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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NDC 2025] 렐루게임즈 한규선 프로듀서 “좋은 질문이 좋은 AI 답변을 만든다”

작성자 :	등록일 : 2025-06-25 오전 11:44:40

넥슨이 주최하는 국내 최대 게임 산업 지식 공유 콘퍼런스 '2025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exon Developers Conference, 이하 NDC 2025)가 6월 24일 개막했다.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 간 경기도 판교 넥슨 사옥 및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진행된다.

연사로 나선 렐루게임즈 한규선 프로듀서는 렐루게임즈가 AI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 및 그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를 공유했으며, AI 시대에 개발자들이 갖춰야 하는 능력에 대한 인사이트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렐루게임즈가 가장 먼저 접근한 방식은 입력 도구 변화였다. 별도 입력 도구 없이 손을 입력도구로 사용하고, 대신 한 제스쳐에 여러 의미를 품도록 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마법진을 학습해 유저가 마법진을 그리면 AI가 그 안에 담긴 의미를 파악해 자동으로 기술이 발동하게 되는 식이다.

그러나 짧게 반복적으로 마법진을 그려야 해 유저에게 피로감을 줬고, 그림 모양이 의미를 나타내게 되는 만큼 다양한 마법진을 유저가 외워야 한다는 문제가 생겨 프로젝트가 취소로 돌아가게 됐다.

이후에는 음성으로 명령해 기술을 사용하는 게임을 개발하기도 했다. 유저가 지휘관이 되어 음성 명령으로 유닛을 조종하는 게임이다. 그러나 음성 인식이라는 새로운 컨트롤러를 사용하는데 생소함이 있었고, 짧게 자주 명령을 내려야 해 피로감이 생겼다. 또한 익숙한 키보드-마우스를 굳이 음성으로 대체할 필요성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그 다음에 시도한 게임이 유저가 마법 주문을 얼마나 정확하게 읽었는지에 따라 주문이 발동되는 음성 인식 게임이었다. 기본 개념 자체는 이전 음성 인식 게임과 유사했으나, 게임이 주는 흥미 요소를 강화해 새로운 컨트롤러로 인한 피로감을 해소할 수 있었다. 또한 마법 주문을 음성으로 읽는 건 매우 자연스러운 행위이기 때문에, 음성으로 플레이 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해소할 수 있었다.

이후 대규모 LLM이 다수 출시되며 이를 게임에 적용할 수 있겠다는 판단 하에 NPC와 자유로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게임을 기획했다. 초기작은 왜 대화를 해야 하는가, 그리고 NPC와 무엇에 대해 대화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가 있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추리 게임인 '언커버 더 스모킹 건'을 개발했다. 살인 현장에서 결정적 증거와 증언을 찾아내는 게임으로, 불완전한 증거를 선택지 없이 대화로 보충해야 하는 게임이다. 추리 게임은 왜 대화를 해야 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이야기 해야할지를 모두 충족시키는 장르였기 때문이다.

추리 게임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사건과 관련 있는 대사와 사건과 관련 없는 대사를 구분할 필요가 있었다. 다행히 추리 게임이라는 장르가 정해져 있고 사건에 대한 설정도 정해진 만큼, 어떤 대사가 사건과 관련 있는 대사인지를 학습시키는 지는 비교적 간단한 일이었다.

문제는 사건과 관련 없는 대사를 구분하는 일이었다. 유저가 무엇을 물어볼지 모르기 때문이다. 사건과 관련 없거나 특이한 질문이 제시될 경우 AI가 올바른 답변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었다.

LLM AI 모델에는 그럴싸하지만 터무니없는 결과물을 출력하는 '환각' 증상이 나타날 때가 있다. 렐루게임즈는 이를 역이용해 AI가 사건과 관련 없는 정보도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자연스러운 대화를 구현했다.

그러나 진실과 거짓 여부를 명확히 나눌 수 없는 대사도 등장할 수 있으며, 이런 질문이 거듭될 경우 게임 난도가 지나치게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개발진은 질문이 입력될 경우 여러 LLM 모델이 동시에 작동하도록 했다. 한 모델은 적절한 대답을 생성하고, 다른 모델은 유저 질문이 과연 사건과 관계도가 높은지, 핵심 정보인지 여부를 평가해 태그한다.

이를 통해 만약 중요한 질문에 대한 답변에 환각 증상이 발생하더라도 태그를 통해 자신이 핵심적인 질문을 던졌는지를 알 수 있도록 했다.

현재 렐루 게임즈는 '미메시스'와 '스캐빈저 톰'이라는 신작을 개발하고 있다.

'미메시스'는 '사람은 어떻게 행동하는가?'라는 명제 하에, AI가 사람을 흉내낸다면 어떤 느낌을 줄 것인지 고민한 작품이다. 4인 유저가 낮선 공간을 탐험하는 작품이며, 그 안에 동료를 흉내내고 다른 사람을 해치는 '미메시스'가 있다는 설정이다. 유저 행동과 음성을 모방하는 AI가 적용돼 있다. 무언가가 사람을 흉내내고 그게 누구인지 모른다는 점에서 심리적인 공포를 유발한다.

'스캐빈저 톰'은 탐사로봇 T.O.M을 통해 오염된 세계를 탐험하는 게임이다. 다양한 자원을 수집해 도구를 제작한다. 이미지 생성 AI와 디텍션 AI를 통해 유저가 탐험할 수 있는 지역이 계속해서 생성되며, 이를 통해 무한한 경험을 탐험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한규선 프로듀서는 '게임은 어떻게 만드는가?'라는 명제에 대해 "기존 게임 개발은 전문적이고 어려운 분야였으나, AI 시대에는 그림이나 음악도 쉽게 만들어지는 만큼 게임 개발도 쉽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라고 추측했다. 렐루게임즈는 실제로 짧은 자연어 명령으로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도구인 '도넛'을 공개한 바 있다.

딥러닝은 사람이 판단하는 것들 대다수를 해낼수 있다. 그렇다면 '재미'라는 것도 구분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재미있는 게임'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한다면 어떻게 그런 게임을 만들 수 있을지 알 수 있을 것이고, 더 나아가 이를 AI가 생성할수도 있을 것이다.

한규선 프로듀서는 AI가 만능이거나 만능이어야 한다는 강박을 버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AI가 내놓는 결과는 신기하긴 하나 어딘가 부족한 경우가 많으며, 동시에 신기한 것이 곧 재미있는 것도 아니다. 이를 재미있는 게임으로 완성하는 건 결국 개발자의 업무라는 게 한규선 프로듀서 주장이다.

이어서 한규선 프로듀서는 "'인간시대의 끝이 도래했다'라고 걱정하는 개발자들도 있으나, AI의 역량은 질문하는 사람의 역량에 따라 달라진다"라며, "예전에는 질문과 답을 모두 떠올려야 했으나 이제는 질문만을 잘 하면 되는 만큼, 더 좋은 질문을 하기 위한 역량을 길러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