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요 게임사가 대거 모여 ‘게임 성지’라 불리는 경기도 성남시가 ‘게임=중독 물질’로 표현한 공모전을 열어 논란이 되고 있다. 성남시가 주최하고 성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가 주관하는 ‘2025 AI 공모전: AI를 활용한 중독 예방 콘텐츠 제작 공모전’은 게임을 마약과 동급의 ‘4대 중독물질’ 중 하나로 규정해 논란이 됐다.
'4대 중독'이라는 표현은 2013년 박근혜 정부 당시 만들어진 용어다.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신의진 전 의원이 마약·알코올·도박·게임을 중독 유발 물질로 정의하고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법안을 발의하는 과정에서 대중에게 알려졌다.
일부 업계 관계자는 “게임 산업으로 높은 세수를 올리는 성남시가 게임 산업 탄압에 앞장서는 건 이율배반”이라고 지적했다. 성남시는 2024년 지방소득세 8,021억 원을 징수하며 경기도 시·군 중 가장 높은 금액을 기록했다. 성남시 지방소득세과 개인지방소득세 1팀은 “판교테크노밸리를 중심으로 각종 IT 및 게임 기업이 집결해 있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안정적인 세수 확보 기반이 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정부와 지자체 정책을 역행하는 행사라는 지적도 잇따랐다. 성남시장·경기도지사를 지낸 이재명 대통령은 “성남시장 시절부터 게임 산업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가져왔고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게임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보다 규제를 펴 산업 발전에 장해가 됐다고 생각한다”라며 “게임 산업을 적극적으로 개척해야 할 신선한 영역으로 보고, 대한민국 게임 산업이 성장·발전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게임은 문화’라고 강조해 왔다. 지난 3월 7일에는 더불어민주당 게임특별위원회 출범식에 직접 참석해 게임 산업에 대한 적지 않은 관심을 드러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경기도를 게임 산업 본고장으로 만들려는 의지를 보였다. 5월 22일 경기도 주최 게임쇼 ‘플레이엑스포’ 개막식에서 김동연 지사는 “경기도가 대한민국 게임 산업 본고장이 되어 진정한 '겜기도'가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선포한 바 있다.
이번 공모전이 일부 의료계 단체들이 꾸준히 시도 중인 '게임 질병화' 시도 일환이라는 추측도 있다. 실제로 한국중독정신의학회는 2013년 회원들에게 보낸 공문을 통해 게임중독법이 입법될 경우 중독과 관련된 치료·교육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이유로 게임 질병화를 '숙원사업'이라 칭한 바 있으며, 2014년 2월 17일 진행된 국회 게임중독법 공청회에서는 의료계 관계자가 중독물질 카테고리에서 마약을 제외하고 게임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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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성지 성남시, ‘게임=중독 물질’ 공모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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