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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추억의 게임] 이 게임을 아시나요!!- 용기전승(竜機伝承)
작성자 : 등록일 : 2014-01-03 오후 2:42:10


시대를 아우르는 게임의 추세를 살펴보다 보면, ‘당시에 시장을 주름잡던 게임’이 어떤 게임인지 대략적으로 가늠할 수 있는 ‘가이드’가 나온다. 어떤 시기이든지 간에 대세 장르라는 것이 시장을 관통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장르에 대한 우수성을 인정받은 몇몇 역작들이 시장에서 확고부동한 인기를 구가하고 나면, 그 명작에 영감을 받은 게임들이나 혹은 그것을 뛰어넘으려 하는 게임들이 등장하기 마련이다.

어쩔 수 없이, 시대가 원하는 게임들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시장 자체가 대 부흥을 하게 되면 짧은 기간에도 상당히 다양한 종류의 게임과 상당히 많은 장르의 게임들이 등장한다. 주도를 하는 게임 장르는 있지만 주도를 하는 게임으로 인해 상당히 많은 숫자의 수요층이 생긴 만큼 다른 재미를 원하는 유저들의 소망욕구 충족을 해 주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반대로 뒤집어 이야기해 보면, 시대가 원하는 게임들이 시대를 아우르는 것은 맞지만, 그로 인해 등장하는 다른 장르의 게임들 또한 시대가 원하는 게임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현상은 매우 빠르게 진행된다는 사실이다. 게임이라는 매체가 다른 엔터테인먼트들과는 그리 오랜 역사를 가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특히 국내에서는-수많은 장르와 크로스오버가 된 결과물들이 나오는 것은 시장의 확대로 인한 크리에이터들의 창작성을 자극하기 때문이라 하겠다.

하지만, 짧은 기간에 많은 장르의 게임들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 게임 시장의 숙명이라고 하더라도, 다양한 장르의 출시를 허락하게 만든, 시장의 대세를 관통하는 게임은 언제나 있기 마련이다. 비록 다른 장르의 게임들이 인기를 얻을지라도 ‘대세장르’는 당대의 흐름을 좌지우지하는 게임들이기도 하다.

1990년대 게임 시장에 창궐했던 PC패키지 게임 시장 또한 마찬가지였으니. 시장의 성장과 함께 수많은 장르의 게임들이 등장했다. 하지만 시대를 관통하는 게임 장르는 여전히 전형적인 판타지 RPG였고, 그 중에서도 획일적인 시나리오를 그리는 일본식 RPG, 즉 JRPG가 대세라고 할 수 있었다.

그 중 1996년에 발매된 용기전승(竜機伝承)은, 원활한 패키지 게임 시장에 주류를 형성하고 있던 JRPG의 전형을 보여 주는 명작 중 하나였다.



용기전승이 발매되었을 당시의 국내 패키지 게임 시장은 최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특히 무엇보다 RPG장르의 활성화가 극적으로 눈에 띄었는데, 주어진 감동적인 스토리를 따라가며 이야기를 만끽하는 JRPG의 획일적인 진행 스타일의 게임이 시장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이는 비단 국내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파이널판타지 스타일의 단순 RPG가 가장 많은 인기를 끌며 그에 따른 파생적들이 다수 나오던 시절이었는데, 때문에 시장에서 인기가 있었던 게임들은 파이널판타지나 드래곤퀘스트의 감성을 이어받은 JRPG들이 절대 다수였다. 이로 인해 포가튼사가나 파랜드 택틱스 등 전통 RPG가 아니더라도 턴제형 RPG를 모티브로 한 판타지 JRPG들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때문에 시장에는 분명 다수의 장르의 게임들이 나와 인기를 얻으며 국내 PC패키지 시장은 크게 부흥을 하고 있었던 시기였지만, 이들 JRPG의 위세는 대단한 것이었다. 대부분의 국내 RPG명작들이 이들에게서 영감을 받아 출시가 되어 사실상 국내 게임 시장의 ‘레전드’가 되었으니, 대단하다는 말이 나올 만도 했다.

용기전승 또한 당시 시장을 아우르는 히트 JRPG의 전형적인 케이스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었지만, 등장했을 당시에는 기존의 게임들보다 기술적으로 한층 진보된 모습을 보이며 게임의 특징을 완곡하게 완성해 선보인 게임이었다.



당시 PC하드웨어의 한계는 지금으로써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낮은 것이었다. 지금에야 풀 3D를 지원하지 않는 하드웨어는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 엄청난 혁신적 발전을 이루었지만, 90년대 중반에는 2D의 RGB컬러의 해상도를 어느 정도 구현할 수 있는가에 모든 비주얼 구현도가 달려있을 정도로 열악(?)했다. 도트 그래픽으로 어느 정도까지 세밀하게 그래픽을 구현해 낼 수 있을까에 대한 관심이 쏠려 있던 시대라 할 수 있었으니.

용기전승이 발매될 당시의 게임 그래픽은 대부분 256컬러 지원이었다. 16비트 256컬러의 마지막 시대이기도 했기에 256컬러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모든 게임들은 ‘256컬러로 낼 수 있는 최대한의 그래픽 퍼포먼스’를 연구하고 이에 집중하고 있던 시기이기도 했다.

물론 ‘아무리 잘 해도 256컬러의 한계’는 넘지 못했는데, 32비트 512컬러의 등장이 나오기 전까지는 거의 대부분의 게임들이 256컬러의 한계 속에서 ‘훌륭하다’라는 수준에 머무르는, 각자의 기교를 내세운 그래픽들이 많았다.



그러나 용기전승은 256컬러의 한계를 허락하지 않는 듯한 비주얼을 선보였다. 256컬러 지원임에도 불구하고 컬러블랜딩(컬러를 구현하는 페인트 색을 조합하고 혼합해 새로운 색을 내는) 기법을 도입, 마치 벌써부터 512컬러가 만들어진 듯한 모습으로 시장에 등장해 많은 유저들의 감탄사를 자아냈다.

이런 수려한 그래픽 구현력을 바탕으로 게임 내 CG를 적극 채용해 유저들의 이목을 잡아내는 데 성공했는데, 용기전승에서는 당시 90년대 JRPG들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목욕씬 등 다수의 CG들이 등장했다(당시에는 조금은 선정적이라고 할 수 있는 노출씬 등이 CG로 등장해 남성팬들을 유혹하는 일들이 자주 있었다). 이런 일러스트 CG들이 256컬러의 한계를 넘어선 그래픽으로 구현이 되었으니, 게임의 전체적인 그래픽의 훌륭함과 유저들의 이목도 적절히 끌어 낼 수 있는 비주얼 구현력을 선보였던 것이다. 자연스럽게 게임 시장의 대다수라고 할 수 있는 남성 게이머들의 지지를 얻을 수밖에 없었다.



당시의 JRPG들의 전형이라고 한다면 역시 당대 히트를 하고 있던 파이널판타지6. 드래곤퀘스트6과 같은 메가히트 게임들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 대부분 획일적인 전개에 평이한 전통 RPG의 전투 시스템을 채용한 게임들이었다. 때문에 이 두 게임 시리즈를 제외한 나머지 게임들은 대부분 RPG시스템에 다른 요소들을 첨가해서 게임 콘텐츠를 풍성하게 만드는 방법을 택하고 있었다.

용기전승 또한 이런 다른 게임들과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다른 것이 있다면, 보다 혁명적이었던 전투 시스템을 고안했다는 것이었다.

용기전승은 전략형 턴제 RPG를 채용했다. 그리고 고저차가 구현된 2차원 맵에서 플레이어는 보다 전략적인 전투를 하게 되는데, 전투에는 AP(ACTion Point)라는 개념이 있어서 공격과 이동에 AP라는 것이 소모되는 방식이었다. 보통 공격은 일반적으로 5가 소모되지만, 각 캐릭터 별 특수기술에 소모되는 AP는 각자 다르다. 이동에는 일반적으로 1이 소모되지만, 지형에 따라 소모되는 AP가 달라지는 등 보다 전략적인 요소가 가미되었다. 이 때문에 사막 맵에서는 이동을 하지 않고 자리를 잡아 공격하거나 후반 레인이 페가수스 나이트로 전직하면 모든 맵을 1만 소모하고 돌아다니는 등 다른 전략적 선택지도 등장하게 된다.



고저차가 있는 전략형 턴제 RPG에 각 캐릭터 별로 특성이 주어지는 전직 시스템이 더해져 게임은 더욱 풍성한 재미를 연출해 내고 있었다. 주인공 세디의 경우 마검사와 성검사 중 하나로 첫 번째 전직이 가능한데 각자 특성이 있다. 성검사는 소드마스터로, 마검사는 마법검사로 2차 전직을 할 수 있는데 소드마스터는 소닉빔, 게일 슬래셔, 허리케인 서프라이즈 등 3가지 검기술을 사용할 수 있고 마법검사는 게일슬래셔 외에 2가지 마법(회복마법 포함)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마법검사는 세디의 최강 무기 엑스칼리버를 장비할 수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 소드마스터로 전직을 했다. 그러나 이후 게임의 다양함을 느끼기 위한 유저들의 시도도 있었으니, 하나의 게임에서 다양한 재미를 느끼기 바라는 개발진의 의도가 엿보이는 부분이라 할 수 있었다.

전략적인 전투 시스템과 캐릭터의 용도를 완전히 달리하게 만드는 전직 등 게임 구성과 전개는 전체적인 게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단순히 적과 공격을 주고받는 RPG들이 다수 있었던 시절의 신선한 시도는 박수를 받을 만 한 시도임에 틀림이 없었다.



1996년 용기전승은 발매 당시 지원 OS를 도스로 한 게임이었다. 물론 시대의 대세는 윈도우로 넘어오고 있었지만, 어쨌든 당시 개발이 되고 있던 시점에서는 도스로 개발이 되었던 것 같다.

당시의 게임들이 파이널판타지 시리즈 등 JRPG의 획일적인 전개-주인공이 등장하고, 오프닝이 등장하고, 여행의 동기부여가 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여행을 시작하고, 이벤트를 거쳐 나가고, 동료들을 만나며, 성장을 하며, 최종적인 목적을 달성하는-를 취할 수 밖에 없었던 근본적인 이유는 기술적인 한계가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하드웨어의 소프트웨어의 제약은 어쩔 수 없이 다수의 게임들의 제작을 그렇게 강요했다.



사실 도스판에서의 용기전승은 이벤트씬이나 음향지원은 없었다. 그러나 게임이 어느 정도 흥행 가능성을 내비치자 과감하게 게임 용량의 한계(?)에 도전했다. 비주얼적인 혁신뿐만 아니라 게임 내의 보이스 액팅을 도입한 것이었다. 주요 캐릭터마다 성우를 추가하고 콘솔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용으로 발매를 한 것에 이어 엔딩 후의 시나리오와 에필로그에 가까운 5분 정도의 분량의 미니 드라마를 추가해 ‘용기전승 PLUS'라는 타이틀로 윈도우즈 용으로 출시를 했다.

때문에 용기전승을 플레이한 다수의 유저들은 ‘진짜 용기전승은 PLUS판을 해봐야 알 수 있다’라는 말을 할 정도가 되었는데(한국판 용기전승 PLUS도 이후 국내 성우들을 정식으로 채용해 음성 추가판을 발매), 이동을 할 때마다 캐릭터 음성이 나오는 등의 과감한 음성 지원은 게임의 폭발적인 인기 상승에 큰 몫을 했다.



용기전승운 개발사인 KSS의 한국 지사인 KSS코리아가 직접 국내 유통을 한 만큼 음성지원 뿐만 아니라 한글화가 이루어져 국내 유저들이 스토리를 만끽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물론, 게임 자체의 스토리는 전형적인 단순한 판타지 세계의 권선징악의 형태를 띠고 있었지만, 세계관 자체가 실제 게임 플레이 시간에 따라 많이 변화하는 방식을 채택해 변화를 주었다. 이 또한 당시로써는 보기 힘든 획기적 구조였다.

판타지 기반의 RPG였지만, 다수의 재미있는 설정도 등장해 신문물이 들어오기 시작한 근대와 판타지를 조합한 설정들도 등장해 유저들에게 소소한 재미를 주었다. 초중반 즈음에 총기가 밀수되고 있다는 것을 노벨 항구의 NPC들이 알려주고 라팔 왕국에서는 숨겨진 총기 상점에서 총기를 살 수도 있는 등의 설정들이 바로 그것이다. 이후에는 적들 중 미사일 포병이라는 녀석들도 나오니, 깨알 같은 배치 또한 신경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이런 재미있는 요소들이 다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용기전승은 난이도 조절의 실패 덕분에 다수의 명작 RPG를 한 유저들에게 ‘까임’을 받는 대상이기도 하다. 게임의 전체적인 난이도는 꾸준히 벌리는 돈을 이용해 무기만 잘 바꿔준다면 엑스칼리버 없이도 클리어가 가능한 평이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액세서리나 숨겨진 아이템을 찾는데 성공한다면 그야말로 난이도는 ‘발로해도 될 수준’이 되어 버린다. 유닛 대부분의 스타라이커라는 점을 감안해 후반부에 적의 광역기 한 방에 몰살당하는 일이 없도록 한다면 게임을 클리어하지 못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물론 ‘너무 쉽다’라는 점이 단점이었으나, 스토리의 나름의 반전과 딱히 흠잡을 데 없는 전개, 그리고 뛰어난 캐릭터성과 동료들의 존재, 전투의(사실은 ‘학살’하는) 재미로 인해 많은 이들에게 충분한 재미를 준 게임이었다. 용기전승의 성공으로 인해 후속작도 개발이 되어 시리즈 화 되었으니, 그만큼 당대를 아우른 명작 게임으로 손색이 없었다 하겠다(물론 이 때 쌓은 명성을 3편에 이르러 모두 말아먹게 되지만 말이다).

한편, 앞서도 언급했듯이 게임 내에는 당시에는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는-지금은 그야말로 ‘장난’수준이지만-목욕씬 등이 등장해 ‘갑자기 등장하는 부모님을 경계해야 하는 게임’으로 손꼽히기도 했다. 당시 용기전승을 하며 Alt+F4를 몰랐던 유저들은, 적지 않은 곤란함을 겪은, 웃지 못 할 추억을 담고 있는 게임이기도 했다.

덧글쓰기
 
완벽한그녀      [14-01-06]
나 이거 완전 심취해서 했는데 ㅋㅋㅋ 스토리 굿!!
갈라      [14-01-07]
이 게임은 정말 잘 만든 게임이죠.. 스토리도 완전 좋고.. 추억이 새록새록 하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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