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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콘코드
작성자 : 등록일 : 2024-09-02 오후 10:58:32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는 산하 파이어워크 스튜디오가 개발한 온라인 FPS '콘코드'를 8월 23일 정식 출시했다. 플랫폼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및 윈도우 PC(스팀)로, 공식 한국어 더빙 및 자막을 제공한다. 국내 심의기관으로부터 15세 이상 이용가 등급을 부여받았다.

게임 플레이에 대한 이야기는 7월 중 진행된 베타 테스트 체험기에서 언급한 바 있는 만큼, 정식 출시 후 '콘코드'게임 특성을 주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베타 테스트 시연기를 작성할 당시에는 개발중인 게임이었던 만큼 게임 밸런스에 대해 자세히 다루지 않았으나, 출시 후에도 밸런스가 베타 시점과 동일하다는 점은 아쉬웠다. 특히 캐릭터 스킬이 해당 캐릭터 강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대표적인 캐릭터로 바즈가 있다. 바즈는 체력이 약한 대신 강력한 근접 공격과 스킬로 적을 제압하는 암살자 캐릭터지만, 무적 기술이나 특출난 이동 기술이 없어 적에게 근접하기가 매우 어렵고 설령 적을 처치하더라도 탈출하기가 불가능에 가깝다.

문제는 적에게 접근해도 확정적으로 적을 사살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점이었다. 슈팅 게임에서 원거리 공격을 사실상 포기한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근접공격이 그리 강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즈는 통제자(탱커)가 아닌 적을 상대로도 스킬을 모두 사용한 뒤 근접 공격 2~3번을 더 사용해야 적을 처치할 수 있는데, 상대가 침착하게 대응할 경우 바즈가 적보다 먼저 사망하는 경우가 흔했다. 예컨대 레녹스를 암살하려고 했을 경우, 레녹스가 회피기술을 사용한 뒤 폭발 단검을 던지고 권총을 정확히 사격하면 바즈를 거의 무조건 제압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보호막을 설치할 수 있지만 정작 보호막 안에서 적을 공격하지 못해 보호막 사용처가 매우 한정되는 더우, 방패로 아군을 보호할 수 있지만 방패가 너무 작아 제대로 된 엄폐물 역할을 하지 못하는 에마리, 공중에서 적을 포격하는 캐릭터지만 체공 중 능동적인 비행이 불가능해 적에게 집중포화를 맞고 추락하기 일쑤인 로카, 은신 암살자지만 공격력이 약해 적을 빠르게 제압할 수 없는데다가 공격하면 은신이 해제돼 오히려 본인이 제압당하기 일쑤인 킵스 등 거의 모든 캐릭터가 스킬 구성에 문제가 있다.

추후 일부 캐릭터를 재설계하거나 스킬 시스템을 뜯어고치는 대형 패치가 필요해 보였다.




게임 플레이는 단조로운 편이다. 궁극기에 해당하는 기술이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PvP 게임에서 궁극기란 '사용 조건이 까다로운 대신 독특하거나 뛰어난 효과를 가진 기술'을 뜻하며, 대개 전장에 변수를 창출하고 상황을 역전하는 데 사용된다. 그러나 '콘코드'에는 이에 해당하는 기술이 없어 경기가 큰 변수 없이 진행되곤 했다.

적을 처치해야 스킬을 회복할 수 있는 시스템도 단점으로 작용했다. 대표적으로 더우는 특정 지점을 거점화하는데 특화된 스킬들을 가지고 있지만, 모든 스킬에 횟수 제한이 있는 바람에 거점을 옮겨야 하는 상황에서는 빈 깡통같은 캐릭터가 됐다.

더우가 힐러 치고 나쁘지 않은 화력을 갖추고 있긴 하나 더체스나 쟈발리 같은 공격형 지원가와 비교하면 적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가할 정도로 강하지는 않다. 더우는 히트박스마저 크기 때문에 일단 스킬이 사라지면 남은 경기를 매우 소극적으로 플레이 해야 했으며, 그런 상황에서 스킬 충전을 위해 공세에 나설 경우 오히려 팀을 위험에 빠트리는 경우가 많았다.



팀 보너스 시스템은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웠다. 직전에 어떤 역할군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부활한 뒤 영구 버프를 얻는 식인데, 총 다섯개를 획득할 수 있다. 팀 보너스 없이도 적을 제압하는 게 최선이겠지만, 그게 불가능 할 경우 최소 다섯 번은 죽어야 팀 보너스를 완성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일반적인 경우 모든 팀원이 다섯 번 씩 죽었다면 그건 그 경기에서 사실상 패배했다는 뜻이 된다.

캐릭터 수가 적은 게임과는 어울리지 않는 시스템이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돌파자 팀 보너스인 '회피 재사용 시간 단축'을 얻으려면 최소 한번 이상은 돌파자 캐릭터를 플레이 해야 하는데, 돌파자 캐릭터는 게임 내에 스타차일드와 다비어스 둘 뿐이다. 팀원이 스타차일드와 다비어스를 선택하고 바꾸지 않는다면 그 경기 내에서는 돌파자 팀 보너스를 얻을 수 없다는 뜻이다.

또한 팀 보너스를 쌓기 위해 자신이 원하지 않는 캐릭터를 플레이 해야 한다는 단점도 있었다. 예컨대 이동 속도가 매우 느린 통제자 캐릭터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습격자 팀 보너스인 이동 속도 증가를 얻어야 하는데, 습격자에 해당하는 로카와 바즈, 잇지는 통제자 캐릭터인 에마라나 1-OFF와 플레이 방식이 정 반대인 캐릭터들이다. 특정 역할군을 주로 플레이하는 유저라면 팀 보너스를 얻기 위해 본인이 좋아하지 않는 캐릭터를 억지로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세계관은 매력적이다. 은하계 가이드 메뉴에서 읽을 수 있는 '콘코드' 세계관은 '스타 워즈'나 '스타트렉' 같이 20세기에 창작된 고전적인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듯 보이며, 이는 비단 세계관 뿐만 아니라 캐릭터나 각종 오브젝트 디자인, 그리고 색상 조합 등에서도 드러난다.

만약 20세기풍 SF를 좋아하는 유저라면 세계관 설정을 읽기만 해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바스타돈 진액으로 만든 조미료, 소금 연료에 대한 이야기, 아이고 기뢰밭과 그런 이름이 붙은 이유 등, '콘코드' 세계관은 흥미로운 이야기와 독특한 설정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은하계 가이드는 단순히 유저가 게임에서 본 새로운 맵이나 오브젝트에 대한 설정을 나열할 뿐, 각 설정이 모여서 어떠한 이야기를 이루지는 않는다. 싱글 캠페인도, PvE 캠페인도, 캐릭터 간 유의미한 상호작용도, 하다못해 단편 소설도 없다. 홍보용 TV 애니메이션이 제작됐다고는 하지만 그것을 인게임에서 볼 수는 없다. 안타까운 일이다.



캐릭터 스토리텔링은 캐릭터 매력을 전혀 살리지 못하며, 세계관에 녹아들지도 않는다. 예컨대 다비어스를 플레이 하는 유저 입장에서는 다비어스의 성 정체성이 여성인지, 남성인지, 논바이너리인지가 게임 플레이나 캐릭터성 이해에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콘코드'는 유저가 인게임에서 다비어스를 선택할 때 마다 논바이너리임을 강조한다. 정작 그 설정을 활용한 싱글 스토리 임무는 없으면서 말이다.




캐릭터 외형 측면에서는 독특하게 생긴 캐릭터가 많지만, SF 영화를 즐겨 관람해온 유저라면 어렵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다. 다른 게임에 나왔다면 미형은 아니지만 개성있게 생긴 캐릭터로 나름 컬트적인 인기를 끌 수 있었을만한 캐릭터들이 많다.

문제는 그런 캐릭터가 한둘 있는 게 아니라 '많다'는 점이다. '콘코드'에 등장하는 캐릭터들 중 상당수는 미형이라고 부르기 어렵게 디자인돼 있으며, 상술한 고전 SF를 연상시키는 복장과 배색을 갖추고 있다. SF 장르가 아니었다면 패션 테러리스트 명단에 당당히 올라갈만한 디자인의 캐릭터들이 한가득 모여있으니 개별 캐릭터에서 매력을 느끼기 어려울만 하다.

외형만 보고 그 캐릭터가 지닌 능력을 직관적으로 알아채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총 쏘는 게임에서 칼을 들고 있는 바즈나 중장갑을 걸친 에마리 정도는 딱 봐도 어떤 역할인지 알 수 있지만, 양복을 입은 킵스나 점프슈트를 입은 로카는 유사 장르 게임에서 비슷한 디자인 캐릭터를 보지 못했다면 어떤 능력을 가진 캐릭터인지 알기 어렵다. 복장에서 특색이 드러나지 않는 잇지나 더우, 더체스, 자발리 같은 캐릭터들은 직접 당해보기 전 까지는 어떤 캐릭터인지 감조차 오지 않는다.



시인성 문제는 유저들이 게임에 익숙해지면 해결될 수 있으나, 출시 후 시간이 지나며 유저 수가 급격히 감소한 탓에 유저들이 게임에 익숙해진 뒤 멀티플레이 환경을 평가하기는 어려웠다. 동시접속자 수가 너무 적어 정상적인 메치메이킹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임 내에서 가장 많은 유저가 접속중이어야 할 일반전을 즐기기 위해서도 4~5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흔했다. 경쟁전 매치메이킹은 아예 성사되지조차 않았다.

다른 게임이었다면 하염없이 기다려서라도 경기를 시작할 수 있을테지만, '콘코드'는 약 8분 10초 가량이 지나면 자동으로 매치메이킹을 취소시키기 때문에 그렇게 기다릴수도 없었다.





베타 테스트 시연기 당시, 필자는 '콘코드'에 대해 '무난한 FPS'라고 평가한 바 있다. 유사 장르 경쟁작들과 비교해 캐릭터 외형이나 능력, 게임성 등 여러 부분에서 독창적이거나 뛰어난 부분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평가가 정식 출시 이후로도 이어진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게임성은 나쁘지 않았으나 좋다고 말하기도 어려웠고, 개선되리라 생각했던 캐릭터 스킬 구성 문제도 그대로였다.

결국 경쟁전 매치메이킹이 성사되지 않을 정도로 유저 수가 감소한 이상, 개발진이 어떠한 '극약처방'을 내리기 전 까지는 구매를 권하기 어려운 게임이 되어버렸다. 장단점을 떠나서, 매치메이킹이 불가능한 온라인 게임을 권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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