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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마지막 퍼즐 한 조각까지 리마스터, 페르소나 3 리로드: 에피소드 아이기스

작성자 :	등록일 : 2024-12-09 오후 4:50:55

세가 퍼블리싱 코리아는 세가 산하 아틀러스 스튜디오가 개발한 '페르소나 3 리로드' DLC인 '페르소나 3 리로드: 익스팬션 패스'를 출시한 뒤 9월 10일 모든 콘텐츠 업데이트를 완료했다. '익스팬션 패스'는 확장 BGM 세트, 추가 의상 및 BGM 세트, 추가 에피소드 등 총 세 가지 콘텐츠로 구성돼 있으며, 핵심 콘텐츠인 '에피소드 아이기스'를 끝으로 모든 업데이트를 완료했다.

게임 본편에 대해서는 '페르소나 3 리로드' 본편 리뷰 당시 다룬 바 있는 만큼, 이번에는 '익스팬션 패스'를 통해 추가된 콘텐츠를 주로 다루고자 한다. 본편 스포일러가 포함된 만큼 본편을 플레이 하지 않은 유저는 리뷰를 읽지 않기를 권한다.

'에피소드 아이기스'는 '페르소나 3' 원작 확장판인 '페르소나 3 FES'에서 처음 추가된 콘텐츠로, '페르소나 3' 본편 이후 스토리를 다루는 후일담이다. 본편에서 언급되지 않은 내용은 물론 이후 '페르소나' 시리즈에서 종종 언급되는 설정 등이 공개되기 때문에 '페르소나' 시리즈 전체 스토리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입지를 차지하는 스토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장 이식 버전인 '페르소나 3 포터블'에서 '에피소드 아이기스'를 제공하지 않은 탓에 2007년 첫 출시 후 오늘날까지 '에피소드 아이기스'를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플레이스테이션 2를 이용해야만 했다. 시리즈 팬들이 꾸준히 '에피소드 아이기스' 리마스터 혹은 리메이크를 요구해온 이유다.

'에피소드 아이기스'에서, 유저는 '페르소나 3' 핵심 등장인물 중 하나인 '아이기스'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진행하게 된다. 기숙사에 갇힌 채 밖으로 나갈 수 없게 되어버린 특별과외활동부 앞에 나타난 수수께끼의 로봇 '메티스', 기숙사 지하에 생긴 수수께끼의 미궁, 그리고 본편 엔딩에서 사망한 주인공의 뒤를 이어 자유자재로 페르소나를 바꾸는 능력을 얻게 된 아이기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전반적인 스토리는 '페르소나 3 FES' 당시 '에피소드 아이기스'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나, 일부 대사나 연출이 수정됐다. 주로 스토리 진행 중 등장인물끼리 갈등을 빚는 장면 중 일부가 수정됐는데, 서로를 향해 분노와 울분을 터뜨리듯이 연출됐던 장면이 리메이크에서는 슬픔과 비통함에 더 초점을 주도록 변경된 식이다.

아무래도 원작 스토리가 일부 연출 과정에서 '아무리 극한에 몰린 상황이었어도 이런 대사·행동은 좀 지나치다' 같은 평가를 받았던 점을 감안한 수정으로 여겨지는데, 대사 수정 과정에서 스토리 완성도가 떨어지지 않았으니 결과적으로는 올바른 선택이었던 셈이다.

전투 난도는 본편보다 높은 편이다. 본편과 비교해 적들이 더 많은 속성에 내성이나 무효, 반사, 흡수를 가지고 있는데다가, 여러 종류 적이 섞여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체 공격 기술을 사용했더니 적 하나는 약점을 찔리는 반면 다른 하나가 흡수해서 체력을 회복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본편 플레이 중 회전살법이나 진리의 번개 등 특정 속성 광역 기술을 주로 사용해온 유저일수록 후일담 플레이 중 골머리를 앓을 일이 많다. 특히 화염 속성 파티원인 준페이가 파티에 합류하지 않은 초반 상황에서 마주치는 화염 약점 적은 매우 무섭다.

일상생활 파트가 사라지고 일자를 따질 필요도 없어졌기 때문에, 게임 스토리는 던전을 일정 수준 돌파할 때 마다 이벤트가 발동되는 식으로 진행된다. 본편의 스토리-전투 비중이 6:4 정도라면 '에피소드 아이기스'에서는 1:9정도로 전투 비중이 높아졌다.

'페르소나' 시리즈는 시간 제한이 있는 게임이고, 그런 만큼 정해진 일정 안에 최고의 효율을 뽑아내는 게 중요하다. 따라서 시리즈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하루만에 던전을 끝까지 주파하고 필요한 만큼 레벨을 올린 다음 남은 일정 동안 일상 파트를 플레이하는 게 정석 플레이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문제는 고난도로 플레이 할 수록 하루만에 던전을 주파하고 레벨을 올리는 게 더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그러나 '에피소드 아이기스'는 일정을 고려할 필요가 없는 만큼 던전을 완전히 탈출했다가 다시 진입할 경우 HP와 SP가 완전 회복되는 시스템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다. SP를 최대한 아껴가며 기본 공격으로 레벨을 올리던 본편보다 훨씬 빠르고 안정적으로 레벨업이 가능하다는 뜻이며, 이는 체감 난이도를 그나마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페르소나 전서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중요하다. 기존에 '에피소드 아이기스' 난도가 높다고 평가받은 이유 중 하나는 페르소나 합체만 가능하고 전서 이용이 불가능했기 때문인데, '페르소나 3 리로드'에서는 '에피소드 아이기스'에서도 페르소나 전서를 이용할 수 있게 됨은 물론 본편에서 기록한 전서를 계승할수도 있다.

본편에서 계승한 전서를 이용할 경우 추가수 수료가 붙고 아이기스 레벨 이상의 페르소나를 인출할 수 없다는 패널티가 부과되나, DLC로 구매한 페르소나는 첫 1회 인출 시 수수료와 레벨 제한을 면제해주는 시스템은 유지되는 만큼 게임 난도가 너무 어렵게 느껴질 경우 DLC 페르소나를 인출해 사용할 수 있다.

익스팬션 패스 전용 추가 BGM은 '페르소나 5 로열'확장 BGM과 '페르소나 4 골든' 확장 BGM이 제공된다. '페르소나 5 로열'의 'Beneath the Mask'나 '페르소나 4 골든'의 'Backside of The TV' 및 'Heaven' 등 인기 악곡이 다수 추가되기 때문에, 게임 본편을 진행 중인 '페르소나' 시리즈 팬이라면 한번 쯤 바꿔서 들어보는 것도 좋다.

한 가지 BGM을 고르기 어려운 유저들을 위해 모든 곡 중 랜덤한 곡을 재생하거나 즐겨찾기한 곡만 재생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된다. 다만 '에피소드 아이기스' 진입 후에는 게임 분위기에 맞춘 후일담 전용 악곡이 기본 재생되는 만큼 다른 악곡을 재생하기가 꺼려지게 되고, 일상 파트 BGM인 'Beneath the Mask'가 던전 탐사 중에 나오는 등 분위기를 깨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 기능을 사용할지 말지에 대한 까다로운 선택이 요구된다.

인게임 지역인 벨벳룸을 모티브로 한 '군청색 의상 & BGM 세트'도 이용할 수 있다. 의상은 역대 '페르소나' 시리즈에 등장하는 벨벳룸 주민들을 모티브로 한 복장이며, 전통적으로 벨벳룸 주민 디자인은 꾸준히 호평을 받아왔던 만큼 시리즈 팬이라면 만족스러운 DLC가 될 수 있다.

BGM은 벨벳룸 테마 중 하나인 '모든 이의 영혼을 위한 전투'를 변주한 버전이 제공된다. '페르소나' 시리즈 외전 게임에 나오는 리믹스 버전이나 공식 OST에 보너스 트랙으로 삽입되는 버전들로 구성돼 있다.

'에피소드 아이기스' 리메이크는 그동안 수많은 '페르소나' 시리즈 팬들이 꿈꿔오던 콘텐츠고, 그렇기에 '에피소드 아이기스'가 포함된 '익스팬션 패스'는 시리즈 팬이거나 '페르소나 3 리로드' 본편을 흥미롭게 플레이 한 유저라면 주저 없이 구매해도 좋을 DLC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에피소드 아이기스'를 단독 DLC로 판매하지 않고 익스팬션 패스 형식으로 묶어서 판매하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스토리만 즐기고 싶었던 유저들로 하여금 원치 않았던 BGM·의상 DLC를 억지로 구매하도록 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