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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정돈되지 않은 공포, 화이트데이 2
작성자 : 등록일 : 2023-02-28 오후 3:35:28


플레이어원은 루트엔스튜디오가 개발한 공포 어드밴처 '화이트데이 2: 거짓말하는 꽃(이하 화이트데이 2) 에피소드 1'을 2월 16일 PC 게이밍 플랫폼 스팀을 통해 정식 출시했다. 추후 소니 플레이스테이션과 닌텐도 스위치,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시리즈 X|S로도 출시 예정이다.

전작 '화이트데이: 학교라는 이름의 미궁'으로부터 22년만에 출시된 후속작으로, 루트앤스튜디오가 지식재산권을 인수해 개발한 첫 작품이기도 하다. 개발사에 따르면 총 세 에피소드로 분할 출시될 예정이며 각 에피소드마다 다른 주인공이 등장해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는 방식이다.



'화이트데이 2'에서 유저는 연두 고등학교 졸업생인 장성태가 되어 친구 정수진에게 끌려 연두 고등학교로 돌아가게 된다. 정수진은 재학생 시절 중 연적인 김성아를 살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으며, 전작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학교가 혼란스러운 틈을 타 사건을 다시 파고들기 위해 한밤중에 학교로 향한다.

시놉시스에서 알 수 있듯 '화이트데이 2' 시간적 배경은 전작 엔딩에서 24시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으로, 전작을 플레이해 본 유저라면 스토리 진행 중 남은 흔적이 반가울지도 모른다. 반대로 시작부터 전작 핵심 등장인물인 김성아가 언급되는 만큼 전작을 플레이하지 않은 유저라면 스토리를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에피소드 분할 판매 시스템을 택한 만큼 스토리상 에피소드 2가 발매되기 전까지 명확히 이해할 수 없을만한 내용도 있다. 특히 핵심 등장인물 중 하나인 정수진이 문제가 되는데, 후속작에 추가된 캐릭터면서 전작 사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에피소드 1 내용 중 전작 설정과 충돌하는 부분 중 일부가 정수진과 연관 있는데, 에피소드 2나 3에서 다른 방식으로 해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속단하기는 어렵다.




기본적인 게임 구조는 귀신을 피하며 퍼즐을 풀고 사건을 추리하는 방식이다. 전투 개념은 거의 없고 탐험-도주-은신-퍼즐이 핵심인 구조다. 전작에서 유저를 추격하던 수위는 똑같이 귀신에 빙의되었다는 설정인 경찰로 바뀌어 긴장감을 유지한다.

게임 속에서 퍼즐에 대한 힌트를 많이 제공하는 편은 아니지만, 전작을 해본 유저라면 처음 보는 장소라도 빠르게 기믹을 유추할 수 있을 디자인이다. 전작 혹은 어드벤처 게임에 익숙한 유저를 기준으로 잡은 듯한 디자인이기 때문에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라면 초반부터 진행이 막힐 수 있다.



'화이트데이 2'가 지닌 특징 중 하나는 공포 요소 중 상당수가 점프 스케어(불쑥 튀어나와 놀라게 하기) 기법을 활용한다는 점이다. 한밤중에 몰래 학교를 탐험한다는 컨셉에 따라 어두운 장소를 손전등에 의존해 탐색하게 되며, 손전등이 비추는 구역에만 신경을 집중하는 만큼 점프 스케어 요소에 더 놀라게 된다.

점프 스케어만 파고드는 게임이 있을 정도로 보편적인 공포감 조성 기법이지만, 유저에 따라서는 빠르게 익숙해져 공포감을 느끼기 어려워질 수 있다. 에피소드 1만 플레이 했을 때는 점프 스케어에 충분히 익숙해질 정도로 플레이 타임이 길지 않아 문제가 아닐 수 있으나 게임이 완결돼 플레이타임이 늘어난 뒤에도 다른 공포 요소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큰 단점이 될 수 있다.

시야를 제한하는 어둠은 유저에 따라 짜증을 유발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 손전등이 없으면 한 치 앞도 볼 수 없을 정도로 어두운 장소도 있는데, 손전등 범위 밖을 볼 수 없다는 점은 공포 요인으로도, 단순 스트레스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2017년 발매된 '화이트데이' 리메이크 버전에서 쓰인 유니티 엔진이 아니라 언리얼 엔진으로 교체하며 배경 그래픽이 향상됐다. 특히 학교 곳곳에 놓인 각종 오브젝트가 더 섬세히 구현돼 학교라는 배경을 살리는 데 일조한다.

다만 그래픽 최신화 과정에서 일부 오브젝트가 시대상과 맞지 않게 바뀐 부분도 있다. 단독 출시된 게임이었으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으나, 전작에서 묘사된 학교와 느낌이 사뭇 달라져 종종 어색할 때가 있었다. '화이트데이 2'가 원작 사건이 발생한 뒤 24시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캐릭터 그래픽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실사풍 그래픽과 전작 리마스터 버전부터 이어져 오는 시리즈 특유의 만화적 질감이 섞여 있는데,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상황에 따라서는 어색해 보이거나 움직임이 다소 뻣뻣해 보이기도 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수집 요소도 있다. 학교 괴담이나 귀신 도감, 엔딩 등을 모을 수 있다. 인게임 컬렉션 항목에는 총 14개 엔딩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으며, 에피소드 1 기준으로 '불신'과 '속임수' 두 엔딩에 도달할 수 있다.

전작과 달리 수동 저장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엔딩을 보고 싶다면 게임을 처음부터 플레이해야 한다. 스토리상 엔딩 분기가 어디쯤이라는 사실은 유추할 수 있지만, 엔딩 분기를 지나친다면 다시 게임 처음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퍼즐 위주 게임인 만큼 반복 플레이 시 플레이타임이 상당히 짧아지기는 하나 불편하다는 점이 바뀌지는 않는다.



최적화와 버그 문제가 있는 편이다. 게임 플레이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던 버그나 유저를 압도하는 경찰 AI 문제는 꾸준한 패치를 통해 해결됐지만, 그래도 퍼즐 해결에 필요한 오브젝트가 로딩되지 않거나 프레임레이트가 저하되는 경우가 있었다.

개발사가 꾸준한 개선을 약속했고 실제로 일부 버그를 수정한 만큼 시간이 지나며 해결될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안정적으로 게임을 즐기고 싶은 유저라면 콘솔 버전을 기다리는 게 좋을 수 있다.





아직 두 에피소드가 남은, 말하자면 얼리 엑세스에 가까운 게임인 만큼 현시점에서 '화이트데이 2'에 대해 제대로 평가 하기는 쉽지 않다. 전작이나 전작 리마스터 버전과 비교하면 확실히 발전한 부분도 있지만, 반대로 전작 명성을 살리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드는 부분도 있다.

완성된 게임을 선호하는 유저라면 구매 시기를 미루는 걸 추천한다. PC 버전에서도 콘솔 버전을 위한 UI가 적용돼 마우스 커서를 활용할 수 없는 등 정돈되지 않은 부분이 있고, 에피소드 1 클리어 뒤에는 기약 없이 다시 에피소드 2를 기다려야 하며, 아직은 게임 최적화가 완벽히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연두 고등학교에 남은 진실을 하루라도 먼저 마주하고 싶은 전작 팬이거나 정돈되지 않은 게임도 감수할 수 있는 공포 게임 팬이라면 도전해볼 만한 작품이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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