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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젠레스 존 제로, 2차 CBT 체험기
작성자 : 등록일 : 2023-11-28 오후 6:09:32


호요버스는 자사가 개발중인 신작 '젠레스 존 제로' 2차 비공개 테스트(CBT)인 '이퀄라이징 테스트'를 11월 24일 시작했다. 2022년 8월 5일 진행된 1차 CBT인 '조율 테스트' 이후 약 1년 4개월 만이다.

서브컬쳐 마니아들로부터 기대를 받고 있는 '젠레스 존 제로' 2차 CBT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이하 서술되는 내용은 개발 중인 내용으로, 정식 출시 후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




'젠레스 존 제로'에서, 유저는 이유 없이 세상을 집어삼키는 재난인 '공동'으로 인해 멸망해가는 도시 뉴에리두에서 공동 안을 수색하는 불법 길잡이인 로프꾼이 되어 활동하게 된다. 일종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갖춘 셈이다.

전반적인 디자인 테마는 아날로그적 느낌과 SF가 결합돼 있다. 브라운관 TV와 비디오 테이프로 대표되는 낡은 감성을 선사하지만, 동시에 묘하게 발전된 기술이 결합돼 형용할 수 없는 디자인을 느낄 수 있다. 낡은 동시에 새롭고, 익숙한 동시에 낮설다. 전파 방해나 테이프 늘어짐 같은 현상에서 모티브를 얻은 효과도 발생하곤 해 종종 아날로그 호러적인 감성을 느낄수도 있다.

호요버스 전작 '원신' 역시 음모와 정쟁이 언급되고, '붕괴: 스타레일' 역시 1.3버전 '시끌벅적 금 조각상 옛 거리' 이벤트 등 사회 속 부정적인 면을 강조하는 요소가 등장하곤 한다. 그러나 'ZZZ'는 게임 핵심 스토리에 관련 요소를 다수 포함하고 있고, 유쾌한 스토리 속에 블랙 코미디와 어두운 설정이 깃들어 있다. 이 역시 '젠레스 존 제로'만의 재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게임이 시작된 후 두 주인공 중 한명을 고를 수 있다. 뉴에리두에서 비디오 대여점(으로 위장한 로프꾼 사무실)을 운영하는 남매인 벨과 와이즈다. '원신'에서 선택하지 않은 쪽 주인공이 적대적인 NPC로 등장하고 '붕괴: 스타레일'에서 선택하지 않은 주인공이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는 점과 달리, '젠레스 존 제로'에서 선택하지 않은 주인공은 계속 주인공 옆에 남아 오퍼레이터가 된다. '원신'의 페이몬이나 '붕괴: 스타레일'의 마치 세븐스 같은 길잡이 역할이다.

선택한 주인공은 평소 플레이에서 방부(Bangboo)라는 로봇에 의식을 전이해 플레이어블 캐릭터들을 이끄는 역할을 한다. 던전에서는 지도 화면에서 방부를, 전투 화면에서 플레이어블 캐릭터들을 조작할 수 있다. 방부는 전투 중 직접 조작할 수 없지만, 대신 자동으로 움직이며 전투를 지원한다.





던전은 브라운관 모니터가 다수 나열된 지도 화면으로 표시된다. 오퍼레이터가 공동에 들어간 주인공 캐릭터를 원격에서 관측하고 목적지를 알려준다는 설정이다. 던전에서 발생하는 각종 이벤트나 퍼즐은 지도 화면에서 이뤄지며, 탐색 중 적을 만나면 전투 화면으로 전환된다.

단순해 보이나 스트레스 수치가 쌓이지 않도록 맵을 탐험하며 각종 기믹을 해결하는 재미가 있었다. 지도를 탐색해 재화를 모은 뒤 문에 투입해야 하는 기믹부터 일방 통행, 층 이동, 물건 밀어넣기 등 다양한 기믹이 마련돼 있다. 난도가 어려운 편은 아니지만, '젠레스 존 제로'가 같은 맵을 반복 플레이 해야 할 때도 있는 온라인 게임임을 고려하면 적절한 수준으로 보였다.



고난도 스테이지에서는 맵을 탐색할수록 증가하는 '스트레스'라는 개념이 존재해 유저에게 선택을 강요한다. 스트레스를 감수하고 맵 전체를 탐색하느냐, 목적지로 빠르게 나아갈 것이냐는 유저 선택에 따라 달렸다.

스트레스 수치가 100%를 달성할 때 마다 침식 진행이 1단계 증가한다. 침식 진행이 높아질수록 적은 더 빠르게 그로기 상태에서 회복되고, 플레이어블 케릭터들은 HP 최대치가 감소한다.





전투는 실시간 액션으로 이뤄진다. 파티에 소속된 세 캐릭터 중 한 캐릭터가 필드 위에 출전하며, 원할 때 다음 캐릭터로 교체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적을 공격하는 동시에 적 공격을 회피하면 되는 간단한 시스템으로, 적 공격을 정확한 순간에 회피하면 회피하는 동시에 반격을 가할 수 있다. 적 방어력이 높은 편이지만, 적을 계속 공격해 그로기 수치를 100%로 만들면 일정 시간 움직일 수 없고 받는 피해가 증가하는 '그로기 상태'로 만들 수 있다.

적을 공격하거나 일부 오브젝트를 통해 에너지를 수급할 수 있다. 에너지를 소모하면 캐릭터별로 다른 특수 스킬을 발동하고, 그로기 상태인 적에게 특수 스킬을 적중시킬 경우 다른 에이전트화 협동으로 공격하는 콤보 스킬을 발동할 수 있다. 또한 적 공격, 콤보 스킬, 반격 등을 통해 데시벨을 누적할 수 있으며, 데시벨이 100%ㄹ 충전되면 강력한 스킬인 궁극기를 발동할 수 있다.

전투 재미는 호요버스 게임 중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다, 각종 연출이 상당히 화려하고 쉬운 조작으로도 콤보를 이어갈 수 있다. 액션 게임 초심자라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고, 고수라면 캐릭터 특성에 따른 콤보 스킬 최적화로 물흐르는듯한 액션을 연출할 수 있다.



모바일 플랫폼보다는 키보드-마우스가, 그리고 키보드-마우스 보다는 게임 패드로 플레이하는 쪽이 더 유리했다. 공격 버튼을 연타하는 게임 특성상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실수로 다른 버튼을 탭할 가능성이 높았고, 키보드-마우스는 기본 버튼 설정상 공격 버튼을 연타하다가 콤보 스킬이 발동했을 때 원하지 않는 콤보 스킬이 발동할 가능성이 높았다.

게임 플레이 중간에 입력장치를 바꾸지 못하는 점은 아쉬웠다. '붕괴: 스타레일'은 키보드-마우스와 게임 패드를 모두 연결하고 실시간으로 전환할 수 있는데, '젠레스 존 제로'는 게임 실행시 게임 패드가 연결돼 있다면 게임 패드를 우선 인식하는 바람에 게임을 재실행 하기 전에는 키보드-마우스 입력으로 교체할 수 없다.



캐릭터 핵심 육성 요소 중 하나는 '디스크'다. 일종의 장비 아이템으로, 인게임 콘텐츠에 배터리를 소모해 획득할 수 있다. 알파·베타·감마·델타·엡실론·제타 부위로 분류돼 최대 6개까지 장착할 수 있으며, 같은 시리즈 디스크를 2개·4개 장착하면 세트 효과가 발생한다. 2·2·2 세트 효과를 받거나 4·2 세트 효과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호요버스 기존 작품과 비교하면 '원신' 성유물이나 '붕괴: 스타레일' 유물과 동일한 역할을 한다.

알파·베타·감마 부위는 주 옵션이 고정돼 있으며, 델타·엡실론·제타 부위는 주 옵션이 무작위로 나온다. 보조 옵션은 무조건 무작위로 등장한다. 성유물과 유물은 레벨만 올리면 자동으로 보조 옵션이 추가되거나 강화됐지만, 디스크는 도금제라는 아이템을 사용해 '디스크 업데이트'를 하면 무작위 보조 옵션을 추가할 수 있다.

파밍 난도는 역대 호요버스 게임 중 최악이다. '원신'은 최대 다섯 부위를 장착할 수 있었고, 같은 시리즈 성유물을 2개·4개 장착할 때 세트 효과를 받는 만큼 한 부위는 다른 세트 효과와 무관하게 옵션만 보고 장착할 수 있었다. '붕괴: 스타레일'은 동일 시리즈 유물을 2개·5개 장착할 때 세트 효과를 받아 남는 유물을 활용할 수 없었다. 여기에 더해 '젠레스 존 제로'는 5개가 아닌 6개를 장착해야 하는데다가 남는 부위도 없다.

성유물과 유물은 운이 없다면 같은 유물을 20개 이상 획득해도 필요한 옵션이 나오지 않아 행동력만 소모하는 경우가 많다. 주 옵션뿐만 아니라 보조 옵션까지 맞추려면 연 단위에 달하는 파밍을 요구하기도 한다. 게다가 일단 강화해보고 원하지 않는 보조 옵션이 나왔다면 다른 유물을 강화해야 하는데, 이는 유저에게 극심한 재화 소모를 강요한다.





서브컬쳐 게임인 만큼 캐릭터가 중요하다. 플레이어블 캐릭터들은 스토리에서 지급받거나 유료 뽑기로 획득할 수 있다.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협력 관계에 있는 의뢰인일 뿐 주인공과 함께 행동하는 일행이 아니며, 따라서 고유한 소속을 지니고 그 소속과 관련된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 이런 설정이 가져온 특징 중 하나는 '원신'이나 '붕괴: 스타레일'과 달리 유저가 뽑기에서 얻은 캐릭터를 필드에서 조작할 수 없다는 점이다.

주인공 캐릭터들도 디자인이 나쁘지 않지만, 자신이 뽑은 캐릭터들을 마을에서 조작할 수 없다는 점은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 정식 출시 단계에서 마을에 있는 플레이어블 캐릭터들과 상호작용 하고 호감도를 쌓는 등 플레이어블 캐릭터들을 관측할 수 있는 콘텐츠가 제공될 필요성이 느껴졌다.




마을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많다는 점은 강점이다. 하루 1회 버프를 얻을 수 있는 커피점이나 던전 돌입 전 1회성 버프를 얻을 수 있는 라면집, 오락실 형태의 미니 게임 콘텐츠, 잡화점, 디스크 강화, 방부 튜닝, 재화를 얻을 수 있는 복권 등 다양한 콘텐츠가 마련돼 있다.




브라운관 TV와 비디오카세트를 주 컨셉으로 잡은 게임인 만큼 뽑기 역시 유사한 설정을 갖추고 있다. 뽑기는 기간 한정 뽑기인 '독점 채널'과 상시 뽑기인 '일반 채널'로 나뉘며, 뽑기에 소모되는 재화는 '컬러 필름'이다. 뽑기권에 해당하는 재화로는 독점 채널에서 쓸 수 있는 '기밀 마스터 테이프'와 일반 채널에서 쓸 수 있는 '일반 마스터 테이프'가 있다.

기존 호요버스 게임 유저라면 컬러 필름이 원석 혹은 성옥, 기밀 마스터 테이프가 뒤얽힌 인연 혹은 별의 궤도 전용티켓, 일반 마스터 테이프가 만남의 인연 혹은 별의 궤도 티켓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2차 CBT 기준 뽑기 확률은 S급 에이전트 0.6%, A급 에이전트 5.4%, A급 엔진 0.9%, A급 방부 0.9%, B급 엔진 46%, B급 방부 46%다. B급은 엔진과 방부만 존재하며, S급에는 에이전트만 존재한다. 뽑기 90회에 확정적으로 S 등급 보상을 얻을 수 있으며, 90회에 기간 한정 뽑기 캐릭터를 얻지 못했을 경우 180회에는 확정적으로 기간 한정 S등급 보상을 얻을 수 있다. 기간 한정 뽑기 보상은 기간이 끝난 뒤에도 상시 뽑기에 추가되지 않는다.

뽑기 확률 자체는 '원신'이나 '붕과: 스타레일'과 비슷하다. 대표적으로 '원신' 캐릭터 뽑기 확률은 5성 캐릭터 0.5%, 4성 캐릭터 2.550%, 4성 무기 2.550, 3성 무기 획득 확률 94.4%다. 캐릭터를 획득할 확률 자체는 '젠레스 존 제로'가 오히려 높은 편이다.





게임성 자체는 뛰어난 편이다. 그래픽 완성도도 뛰어나고, 서브컬쳐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캐릭터성도 뚜렷하다. 뽑기 확률도 이대로 간다면 기존 호요버스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문제는 오픈 월드 액션 RPG인 '원신'과 턴제 전략 RPG '붕괴: 스타레일', 그리고 로그라이크 액션 RPG '젠레스 존 제로'까지, 호요버스가 세 번에 걸쳐 동일한 육성 시스템과 BM을 선보였다는 점이다.

뽑기 확률이나 시스템은 세세한 확률을 제외하면 빼다 박은 수준이다. 디스크는 '원신' 성유물이나 '붕괴: 스타레일' 유물과 거의 유사한 시스템이고, 엔진은 '원신' 무기나 '붕괴: 스타레일' 광추와 1:1로 대응된다. 방부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보이지만, 이 역시 '붕괴: 3rd' 무장인형과 흡사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젠레스 존 제로'를 플레이 하며 가장 자주 느꼈던 감정은 '굳이 이렇게까지 기존 작품들과 유사할 필요가 있는가?' 였다. '원신'과 '붕괴: 스타레일' 시스템은 완벽하지 않다. 후발 주자를 배척하고, 초기 부담이 지나치게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이 시스템에 이미 매몰돼 다른 방식은 생각조차 할 수 없다는 듯이, 맹목적으로 이미 성공한 적 있는 시스템을 추구하며 게임 콘텐츠를 억지로 끼워 맞추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정식 출시에서 새로운 육성 시스템을 갖추고 나타난다면 제 1의 '젠레스 존 제로'가 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는다면 '로그라이크 원신'으로 격하될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게임 완성도가 높기에 더 아쉬워지는 부분이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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