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게임사 유비소프트가 2024년 11월 발매 예정인 신작 ‘어쌔신 크리드: 섀도우스’가 출시 전부터 유저들로부터 눈총받고 있다. 시리즈 최초로 아시아를 배경 삼아 만들었는데, ‘고증’을 잘 지키던 IP(지식재산권) 특징을 무시하고 만든 콘텐츠를 여럿 선보여 유저 사이에서 ‘오리엔탈리즘 범벅’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상황이다.
‘어쌔신 크리드: 섀도우스’는 2007년부터 시리즈를 이어오고 있는 유비소프트 대표 IP ‘어쌔신 크리드’ 최신작이자 정식 넘버링 14번째 작품이다. 일본 전국 시대 말기인 아즈치모모야마(1573~1603년) 시대를 배경으로 두 주인공 ‘후지바야시 나오에’와 ‘야스케’가 겪는 이야기를 그렸다. 개발은 유비소프트 캐나다 자회사 유비소프트 퀘벡이 맡았다.
‘후지바야시 나오에’는 전국시대 일본에서 활동했던 여성 닌자, 쿠노이치라는 설정이다. 게임 속에서는 은신 및 암살에 특화한 능력을 지녔다. 주무기로 일본도와 사슬낫 등을 사용한다. ‘야스케’는 남성 무사, 사무라이다. 큰 키와 사거리를 바탕으로 한 일대다 전투에 특화됐다. 일본도와 철퇴 등을 주무기로 쓴다.
2021년 7월 개발 소식 발표 후 2024년 5월 14일 게임 정식 제목을 ‘어쌔신 크리드: 새도우스’로 공개했다. 5월 16일에는 첫 트레일러가 나왔고 6월 11일 유비소프트 신작을 소개하는 특별 방송 ‘유비포워드’를 통해 상세 정보가 공개됐다. 그런데 ‘유비포워드’ 이후 유저 사이에서 논란이 불거졌다.
논란 중심이 된 부분은 흑인 사무라이 ‘야스케’다. ‘야스케’는 이탈리아 선교사 알레산드로 발리냐노를 섬기던 노예다. 알레산드로 발리냐노와 함께 1581년 2월 당시 집권자 오다 노부나가를 알현 후 ‘야스케’라는 이름과 무사 신분을 받고 가신이 됐다. ‘어쌔신 크리드: 섀도우스’ 외에 다양한 게이메서 사무라이로 등장한 바 있다.
하지만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 최초 아시아 배경 신작 주인공으로 흑인이 등장하자 유저 사이에서 “역사 왜곡 혹은 정치적 올바름(PC) 때문에 흑인을 넣은 게 아니냐”라는 의견이 나왔다. 일본 유저들은 인터넷 청원 사이트 Change.org에 게임을 취소해달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청원은 약 한 달 만에 8만6천여 명이 참가했고 매일 평균 1천여 명이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 역사 기록을 보면 ‘야스케’는 무사가 아니라 종자 대우를 받았다. 노예 신분을 벗어나기는 했으나 하인이었다. 그렇지만 ‘어쌔신 크리드: 섀도우스’ 속 ‘야스케’는 화려한 갑옷을 입고 민중들로부터 정중하게 인사를 받는 등 무사 대접을 받는 모습을 보인다. 게임을 위한 허용이라 볼 수도 있지만, 그간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가 보인 ‘철저한 고증’과는 거리가 멀다.
2007년 첫 작품을 내놓은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는 작품 배경이 되는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실존 인물을 등장시키고 고증을 살려 몰입감을 더했다. 고증에 어긋나지 않는, 해당 작품 배경에 있을 법한 가상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잠입 요소와 화려한 액션을 선보이면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어쌔신 크리드: 섀도우스’는 시리즈 최초 주인공이 실존 인물이다. 전작들과 다르게 게임 배경과 잘 어울리는 인물이 아니고 고증도 살리지 못했다. 여기에 개발진이 일본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야스케’는 일본인이 아닌, 우리가 이입할 수 있는 인물이라 넣게 됐다”라고 언급하면서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이밖에 벚꽃(봄)·물을 대는 논(여름)·갈대밭(가을)·두루미(겨울) 등 같은 계절에 함께 있을 수 없는 풍경 묘사, 게임 콘텐츠 고증에 필요한 정치·경제·전쟁사 전공이 아닌 성평등 역사를 전공한 고증 자문 학자와 협업 등도 유저들로부터 비판받는 주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럽 등 서양에서 동양을 보는 왜곡된 인식·태도·편견을 ‘오리엔탈리즘’이라 하고 그 바탕에는 ‘서양이 동양보다 우월하다’라는 이분법적 사고가 담겼다”라며 “프랑스 회사 유비소프트와 캐나다 회사 유비소프트 퀘벡이 만든 ‘어쌔신 크리드: 섀도우스’는 시리즈 최초로 아시아를 배경으로 하면서 고증을 중시하던 이전 시리즈와 다르게 고증을 완전히 무시하고 아시아 계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모습을 보이는 등 ‘오리엔탈리즘 범벅’인 모습이라 출시 전부터 유저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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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만평] 유비소프트 어쌔신 크리드: 섀도우스, ‘오리엔탈리즘 범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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