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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노트 킬러 위딘, 확실히 재미는 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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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4-12-30 오후 3:09: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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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다이 남코 엔터테인먼트는 그라운딩 주식회사가 개발한 비대칭 대전형 멀티플레이 추리 게임 'DEATH NOTE 킬러 위딘 (데스노트 킬러 위딘)'을 11월 5일 글로벌 정식 출시했다. 플랫폼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4·5 및 윈도우 PC(스팀)이며, 크로스 플레이와 정식 한국어 자막을 지원한다. 국내 심의기관으로부터 15세 이용가 등급을 부여받았다.
'데스노트 킬러 위딘'은 일본 인기 만화 '데스노트' 및 관련 IP를 기반으로 한 게임이다. '데스노트'는 주인공 야가미 라이토가 이름과 얼굴만 알고 있으면 다른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노트를 주운 뒤 '키라'라는 이름을 자칭하는 자경단원이 되어 범죄자들을 사살하며 발생하는 내용을 다룬 추리·피카레스크 장르 작품으로, 스토리 완성도가 높아 영화와 뮤지컬 등 다양한 매체로 재생산된 바 있다.
'데스노트 킬러 위딘'은 한 경기에 최대 10명에 달하는 유저가 참여하는 게임이다. 유저 중 한 명은 키라, 한 명은 원작에서 키라를 체포 직전까지 몰아넣었던 탐정 'L' 역할을 맡게 되며 나머지 유저들은 키라를 지지하는 키라 추종자와 L을 지지하는 조사원으로 나뉜다.
키라는 자신이 꿈꾸던 신세계를 이룩하면 승리한다. 범죄자 NPC나 조사원을 사살할 때마다 신세계 게이지가 상승하며, 이 게이지가 모두 채워지거나 L 역할을 맡은 유저를 사살하면 신세계가 도래하게 된다. 키라 추종자는 키라와 무전을 주고받으며 조사원을 방해하거나 조사원의 신분증을 훔쳐 키라가 조사원을 사살할 수 있게 도우며, 키라에게 데스노트를 옮겨 받아 또 다른 키라가 될 수 있다.
L은 키라를 체포하거나 조사원에게 임무를 하달해 수사 진척 게이지를 100%로 만들면 승리할 수 있다. 조사원은 임무를 수행해 수사 진척 게이지를 올리거나 다른 유저를 감시해 누가 키라인지 추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서로를 알아볼 수 있는 키라-추종자와 달리 L과 조사원은 서로의 신분을 명확히 알 수 없으며, 따라서 회의 단계에서 조사원끼리 서로를 지목해 다른 조사원이나 L을 체포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유사 장르 경쟁작들과 비교해 '데스노트 킬러 위딘'만이 지닌 특징이라면 역시 원작 고증 요소를 들 수 있다. 대표적으로 타 유저 사살 방식이 있는데, 타인을 직접 살해하는 게 아니라 이름을 알아낸 뒤 데스노트를 사용해 사살하는 시스템인 만큼 이름만 알고 있다면 직접 접촉하지 않아도 사살할 수 있다. 대신 이름을 알아내는 과정이 비교적 번거로운 편이다.
또한 원작에서 데스노트를 사용하는 데 별다른 자격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고증해 키라 추종자에게 데스노트를 넘길 수 있다. 즉 데스노트를 사용하는 장면을 L에게 감시카메라로 들키고 L이 그 사실을 조사원들에게 전파했을 경우, 조사원으로 위장하고 있던 추종자가 키라에게 상황을 알린 뒤 데스노트를 이어받아 패배를 회피할 수 있다.
장점이 명백한 만큼 단점도 확연하다. 원작 고증은 그대로 규칙이 어려워지는 효과를 낳고, 이에 따라 입문이 아주 어렵지는 않으나 게임을 켜자마자 파악하기는 어려운 수준까지 진입 장벽을 끌어 올린다. 게임에 제대로 적응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2~3경기 정도 게임을 진행하며 플레이를 익힐 필요가 있었다.
다른 장르 작품이었다면 적응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다고 평가받겠으나, 국내에서 흔히 '마피아류' 라고 분류되는 멀티플레이 비대칭 추리 게임이 종종 파티 게임으로 활용되곤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친구끼리 즉석에서 룰을 설명하고 게임을 시작하기에는 더 간편한 게임이 많기 때문이다.
'데스노트 킬러 위딘'은 팬 게임으로 분류되지만, 팬 게임이 흔히 그렇듯 원작 스토리를 재현하거나 원작 기반 IF 스토리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게임 전개를 위해서는 원작 역할을 그대로 부여할 수 없는데, 동시에 '데스노트' 원작 스토리가 키라와 L 두 인물의 캐릭터성에 기댄 면이 크기 때문에 두 역할을 다른 인물에게 부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원작에서 L이 데스노트를 주웠다면 스스로를 키라라고 자칭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데스노트 킬러 위딘'은 키라와 L 사이에서 펼쳐지는 두뇌 싸움을 보드게임 형태로 연출하는 방식을 띄고 있으며, 캐릭터 디자인도 원작 캐릭터 디자인을 그대로 옮기는 게 아니라 작중 등장인물 중 '니아'가 가지고 노는 작은 인형 디자인을 따왔다.
기본 디자인이 싫은 유저들을 위한 꾸미기 요소도 마련됐다. 개별로 판매되거나 일종의 배틀 패스인 '커스터마이징 트랙'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캐릭터 스킨 개념인 아바타를 비롯해 액세사리, 펫, 대기 모션 등을 사용할 수 있다. 2차 창작에서 주로 활용되는 장면을 구현한 스킨도 있어 '데스노트' 2차 창작 콘텐츠를 자주 즐기던 원작 팬이라면 예상외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다.
'데스노트 킬러 위딘'의 가장 큰 단점은 동시접속자 수다. 2024년 12월 21일 이후 PC 버전 동시접속자 수는 한 번도 300명을 넘기지 못했으며, 플레이스테이션 버전을 합산해도 그 두 배를 넘기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유저는 대기실에 참여하기 위해 여섯 개 서버 중 하나를 선택한 뒤 어떤 언어로 음성 채팅을 나눌지 미리 선택해야 한다. 선택하지 않은 언어로 설정된 대기실은 보이지초자 않는다. 문제는 많아야 300여 명의 유저가 서버·언어별로 흩어져 있다는 점이다. 어떤 언어로 설정해도 입장할 수 있는 대기실이 단 한 곳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원작 IP 인기에만 기댄 수준 미달 게임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오늘날, '데스노트 킬러 위딘'은 원작 매력을 살리면서도 비대칭 대전형 멀티플레이 추리 게임이라는 장르 재미도 사로잡은 완성도 높은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데스노트' 원작 팬이 아니더라도 해당 장르를 좋아하는 유저라면 재미있게 플레이할 만 했다. 그러나 상술한 대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추후 패치나 이벤트, 마케팅 등으로 유저수가 확보되기 전까지는 구매를 권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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