번 클리어한 행성에는 200코인을 지불하고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아스트로봇' 속 퍼즐은 난해하지 않다. 빠르고 정확한 컨트롤이 필요하지도 않다. 플랫포머 장르이긴 하나 이동 경로에 함정이 다수 숨겨져 있어 삐끗하면 죽는 식으로 설계되지도 않았다. 다시 말해, 어려운 코스를 통과하거나 퍼즐을 해결한 뒤의 성취감은 느끼기 어렵다.

대신 아스트로봇은 플랫포머가 지닌 원초적인 매력, 즉 플랫폼을 넘나드는 행위 자체의 역동감과 경쾌함을 살리는데 집중했다. 이는 게임 진행이 막히지 않을 수준으로 설계된 난도와 시너지를 이룬다. 적절한 난도로 설계된 퍼즐을 끊임없이 해결해 가며 막힘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경험은 유저에게 순수한 즐거움만을 선사한다.

다만 게임 진행 속도가 빠른 편인 데다가 상술했듯 게임 진행 중 막히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플레이타임이 생각보다 짧은 편이다. 수집 요소를 모으는 게 몹시 어려운 게임도 아닌 만큼, 순식간에 게임을 끝내고 아쉬워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수 있다.

'아스트로 플레이봇' 당시 극찬받았던 듀얼센스 특화 기능은 더더욱 발전해서 돌아왔다. 플레이스테이션 5 독점 게임 수가 감소하며 듀얼센스 전용 기능을 완벽히 활용하는 게임을 찾기 어려웠으나, 간만에 듀얼센스에 있는 모든 기능을 제대로 사용하는 게임이 나타났다.

한 걸음 움직일 때마다 지면에 따라 다른 진동이 느껴지며, 유저가 조작하는 모든 행동에 고유한 진동이 할당돼 있다. 듀얼센스 내장 스피커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사운드 측면에서 매우 풍부한 경험을 제공함은 물론, 액션에 따라 적절하게 설정된 적응형 트리거에서도 굉장한 손맛을 즐길 수 있다. 자이로 기능을 사용해야 하는 퍼즐도 적재적소에 삽입돼 그야말로 '듀얼센스의 모든 것'을 체험해 볼 수 있다.

뛰어난 듀얼센스 활용은 경쾌한 게임 진행과 맞물려 게임 안에서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재미 요소로 여겨지게 만든다. 일반적인 플랫포머라면 스테이지에 단 하나 남은 수집물을 찾기 위해 헤메는 과정이 지루하게 느껴졌겠지만, '아스트로봇'에서는 그 행위마저 즐겁다.

전작 '아스트로 플레이룸'은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 게임이었다. 바로 플레이타임이 짧다는 점과 최종 보스 전투가 아쉬웠다는 점이다. 무료 데모 게임에 대체 얼마나 풍부한 콘텐츠를 바란 거냐고 비판할 수도 있겠지만, 아무리 무료 게임이라도 그 완성도가 높다면 기대하지 말아야 할 부분까지 기대하게 되는 게 유저 유저 심리인 법이다.

'아스트로봇'은 전작 단점을 완벽하게 해결했다. 무슨 뜻이냐 하면, 플레이타임은 더 길어지고 보스 전투 역시 충분히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짧게 느껴지는 건, 게임이 잘 만들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플레이스테이션 유저들이 타 게이밍 콘솔 유저들을 부러워 했던 점 중 하나는 온 가족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으면서도 완성도 높은 플랫포머 게임이 없다는 점이었다. '이코'나 '잭 & 덱스터' 같은 게임들이 있었지만, 명맥이 끊긴 지 한참 지난지라 더더욱 아쉬울 따름이었다. '하이 파이 러시'가 엑스박스 독점으로 출시됐을 때 일부 플레이스테이션 유저들이 부러움을 표한 데에는 이러한 연유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 부러움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플레이스테이션이라는 브랜드 자체를 상징할 수 있는 작품이자 역대 거의 모든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에 대한 헌사를 바치는, 그러면서 온 가족이 모두 즐길 수 있는데다가 재미까지 챙긴 '아스트로봇'이 있으니까.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