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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지루한 일상을 해체하고 싶다면, 도시전설 해체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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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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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5-02-19 오후 5:13: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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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맷소프트는 일본 슈헤이샤 게임즈가 유통하고 하카바 분코가 개발한 신작 '도시전설 해체센터' 닌텐도 스위치 버전을 2월 13일 국내 정식 출시했다. 정식 한국어 자막을 지원하며, 국내 심의기관으로부터 15세 이상 이용가 등급을 부여받았다.
유저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전설 해체센터를 찾았다가 센터 직원이 된 주인공 천한빛의 시점에서 도시전설과 관련 있는 다양한 사건을 해결하고 도시 전설을 규명해 '해체'하게 된다. 스토리는 총 6장으로, 각 장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구조를 띄고 있다.
도시전설이란 현대 도시에서 실제로 발생한 일처럼 전파되는 민담을 의미한다. 꼭 괴담의 형식을 띄어야 할 필요는 없으나, 공포를 자아내거나 기괴한 내용이 더 많이 전파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맞춰 '도시전설 해체센터'에 등장하는 도시전설들도 공포 괴담 비중이 높다.
전반적으로 추리보다는 스토리텔링에 집중한 게임이다. 추리 파트에서는 틀려도 패널티 없이 선택지를 다시 고를 수 있으며, 선택지를 잘못 고를 때 마다 관련 캐릭터 반응이 다양해 정답을 맞추기 보다는 모든 스크립트를 확인하는데 집중하게 되기도 한다. 추리 파트 자체도 본격적인 추리보다는 스토리 중 등장하는 사실들을 한데 정리한다는 느낌에 가깝다.
주연 캐릭터인 천한빛과 빈차하, 재스민 3인방의 성격이 각자 확실한 편이고, 한 가지 단서에 대한 스크립트가 매우 풍성하기때문에 긴 시간을 들여 지문 하나 하나를 모두 확인하기만 해도 상당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도시전설 해체센터'가 추리 게임과 궤를 달리한다고 느껴지는 또다른 이유는 사건에 임하는 주연 인물들의 태도 때문이다. 센터는 도시전설과 연관된 사건만 맡으며, 도시전설을 분석하고 '해체'하는 점에 초점을 맞출 뿐 사건의 본질에는 다가가지 않는다. 즉, 도시전설의 정체만 확인되면 사건 피해나 범죄 여부는 신경쓰지 않는다. '저런…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상상하고 싶지도 않네요' 하고 자리를 떠나 버릴 뿐이다.
탐색 파트에서는 주인공이 지닌 '염시' 능력이 빛을 발한다. 과거에 발생한 사건을 시각적인 형태로 구성하는 능력으로, 탐색 파트에서는 이 능력을 통해 과거에 특정한 행동이 이뤄졌던 곳을 찾아내거나 SNS에서 많은 사람들이 주목한 키워드를 발견해 온라인 탐문 조사를 벌이기도 한다.
온라인 탐문은 게임 핵심 재미 요소 중 하나다. 특정 사건에 대해 SNS에서 언급되는 내용을 탐문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키워드를 찾아 검색하는 방식이다. 다짜고짜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는 네티즌부터 가짜 뉴스를 유포하는 네티즌까지 다양한 인간 군상을 목도할 수 있는데, '귀신보다 사람이 무섭다'라는 감상을 절로 들게 한다.
최신 작품답지 않게 로컬라이징 범위가 매우 넓다. 단순히 한국어 자막을 지원할 뿐 아니라 캐릭터 이름, 지명, 각종 은어나 비속어, 말장난까지 로컬라이징이 이뤄졌다. 다만 현실에서 잘 쓰이지 않는 성씨나 이름 조합, 가상의 지명이 사용된 점은 조금 아쉽다. 작품 특성상 인물이나 장소가 부정적인 사건에 휘말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존 인물이나 지역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도시전설, 혹은 더 넓은 범주에서 '기담'으로 분류되는 이야기 중 일부는 공포감 조성 보다는 현실성을 강조하곤 한다. 완전히 허무맹랑한 이야기보다는 현실에서 실제로 일어났을 것 같은 현실성을 주는 편이 더 공포스럽거나 기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담 장르가 국내보다 활성화되어 있는 일본에서는 현실과 가상을 절묘하게 섞어 독자들이 소설을 실화 기반이 아닌가 하고 의심하게 만드는 글이 종종 발간되곤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기괴한 이야기를 주로 다루는 '도시전설 해체센터'가 철저한 로컬라이징 과정을 거친 점은 매우 큰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기담 장르의 핵심은 몰입감이며, 로컬라이징은 그 몰입감을 끌어올리는 데 매우 큰 도움을 주니 말이다.
아쉬운 점은 일부 일러스트나 컷신이 한글화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인명과 지명이 모두 한국어로 로컬라이징 됐으면서 정작 이미지는 일본어로 출력되는 장면에서는 몰입감이 오히려 떨어지기도 한다. 또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나오는 노래 가사가 일본어로만 출력되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게임 아트도 매우 매력적이다. 색 활용을 최소화한 단색 도트가 자주 사용되며, 독특한 화풍과 부드러운 애니메이션이 결합돼 '도시전설 해체센터'만의 독특한 감성을 완성한다. 고전 도트 호러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아트 때문에라도 게임을 구매해 볼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도시전설 해체센터'는 도시 전설과 수사라는 요소를 결합한 추리 게임이다. 두 요소 중에서는 추리보다 스토리텔링에 치중해 있으며, 유저에 따라서는 게임이라기 보다는 비주얼 노벨에 가깝다는 감상이 들 수도 있다. 또한 공포 요소가 가미되어 있기는 하나 공포가 메인인 게임은 아니기 때문에, 공포 경험을 위해 게임을 구매했다가는 실망할 수 있다.
그러나 독특한 감성과 아트, 캐릭터성으로 무장한 게임인 만큼 호러 테마의 스토리텔링 게임을 선호하는 유저라면 반드시 구매해 즐겨볼 만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지루한 일상에 지쳐 새로운 자극을 찾는 유저라면, 지금 바로 도시전설 해체센터의 문을 두드려 보자.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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