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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메이드가 귀여운 매트로배니아, 그림 가디언즈: 서번트 오브 더 다크

작성자 :	등록일 : 2025-05-11 오후 11:02:16

코멧소프트는 인티 크리에이츠가 개발한 매트로배니아 신작 '그림 가디언즈: 서번트 오브 더 다크' 패키지 버전을 4월 24일 국내 정식 출시했다. 3월 27일 DL 버전이 출시된 뒤 약 한달 만이다. 패키지 버전은 닌텐도 스위치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5 버전으로 출시됐다. DL 버전과 마찬가지로 정식 한국어 자막을 지원하며, 국내 심의기관으로부터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을 부여받았다.

2023년 2월 출시된 '그림 가디언즈: 데몬 퍼지(이하 데몬 퍼지)' 후속작이며, 일자 진행형 액션 플랫포머 작품이었던 전작과 달리 본격적인 매트로배니아 장르로 설계됐다. '그림 가디언즈: 데몬 퍼지'가 인티 크리에이츠 대표 슈팅 게임 시리즈인 '걸☆건' 외전 작품으로 개발됐음을 고려하면 '그림 가디언즈: 서번트 오브 더 다크(이하 서번트 오브 더 다크)' 역시 '걸☆건' 시리즈 일환이라고도 볼 수 있다.

'서번트 오브 더 다크'에서, 유저는 마왕성에서 일하는 메이드인 키리카와 마샤 자매를 조작해 마계를 탐험하고 마왕을 부활시키기 위한 여정을 떠나게 된다. 혼자 플레이할 경우 두 캐릭터를 교체해가며 조작하며, 멀티 플레이 시 두 유저가 각각 한 캐릭터를 전담해 조작한다.

두 캐릭터가 상반된 전투 방식을 지니고 있는 점은 전작 '데몬 퍼지'와 동일하다. 원거리 전투원인 키리카는 순간 화력은 낮으나 안정적으로 화력을 투사할 수 있으며, 근거리 전투원인 마샤는 순간 화력은 높으나 적에게 근접해야 하는 만큼 안정성이 떨어지고, 필드에서 획득할 수 있는 특수한 아이템을 소모해야만 필살기를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두 캐릭터별로 착용할 수 있는 서브 스킬 종류에도 차이가 있다.

온라인 멀티 플레이를 지원하지 않는 만큼 대다수 유저가 싱글 플레이를 즐기게 될 가능성이 높은데, 두 캐릭터가 서로 상반된 플레이 스타일을 보유한 만큼 어떤 순간에 어떤 캐릭터를 활용할지 분석하고 캐릭터별 운용 방법을 확실하게 터득해 둘 필요가 있었다.

게임 난이도는 캐주얼·베테랑·캐주얼 3종이다. 각각 타 게임의 쉬움·보통·어려움 정도 수준이다. 베테랑 난도와 비교해 캐주얼은 최대 체력과 최대 WP(스킬 사용에 필요한 포인트)가 증가하고 맵에서 다음 목적지를 표시해 준다. 챌린저 난도는 적 공격력이 오르는 대신 아이템 획득 확률도 증가한다.

첫 플레이부터 챌린저를 고르는 건 추천하고 싶지 않다. 별다른 강화 없이 무작정 강행해야 하는 초반부 플레이가 상당히 고달파지고, 게임 시스템상 아이템을 다수 획득해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게임 구조 자체는 무난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매트로배니아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일부 적 패턴에서는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는데, 사전에 정보가 없으면 일단 한 대 맞고 시작할 수밖에 없는 적이 많기 때문이다. 또한 대시에 회피 기능이 없기 때문에 보스 전투 중 적 기믹을 파훼하기 쉽지 않다.

대표적으로 튜토리얼 보스인 라이사가 있다. 돌진하는 보스를 키리카로 공격해 멈춰 세운 뒤 점프해서 뒤로 넘어가야만 피할 수 있는 패턴은 쉽사리 파훼법을 눈치채기 어려웠다. 다행히 부활이 상당히 후한 게임이기도 하고, 사망 시 패널티가 없는 수준이기 때문에 꾸준히 도전하면 언젠가는 기믹을 파훼하고 게임을 클리어 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미형 캐릭터 디자인에 일가견이 있는 인티 크리에이츠이고, 또 미형 캐릭터를 세일즈 포인트로 삼은 '걸☆건' 프랜차이즈에 속한 작품인 만큼 캐릭터 디자인이 빼어난 편이다. 특히 키리카와 마샤 두 주인공은 일러스트와 더빙, 각종 모션 측면에서 캐릭터 외모만 보고 게임 구매를 고려해도 될 정도로 수준 높게 설계됐으며, 다양한 NPC 역시 개성적으로

조작법은 직관적인 편이다. 다만 다소 납득되지 않는 키 설정을 보유한 캐릭터도 있었는데, 특히 키리카 관련 조작이 그렇다. 일종의 필살기인 샷건 발사는 반드시 대시 버튼과 공격 버튼을 눌러야 해 제자리에서 사용할 수 없는데, 이 때문에 불필요하게 적 공격에 맞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또한 키리카의 SMG를 재장전 하기 위해선 탄을 모두 소모해 자동으로 장전되게 하거나 아날로그 스틱을 2회 연속 아래 방향으로 조작해야 하는데, 대전 격투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라면 어렵지 않게 입력할 수 있는 커맨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 버벅이기 쉬운 커맨드라 주의를 요했다.

부활 시스템도 종종 플레이에 방해가 됐다. 둘 중 한 명이 사망한 경우 살아있는 쪽이 사망한 캐릭터를 부활시켜줄 수 있는데, 부활과 기본 공격이 버튼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부활 기능이 필요한 상황은 십중팔구 보스 전투 중간인데, 적을 공격하려다가 갑자기 부활 모드로 진입해 공격을 못 하거나 적 공격을 피하지 못해 둘 다 사망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자체적인 도전과제 기능을 제공한다. 대부분 모든 수집품 획득이나 숨겨진 장소 방문 등으로, 매트로바니아 장르 마니아라면 굳이 도전과제가 아니더라도 수행할만한 콘텐츠로 구성돼 있다. 또한 일부 도전과제는 달성 여부에 따라 게임 스토리가 달라지기도 하기 때문에, 모든 도전과제 달성을 목표로 하고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아쉬운 점은 순간이동 기능이 조금 부실하다는 점이다. 순간이동 포인트 수가 적은 데다가 순간이동 수단이 다양한 오브젝트에 분산돼 있기 때문에, 원하는 순간에 원하는 장소로 순간이동 하기가 어렵다. 게임 진행 중에는 크게 불편하지 않은 요소지만, 도전과제 수집을 위해 맵 전역을 탐험해야 할 때는 꽤 거슬리는 부분이었다.

'그림 가디언즈: 서번트 오브 더 다크'는 분명 수작 매트로바니아 반열에 올라가기에는 조금 아쉬운 작품이다. 개발진이 직접 개발 비용과 시간이 부족해 완성하지 못한 요소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고, 실제로 조금 더 다듬었으면 더 좋은 결과물이 나왔을법한 요소들이 종종 눈에 띈다.

그러나 동시에 '블러드 스테인드: 리추어 오브 더 나이트' 등 수작 매트로배니아 작품 개발에 참여한 이력이 있는 인티 크리에이츠의 노하우가 녹아들어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특히 미소녀 게임 프랜차이즈인 '걸☆건' 프랜차이즈 답게 주인공 자매가 상당히 미형으로 디자인 된 만큼, '미소녀가 등장하는 매트로배니아를 플레이하고 싶다' 하는 유저라면 충분히 구매해서 플레이할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