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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7년이 지나 완벽해진, 호라이즌 제로 던 리마스터

작성자 :	등록일 : 2024-12-17 오후 4:05:39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는 산하 게릴라 게임즈가 개발한 '호라이즌 제로 던 리마스터'를 10월 31일 글로벌 정식 출시했다. 2017년 2월 28일 출시된 '호라이즌 제로 던'을 리마스터 한 작품이다. 플랫폼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5와 윈도우 PC(스팀, 에픽게임즈 스토어, GOG)로, 정식 한국어 자막을 제공하며, 원작과 동일하게 국내 심의기관으로부터 청소년 이용 불가 등급을 부여받았다.

PC 버전 리마스터와 관련된 작업을 위해 소니 산하 닉시스 소프트웨어가 개발에 참여하기도 했다. 닉시스 소프트웨어 입장에서는 꽤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닉시스 소프트웨어가 담당한 첫 프로젝트가 '호라이즌 제로 던' PC 버전이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담당했던 프로젝트는 아니나, 타 개발사가 담당했다가 각종 버그와 최적화 문제로 인해 유저들에게 크게 비판받던 작품을 이어받아 정상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 둔 점은 큰 업적이라고 볼 수 있다.

'호라이즌 제로 던'은 한때 플레이스테이션(PS) 4 플랫폼을 상징하는 게임 중 하나였고, PS4 보급률이 늘어난 뒤에는 '마블 스파이더맨'과 '갓 오브 워' 등 다른 퍼스트파티 게임들과 함께 '이 게임만을 위해 플레이스테이션을 구매해도 좋다'라는 평가를 듣기도 한 작품이다. 오늘날에도 PS4를 처음 구매한 뒤 실행한 '호라이즌 제로 던'의 그래픽에서 느낀 감동을 추억하는 유저가 적지 않을 정도다.

출시 당시 '호라이즌 제로 던'이 보여준 그래픽은 당대 최고 수준으로 여겨졌고, 여기에 독창적인 세계관과 뛰어난 게임성이 더해지며 오늘날까지 플레이되는 명작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그런 게임인 만큼, 게임이 출시되고 7년 이상이 지난 시점에서 그래픽 완성도가 더 발달한 후속작을 플레이 해본 뒤 '이 그래픽으로 전작도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드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호라이즌 제로 던' 리마스터에서 가장 먼저 느껴지는 부분은 광원 처리였다. 원작 역시 광원 처리가 어색한 게임은 아니었지만, 리마스터 버전에서는 광원 처리가 더욱 유려해짐은 물론 전반적인 색감이 더 또렷해져(즉, 오브젝트별 명도 차이가 더 세밀해지고 채도가 상승해서) 더 흥미로운 게임 플레이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재질별 질감 표현 완성도도 상승했다. '호라이즌 제로 던'은 멸망한 세계를 배경으로 금속으로 된 짐승들이 등장하는 게임으로, 나무와 잎사귀, 바위와 흐르는 물, 금속과 플라스틱이 모두 한 화면에 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재질에 따른 질감 표현 차이가 더 명확해졌다는 점은 그래픽 완성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스토리 진행 중 리마스터 전 후 차이를 더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 캐릭터 모델링을 일신하고 대화 중 캐릭터 움직이나 카메라 배치 등 다양한 측면에서 개선이 이뤄졌으며, 무엇보다 상당수의 대사를 재녹음해 대사 내용이나 성우 연기 등이 더 자연스러워졌다.

후속작인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에 등장하는 주인공 에일로이 모델링이 얼굴 모델인 배우 하나 훅스트라의 외모를 제대로 살리지 못해 적지 않은 유저들에게 빈축을 샀던 점과 달리, '호라이즌 제로 던 리마스터' 속 에일로이는 미인이라고 부르기에 손색이 없는 외형을 갖춘 점도 장점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PS5 플랫폼으로 출시된 만큼 전작에 없던 듀얼센스 관련 기능이 제공된다.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를 플레이해 본 유저라면 익숙할 요소들로, 특히 활 시위를 당길 때 작동하는 반응형 트리거는 체감 액션성을 한층 늘려준다. 이외에 톨넥 같은 거대한 기계들이 주변을 걸어갈 때 느껴지는 육중한 진동이나 흙으로 덮인 지표에서 금속으로 포장된 지하 벙커로 들어갈 때 느껴지는 진동 변화 등 3D 햅틱 피드백 역시 뛰어난 수준으로 구현돼 있다.

리메이크 해야 할 정도로 낡은 게임은 아니지만 동시에 리메이크 필요성이 느껴질 정도로 오래된 게임만이 지닌 특징으로, 기존 '호라이즌 제로 던' 원작을 보유한 유저는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리마스터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또한 원작 세이브파일을 보유한 유저라면 원작 데이터를 불러 올 수도 있다.

리마스터 버전의 감동을 느껴보고 싶은 유저라면 일단 원작 버전을 한번 실행해 본 뒤 리메이크 버전을 구매해 실행해 보기를 권한다. 리메이크 버전만 덜컥 실행하면 '흠 그렇게 호들갑 떨 정도인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비교해 보면 차이가 매우 명확하다.

닉시스 소프트웨어가 담당하거나 참여한 게임들이 흔히 그렇듯 '호라이즌 제로 던 리마스터' 역시 뛰어난 최적화 수준을 보여준다. PS5 게임들이 흔히 그렇듯이 그래픽 완성도와 프레임레이트 중 어느 쪽을 우선할지 선택하는 옵션이 있는데, 프레임 우선 옵션을 선택해도 그래픽 완성도가 크게 낮아지지 않고 반대로 그래픽 완성도 우선 옵션을 선택해도 프레임레이트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또한 유저 편의를 위한 설정 메뉴가 추가됐다. 대표적으로 아이템 줍는 모션을 생략할 수 있는 옵션이 제공된다. '호라이즌 제로 던' 적지 않은 유저들이 요청해 온 기능으로, 이번 리마스터 버전에 비로소 추가됨으로써 오픈 월드 탐험이 훨씬 쾌적해졌다.

세세한 변화를 모두 제쳐두자면, '호라이즌 제로 던 리마스터'는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의 그래픽 완성도로 '호라이즌 제로 던'을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그게 전부인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그 변화가 상당히 크다.

원작부터가 매우 뛰어난 작품이었던 만큼 아직 '호라이즌 제로 던'을 플레이해 보지 않은 유저라면 이 기회에 구매해 즐겨보기를 권한다. 또한 그래픽 완성도 향상 외에도 모델링 변화나 대사 재녹음 등을 통해 원작과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된 만큼, 이미 원작을 즐겼던 유저라도 리마스터 업그레이드를 구매해 새롭게 플레이 해볼 만 하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