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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추억의 게임] 울티마 온라인
작성자 : 등록일 : 2014-01-28 오후 3:58:51


리차드 개리엇(Richard Allen Garriott)이라는 이름은 국내 게이머들에게는 상당히 불쾌한 이름으로 다가온다. 세계 3대 게임 개발자(나머지는 문명 시리즈의 시드마이어와 페이블의 피터 몰리뉴라는 말도 있으며, 혹자는 심시티의 윌 라이트를 말하기도 한다)라는 엄청난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보여 준 모습은 신으로 칭송받고 있던 과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기 때문이다.

리차드 개리엇의 사례와 같이, 이상하게 국내 게임업계와 대(大) 개발자들은 인연이 없다. 물론 코어 게임 유저들이야 유명 게임 개발자들이 내놓는 신작이나, 문명 같은 타이틀들을 체험해 보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게임들이 주류를 이루거나 혹은 대세가 되어 시장의 흐름을 선도하는 일은 없다.

오히려, 주목받는 개발자 출신이 아닌 이들이 개발한 게임들이 더 흥행을 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면 ‘그들이 한국의 주류인 온라인 게임에 뛰어들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의문도 충분히 제기할 수 있다. 물론 일정 무조건 틀리다는 말은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빌 로퍼와 같은 케이스를 생각해 보면 그 또한 아니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게임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만 같았던,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타급-아니, 신(神)급- 게임 개발자들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것과 궤를 함께하며 국내가 배출한 스타급 개발자들도 온라인 세대에 와서는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으니, 어쩌면 찬란했던 과거의 영광을 보내며 얻은 타이틀이 그들에게는 차기작에 대한 부담으로 고스란히 작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것은 아직 속단하기 어려운 법이기도 하고, 과거의 것까지 터부시해 버리면 안 되는 일이라는 생각도 드는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 현재 우리가 하고 있는, 그리고 재미있다고 즐기는 게임들 중 그들이 만들어 낸 게임들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은 손에 꼽기 어려울 정도니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온라인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세계에 온라인 게임의 우수성을 알린, 그리고 그 엄청난 자유도 속에서 게이머들이 만들어 나가는 또 하나의 세계가 얼마나 재미있는지를 알렸던 리차드 개리엇의 울티마 온라인(Ultima Online, 1997)은, 반드시 곱씹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울티마 브랜드의 매력과 인지도는 이미 패키지 게임으로 상상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러 있었다. 애플 컴퓨터 플랫폼에서 7편까지 만들어 진 울티마 시리즈는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리차드 개리엇이라는 이름과 오리진이라는 게임사를 일약 대 스타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당시 1985년 4편부터 등장한 울티마의 또 다른 주인공인 아바타의 존재로 인해 울티마 시리즈는 승승장구하기 시작했고, 이에 고무된 울티마 시리즈는 88년 울티마5~ 운명의 전사(Warriors of Destiny), 최초의 IBM기반의 울티마6~ 그릇된 예언자(The False Prophet, 1990)을 거치면서 더욱 승승장구했다. 울티마 시리즈의 신작이 나오면서 PC패키지 게임의 역사가 바뀌고 최고사양에 대한 의미도 변했으며 트렌드는 물론 개발자들에게 ‘게임 개발을 할 용기’까지 주었다고 하니, 최고의 RPG에 대한 대단함은 그야말로 대단한 것임에 틀림이 없었다.

그러나 IBM으로 플랫폼이 변하면서 서서히 한계에 봉착하기 시작한 ‘울티마 패키지’는 1990년 가을 울티마7-1~ 어둠의 문(The Black Gate)을 마지막으로 서서히 저물게 된다.



울티마 특유의 자유도가 떨어지기 시작한 울티마7-2 : 서펜트 섬(Serpent Island)가 93년 여름에 발매됐다. 전작에 아바타가 어둠의 문을 부수고 지구로 돌아갈 수 없는 것으로 마무리된 스토리를 잇는 서펜트 섬은 시리즈의 주인공을 아바타로 서서히 바꾸게 하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전통적인 스토리에 조금 반하는 게임이기도 했다. 그러나 확장팩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아바타의 여행은 8편으로 이어지게 되고, 이는 최악의 선택으로 이어졌다.

계속해서 높아지는 플랫폼의 사양, 7편에서 이전과는 달리 혹평이 나오자 개리엇은 많은 고민을 하게 되고, 그런 와중에 94년 여름, 울티마8~ 페이건(Pagan)은 역대 최악이라는 혹평을 들어야만 했다. 가디언에 의해 페이건이라는 곳으로 워프된 아바타가 탈출을 한다는 내용을 담은 이 게임은, 울티마 시리즈 사상 최악의 작품이라는 혹평을 들었고, 최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대참패를 당한다. 울티마라는 이름이 아깝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믿을 수 없을 수준의 괴상한 스토리와 ‘마리오 아바타’라는 조롱 섞인 별명이 붙은 게임 내용은 울티마 패키지의 종말을 고하는 것이기도 했다.



리차드 게리엇은 울티마8에서 PC패키지로 등장하는 울티마에 대한 회의감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의 끊임없는 압력과 자신이 순조롭게 개발할 수 없는 환경이 무리한 울티마 차기작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었다.

리차드 게리엇은 페이건의 실패를 또 다른 도약으로 삼을 것인가, 아니면 울티마의 끝으로 생각할 것인가, 하는 난제에 봉착해 있었다. 떨어진 자유도에 대한 것이 가장 큰 고민이었으며, 486을 넘어서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는 하드웨어 플랫폼에 대한 생각 역시 떨칠 수 없었다.


그 때, 그의 생각을 사로잡는 것이 있었다. 생각의 시작은 ‘자유도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에서 시작했고, 하나의 패키지를 구입한 뒤에 계속해서 확장팩, 혹은 패치를 시켜서 계속해서 게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

그리고, 오리진은 울티마 온라인의 개발을 세상에 알린다. 그야말로 ‘살아 있는 대륙’을 만들어 그 안에서 수많은 아바타들을 뛰어놀게 할 수만 있다면 자신이 추구하는 최고의 게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렇게 울티마 온라인은 울티마 세계관의 무대인 브리타니 대륙 전체에서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의지에서 탄생됐다.

리차드 게리엇은 하드웨어 플랫폼의 발전 기술과 함께 등장한 멀티 플레이 기능에 대해 주목하고 있었다. 당시 실제 그래픽을 가미한 온라인 게임은 몇 가지가 있었다. 예전 오리진사와 판권 계약을 맺었던 시에라 온라인에서는 더 렐름(The Realm)이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었으며, 3DO의 메리디언 59역시 그랬다. 만약 이 두 가지 게임이 성공적으로 만들어졌다면 울티마 온라인은 묻혀 버렸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하지만 더 렐름은 베타 테스트를 하다가 어찌 되었는지 유아무야 없어지고 말았으며, 메리디언 59는 정식 서비스 직전까지 갔지만 유저들의 시큰둥한 반응으로 역시 역사의 뒤안길로 없어지고 말았다. 메리디언 59같은 경우는 접속 자체의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반응이 없었다는 말도 있었다(지금은 확인이 불가능한 일이다). 메리디언 59의 정식 서비스가 서서히 다가올 무렵 국내에는 넥슨의 바람의 나라가 등장했다.

사실 리차드 게리엇은 이 2개 게임이 개발을 진행하고 있을 때, 그리고 실패를 할 당시에도 울티마9을 만들고 있었다. 게임을 만들던 도중 리차드 게리엇과 수석 프로듀서였던 스타 롱은 온라인 게임의 미래를 충분히 내다보고 있었고, 결국 당시 모회사가 되어 있었던 EA의 지원을 약속받아 울티마 온라인의 개발에 들어간다. 물론, 당시 개발하고 있던 울티마9은 개발이 중지되었지만 말이다. 그 만큼 리차드는 자신감에 부풀어 있었다.



오리진은 개발을 시작하면서 울티마의 그래픽을 울티마5시절 정도로 돌려놓는 작업을 했다. 일단 온라인으로써 얼마나 유연한 게임 기능을 실행할 수 있는지, 그리고 온라인상에서 사람들을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시험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서버 프로그래밍에 상관없이 게임 개발이 허락되는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개발 환경이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프로토타입(5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은 EA의 전폭적인 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었고, 울티마8이 대 혹평을 받은 지 불과 2년 뒤인 96년 울티마 온라인의 클로즈 베타테스트가 진행되었다. 국내와는 달리 오픈 베타를 시행하지 않은 울티마 온라인의 첫 모습은 비주얼적으로 아직 미완성적인 부분이 많았지만 점차적으로 나아지기 시작했다.

역사적인 97년 9월 27일,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끝낸 울티마 온라인은 ‘파괴된 유산(Shattered Lagacy)라는 부재를 달고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울티마 온라인의 인기는 그야말로 대단했다. 리차드 게리엇과 스타 롱은 이 게임의 중심을 ‘자유도’로 잡았고, 유저들은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었던 드넓은 필드는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기에 충분했다. 상용화된 울티마 온라인에 등장한 브리타니아 대륙의 방대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는데, 그 크기는 17인치 모니터로 미식축구장을 뒤덮을 정도였다.

울티마 온라인의 자유도는 비단 넓은 필드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 스킬 조합으로 유저의 임의대로 선택할 수 있는 직업과 단순히 전투만을 위해 게임을 해 나가는 것이 아닌, 대장장이, 재봉사, 요리사, 거지 등 다양한 ‘브리타니아 대륙’의 시민인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최근 등장하는 게임을 중 이런 다양한 직업군을 가지고 유저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게임들은 많지만, 울티마 온라인은 97년부터 이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울티마 온라인의 입소문은 유럽 대륙을 훌쩍 뛰어넘어 아시아까지 왔고, 울티마의 향수에 취해 있던 사람들은 당시 10만원이라는 거금을 어렵지 않게 투자하면서 게임을 즐겼다(IMF시절이었기 때문에 환율이 하늘을 찌를 때였다). 아마 울티마 온라인을 한국 서버가 없었을 당시에 했던 사람들이라면 신용카드 결제를 위해 부모님을 졸랐던 때를 기억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초기에는 한국에 샤드(울티마 온라인의 서버)가 없었기 때문에 많은 한국인들이 게임을 하지는 못했지만, 레이크 슈페리어 샤드에는 울티마 온라인 최초의 한국인 길드인 Heart of Tiger가 등장했다. 울티마 온라인을 즐기는 한국 유저들은 국내와 가장 가까운 서버인 미국 서부지역에 있는 서버들을 이용했는데(그나마 속도가 빨랐으므로), 때문에 레이크 슈페리어, 바자, 나파 밸리, 소노마 등에서 한국인들끼리 뭉쳤고 각 서버에 한국인 길드가 서서히 생기기 시작하면서 동료애가 생겨 한국인들끼리는 PK를 하지 않는 등의 일도 일어났다.



파괴된 유산이 세상에 공개된 지 1년만인 98년 10월, 울티마 온라인의 첫 번째 확장팩인 두 번째 시대(The Second Age)가 등장한다. 주 패치 내용은 기존 대륙의 4분의 1정도 되는 잊힌 대륙을 제공하는 것이었는데, 새로운 몬스터가 등장함으로써 더 많은 콘텐츠와 더 높은 난이도를 원하는 유저들을 위한 확장팩이었다.

그런데 유저들은 다른 곳에 관심이 있었다. 바로 ‘집’에 관한 것이었다. 울티마 온라인에서는 집터를 갖게 되면 집을 짓게 되었는데, 비록 상당히 많은 돈을 가지고 있어야 자신만의 집을 가질 수 있었지만 울티마 온라인의 인기는 상당해서 집을 지을 만큼 많은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 다수 있었기 때문에 높은 레벨의 플레이어들은 집터를 확보하는 데에 심혈을 기울였던 것이다. 새로운 대륙이 공개되었기 때문에 새 땅의 좋은 집터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잊힌 대륙은 구불구불하고 경사가 많았기 때문에 집터 부족은 애석하게도 해결되지 않았다.

이 외에도 두 번째 시대에서는 본격적인 채팅 시스템이 도입되었다. 유니코드를 이용한 다국어 지원 가능한 채팅 시스템은 아쉽게도 한국어만 빠져서 국내 유저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는데(국내 서비스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니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다행히 한 아마추어 개발자에 의해 한글 대화가 가능해지는 패치를 제공하여 해결되었다.



국내 유저들끼리의 채팅이 가능해진 울티마 온라인에는 많은 수의 한국인 유저들이 반입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당시 지사가 없었던 국내에 EA Korea가 들어오면서 자연스럽게 당시 최고의 히트상품이었던 울티마 온라인의 한글 패키지가 유통되기 시작했고(최초 직수입판은 7만원이었지만, 정식 라이센스판은 3만 5천원의 저렴한 가격이었다), 99년 7월과 10월에 연이어 아리랑과 발해 샤드가 열렸다.

이처럼 울티마 온라인의 인기는 계속해서 올라갔지만, 오리진은 상당히 심각한 고민을 떠안고 있었다. 그것은 인기와 함께 높아지는 주택난. 지어놓은 집의 가격은 나날이 가면 갈수록 엄청나게 치솟았고, 유저들은 집을 지어 놓은 계정을 사기 위해 현금으로 계정을 사기 시작했다(온라인 게임 현금거래의 시작은 국내가 아닌 외국이었다). 경매 사이트에는 울티마 온라인 집 한 채가 올라왔고, 유저들은 현금으로 그것을 살 수는 없다며 갑론을박을 했지만 업데이트 된 지 불과 5분 만에 한 유저가 그것을 사 가면서 화제가 되었다.



2000년 3월, 울티마 온라인의 두 번째 확장팩 르네상스가 등장했다. 기술의 향상과 함께 패키지를 구입하지 않고 클라이언트를 다운받아서 할 수 있었던 패치로, 르네상스에서는 울티마 온라인의 대륙인 브리타니아가 두 배로 확장되었다. 즉 주택난을 호소하는 유저들을 위해 땅을 파격적으로 늘린 것이다.

하지만 르네상스 패치의 주안점은 브리타니아 대륙을 늘리는 것에 있지만은 않았다. 가장 큰 변화는 당파 시스템의 등장으로 대규모 전쟁이 시작되었다는 것이었다. 공성전이라는 개념이 없었던 당시 소규모 정도라고 예상했었지만, 워낙 많은 유저들이 있었기 때문에 당파 시스템은 지금의 공성전을 방불케 하는 전쟁이 되었다. 이 당파전은 집짓기에 몰두해 있었던 유저들이 집짓기를 끝내고 다른 재미를 찾을 때 이루어졌기 때문에 게임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역할을 했다.



그런데 르네상스 패치의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단순히 땅만 늘렸을 뿐, 새롭게 등장한 몬스터 숫자는 하나도 없었으며 새롭게 등장한 트라멜 대륙이라는 곳은 PK가 금지되어 유저들의 빈축을 샀다. 울티마 온라인의 게임 시스템이 전반적으로 바뀌게 되었던 것은 이 르네상스 패치 때부터였는데, 올드 유저들은 이것 때문에 게임을 그만두는 사태가 벌어졌고 많은 숫자의 유저들이 빠져나갔다(때맞춰 국내에는 많은 량의 온라인 게임이 등장했다).

물론 이런 유저들의 해체를 막기 위해 신 몬스터 패치를 했지만 빠져나가는 유저들을 막지는 못했다. 이 때 리차드 게리엇은 오리진과 EA의 품을 떠나게 된다. ‘울티마’라는 이름에서 벗어나길 원했던 그였기 때문이었다.

10년이 넘게 리차드 게리엇과 오리진이라는 이름하에 만들어진 울티마는 종결되고, 새로운 울티마 시리즈가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그것은 유저들의 뇌리에서 울티마라는 이름을 완전히 지우게 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울티마 온라인과 오리진은 그 명맥을 계속 유지하면서 울티마 온라인을 하는 유저들을 안심시켰다. 그리고 2001년 8월에 ‘세 번째 새벽(Third Dawn)’이라는 확장팩을 업데이트하게 된다. 당시 게임의 흐름은 2D에서 3D로 넘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울티마 온라인 역시 세 번째 새벽에서 그래픽의 리뉴얼을 단행했다.

캐릭터들이나 몬스터들은 3D로, 배경은 2D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정확히 말한다면 2.5D라고 할 수 있겠지만, 움직임이나 인터페이스 등 비주얼적인 부분은 상당히 발전했다. 르네상스 패치에서 전투적인 부분과 액션에 대한 지적을 받았었기 때문에 이러한 패치는 당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세 번째 새벽은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3D가 된 게임이 너무나 느리다는 것이었다. 때문에 이때부터 울티마 온라인은 2D와 3D 클라이언트로 나눠지게 되는데, 단순히 이것만으로는 치명적인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았다. 바로 새롭게 열린 대륙 일쉐나에는 3D클라이언트를 쓰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오리진은 유저들의 반발을 일으킨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2년 3월 ‘로드 블랙쏜의 복수(Lord Blackthorn's Revenge)’라는 확장팩을 발표하여 2D와의 단절을 시도했지만 7개월동안 만든 확장팩답게 지원되지 않는 부분들이 꽤나 많았으며 유저들은 여전히 빠르고 친숙하다는 이유로 2D를 여전히 선호하고 있었다. 결국 EA코리아의 본격적인 PC방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열린 샤드 ‘백두’는 얼마 가지 않아 문을 닫게 되었고, 로드 블랙쏜의 복수는 3만 카피를 소화하지 못했다.

그리고 2003년 2월, 오리진은 울티마 온라인의 마지막 확장팩인 ‘암흑의 시대(The Age of Shadow)'를 발표한다. 이 확장팩은 로드 블랙쏜의 복수가 졸속패치라는 비판을 받았던 것을 만회하기 위해 나름대로 알찬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른바 디아블로식 패치라고 불렸던 암흑의 시대는, 아이템과 직업의 시스템적 세분화 등을 두었다(물론 이 때문에 생산직들의 반발을 샀지만).

하지만 2003년까지 명맥을 유지해 왔던 울티마 온라인에도 한계는 있었다. 국내는 이미 리니지를 위시로 풀 3D온라인 게임들에 장악되어 있는 상태였고, 해외 역시 속속들이 발표되는 최신 게임들의 홍수가 시작되고 있었다. 울티마 온라인은 이미 르네상스때부터 계속되고 있었던 유저들의 이탈을 막지 못했고, 결국 2004년 초, EA는 오리진사를 없애버리고 울티마 온라인의 퍼블리싱에서 손을 뗀다.



오리진은 울티마 온라인이 한창 인기가 있을 무렵, 울티마9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더 이상 패키지로써의 인기는 기대할 수 없었다. 또한 울티마X의 개발 계획도 세상에 알려지기도 했지만 결국 오리진사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고, 지금은 울티마 온라인에는 소수의 유저들만이 플레이를 하는 것뿐이다.

‘울티마’시리즈는 10년을 훌쩍 넘겨 근세기 온라인 게임 시대가 오기 전까지 게임 시장을 평정했었다. 패키지로 나왔던 울티마 시리즈는 게임에 많은 변혁과 도전을 보여 주었으며 울티마 온라인은 최근 등장하는 온라인 게임들의 모태가 되었다. 또한 자유도와 온라인 게임 상에서 자신의 분신이 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진정한 의미의 MMORPG였다.

‘게이머가 울티마 온라인을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살아있는 역사로 남은 울티마 시리즈와 울티마 온라인. 비록 퇴장은 쓸쓸했지만, 아직도 그 향수를 잊지 못하는 팬들은 한글화 작업과 리뉴얼 작업을 하는 등의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발해 샤드에서 울티마 온라인을 계속하고 있는 한 유저는 “울티마 시리즈는 사실상 끝났지만, 그 재미는 아직도 살아있다. 게임은 추억이다. 예전 진한 향수를 찾기 마련이다. 울티마는 언젠가 돌아올 것이다. 그것을 믿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비록 지금은 ‘우주먹튀’가 된 리차드 개리엇이지만, 살아 있는 대륙을 만들기 위한 로드 브리티시의 정열만큼은 진짜배기였다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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