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데스다 게임 스튜디오(이하 베데스다)가 ‘엘더 스크롤 4: 오블리비언’ 리마스터 버전을 글로벌 출시했다. PC 플랫폼 스팀(Steam)과 Xbox 게임패스, 콘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5와 엑스박스 시리즈 엑스를 통해서다. 하지만 한국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출시조차 하지 않아 유저 사이에서 ‘혐한’ 논란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엘더 스크롤 4: 오블리비언’은 베데스다가 1994년부터 이어온 RPG 시리즈 ‘엘더 스크롤’ 4번째 작품이다. 2006년 3월 20일 글로벌 발매됐고 누적 판매량 950만 장을 넘겼다. 스팀에서는 유저 95%가 긍정적인 ‘압도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4월 23일 0시(한국시간), 베데스다는 공식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엘더 스크롤 4: 오블리비언’ 리마스터 상세 정보를 발표했다. 방송은 베데스다 모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 Xbox 채널을 통해서도 진행됐고 동시 시청자 수 60만 명을 넘길 정도로 관심받았다.
발표에 따르면 ‘엘더 스크롤 4: 오블리비언’ 리마스터 버전은 싱가포르 개발사 버추어스와 협력해 언리얼 엔진 5를 기반으로 그래픽을 다듬었다. 캐릭터와 배경을 완전히 새로 만들면서 최신 기술을 도입해 최신 게임처럼 제작했다. 그러면서 주요 콘텐츠와 줄거리 등은 건드리지 않아 기존 유저는 물론 신규 유저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방송에서는 출시일이 ‘오늘(Today)’로 공개됐고 이후 곧바로 디지털 판매가 시작됐다. 이 때문에 방송 채팅창에는 환호하는 글이 계속 올라왔고 전 세계 게임 유저 커뮤니티가 들썩였다. 그러나 한국 유저들은 동참할 수 없었다. 출시조차 하지 않아서다.
스팀 통계 사이트 스팀DB에서는 스팀에서 판매되는 게임 가격을 통화별로 확인할 수 있다. 한국·러시아는 N/A로 표시돼 판매하지 않는 정황이 드러났다. 러시아는 글로벌 키 구매 후 등록할 수 있으나 한국에서는 이조차 할 수 없다.
이에 따라 한국 유저 커뮤니티에서는 말 그대로 ‘난리’가 났다. 그간 베데스다가 보여준 행보에 맞춰 “베데스다는 ‘혐한 기업’”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실제로 베데스다는 과거 수년간 다양한 게임을 한국에 내놨으나 직접 개발한 게임 중 한국어화한 게임은 손에 꼽는다.
이마저도 베데스다가 유통만 맡았거나 한국 유통사에서 한국어화 한 작품들이다. 특히 ‘엘더 스크롤’ 시리즈, ‘폴아웃’ 시리즈 등 베데스다를 대표하는 게임들은 공식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아 유저가 직접 한국어화했다. 심지어 2015년 나온 ‘폴아웃4’는 중국어판을 정식 발매, 한국 유저에게 적잖은 충격을 남겼다.
또한, 2023년 ‘스타필드’ 때와 유사하게 베데스다는 공식 홈페이지와 일부 영상을 한국어화했다. ‘엘더 스크롤 4: 오블리비언’ 리마스터 버전은 한국어 구매 페이지도 만들어 놨다. 물론 한국 유저는 접속할 수 없고 구매할 수도 없다. 운영 체제 국가 변경을 통해 우회 구매는 할 수 있다. 지구상에서 유일한 미 출시 국가라 그렇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24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한국 게임 시장 규모는 미국·중국·일본에 이은 4위, 전 세계 PC 게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2%다”라며 “이에 세계 유명 게임사들은 한국어 음성까지 제공하는 등 한국어화에 공을 들여 한국 시장에 신작을 내놓는데, 베데스다는 수십 년간 한국어 미지원에 이어 한국을 아예 유일한 미 출시 국가로 만들면서 유저들로부터 ‘혐한’ 기업이라 평가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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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만평] 베데스다 오블리비언 리마스터 한국만 미출시, ‘혐한’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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