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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20년 지나 완전 부활, 마블 VS 캡콤 파이팅 컬렉션: 아케이드 클래식

작성자 :	등록일 : 2024-10-21 오후 4:27:24

게임피아는 캡콤이 개발한 '마블 VS 캡콤 파이팅 컬렉션: 아케이드 클래식' 플레이스테이션 버전과 닌텐도 스위치 버전을 9월 12일 국내 정식 출시했다. 정식 한국어 자막을 지원하며, 국내 심의기관으로부터 12세 이용가 등급을 부여받았다.

캡콤이 마블 코믹스 측 IP를 활용해 개발한 대전 격투 아케이드 게임들을 현세대 기기에 맞춰 이식한 번들형 제품이다. 1994년 작인 '엑스맨: 칠드런 오브 디 아톰', 1995년 작인 '마블 슈퍼 히어로즈', 1996년 작인 '엑스맨 VS 스트리트 파이터', 1997년 작인 '마블 슈퍼 히어로즈 VS 스트리트 파이터', 1998년 작인 '마블 VS 캡콤', 2000년 작인 '마블 VS 캡콤 2'가 수록됐다. 아쉽게도 2011년 출시된 '마블 VS 캡콤 3'은 수록되지 않았다. 한편 대전 격투 게임은 아니지만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 명작으로 꼽히는 1993년 작인 '퍼니셔'도 수록됐다.

격투 게임 명가로 유명한 캡콤인 만큼 수록작 중 대다수가 오늘날까지 추억의 명작으로 꼽히는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다만 장르 마니아가 아닌 국내 유저라면 일부 작품은 이름만 들어봤을 가능성도 있다. 2002년 샘 레이미 감독이 제작한 영화 '스파이더맨'이 국내 상영되기 전까지는 국내에서 디씨 슈퍼히어로가 마블 슈퍼히어로보다 인지도가 높았던 탓에 마블 IP를 활용한 게임을 들여놓지 않는 아케이드 게임장도 있었기 때문이다.

마블 슈퍼히어로를 소재로 한 영화 시리즈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가 국내에서 흥행한 오늘날에는 '파이팅 컬렉션'에 등장하는 마블 히어로들 대부분의 국내 인지도가 크게 올랐기 때문에, 해당 작품들에 추억이 없는 유저들도 대전 격투 장르를 좋아한다면 흥미롭게 플레이할 수 있다.

출시 연도순으로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액스맨: 칠드런 오브 디 아톰은 마블 코믹스 내 엑스맨(X-Men) 프랜차이즈에 속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대전 격투 게임이다. '마블 슈퍼 히어로즈'는 엑스맨뿐 아니라 마블 코믹스 히어로 다수가 등장하며, MCU 핵심 사건 중 하나인 타노스와 인피니티 스톤과 관련된 파워 스톤 시스템이 적용돼 있어 독특한 게임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액스맨 VS 스트리트 파이터'는 이후 등장할 '마블 VS 캡콤' 시리즈 초석이 된 작품으로, 등장인물 간 팀업이 강조되는 슈퍼 히어로 장르 특성을 게임에 반영해 태그 팀 시스템을 구현했다. 이 태그 팀 시스템은 이후 '마블 VS 캡콤' 시리즈로 이어졌다. '마블 슈퍼 히어로즈 VS 스트리트 파이터'는 '엑스맨 VS 스트리트 파이터'보다 더 많은 마블 히어로가 등장하는 게 특징인 게임이다.

'마블 VS 캡콤'은 '스트리트 파이터' 뿐만 아니라 다양한 캡콤 캐릭터가 등장하는 작품이다. 태그 팀 시스템이 발전해 짧은 시간 동안 두 캐릭터를 동시에 조작하는 듀오 팀 어택으로 변했다. 후속작인 '마블 VS 캡콤 2'는 당시 기준으로 놀라운 수인 56명에 달하는 등장인물이 등장하는 대작으로, 이에 따라 팀 시스템 역시 세 명의 캐릭터가 한 팀을 구성하도록 변경됐다.

'퍼니셔'는 이번 번들에서 유일한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으로, 1P가 퍼니셔를, 2P가 닉 퓨리를 조작한다. 퍼니셔라는 다크 히어로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기원을 다루는 작품으로, 높은 게임성에 더해 협동 플레이 시 캐릭터성에 의거해 대사가 달라지는 등 원작 고증도 뛰어나 팬들에게 호평받았던 게임이기도 하다. 판권 문제로 인해 메가드라이브 버전 외에는 게이밍 콘솔로 이식된 바 없으나, 이번 번들을 통해 현세대 기기에서 '퍼니셔'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정식 한국어 자막을 지원하지만, 게임 내 언어는 일본어 혹은 영어로 고정된다. 대부분 대화가 거의 나오지 않는 대전 격투 게임이고 사용되는 영어도 그리 어렵지 않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캐릭터 대사를 보는 재미가 있는 '퍼니셔'를 플레이할 때는 아쉬울 수 있다. 한편 일부 게임은 게임 조작법을 확인할 때 원본 매뉴얼을 고해상도 스캔한 이미지를 제공하는데, 아케이드 기판을 기준으로 설명돼 있어 조금 헷갈릴 수 있다.

원작에 있던 일부 버그는 수정돼서 이식됐다. 대표적으로 '마블 VS 캡콤'에서 숨겨진 캐릭터 아니타를 선택할 경우 석화 공격을 받으면 게임이 강제 종료되는 버그가 있었으나, '파이팅 컬렉션'에서는 정상적으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버그가 아닌 부분은 대부분 원작 그대로 이식됐다. 게임별로 숨겨진 캐릭터를 선택하는 법 역시 그대로이며, '마블 VS 스트리트 파이터' 일본어 버전에만 존재했던 노리마로는 게임 언어를 일본어로 선택할 경우 고를 수 있게 했다. 여기에 더해 원작에서는 고를 수 없던 보스 캐릭터('마블 슈퍼 히어로즈'의 닥터 둠 등)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원작과 비교해 더 풍부한 게임 플레이를 즐길 수도 있다. 숨겨진 캐릭터를 더 쉽게 고를 수 있게 해주는 옵션도 제공된다.

이외에도 유저가 게임을 파고들 계기를 제공하는 챌린지 과제를 제공해 단순히 추억을 회상하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은 채 목적을 가지고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했으며, 퀵 세이브와 로드 기능을 통해 언제든지 게임을 중단하고 다시 불러올 수 있게 했다.

개발 자료가 포함된 컨셉 아트나 일러스트, 게임에 사용된 악곡 200곡 이상이 수록된 뮤지엄 모드도 수록돼 있다. 수록된 자료가 상당히 방대하기 때문에 캡콤이나 마블 슈퍼 히어로 브랜드 자체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다.

넷코드가 적용된 온라인 멀티 플레이도 제공된다. 출시된 지 20년 이상 지난 게임들인 만큼 동시접속자 수가 그리 많지 않고 접속자들도 예전부터 해당 작품들을 파고들던 마니아들이 많아 정상적인 대전은 어려울 수 있으나, 주변에 취미를 공유하는 지인이 있다면 함께 가볍게 즐기기에 좋다. 본인이 바로 그 마니아라면, 숨은 은둔 고수들을 만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수록작들에 대한 추억을 지닌 아케이드 게임장 세대 유저라면 추억에 잠겨 구매할 만하며, 대전 격투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과거 명작을 탐험하는 기분으로 구매해도 좋다. 난이도 조절 기능도 제공되기 때문에, 대전 격투 게임은 별로 좋아하지 않으나 슈퍼 히어로들의 다양한 모습을 즐기고 싶은 유저에게도 추천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