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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공포의 원류를 찾아서, 클락 타워 리와인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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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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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4-12-19 오후 5:39: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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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디드 레오파드 엔터테인먼트 코리아(CLEK)는 선소프트가 개발한 '클락 타워 리와인드'를 10월 31일 국내 정식 출시했다. 휴먼 코퍼레이션이 개발하고 1995년 9월 14일 출시된 '클락 타워'를 리메이크 한 버전이다. 플랫폼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5·4와 닌텐도 스위치로, 정식 한국어 자막을 지원한다.
'클락 타워 리와인드'에서, 유저는 거대한 시게탑이 있는 성인 버로우즈 성에 입양된 소녀 재니퍼 심슨이 되어 미스테리한 버로우즈 성을 탈출해야 한다. 수수께끼의 살인마 시저맨에게 도망치고 다른 생존자들을 생존시키기 위한 모험이 펼쳐진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좌 우로만 움직일 수 있는 횡스크롤 방식으로 진행되며, 오브젝트와 상호작용은 포인트 앤 클릭 방식처럼 유저가 클릭해야 한다. 문이나 계단 같은 오브젝트와 상호작용 해 다른 공간으로 넘어갈 수 있으며, 창문과 상호작용 해 다른 층으로 뛰어내릴 수도 있다.
상호작용이 가능한 오브젝트는 커서를 올렸을 때 활성화 여부로 알 수 있다. 즉 탐험 중 여러 오브젝트에 커서를 올려 상호작용 여부를 체크해야 한다는 뜻이다. 컨트롤러를 이용하는 만큼 마우스 조작과 비교해 느린 데다가 정밀한 조작이 어렵기 때문에, 적응하기 전까지는 게임이 지나치게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일반적인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라면 단점으로 꼽힐만한 요소지만, '클락 타워 리와인드'가 공포 게임이기에 오히려 장점이 된다. 조작이 어렵기 때문에 생기는 긴박감이 있기 때문인데, 공포 영화에서 긴박한 순간에 손이 떨리는 바람에 열쇠 구멍에 열쇠가 정확히 들어가지 않는 순간 느껴지는 긴박감과 비슷한 결이라고 볼 수 있다.
게임 핵심 공포 요소 중 하나는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살인마 시저맨이다. 시저멘은 예상치 못한 장소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등장하며, 주인공이 숨는 데 성공하면 잠시 따돌릴 수 있다. 주인공의 이동 속도가 매우 느린 편이기 때문에, 지형을 잘 이용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따라잡히곤 한다.
시저맨에 대한 공포를 더 자극하는 요소는 주인공이 살인마를 공격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오늘날에는 흔한 공포 컨셉 중 하나지만, '클락 타워'가 출시된 당시에는 공포 게임 중에서는 굉장히 참신한 컨셉이었다.
대신 'RSI'라는 시스템이 있어 최소한의 저항은 할 수 있다. 일본어로 '연타 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다'라는 뜻의 약자로, 버튼을 연타해 주인공을 처형하려는 시저맨을 뿌리칠 수 있는 기능이다. 생각보다 판정이 어렵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게임 패드 연타가 필수적인 게임을 자주 즐긴 유저라면 시저맨이 달려들 때마다 RSI로 뿌리치고 유유히 모험을 계속할 수 있다.
게임 모드는 슈퍼 패미컴으로 출시된 원작 게임을 그대로 체험해 볼 수 있는 오리지널 모드, 그리고 플레이스테이션 1 이식 버전인 '클락 타워 ~더 퍼스트 피어~' 버전이 준비돼 있다. '퍼스트 피어' 버전은 각종 버그가 수정되고 내러티브와 공포 요소가 강화된 확장팩이다.
굳이 오리지널 모드를 수록한 이유는 원작 팬을 배려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장기간 사랑받는 고전 게임 팬덤에는 스피드러너(게임을 가장 빨리 끝내는 걸 목표로 하는 유저)나 스코어러(게임 내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하는 걸 목표로 하는 유저) 비율이 높아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클락 타워' 슈퍼 패미컴 버전에 있는 각종 버그 중에는 게임 일부 구간을 빠르게 넘길 수 있는 버그가 있고, 반대로 '퍼스트 피어' 버전은 일부 아이템 습득 장소가 매번 달라지는 등 무작위성이 강화됐다. 이는 게임성 측면에서는 '퍼스트 피어' 버전이 유리하지만, 스피드런에는 슈퍼 패미컴 버전이 훨씬 유리하다는 뜻이다. 팬덤을 고스란히 품고 가겠다는 게임사의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외에 '클락 타워 리와인드'에는 '퍼스트 피어' 버전에 없던 두 가지 편의기능이 제공된다. 하나는 어디에서나 자유롭게 저장할 수 있는 기능이고, 다른 하나는 게임 시간을 최대 15초까지 되돌릴 수 있는 기능이다. 부득이 게임을 급하게 꺼야 하는 상황이 찾아오곤 하는 현세대 유저들에게 자유 저장은 상당히 유용한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의외로 되감기 기능이 생각보다 큰 영향을 주지 못했는데, 이는 상술했듯 재니퍼의 이동 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이다. '클락 타워'에서 15초를 되감아봤자 재니퍼는 고작 열 걸음을 채 이동하지 못한 상황이고, 긴박한 상황에서 15초는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못했다.
좋아하는 장르의 극한을 추구하는 마니아들이라면 언제나 한번씩은 원류를 쫒아 강을 거슬러 올라가기 마련이다. 플랫포머 장르 마니아들은 언젠가 '슈퍼 마리오브라더스'나 '소닉 더 헤지혹'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메트로배니아 장르 마니아라면 마찬가지로 '슈퍼 메트로이드'나 '악마성 드라큘라'에 흥미를 느끼는 경우가 있다.
공포 게임에서는 그런 경향이 더 심해진다. 특정 게임에서 정립한 공포감 부여 방식을 후발주자들이 벤처마킹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서스펜스 영화를 좋아하는 영화 마니아들이 앨프리도 조셉 히치콕(알프레도 히치콕) 감독 작품을 찾아 보게 되듯이, 공포 게임 마니아들도 점점 더 고전 공포 게임에 관심을 가지곤 한다.
'클락 타워 리와인드'는 30여년 전 게임을 리마스터 한 작품이고, 당연히 오늘날 공포 게임과 비교하면 아쉬운 부분이 없잖아 있다. 그러나 첫 출시 당시 이야기 전개나 각종 연출이 시대를 앞서갔다고 평가받은 작품인 만큼, 레트로 컨셉으로 출시된 현세대 작품이라 해도 믿을만한 요소도 적지 않다. 스스로 공포 게임을 좋아한다고 자부하는 유저라면 구매를 고려해볼만 하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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