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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추억의 게임] 이 게임을 아시나요!! - 대항해시대2
작성자 : 등록일 : 2010-02-03 오후 5:12:14


흔히, ‘마약’이라고 부르는 게임이 있다. 마약이라고 함은 일반적으로 굉장히 좋지 않은 뜻일 터. 그렇다면 건강에 매우 좋지 않은 게임을 일컫는 말일까. 그렇지 않다(물론, 과도한 게임 플레이는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지만).

그렇다. 어떤 게임을 마약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바로 ‘중독성’때문이다. 그만 해야지, 그만 해야지 라고 자신에게 수없이 되뇌어도 어느 새인가 나도 모르게 마약이라고 불리는 그 게임을 구동시키는 것이다. ‘이왕 시작했으니까 조금만 해야지’라고 생각했던 처음의 그 마음은 온데간데없고, 이내 정신이 푹 빠져 그 마력에서 헤어 나오지를 못한다. 그 순간의 시간은 어찌나 순식간에 흐르는지.

당연히 게임을 하고 난 뒤에는 막심한 후회가 쌓인다. 정작 해야 할 일은 뒷전에 두고 마약에 빠져 허우적거렸으니 말이다. ‘내가 이 게임을 왜 시작했을까’라며 한탄을 해 보지만 이미 부질없는 일이다. 오호 통재라!



실제로 이런 마약중독이 된 것만 같은 게임이 있느냐고? 대표적인 예로 스포츠 GM시뮬레이션 게임인 FM(Football Manager, 풋볼매니저) 시리즈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국내를 대표하는 대형 커뮤니티 사이트 게임관련 게시판 회원들은 FM시리즈가 국내에 정식 발매가 되면 ‘국가는 왜 마약을 정식으로 유통하는 것을 그대로 보고만 있는가’라는 말로 복잡한 자신들의 심경을 대신하기도 한다. 오죽하면 군인들이 ‘100일 휴가 나와서 FM켰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복귀일이다’라든가, 학생들이 ‘잠시 머리 식히려 FM을 켰는데 밖을 보니 시험 당일 아침 해가 찬란히 빛나고 있더라’라는 말을 하겠는가.

그 중독성을 도저히 거부할 수 없기에, 이미 이 게임의 마력에 빠져 있는 그들이기에 신작의 발매만을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게이머에게 있어서 자신이 즐기는 게임 시리즈의 신작이 등장하는 것만큼 기쁜 일은 또 없을 것이다). 하지만 또 다시 마약에 빠져들어 헤어 나오지 못하는 본인들의 모습이 ‘빤히’보이기 때문에 기쁨과 걱정이 한데 뒤엉켜 ‘제발 나 좀 말려주오’라는 뜻으로 말도 안 되는 말로 호소를 하고 있는 것이다.

FM은 시리즈가 2005년 시작된 다소 최신 게임 시리즈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거에도 이런 ‘마약’과 같은 마력을 자랑하며 유저들을 매료시켰던 게임이 있었을까. 당연히 있었다. 바로 지금부터 이야기하고자 하는 게임. 삼국지와 함께 ‘양대 마약 PC게임’으로 불렸던 게임. 코에이의 대항해시대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 1993년 등장한 ‘대항해시대2(大航海時代II)’다.



하나의 게임 시리즈가 인기를 얻기 위해서는 ‘대 흥행’까지는 아니더라도 첫 번째 작품의 인지도가 어느 정도 있어야 가능한 경우가 많다. 인기를 얻지는 못하더라도 이름 정도는 어느 정도 알려 줘야 후속작이 전작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강해서 등장했을 때 흥행을 할 수 있는 것이다(물론 초기작, 그리고 후속작 모두 인기를 얻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면에 있어서 대항해시대는 국내에서 그리 좋은 흥행을 위한 바탕이 마련되어 있는 게임은 아니었다. 1990년 등장한 초기작인 대항해시대가 국내로의 정식 발매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전 ‘추억의 게임’연재였던 어스토니시아스토리 편에서도 언급했었지만, 당시 국내 게임업계는 직관적이고 단순한 액션, 혹은 슈팅 게임이 대세를 이루던 시절이었다. RPG는 물론 시뮬레이션의 경우 해외 소프트웨어가 국내에 정식 발매되어 한글화 되는 경우가 매우 드물었기 때문에 코어 유저들이 아니라면 게임을 접하거나 혹은 도전을 하는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때문에, 대항해시대라는 게임이 어떤 게임인지, 그리고 어떤 식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지 유저들이 알 리는 만무했다.

언어의 장벽 때문에 국내의 일반 유저들에게 이름을 널리 떨치지 못하고 있던 대항해시대. 하지만 그나마 코어 유저들이 암암리에 게임을 접하고 ‘대항해시대라는 게임은 언어 때문에 조금 어렵지만 깨우치고 나면 매우 재미있다’라는 입소문을 퍼트린 것은 다행이었다.



사실, 대항해시대라는 게임이 국내에서 인기를 끈 이유는 두 번째 작품인 대항해시대2가 국내에 한글화가 되어 정식발매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대항해시대2가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이 된 이유는 그 시기 손노리의 ‘어스토니시아스토리’, 소프트맥스의 ‘창세기전’등의 RPG와 시뮬레이션 게임 등이 인기를 끌면서 PC패키지 시장이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던 시절이기 때문이었다. 코어 유저들 사이에서 ‘굉장히 재미있는 게임이지만 언어의 장벽이 아쉽다’라고 평가가 자자했던 대항해시대 시리즈의 최신작인 대항해시대2가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되는 것은 시기적으로 필연적인 일이었다.

1995년에 비로소 한글화가 되어 정식으로 국내에 수입된 대항해시대2는 실질적으로 국내 유저들에게는 5년 만에 등장한 대항해시대의 후속작이었다. 1993년에 일본에서 발매가 되었지만 정식 수입은 2년 뒤에 이루어졌기 때문이었다(후속작인 대항해시대3는 1996년에 발매).



때문에 어쩌면 한 발 늦은, 혹은 이미 철이 지난 게임의 수입이 될 수도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PC통신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이 되고 있었던 ‘어둠의 경로’를 통한 대항해시대2가 돌아다니고 있었기 때문에(물론 한글판은 아니었지만) 모험이 될 수도 있었던 정식발매 결정이었다.

하지만 대항해시대2는 일찍이 국내 유저들이 경험할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을 지닌, ‘신기원을 보여주는’게임이었다. 대항해시대는 코에이가 제창하는 ‘리코에이션(REKOEITION, 대항해시대1과 2가 발매될 당시의 코에이의 사명은 광영(光栄)을 뜻하는 ’코에‘였다)’이라는 개념의 게임 시리즈 중 하나로 분류되고 있었는데, 리코에이션 게임이란 RPG와 시뮬레이션의 개념을 접합한 코에이 게임 시리즈의 총칭으로, RPG와 시뮬레이션을 접목했기 때문에 패키지 게임이긴 하지만 굉장히 높은 수준의 자유도를 자랑하는 특징을 갖추고 있다(같은 시리즈로는 1988년 등장한 유신의 바람, 삼국지 영웅전 시리즈, 태합입지전 시리즈 등이 있다). 분명히 당시의 국내 유저들은 경험한 적이 없었던 새로운 종류의 게임임에 틀림이 없었다. 게다가 현지에서 리코에이션 시리즈 중 가장 독창적이고 독특한 게임 콘텐츠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를 받았던 것이 대항해시대2였으니! 그것은 2년이나 지난 ‘구닥다리 게임’으로 치부하기에는 힘든 아우라를 갖추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대항해시대라는 게임은 기본적으로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를 바탕으로 해상무역이라는 참신한 요소를 도입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코에이는 삼국지 시리즈를 제작하면서 시뮬레이션에 대한 가능성을 발견하고, 시드마이어의 Pirates(해적)라는, 최초의 해상 어드벤처 게임에서 영감을 얻어 대항해시대를 기획하고 제작한 것이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대항해시대1은 플레이어가 16 세기 포르투갈의 몰락한 귀족인 레온 페레로가 되어, 아버지의 부관인 로코 알람켈과 함께 배를 타고, 모험이나 교역, 그리고 해전을 통해서 명성을 높여 나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세계일주를 위한 바다로 나가고 교역, 그리고 명성을 높여 나가는 기본적인 게임의 틀은 전작에서 이미 확실히 그 기틀을 다지고 있었던 것이었다(전작의 경우, 최종 목표는 포르투칼 공주와 결혼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탄탄하게 다져 진 초석에 후속작인 대항해시대2에서는 주인공 캐릭터를 다양화하여 각자의 시나리오와 스토리를 부여하고, 명성, 칙명, 교역, 조선, 투자, 해전, 탐색 등 게임 전반적인 콘텐츠에서 더욱 진일보 된 모습을 보이며 ‘해양 시뮬레이션 게임’이라는 새로운 하이브리드 장르의 재미를 확고히 하고 있었다.

전작에 비해 그 진보된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은 ‘당시에는 눈 돌아갈 정도로 매우 화려한 그래픽으로 무장한 오프닝’과 ‘도트가 난무했던 전작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깔끔해 진 비주얼’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미 삼국지1과 삼국지2, 삼국지3에 이르면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깔끔하게 진일보한 모습을 보였던 코에이의 비주얼 기술이 대항해시대2에서도 여지없이 발휘가 된 것이었다. 주인공들의 말끔하고도 개성 넘치는 캐릭터 일러스트를 게임 상에서 표현한 것 하며, 거래와 무역 등을 하면서 등장하는 특수효과들은 게임에 감칠맛을 더해 확실히 달라 진 게임의 모습을 확실히 유저들에게 어필하고 있었다.



대항해시대2의 세계관은 기본적으로 15세기~16세기 실제 있었던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그려지고 있다. 바스코 다 가마의 인도항로 개척,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마젤란의 세계일주 등 15세기에서 16세기 사이에 벌어졌던 바다를 통한 본격적인 개척시대를 바탕으로 게임이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전작과 확연히 달라진 부분은 게임의 스토리와 이야기에서부터 달라진다. 물론 대항해시대2는 기본적으로 굉장히 높은 자유도를 갖추고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스토리의 변화나 이야기의 구도, 그리고 흐름 등은 많은 변수를 유저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게임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주인공 캐릭터가 6명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인데, 전작의 주인공이 레온 페레로라는 한 명이었던 것과는 달리 대항해시대2에서는 각기 다른 직업과 사정, 그리고 특색을 가지고 있는 6명의 주인공이 등장하게 되었다.



이 6명의 주인공들은 여행을 떠나는 각자의 사정이 각기 다르게 설정이 되어 있다. 가문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모험을 시작하는 청년 귀족(조안 페레로), 오빠의 원수를 갚기 위해서 해적에 투신한 여장교(카탈리나 에란초), 황금의 도시 엘도라도를 찾기 위해서 모든 것을 걸고 노력하는 모험가(피에트로 콘티), 자수성가하여 대상인을 꿈꾸는 젊은 상인(알 베자스), 왕의 명령을 받고 함대를 건설하려는 기사(오토 스피노자), 전 세계의 정확한 지도를 제작하려는 지도제작자(에르네스트 로페스) 등 각기 모두 개성이 넘치고 목표도 다른 주인공들이다.

특히 이들 주인공들과 등장인물 중에서 몇몇은 사실을 기반으로 한 캐릭터들이 있는데, 조안 페레로는 포르투칼의 엔리케 왕자를, 오토 스피노라는 잉글랜드의 프랜시스 드레이크를, 피에트로 콘티는 니콜로 콘티 등 실제 역사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기반으로 했다. 지중해의 강력한 해적으로 등장하는 하이레딘 레이스와 아이딘 레이스는 바르바리 해적단의 하이르 바르바로사와 아루지 바르바로사로 실제 역사에 등장하는 인물들이다. 또한 게임 내에서 가장 뛰어난 항해사인 필리 레이스라는 인물은 세계 최초로 남극대륙의 지도를 작성한 오스만의 제독 피리 레이스이다. 이밖에도 대부분의 해적으로 등장하는 인물은 실제 역사를 기반으로 작성된 것이며, 오스만제국의 10대 군주인 슐레이만 황제, 영국의 헨리 8세 등 실존 인물들도 등장하고 있었다.

각자 다른 사정과 목표가 있는 주인공들이 항해를 하면서 겪는 스토리들은 달라질 수밖에 없으며, 또 한 명의 주인공을 선택했다고 하더라도 전개 방식에 따라 다른 등장인물들과의 얽히고설킨 스토리를 감상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주목할 부분은 바로 여기. 각자의 주인공들이 모두 다른 배경 스토리와 사정이 설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이 되지 않은 다른 캐릭터들까지도 여행을 하면서 만나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정해진 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 드넓은 월드에서의 끝없는 여행을 하면서 체험할 수 있는 스토리가 상당히 세밀하면서도 꼼꼼하다는 것에 있었다. 게임 자체가 모든 주인공들의 최종적인 능력치, 즉 명성과 작위, 그리고 스토리 진행 과정이 종합되어 2~3개의 멀티 엔딩을 제공하고 있었기 때문에 반복된 플레이에서도 결코 질리지 않는 콘텐츠를 유저들에게 제공했다. 특히 전작의 주인공인 레온 페레로의 아들인 조안 페레로를 등장시키면서 전작과의 연계성을 배치해 둔 것도 대항해시대2의 스토리를 음미하는 또 다른 맛이었다.



삼국지 시리즈를 해 본 유저들과 FM시리즈를 해 본 유저들(혹은 스포츠 GM시뮬레이션), 그리고 대항해시대를 체험해 본 유저들은 각자 자신들이 해 본 게임이 엄청난 중독성을 자랑하는 ‘마약게임’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게임들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액션성이나 다이내믹함, 그리고 강렬함을 제공하는 게임들이 아닌 시뮬레이션이라는 점이다.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의 장점은 꾸준하게 플레이어의 게임 전개에 따라 주인공, 혹은 주인공이 속해 있는 집단이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운영해 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대항해시대 역시 한 명의 선장, 혹은 한 명의 제독이 되어 전 세계의 바다 항해하면서 여행을 떠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즉 강렬한 액션과 한 순간의 짜릿함 등을 유저에게 제공하고 있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유저의 플레이에 따라 자신의 선단이 성장해 나가는 것을 운영할 수 있는 재미가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의 목표를 해결하기 위하 장기적이고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고 준비를 하고, 또 운영을 해 나가면서 성장하고 또 그것을 위해 드넓은 바다를 여행하는 것은 대항해시대2를 마약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대항해시대2는 항구에서의 육상이동과 배를 이용한 바다에서의 해상이동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육상에서는 항구에 존재하고 있는 각 건물(조선소, 조합소, 교역소, 주점, 부두, 여관, 도구점, 교회, 점술가의 집, 은행, 성, 사원 등등)을 출입해 교역과 선원들의 고용, 그리고 물건의 구입과 적재, 업무의뢰 등을 할 수 있고, 해상에서는 전 세계에 위치하고 있는 항구로의 이동, 탐색과 발견, 그리고 배를 이용한 전투를 할 수 있다. 물론, 각 주인공들의 이벤트와 스토리 진행 등은 육상과 해상 어디에서든 등장해 게임이 전개된다.

물론 최종적인 목적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전 세계에서의 교역을 통해 돈을 벌고 세계 최고의 제독이 되는 것(그것이 국가의 소속이 되었든 해적이 되었든)이다. 하지만 그 과정은 천차만별이다. 명성에 따른 스토리 진행도 중요하지만, 각 대륙을 여행하면서 각종 유적을 발견하는 과정, 동료를 얻는 과정, 전투를 하면서 명성을 쌓는 과정(해적명성은 전투를 통해서밖에 쌓을 수 없다) 등 모두 자신이 어떻게 어떤 식으로 플레이를 하느냐, 어떤 단계로 플레이를 하느냐에 따라 그 전개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 만큼 드넓은 대륙을 여행하면서 쌓아나가는 과정은 단연 엄청나게 다양하고, 또 뛰어난 대항해시대2의 높은 자유도가 그것을 가능하게끔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점차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나만의 함대를 이끌고 운영하는 재미는 그야말로 마약이라 할만 했다!).



자신의 방법대로 차근차근히 성장하고 최고의 제독이 되어 나가는 과정, 그리고 그에 따라 달라지는 방대하고도 치밀한 스토리 라인은 한 번의 플레이가 아닌, 거듭된 플레이 안에서도 ‘지속적인 재미’를 느끼게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되었다. 당연히 대항해시대2가 마약으로 유저들에게 다가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대항해시대2를 논하면서 절대로 빠뜨릴 수 없었던 것은 바로 당시 그 어느 게임과 견주어도 될 만큼 훌륭한 수준을 갖추고 있었던 BGM이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지금 들으면 ‘뿅뿅뿅’대는 단순한 음악임에는 틀림이 없었지만, 화려한 오프닝과 함께 드넓은 바다를 그립게 하는 듯한 BGM은 게임의 음악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어떨 때는 잔잔하게 만들고 어떨 때는 다이내믹하게 전개하는, 다양하면서도 플레이어들의 몰입도를 더욱 높이게 만드는 대항해시대2의 음악은 바로 저 유명한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아티스트 칸노 요코(菅野よう子)가 담당했다. 전작에서도 음향감독을 맡아 훌륭한 BGM을 선사했던 그녀는, 대항해시대2에서도 그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유저들의 귀를 흡족하게 만들었다.



대항해시대2의 BGM과 OST가 얼마나 높은 인기를 누렸냐면, 1994년에 발매된 대항해시대2의 OST음반은 게임을 즐기지 않았던 유저들에게도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일본과 한국에서 엄청난 판매고를 올렸다. 물론 국내에서의 판매량을 정확히 집계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판매고를 올렸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지만, 일설에 의하면 한국과 일본에서 판매가 된 대항해시대2의 판매량보다 이 OST앨범이 더 많은 판매고를 올렸다고 알려지고 있다.

이후 칸노 요코는 대항해시대2에서의 큰 성공으로 각종 게임과 애니메이션의 OST작업에서 그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해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우뚝 섰다. 당시 게임의 BGM을 어떻게 따로 추출하는지에 대한 방법을 몰라 게임을 틀어놓고 모니터만 끈 뒤에 게임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만 감상을 하면서 책을 보거나 공부를 했던 유저들도 있었다고 하니, 대항해시대2의 BGM은 그 만큼 게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반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항해시대2라는 시뮬레이션 게임이 갖추고 있는 매력을 일일이 열거하면서 말하자면 엄청날 것이다. 게임 내에서 만만치 않은 색다른 콘텐츠로 자리하고 있었던 주점에서의 도박에서부터 전투, 배의 종류, 모험을 통한 보물 발견, 흥정 등등 수없이 열거할 수 있고 또 게임에 재미를 주었던 요소들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본 필자 역시 글을 써 내려가면서도 ‘이 정도로 대항해시대2의 재미를 이야기 할 수는 없을 텐데’라고 생각하고 있다.

전 세계를 무대로 한 드넓은 월드, 아기자기하면서도 스펙터클함을 더해주고 있는, 그러면서도 치밀해 RPG에서나 볼 법한 스토리를 제공하고 있었으며 그 재미에 푹 빠져 한 손으로는 마우스와 키보드를 조작하고 한 손으로는 턱을 괴고 게임을 계속하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몰랐던 마약같은 게임이 바로 대항해시대2였다. 어느 새인가 자신도 모르게 게임을 하게 만든, 그런 추억을 이야기하게 만드는 게임이었던 것이다.



실제로 대항해시대2는 그 시리즈 중에서도 최정점의 평가를 받고 최고의 흥행 성적을 올리며 국내외의 유저들을 매료시켰다. 때문에 가정용 게임 소프트로도 이식이 되었으며 모바일용, 윈도우즈 전용판 등으로 컨버전과 리메이크가 되었고 후에 등장하는 대항해시대 외전은 대항해시대2의 전체적인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 그 만큼 시리즈 최고의 게임으로 자타 공인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학창시절, 학교에서 받는 교과서 중 가장 인기 없었던 교과서는 바로 ‘사회과부도’였다. 복잡다단하고 깨알 같은 글씨와 커다란 지도가 그려져 있는 사회과부도는 1년에 몇 번 쓸까 말까 했기 때문에 인기가 없었다. 하지만 대항해시대2를 하면서 유저들은 사회과부도를 교과서로 받은 것에 대해 매우 기뻐할 수밖에 없었다.

비록 한국의 부산항은 게임에 존재하고 있지 않았지만 인기 없었던, 평소에는 별로 볼 일이 없었던 사회과부도를 감사하게 생각하게 했던 추억 저 편에 자리 잡고 있는 게임. 바다라는 이름의 드넓고 푸른, 자유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그려줬던 게임. 게임의 부재처럼 저 멀리 수평선을 그리게 만들었던 게임.

눈을 감고 마약과도 같았던 그 게임을 추억해 보자. 어떤가, 아련한 바다의 냄새가 나지 않는가?


겜툰 편집팀
editer@gamtoon.com



덧글쓰기
 
츠나가리      [10-02-03]
ㅋ ㅑ~~~~~~~이 게임 정말 즐겁게 했던 게임인데 정말....그립네요.....
『겜툰♥』      [10-02-05]
인도상인이 소고기를 파는......... 으&#51084.
겜툰코인      [10-02-11]
해보고싶다..
양스      [10-05-02]
요새처럼 덩치만 크고 자극과 모방만 판치는 업계에...
대항해시대와 같은 게임을 생각하면..
흠..아련 하네요
앗힝      [10-05-22]
아아아아 옜날에 했던 게임이 이거였어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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