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GDC 2015’ 최대 화두는 글로벌 게임엔진 언리얼, 유니티, 소스의 무료화 선언이다. 품질을 이유로 일부에 한해 제공되었던 게임엔진 시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품질’로 시작된 경쟁이 ‘저가’에서 ‘무료’로 전환되면서, 이제 업계만이 아니라 인디시장까지 파급력이 미칠 전망이다. 이렇듯 시장 흐름이 파격적으로 바뀐 이유는 모바일 시대가 도래한 결과다.
더 이상 게임엔진은 개발자의 전유물이 아니다. 글로벌 엔진 개발사들은 인디 시장을 넘어 미래 게임엔진 사용자들을 확보하고자 개발 생태계를 바꾸겠다는 절묘한 한 수를 두었다.
■에픽게임스 ‘언리얼 엔진 4’ 기능과 툴셋 그리고 소스코드 무료■
▲ 언리얼 엔진4 테크데모 영상
게임개발사이자 게임엔진 개발사 에픽게임즈는 언리언 엔진 4 최신 기능과 툴셋 그리고 소스코드까지 전면 무료를 선언했다. 뿐만 아니라 포럼, 위키, AnswerHub Q&A, GitHub등을 통해서 개발에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거나 마켓플레이스에서 필요한 콘텐츠를 구매 또는 자신만의 콘텐츠를 판매할 수 있다.
이러한 혜택은 게임 개발만이 아니라 건축, 교육, VR, 영화, 애니메이션에 이르기까지 그래픽이 필요한 모든 범위에 제공된다. 지난해 에픽게임스는 언리얼 엔진 4를 월 19달러에 사용할 수 있는 멤버십 라이선스를 발표해 저가 경쟁에 나선지 딱 1년 만에 무료를 선언한 것이다.
특히 에픽게임스가 이를 진행하면서 해당 게임의 IP 소유권이나 퍼블리싱 계약 등의 요구 조건도 없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또한,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이미 다른 지원을 받고 있는 개발사도 중복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다만, 언리얼 엔진 4를 이용해 개발한 프로젝트의 분기별 매출액이 3,000달러(한화 약 330만 원)를 넘을 경우 5%의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그래도 언리얼 엔진 4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전 세계 개발사에 총 500만 달러(한화 약 55억 원)를 지원하는 ‘언리얼 그랜트’ 프로그램을 시작해 사실상 무료나 다름없다.
■유니티 ‘유니티5’ 모든 기능 이용 가능한 퍼스널 버전 발표■
▲ 유니티5 런칭 영상
유니티는 최신 게임 엔진 유니티 5 출시와 함께 연 매출 10만 달러(한화 약 2억 원) 이하의 개발자에게 무상으로 모든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퍼스널 버전을 발표했다. 따로 로열티 지출도 없는 만큼 이름이 알려진 메이저급 게임 개발사를 제외한 모든 인디 개발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폭을 넓힌 셈이다.
퍼스널 버전 이상의 개발사들은 프로페셔널 버전을 사용해야 한다. 가격은 한 번에 1500달러(한화 약 165만 원)를 지불하거나 월 75달러(한화 약 8만 원)를 지불하고 원하는 기간 동안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앞서 설명한 퍼스널 버전과 마찬가지로 따로 로열티가 부가되지 않는다.
공개된 유니티 5는 새로운 애니메이션, 물리학, 광원, 오디오 시스템이 포함되었으며, 모바일 플랫폼은 물론 PC와 콘솔 그리고 VR 등 총 21종의 플랫폼을 지원한다. 최대 장점인 플랫폼별 호환성이 한층 강화돼 개발이 더욱 용이해졌다.
이미 무료 버전이 존재한 유니티 엔진이지만, 개발에 가장 중요한 주요 기능에서는 결제가 반드시 필요했었다. 그렇지만 이번 최신 엔진의 무료화 선언으로 그 빗장이 풀리면서 소규모 그룹과 인디 게임 개발자들의 접근성이 한층 높아졌다.
■밸브 ‘소스 엔진2’ 자발적인 UGC를 이끌어내겠다■
▲ 주요 성능과 기능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소스 엔진2
밸브는 스팀에서 구동되는 PC게임을 다양한 디스플레이에 연결해 플레이할 수 있는 스트리밍 기기 스팀 링크와 가상 현실 체험이 가능한 VR HTC 바이브, 그리고 ‘도타’와 ‘마비노기: 영웅전’ 등에 쓰인 소스 엔진의 개량형 소스 엔진 2를 발표했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 설명 없이 개발만 공식 발표한 소스 엔진 2는 콘텐츠 개발자에게 무료로 제공될 계획이며, 프로부터 아마추어 개발자까지 고루 활용될 수 있도록 디자인되고 있다. 현재 알려진 조건은 결과물은 반드시 스팀에 등록해야 하며, 그 외 플랫폼 출시에 따른 제약은 없다.
특히 소스 엔진 2에 대해 밸브는 자발적인 UGC(유저가 직접 만드는 콘텐츠)를 이끌어낼 것이라 밝혀, 개발에 있어서 여느 엔진보다 진입 장벽이 낮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모바일 시대에 따른 게임엔진 생태계 변화■
개발자들은 이번 글로벌 게임 엔진 개발사의 무료화 선언을 반기고 있다. 더 나아가 최신 엔진인 만큼 개발 프로젝트에 따라 뭐가 더 좋을지, 이번에 다른 엔진도 사용해보고 싶다는 의견까지 다양한 변화가 감지됐다.
품질에서 저가 그리고 무료로 불붙은 글로벌 엔진 개발사들의 3차 대전은 벌써 전초전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한, 코로나랩은 모바일게임 엔진 ‘코로나 SDK’ 무료 제공범위를 확대했으며, 하복과 크라이텍도 무료화를 선언할지 관심사다.
2015년, 엔진 개발사들은 자신들의 최고 자산 사업을 무료로 전환했다. 더 이상 기술은 감추고 숨기는 것이 아니라, 더 알리고 베풀어야 새로운 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경영 방침 변화에 입각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러한 큰 결정이 결과적으로 개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진정한 의미의 상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지원금을 포함한 장려 대책과 로열티 수익 배분의 경우 합리적인 가격선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모바일 시대에 따른 게임엔진 생태계 변화에 귀추가 주목된다.
겜툰FOCUS/겜툰특집
글로벌 게임엔진 3차 대전, 저가에서 무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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