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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본편 이후 콘텐츠가 진국,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

작성자 :	등록일 : 2024-02-01 오후 5:26:52

세가 퍼블리싱 코리아는 사이게임즈가 개발한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를 2월 1일 국내 정식 출시했다. 플랫폼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4·5 및 윈도우 PC(스팀)다. 정식 한국어 자막을 지원하며, 국내 심의기관으로부터 12세 이용가 등급을 부여받았다.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는 일본 인기 모바일 게임 '그랑블루 판타지'를 원작으로 한 액션 RPG다. 2016년 8월 21일 사이게임즈 자체 행사 진행 중 처음 공개됐으나, 2018년 출시 예정이었던 작품이 출시 연기를 거듭하며 결국 1,990일만에 빛을 보게 됐다.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에서, 유저는 기공단 단장인 주인공이 되어 제가 그랑데 공역을 탐험해야 한다. 원작에서는 이름만 언급됐던 장소로, 이에 따라 원작에 등장하지 않은 새로운 인물들과 사건이 등장해 이야기를 끌어나가게 된다.

스토리 자체는 평이한 편이다. 동료들과 힘을 합쳐 역경을 뚫고 악당이 꾸민 음모를 해결하는 내용이다. 어떻게 보면 원작 스토리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일본 소년만화를 즐겨 본 유저라면 익숙함을 느낄 수 있다. 흔히 '정석 스토리'라고 부르는 구성이다.

그렇다고 스토리가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높은 그래픽 완성도와 화려한 연출을 적극적으로 활용했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보는 맛'이 있고, 스토리 구조와 별개로 스토리 완성도는 탄탄한 편이다. 정석 스토리가 정석으로 여겨지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원작이 서비스되지 않는 국내 유저들 입장에서는 초반 적응에 시간이 조금 필요한 작품이기도 하다. 원작 스토리 중간을 다루는 외전 작품인 만큼 등장인물들이 유저는 모르는 이야기를 곧잘 하기 때문이다. 세계관에 존재하는 각종 사건이나 설정을 알려주는 용어 사전이 있긴 하지만, 스토리 중 일일이 용어 사전을 찾아보는 건 조금 귀찮은 일이다.

다행히 용어사전 외에 특정 캐릭터에 대해 알 수 있는 '페이트 에피소드'도 제공된다. 원작에도 동일한 명칭으로 제공되던 콘텐츠로, 특정 캐릭터가 왜 기공단에 소속돼 있는지 알 수 있다. 플레이 하지 않아도 클리어에 지장은 없으나, 본편 스토리와도 어느 정도 연계되는 측면이 있어 가능하면 모두 플레이 하는 편이 좋았다.

스토리 자체는 일직선이지만, 넓은 필드를 구석구석 탐험하는 재미도 나쁘지 않았다. 필드 곳곳에 각종 보물 상자나 퍼즐이 마련돼 있고, 한 번에 많은 경험치를 제공하는 특수 몬스터를 찾는 재미도 있다.

배경 그래픽 완성도가 높은 만큼 필드를 탐험하며 눈이 즐겁기도 했다. 광원 효과나 오브젝트 수에 따라 순간적으로 프레임레이트가 저하되는 구간이 있긴 했으나 많지는 않았고, 그 정도도 심하지 않아 그리 신경 쓰일 정도는 정도는 아니었다.

스토리 챕터가 그리 길지는 않다. 프롤로그부터 에필로그까지 총 11장이 걸리며, 후일담까지 포함해 총 12장 분량이다. 대신 엔딩 후 메인 스토리 추가 난이도나 퀘스트 모드 등 다양한 엔드게임 콘텐츠를 제공해 플레이타임을 보장한다.

사실 스토리 모드 진행 중 모든 콘텐츠를 즐길 수 없도록 설계돼 있기도 하다. 봉마석 같은 일부 콘텐츠는 적이 지나치게 강해 정상적으로 상대할 수 없는 경우가 왕왕 있고, 단순히 스토리만 따라가서는 캐릭터 성장이 난도 상승을 따라잡지 못해 이미 완료한 퀘스트를 다시 클리어 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엔딩 후에는 베리 하드 외에 익스트림, 매니악, 프라우드 등 추가 난도가 해금되며, 유저 목표는 최종 난도 퀘스트를 클리어할 수 있도록 캐릭터를 육상하는 것으로 변모하게 된다. 그리고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멀티플레이 콘텐츠를 즐기게 된다. 캐릭터 강화에 필요한 시간을 멀티플레이로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에는 다양한 캐릭터 강화 수단이 존재한다. 레벨업, 한계돌파, 마스터리 강화, 진 성장, 무기 강화 등이다. 여기에는 막대한 재료 및 재화가 필요하며, 유저 혼자 모든 준비물을 갖추는 데에는 매우 긴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멀티플레이를 통해 다른 유저와 퀘스트를 수행하면 원하는 육성 재료를 얻을 수 있는 특수 재화를 획득할 수 잇다.

멀티플레이 자체가 재미있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전투가 재미있는 게임이기도 하고, 유저 한 명당 캐릭터 하나를 다루는 만큼 AI가 조종하는 싱글 플레이 팀원들과 비교해 답답할 일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전투는 원작처럼 4인 1파티 구성으로 진행된다. 유저는 파티원 중 한 캐릭터를 직접 조작할 수 있으며(스토리 진행 중에는 주인공으로 사실상 고정된다), 나머지 세 파티원은 AI가 대신 조작해 주는 방식이다. 유저는 AI에게 지시를 내려 행동 방침을 정해주게 된다.

원작 턴제 전투를 실시간 전투로 구현해 독특한 전투 시스템으로 빚어낸 점이 특징이다. 체인 버스트나 오의 같은 원작 고유 시스템을 재해석했고, 여기에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만의 새로운 요소를 도입했다.

오의는 캐릭터마다 보유하고 있는 필살기 같은 시스템이다. 쿨타임마다 발동할 수 있고, 파티원이 지닌 오의를 연속해서 사용하면 체인 버스트가 발동해 막강한 추가 피해를 가할 수 있다. 원작에 있던 시스템을 액션 RPG로 이식하며 상상으로 보던 오의를 실제로 감상할 수 있게 됐다.

링크 어택은 일종의 궁극기 역할을 한다. 자체 화력이나 연출도 뛰어난 편이지만, 링크 어택을 발동한 뒤 생기는 링크 타임이 진국이다. 적들을 느리게 만들고 아군에게 각종 버프를 제공하는데, 적에게 공격을 받지 않고 일방적으로 공격할 수 있어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전투 난도는 높은 편이다. 플레이어플 캐릭터 성능이 좋은 만큼 적들도 강하기 때문으로, 승리하기 위해 캐릭터 성능을 최대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또한 오의 버튼 입력을 유지한 상태에서 추가 키 입력을 통해 발동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손이 꼬일 일이 많다.

대신 액션 RPG 초심자들을 위해 어시스트 모드가 준비돼 있다. 체력이 일정 수준 이하로 감소하면 물약을 자동으로 사용하는 등 일부 조작을 자동화 해주는 기능으로, 이 중 풀 어시스트 모드는 이동을 제외한 거의 모든 액션이 자동으로 이뤄져 초심자도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는 파고들기 요소를 선호하는 유저에게 추천해줄만한 게임이다. 출시 시점에서 주인공 포함 20여 개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고, 추후 DLC를 통해 더 많은 캐릭터가 출시될 예정이니 꽤 긴 시간 동안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메인 스토리 완성도가 높은 만큼 파고들기 요소를 싫어하는 유저라도 게임을 즐길 수 있으나, 이 경우 스토리 파트 분량이 짧아 게임 재미를 온전하게 느끼기 어려울 수 있다.

멀티플레이를 강조한 게임인 만큼 다른 유저와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다른 유저는 그 자체로 변수가 되며, 같은 퀘스트라도 함께 하는 사람이 누군지에 따라 다른 게이밍 경험을 즐길 수 있다. 다만 같은 이유로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변수로 인한 퀘스트 실패 가능성을 꺼리는 유저에게는 게임을 권하기 어렵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