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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함께 하는 친구가 늘어날수록 재미는 제곱, 슈퍼바이브

작성자 :	등록일 : 2024-08-27 오전 11:02:54

넥슨은 띠어리크래프트 게임즈가 개발 중인 신작 '슈퍼바이브' 오픈 베타 테스트를 2024년 연말 중 진행할 예정이다. 과거 '프로젝트 로카'라는 개발명으로 알려졌던 작품으로, 정식 출시 일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띠어리크래프트 게임즈는 라이엇 게임즈와 블리자드 등 기성 게임 개발사에서 대작 개발에 참여한 바 있는 중견 개발자들이 모여 설립한 개발사로, 첫 작품으로 탑 뷰 액션 난투형 배틀로얄 게임 '슈퍼바이브'를 개발하고 있다. 8월 13일 판교 넥슨 사옥에서 진행된 시연회를 통해 개발 중인 작품의 최신 버전을 시연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슈퍼바이브'에서, 유저는 각기 다른 능력을 갖춘 헌터 중 한 명을 골라 전장에 뛰어들게 된다. 한 팀은 네 명으로 구성되며, 한 경기에는 최대 10개 팀이 참여할 수 있다.

기본적인 게임 플레이는 배틀로얄 장르 정석을 따른다. 맵에 낙하한 뒤 중립 몬스터를 처치해 아이템, 골드를 모으고, 상점에서 골드를 소모해 아이템을 구매하고, 다른 적을 모두 처치한 뒤 마지막 생존자가 되면 우승한다.

유사 장르 작품 개발 경력이 풍부한 개발진이 참여한 만큼 UI나 각종 시스템이 상당히 직관적으로 짜여져 있다. 배틀로얄이나 MOBA, 난투형 아레나 장르 게임을 자주 즐겨본 유저라면 별도 튜토리얼 없이 게임에 곧바로 적응할 수 있다.

'슈퍼바이브' 캐릭터들은 기술 5개(기본 공격, 일반 스킬 세 개, 궁극기 하나)를 보유하고 있다. 처음에는 기본 공격만 가능하나, 중립 몬스터나 다른 유저를 처치하고 레벨을 올려 스킬을 습득하고 강화할 수 있다. 일반적인 배틀로얄 게임보다는 MOBA나 난투형 아레나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스템에 가깝다. 파티 상황에 따라 어떤 스킬을 먼저 획득하고 또 강화할지 전략적으로 고민해야 했다.

중립 몬스터를 처치하거나 맵 곳곳에 있는 금고를 개방할 경우 다양한 아이템과 함께 파워를 얻을 수 있다. 파워는 사용 버튼이 배정된 일종의 아이템으로, 패시브 효과부터 직접적으로 교전에 활용할 수 있는 액티브 효과 등 다양한 종류가 마련돼 있다. 한 번에 최대 2개까지만 장착할 수 있는 만큼 상황과 역할군에 따라 어떤 파워를 보유할지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파워는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공격형 파워를 선택해 순간 화력을 극대화할 수도 있었고, 적진 한가운데에 파고드는 캐릭터지만 이동기가 하나밖에 없는 경우 이동형 파워를 선택한 뒤 파워를 사용해 적진에 진입하고 스킬을 사용해 탈출하는 등 약점을 보완할 수도 있다. 같은 캐릭터를 다시 만나더라도 파워에 따라 운용 방식이 달라지곤 했기 때문에 매 교전이 새로웠다.

전장은 서로 다른 테마로 설계된 7개 지역으로 구성되며, 시간이 지날수록 안전 지역이 조금씩 줄어든다. 최종적으로는 좁은 지역에 모인 생존자들끼리 최후의 결전을 펼치게 된다. 배틀로얄 장르를 자주 즐겨본 유저라면 익숙할 만한 시스템이다.

맵 곳곳에 균열이 있어서 글라이더를 타고 이동할 수도 있다. 변칙적인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략적인 우위를 차지할 수 있지만, 체공 중 글라이딩 게이지를 모두 소모하거나 체공 중 적 공격을 받으면 즉시 추락해 즉사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사용해야 했다. 맵 이해도를 요구하기도 했다. 필자가 속한 팀은 시연 중 의해 진입할 수 없는 장소를 목표로 삼아 글라이딩을 시도했다가 팀 전원이 사망하기도 했다. 낮은 맵 이해도가 불러온 참사였다.

준비된 맵은 한 종류지만, 경기마다 '스톰 쉬프트'라는 시스템이 적용된다. 일종의 돌연변이 시스템으로, 글라이더를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거나, 무작위 지역에 주기적으로 폭격이 가해지는 등 랜덤하게 일부 게임 규칙이 수정된다.

스톰 쉬프트 덕분에 경기마다 서로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예컨대 시연 중에는 피아 구분 없이 넓은 범위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핵폭탄' 파워를 게임 시작부터 모든 유저에게 지급하는 스톰 쉬프트가 적용되기도 했는데, 교전 양상 자체가 바뀌며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교전은 매우 갑작스럽게 시작되고 빠른 템포로 전개된다. 중립 몬스터를 사냥 중인 적을 발견해 먼저 기습을 가할 수도 있고, 상점에 접근했다가 적과 마주할 수도 있다.

아군 부활이 매우 쉬운 게임이라서 교전 부담이 적은 것도 장점이다. 캐릭터는 사망하면 위습 상태로 변한 뒤 일정 시간이 지나거나 적이 확인 사살 상호작용을 할 경우 완전히 사망한다. 위습 상태에서 아군 근처로 이동해 일정 시간이 지나면 별도 상호작용 없이도 부활이 가능하다. 완전히 사망하더라도 사망 전리품과 상호작용해 부활시킬 수 있으며, 직접 부활이 불가능하더라도 팀원 중 한 명이 부활 비콘과 상호작용하면 다른 팀원 전원을 부활시킬 수 있다.

부활이 쉽다 보니 교전에 대한 부담감이 적어지고, 그런 만큼 다른 게임이었다면 훗날을 도모했을 상황이라도 일단 적을 들이받고 보는 플레이가 가능해진다. 적 처치는 빠른 캐릭터 성장으로 이어지고, 캐릭터 성장이 빨라지는 만큼 전반적인 게임 템포가 더 가속한다.

다만 교전이 워낙 빠르게 벌어지는 만큼 '남 탓'을 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슈퍼바이브'만의 문제라기 보다는 플레이 템포가 빠른 게임들이 공유하는 문제점에 가까운데, 심화할 경우 치명적인 진입장벽이 될 수 있는 만큼 향후 '슈퍼바이브'가 풀어가야 할 숙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슈퍼바이브'에서는 캐릭터 조합이 상당히 중요했다. 교전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위해서는 적 진형을 붕괴시키거나 넓은 범위에 군중 제어 효과를 가할 수 있는, 그러면서도 본인은 살아남을 수 있는 캐릭터가 하나 이상 있어야 했다. 여기에 더해 난입한 아군이 사망하기 전에 적을 처치할 수 있는 막강한 교전 능력을 갖춘 캐릭터도 필요했다.

반대로 말하면 조합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로 교전할 경우 교전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갈 가능성이 높았다. 특히 전투 지속력을 끌어올려 주는 탱커·힐러 역할군 캐릭터가 없을 경우 교전에서 상대보다 우위를 점하기 어려웠다.

시연 환경에서는 팀을 미리 구성한 뒤 게임을 플레이한 만큼 팀원 간 소통이 원활했고, 덕분에 역할군 분배도 원활히 이뤄졌다. 그러나 그런 환경에서도 사망한 아군을 부활시키지 못한 채로 교전에 진입할 경우 해당 역할군의 빈자리가 매우 크게 느껴졌다.

문제는 일부 역할군이 게임 핵심 재미 요소와 동떨어져 있었다는 점이다. '슈퍼바이브'는 '역동적이고 빠른 템포의 액션'을 강조하는 게임이며, 그렇기에 아군을 보호하거나 치유·강화하는 데 특화된 오쓰, 엘루나, 제프 같은 캐릭터들은 '슈퍼바이브'가 추구하는 재미 요소와 어울리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모든 성향 유저가 골고루 게임을 즐긴다면 상관없겠지만, '슈퍼바이브'가 추구하는 바가 확고한 만큼 정식 출시 후 유저층 역시 아군을 지원하기보다는 적을 직접 공격하고 싶어 하는 유저 위주로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역할군별 유저 수 불균형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필연적으로 매치메이킹 시스템에 악영향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정식 출시 후 매치메이킹 시스템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할지는 알 수 없으나, 비 인기 역할군이 발생할 경우 인구 불균형을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예컨대 현재 매칭 시스템에서 가장 적게 집계되는 역할군을 플레이할 경우 추가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이나, 특정 역할군 플레이를 강제하는 일일 퀘스트 같은 것들 말이다.

'슈퍼바이브'는 재미있는 게임이다. 팀원 구성과 현 상황에 따라 다른 전략을 즉석에서 수립하는 재미가 있었고, 교전 역시 화끈하면서도 빠르게 펼쳐졌다. 교전이 순식간에 발생해 빠른 템포로 이뤄지는 만큼 중립 몬스터를 사냥해 성장할 때도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다.

그러나 '재미있지만, 혼자서는 절대 하고 싶지 않은 게임'이기도 했다. 파티 조합이 매우 중요하고, 교전에서 패배하거나 게임이 끝난 뒤 '남 탓'을 하기 좋은 게임성을 갖춘 탓이다. 파티에 여러 역할군이 고루 포함될 수 있도록 매칭 시스템을 설계하고 비매너 유저에 대한 효율적인 처벌 등을 고안할 필요가 있다고 느껴졌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