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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노동 인구가 곧 국력이다, 카론의 방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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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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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4-08-09 오후 5:29: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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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디드 레오파드 엔터테인먼트 코리아(CLEK)는 선소프트와 주식회사 안구가 공동 개발하고 자사가 국내 유통하는 '카론의 방주'를 7월 9일 앞서 해보기(얼리 액세스)로 정식 출시했다. 플랫폼은 PC(스팀)으로, 정식 한국어 자막을 지원한다.
'카론의 방주'는 유저는 세계수 묘목을 보호하는 수호자가 되어 묘목이 안전하게 자랄 수 있는 장소까지 묘목을 인도해야 한다. 이전 세계는 기존 세계수가 빛을 잃은 뒤 발호한 마물들에 의해 멸망했으며, 유저가 보호하는 묘목이 무사히 성장하지 못하면 마지막 희망마저 사라지게 된다.
이미 멸망해 버린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만큼 묘목은 끊임없이 도전에 시달리게 된다. 유저는 마법으로 소환한 사역마들을 부려 세계수가 멈춰 있는 동안에는 자원을 수집하고 세계수가 이동하는 동안에는 적을 요격해야 한다.
'묘목'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지만, 나무보다는 거대한 사족보행 짐승이라고 생각하는 게 이해하기 좋다. 실제로 그렇게 생기기도 했고.
게임은 정착지에 묘목이 심어져 있는 상태로 시작된다. 주변 땅에서 작물을 기르고 지하를 탐색해 자원을 채취한 뒤, 필요한 설비를 건설하고 남는 자원을 적재해 다음 땅으로 건너가는 방식이다. 다음 정착지로 가는 동안 적들이 공격해 오기 때문에 무기와 탄약을 충분히 마련해야 한다.
다음 정착지가 어떤 환경일지 알 수 없는 만큼 준비를 더 철저히 해야 한다. 어떤 정착지에서는 지상에서 식량이 자라지 않고, 어떤 정착지에서는 나무를 얻기 힘든 식이다. 다음 정착지 환경을 대략 알려주기 때문에, 다음에 갈 정착지에 맞춰 자원을 미리 쌓아두는 전략적인 플레이가 요구된다.
최대한 오래 정착지에 틀어박혀 다음 여정을 준비해야 하는 게임이지만, 그렇다고 정착지에 너무 오래 있다 보면 '어둠의 폭풍'이라는 현상이 발생한다. 일단 발생하면 구조물과 사역마에 꾸준히 피해를 가하기 때문에 어둠의 폭풍이 발생하기 직전까지 최대한 효율적으로 작업하다가 도망치는 게 최선이다.
세계수가 빛을 잃어 세계가 멸망했다는 설정답게 게임 플레이에도 빛이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땅 속에서 작업 중인 사역마들은 조명이 없으면 작업 능률이 하락하며, 지상에서 작업하는 사역마라도 해가 진 뒤에는 동일한 현상을 겪는다.
사역마 체력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에 크게 중요한 문제인가 싶지만, 어둠의 폭풍이라는 타임어택 요소가 있는 만큼 작업 속도와 동선 효율화는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가 된다. 어두운 지역을 빠르게 밝혀주고 사역마들이 밤낮 없이 노동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했다.
전투는 일종의 시련 같은 개념이다. 유저가 능동적으로 적을 막아낸다기보다는 적과 맞서기 위해 충분한 준비를 했는지 시험하고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면 게임 오버 당한다고 이해하면 좋다. 유저가 개입할 수 있는 요소가 많지 않기 때문에 방치형 게임을 구경하는 느낌으로 지켜보게 된다.
적 성장이 생각보다 가파르게 이뤄지기 때문에 일반 시설과 방어 무기 간 균형을 잘 맞춰야 했다. 방어에 너무 지나치게 투자하면 발전이 늦어져서 더 높은 단계 무기를 생산할 수 없고, 결과적으로 무기 수준에 비해 너무 강력한 적이 등장해 게임 오버를 당하고 만다. 반대로 일반 시설에만 투자하면 방어가 부실해져 적을 막아낼 수 없다.
결국 효율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선 일반 설비와 방어 무기에 각각 투자하는 자원 비율을 줄타기하듯이 아슬아슬하게 맞춰야 한다는 의미다. 정말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하는 유저라면 전투를 최소한의 피해로 넘길 수 있을지 여부가 매우 중요해진다. 사실상 자동 전투임에도 불구하고 전투를 지켜보는 게 지루하지 않았던 이유다.
사역마 관리는 게임 핵심 요소였다. 모든 작업이 사역마를 통해 이뤄지는 반면 사역마 생산은 매우 힘들기 때문에, 사역마를 하나라도 잃으면 게임 진행이 상당히 곤란해졌다. 사역마 소실이 흔히 일어나는 일은 아니었지만, 어둠의 폭풍을 만나 급하게 이동하다가 지하 깊은 곳에 있던 사역마를 놓고 출발하는 사고가 종종 발생하곤 했다.
사역마 생산이 힘든 이유는 사역마가 적을 처치해서 얻는 특수 재화인 소울을 통해 생산되기 때문이다. 적을 처치할수록 소울 게이지가 상승하고 소울 게이지가 가득 차면 소울 하나가 쌓이는 방식인데, 적 유형이 다섯 가지이기 때문에 다섯 가지 소울이 각각 충전된다. 등장하는 적을 유저가 결정할 수 없는 만큼 사역마 충원도 녹록치 않다.
모든 설비를 묘목 위에만 지을 수 있다는 점은 상당한 압박감을 가져다준다. 묘목 위가 그리 넓지 않기 때문에 공간 배분을 잘 해줘야 한다. 좌우로 확장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보니 위로 높게 올라가야 하는데, 건설에 사용한 재료에 따라 한계 하중이 달라져 역피라미드 방식으로 공간을 창출하기도 어렵다.
동선 최적화도 필요하다. 모든 사역마는 상호작용 범위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동 동선을 최적화하고 필요한 장소마다 사다리를 설치해 주지 않으면 정상적인 활동이 불가능해진다. 특히 끊임없이 넓어지는 지하 채광 구역에서 이 문제가 자주 발생하는데, 자칫 잘못하면 사역마가 고립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쓸모 없는 자원을 버리는 기능이 없기 때문에 자원을 필요한 만큼만 채취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초반부터 다량 채굴할 수 있는 자원인 초석인데, 기술을 발전시키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적재 장소에 초석만 한가득 쌓이는 광경을 목도하게 됐다. 쓸모없는 자원이 꾸준히 쌓이는 건 결과적으로 다른 자원 채취를 방해하는 요인이 됐다.
채굴 중 멸망 전 인류가 남긴 유물을 획득하거나 마물을 일정 수 이상 퇴치하면 기술 점수를 얻을 수 있다. 유저는 기술 점수로 새로운 재료를 해제하거나 새로운 건축물, 신규 시설 등을 연구할 수 있다. 기술 발달로 더 좋은 재료를 사용할수록 건물 한계 하중도 올라가고 적 공격에서 더 오래 버틸 수 있는 만큼, 기술 점수를 획득한 즉시 가장 필요한 연구에 주저하지 않고 사용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었다.
단점이 있다면 초반 튜토리얼이 상당히 부실하다는 점이다. 공장 건설·경영 게임 플레이 경험이 풍부한 유저라면 빠르게 적응할 수 있겠으나, 해당 장르에 대한 경험이 적거나 없는 유저라면 초반에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해질 수 있다. 정식 출시 후에는 조금 더 상세한 튜토리얼을 제공해야 할 필요가 느껴졌다.
튜토리얼이 부실하다는 점이 가장 여실히 느껴진 부분은 이동이었다. 방어 설비가 탄약을 얼마나 낭비하는지, 명중률이 얼마나 낮은지, 적이 얼마나 많이 몰려오는지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는 상태로 '아무리 그래도 첫 이동인데 게임오버 되겠어?' 하고 안일하게 첫 전투를 마주했다가 각종 설비가 초토화 되고 말았다.
초심자에게 게임에 적응할 시간을 충분히 준다는 점은 장점이었다. 앞서 해보기 버전 기준 게임 난도가 '편안한 여행'과 '새로운 세계' 두 종류로 나뉘는데, '편안한 여행' 난도에서는 어둠의 폭풍이 오지 않아 정착지에서 충분한 준비를 갖추고 길을 떠날 수 있다.
후반부 콘텐츠가 조금 부실하다. 일단 게임에 익숙해진 뒤에는 안정적으로 게임을 클리어할 수 있는 자신만의 공략이 생기기 때문에 반쯤 기계적으로 플레이해도 충분히 게임을 클리어할 수 있게 되고, 적이 공격해 올 때 아슬아슬한 느낌을 받기도 어려워진다.
비단 '카론의 방주' 뿐만 아니라 모든 게임이 언젠가는 겪게 되는 문제이지만, '카론의 방주'는 그 시기가 오는 순간이 조금 빠른 편이다. 물론 앞서 해보기 게임인 만큼, 추후 게임이 정식 출시되고 게임 볼륨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이긴 하다.
아직 미완성 단계이지만, '카론의 방주'는 그 사실을 잊은 채로 플레이 할 정도로 기본기를 탄탄히 갖춘 게임이다. 후반부 볼륨이나 자원 습득량, 캐릭터 모션 등 수정하거나 개선해야 할 부분이 없지는 않으나, 현 상태로도 나쁘지 않은 작품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다만 장르 특성상 이미 진입 장벽이 높은 상태에서 튜토리얼이 부실해 더욱 진입하기 어려운 게임이 되었다는 점, 자원 폐기 같은 편의 기능이 없다는 점, 그리고 사역마 확보가 너무 어려워 사역마를 하나라도 잃으면 진지하게 재시작을 고려해야 하는 게임이 된 점은 다소 아쉽다. 정식 출시 단계에서는 수정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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