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개발에 AI를 접목, 신작을 준비 중인 앵커노드가 TCG ‘카드 오브 레전드’를 선보인다. 모든 캐릭터 이미지를 AI로 제작했고 정통 TCG 콘텐츠에 로그라이크 재미를 넣은 작품이다. PC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에서 10월 14일 시작하는 ‘스팀 넥스트 페스트(SNF)’에 출품한다.
앵커노드는 2023년 6월 설립한 회사다. 평균 경력 20년 차 이상 개발자들이 개발 경험과 생성형 AI를 접목,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모였다. 업무 시작 2개월 만에 첫 게임 ‘브레드 베어’를 내놨고 AOS 인기 게임 1위를 달성하면서 잠재력을 보였다.
관련해 앵커노드 원재호 대표는 “앵커노드는 생성형 AI를 게임 개발에 접목하면 미래가 바뀔 거라는 생각으로 모여 설립한 회사다”라며 “첫 게임은 AI를 상당히 사용해 만들었고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게임 개발 툴도 공개해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다”라고 밝혔다.
두 번째 작품이 ‘카드 오브 레전드’다. 진입 장벽이 낮지 않은 TCG 장르를 좀 더 많은 유저가 접하도록 캐주얼하게 제작했다. 플레이 시간 30분 정도인 기존 동 장르 게임과 다르게 6분 내외로 단축, 가볍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카드는 상점에서 살 수 있고 강화를 통해 어려운 콘텐츠를 쉽게 풀어갈 수 있다.
BM(비즈니스 모델)도 기존 TCG와 다르다. 카드 수집 외에 BM이 존재하지 않는다. 뽑기가 필요한 확률형 아이템도 없다. 정식 출시는 스팀에서 패키지 판매를 통해 할 예정이다. 확장팩 개념으로 새로운 카드를 얻는 추가 상품 정도만 선보이려 한다.
게임에 대해 원재호 대표는 “’카드 오브 레전드’는 모든 캐릭터 이미지를 생성형 AI로 제작해 소요 시간과 비용을 줄였다”라며 “TCG 특유 시스템은 스킬로 구현했고 복잡한 카드 효과를 이해하는 AI가 사람들과 대등하게 싸우는 PvE 콘텐츠가 특징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재호 대표는 “이번 ‘SFN’에서 선보일 데모 버전에서는 전체 카드 200여 장 중 100여 종을 공개하고 모험·아레나·시련의 유적(탑) 등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라며 “오랫동안 사랑받기 위한 게임을 만들기 위해 온 힘을 다했으니 재밌게 즐겨 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앵커노드 원재호 대표와 함께한 일문일답이다.
Q. ‘카드 오브 레전드’ 개발 인력과 기간은? A. 직원 30명이 1년 6개월 정도 개발했다.
Q. 수익 모델은? A. 내부에서 고민이 많았는데, 확률형 아이템을 과감하게 뺐다. 스팀 패키지 게임으로 판매한다. 나중에 확장팩 정도는 팔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카드 성장에 과금 요소가 있으면 안 좋게 흘러갈 게 뻔하다. 밸런스가 중요한 게임이므로, 과금을 많이 한 유저가 유리한 상황이 되고 스펙이 많이 벌어지면 누굴 위한 게임인지 모를 수 있다.
저희는 오래 사랑받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
A. 실제로 초기에는 완성도가 떨어져 어설펐다. 앞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과제다. 세부 묘사가 부족한 일부 이미지는 수작업으로 보정했다.
Q. AI 이미지 학습에 사용된 표본 및 저작권 등 문제들에 대한 전략이 있는지? A. AI는 빠르게 도입된 데 비해 사회적 합의가 느린 편이다. 여러 가지 문제는 초기부터 인지하고 보수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저희는 완전히 상업적으로 사용 가능한 기능적 모델만 쓴다. 데이터도 내부에 있고 원화가가 만든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업한다.
Q. 적 AI는 어떤 형태인지? A. 이전에는 스크립트로 사람처럼 행동해도 AI라고 했다. 최근에는 학습하는 형태를 AI로 본다. 저희 게임은 전자다. 구현된 부분으로 적절히 행동한다.
Q. 강화 시스템 구현에 AI가 사용됐는지? A. 밸런스 테스트는 AI를 사용한다. 아직 게임 설계 부분은 AI를 쓸 수 없어 직접 했다. 굉장히 복잡한 시스템과 수치 시스템으로 만들었다. 가치 기반 밸류 시스템을 만들어서 스킬들이 각 속성과 상대에 대해 어떤 가치를 지녔는지 계산했다.
Q. 캐릭터 수집·성장 요소가 있을지? A. 사실 데모 버전은 저희가 현재 공개 가능한 수준이라 이런 부분이 없다.
다만, 내부에서는 캐릭터가 유저와 말을 걸고 대화를 하는 등 구현을 해보기도 했다. 관련 비용이 많이 들어서 좀 더 기반 기술이 발전해야 넣을 수 있다. 캐릭터가 유저를 기억하고 상호작용하는 게 최종 목표다.
Q. 다른 플랫폼 출시 예정인지? A. 유니티로 개발해 다른 플랫폼도 가능하다. 모바일도 출시할 수 있다. 일단 PC에 집중하려 한다.
Q. 유저에게 어필할 만한 차별점은? A. TCG는 상당히 어려운 장르다. 그래서 개발이 어렵다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맞닥뜨릴 학습 벽이 높다. 최근 10년간을 볼 때 게임에서 가장 시스템적인 진보는 성장이다. 성장을 통해 시간을 벌어 주면서 단계적 성장을 하는 구조다.
TCG에 성장 시스템을 넣은 부분도 높은 진입 장벽을 해결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성장이 굉장히 체감이 많이 된다. 만족도가 높다.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유저가 유입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TCG 장르를 즐기는 유저는 한국만 따져 보면 많지 않으나 글로벌에서는 상당히 유저 수가 많다. 장르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쉽고 구경하는 게임이 많은 세상에 이런 게임이 있으면 주목받지 않을까 싶다.
Q. 앵커노드 회사 포지션은? A. 에픽게임즈 모델을 생각하고 있다. 제가 어릴 때는 게임 엔진이 여러 가지 있었다. 그중 최고가 된 게 에픽게임즈였다. 엔진 개발 잘하는 곳이 게임 개발 잘하는 곳이라 생각한다.
저희도 게임 개발 잘하기 위해 툴을 만들었다. 저희가 성과를 낸 툴이라 가치가 있다고 본다. 둘 다 잘해서 시너지를 내고 싶다.
Q. 추후 개발 효율화를 위해 AI 솔루션을 확장할지? A. 사실 저는 AI 솔루션이 발전하면 일이 더 늘어날 거 같다. 게임 개발 볼륨이 많이 늘어났 만큼, 생산성이 높아지면 더 늘어날 거 같다.
현재 AI와 같은 새로운 직종도 늘고 있다. 학습을 하거나 퀄리티를 높이거나 하는 부분이다. AI로 어떻게 결과물을 뽑아서 활용할지에 대한 새로운 직종이 생길 거로 생각한다.
Q. 스팀에서 검증 받으려는 부분은? A.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싶다.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게 꿈이다. 잘 됐으면 좋겠다.
Q. 어떤 게임사가 되고 싶은지? A. 개발자로서 제일 행복할 때가 저희 게임을 하고 계신 분을 만날 때다. 저는 지금도 아직 그런 마음을 갖고 있다. 오래 사랑받는 게임을 만들고 싶고 오래 사랑받는 회사가 되고 싶다.
인터뷰/업체탐방
앵커노드 AI 제작 TCG, 카드 오브 레전드 “카드 성장 재미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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